〈 120화 〉119.몽마여왕 힐 (1)
-쾅!
문을 닫고 나간 시아의 얼굴은 마치 토마토처럼 빨개지기 시작했다. 귀 부터 시작해서 점점 빨개진 얼굴은 식히려고 손으로 바람을 일으켜도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두 분은... 그, 그런 짓을 하려는 거겠죠..?
내가 있어 말하기 곤란한 일을 하려는 세레스티나의 얼굴을 보니, 또 얼굴이 화끈해지는 기분이드는 시아.
처음 봤을 때는 분명 서로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남녀사이가 아닌 그저 어쩔 수 없이 묶이게 된 듯한 사이. 친해 보이기는 했어도 남녀의 그렇고 그런 것은 없었는데..
“후우..”
두 사람이 몸을 나누는 사이인 것을 직접 보고서 알게 되었을 때는 정말 크게 놀랐었다.
그날은 잠이 오지 않아, 잠깐 바람도 쐴 겸해서 텐트밖으로 나와 불침번을 서고 있던 인혁에게 인사 차 다가갔는데..
둘의 관계를 맺는 모습을 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것 때문에 성녀님과도 인혁오빠와도 최근에 많이 어색해져서 이제야 그 어색함을 좀 푸나 싶었는데..
“또 어색해 지잖아..”
대놓고 인혁과의 섹스를 암시하는 듯한 세레스티나의 얼굴과 몸짓이 아직도 눈에서 벗어나지를 않는다.
어차피 둘이 연인관계라면 그냥 넘어갈 일이지만 인혁에게 꽤나 호감을 가지고 있던 시아이기에 지금 마음이 더욱 복잡해진다.
민건의 바뀐 모습으로 인해서 남자들에게 관심이 없어졌기는 하지만, 그것도 벌써 몇 년 전의 일이다. 주변 친구들이 남자친구를 사귀는 모습으로 남자에게 관심이 꽤나 생긴 한창 꽃다울 시기.
이세계에 왔을 때 잘생긴 외모로 잘 대해주는 인혁에게 끌려서 호감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짝!
시아가 자신의 뺨을 양손으로 짝 소리가 방에 울려 퍼지도록 치고는, 정신을 차리려는 듯 고개를 양옆으로 휘젓는다.
나는 일단 용사니까.. 이런 생각으로 복잡해지면 안 돼..
마왕을 물리친다면 그 보상으로 여신이 지구로 돌려보내줄 수도 있으니, 용사로서 강해져 마왕을 물리치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지구에 있을 부모님.. 그리고 친한 친구들. 사무치게 그리운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복잡한 마음을 잠시 접어둔다.
인혁오빠와 성녀님.. 별로 같이 지내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자신과 민건을 이끌어주는 좋은 사람들이다.
함께 힘내서 마왕을 잡기 위해 용사로서 노력한다는 다짐을 가지고는, 눈을 감고서 천천히 잠들기 시작했다.
***
시아가 용사로서 다짐을 가질 동안 짐승처럼 몸을 섞었던 둘이 침대 위에 알몸으로 함께 누워있다.
밤에 좀 추웠는지 인혁의 팔에 매달려 자신의 가슴과 몸을 비비대고 있는 모습에 순식간에 딱딱하게 발기한다.
“세레스티나 아침이야 일어나.”
“흐응... 흐아암...”
인혁이 세레스티나를 깨우자 천천히 일어나서 기지개를 피며 입을 작게 벌리며 하품을 하는 세레스티나. 방금 일어나서 부스스한 모습인데도 저렇게 예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참 신기하다.
내가 앞에 있는데도 기지개를 하며 봉긋한 젖가슴등이 빤히 보이는데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 내가 자신의 몸을 뚫어져라 보면 부끄러워하던 며칠 전과는 정말 상반되는 모습이다.
“잘 잤어?”
“네에.. 인혁님도 잘 주무신 겁니다..?”
“옆에 이런 부드러운 것이 몸을 감싸주는데 못 잘 수가 없지.”
아앙..♡ 세레스티나의 가슴을 한손으로 세게 쥐자 간드러지는 신음을 내는 세레스티나. 처음의 모습과 달리 잔뜩 요염해진 표정과 자태가 마치 나를 유혹하는 것 같다.
이대로 저 유혹을 받아들여 세레스티나와 하고 싶지만.. 오늘은 몽마여왕 힐이 있을 왕국까지 가니 이른 아침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니까 세레스티나가 아쉽다는 듯 나를 쳐다본다.
“오늘은 일찍 준비해야 하니 어쩔 수 없어.”
“으.. 그, 그러면 지금 괴로워 보이는 인혁님의 자지.. 제가 한 발 빼드리는 겁니다..!”
내 팔을 끌어당기더니 내가 침대에 걸터앉는 자세로 만들더니, 내 앞으로 와서 무릎 꿇고 자지를 바라본다.
자지라도 빨아주나 싶더니 자신의 가슴에 침을 슬쩍 흘리고는 내 발기자지를 가슴으로 감싸버린다.
“성녀의 젖보지로 빼주는 겁니다..♡”
젖보지는 못 참지..!
예전에 알려줬던 파이즈리, 젖치기를 해주는 세레스티나. 천박한 말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자신의 가슴을 젖보지라하며 흔드는 모습이 너무나 꼴린다.
세레스티나의 유압을 느끼고 있으니 젖보지로 정액을 착취하려는 듯 위 아래로 자신의 젖가슴을 붙잡고 흔들기 시작한다.
-즈펍♥즈펍♥즈펍♥즈펍♥
젖보지가 내 발기자지를 잡아먹으며 나는 소리를 들으면서 세레스티나의 젖가슴 봉사를 받는다.
***
한발만 뺀다는 것을 섹스까지 그대로 이어나가버리면서. 빨리 모여 얘기한다는 것을 세레스티나와 함께 늦게 모여버렸다.
민건은 우리 둘이 늦은 것에 대해서 평소처럼 여러 망상을 하는 듯 애매한 표정을 하고는 세레스티나를 음흉하게 쳐다본다. 시아는 예상 외로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잔뜩 진지해진 얼굴을 하고 있다.
밤새 무슨 변화라도 있던 건가?
넷이 전부 모여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오늘 할 일에 대해서
“오늘은 몽마여왕이 있을 왕국에 가서 마족들을 처치할 거야.”
마족이란 말에 침을 꿀꺽 삼키는 두 용사.
마족들은 일반 마물들과 달리 지성이 있는 마기를 머금은 생명체로. 그 강함은 마물과는 그렇게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지성이 있다는 것과 검술, 마법을 사용하는 것 등에서 크게 갈리게 된다.
지금 상황은 일정한 패턴으로 생각 없이 부딪치는 봇들만 상대하다, 진짜 자신처럼 생각하는 적들과 싸우는 것이다.
그리고 지성 있는 생물체를 죽이는 것. 다른 종족을 멸망시키는 마족이라지만 어찌 보면 살인이나 마찬가지이다.
첫 대인전, 첫 살인. 그 두개를 앞두고 긴장을 안 할 수는 없겠지.
“너무 걱정하지는 마. 나와 세레스티나가 옆에서 잘 도와줄 거니까.”
내 말에 잔뜩 진지해져서 안 좋아지던 두 사람의 표정이 조금이지만 밝아졌다.
“마왕.. 은 역시 무리겠지만 혹시나 몽마여왕 힐이랑 조우하더라도 내가 살려 낼 테니까 안심하고 싸워.”
그리고 강해져서 마왕을 꼭 물리쳐줘.
왠지 쑥스러워서 뒷말은 붙이지 않았지만, 두 사람 다 꽤나 결의를 다짐한 얼굴이다.
“그럼 이제 출발하자.”
““네!””
두 사람의 힘찬 대답을 들으며 다 같이 힐한테 점령당해서 마족들이 득실거리는 저 멀리 보이는 왕국을 향했다.
***
-푸슉
“이, 인간 주제에.....!”
검으로 몸을 찌르자 검은 피를 흘리며 원통하다는 듯 울부짖는 마족을 보다, 턱에 살짝 맺힌 땀을 닦아냈다.
벌써 세 시간 째인가.
중간에 조금씩 휴식을 취하기도 했지만. 쉬는 시간 따위 주지 않겠다는 듯 왕국 중심부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마족들을 계속해서 베어내니, 아무리 나라고 해도 꽤나 피곤하다.
나도 조금 피곤할 정도인데 다른 사람들은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겠지.
“허억.. 허억...”
민건이 가쁜 숨을 내쉬며 땅에 검을 박고 지팡이 삼아서 서있고, 세레스티나도 계속해서 축복을 사용하며 신성력을 써서 많이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아가..
단순히 힘들어 보이는 민건과 다르게 시아의 안색은 아픈 사람처럼 안 좋다. 마족을 베어내는 것이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 것 같다.
처음 마족을 베어낼 때부터 걱정이 되었는데 많이 심각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서는 아까는 검을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하고 마족한테 공격당할 뻔 했다.
“이만 돌아갈까?”
오늘 혹시나 몽마여왕까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신 공격하는 몇몇 서큐버스만 보일뿐 몽마여왕은 모습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평소라면 내가 컨디션 조절하라고 말려도 더 강해지기 위해서 더 싸우고 싶다하던 두 사람이 오늘은 내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주변에 있는 마족들을 금세 베어버리고 다함께 왕국을 빠져나가려는 찰나.
-쿠구구궁!
성문이 닫혔다..?
아무나 들어오라는 듯 활짝 열려있던 성문이 갑작스럽게 닫혔다. 성문이 닫혀서 잠시 놀라긴 했지만 그대로 성문을 부수고 나가려고 하자.
“침입자 분들이 어디를 가시려고 하는 걸까요?”
허공에서 목소리가 울려 퍼지듯 들리더니, 성문을 향하던 우리들의 뒤에 검은 그림자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일렁이던 검은 그림자는 점점 사람의 몸처럼 변하더니 무척이나 미혹적인.. 그리고 사람처럼은 보이지 않는 여성으로 변했다.
우리가 상대했던 서큐버스와 비슷하지만 그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
저 여자가 바로 우리들 앞에 절대 모습을 비추지 않던 몽마여왕 힐이라고 직감이 말해주는 것 같다.
혀를 날름거리며 자신은 남들과는 다르다고 표현하려는 듯, 눈의 흰 색과 검은 부분이 뒤바뀐 듯한 저 역안. 그리고 숨길 수 없는 흉흉한 마기.
마왕을 제외하고는 마왕의 세 심복중 하나인 몽마여왕이라도 내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크나 큰 착각이었다.
직접 만나 대치하니 전력을 다해도 승패를 가늠할 수 없을 것 같다.
거기다 이 쪽은 아직 성장 중인 용사들이 있는 상황. 세레스티나가 나에게 도움을 주더라도 불리하다면 불리하지 절대 유리하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떻게든 시아랑 민건이 부터 내보내야 한다.
용사들을 혹시나 잃는다면 마왕은 절대 물리칠 수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난 뒤, 들고 있던 평범한 철검을 땅에 집어던지고 용왕의 결정석으로 만들어진 용검을 꺼내 들었다.
“정확히 셋을 센 뒤 곧장 달려가서 성벽을 무너트리고 탈출을 노릴 거야. 지금 상태로는 절대 저녀석한테 맞서 싸워서는 안 돼.”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세사람과 함께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하며 숫자를 셋까지 세는 순간.
“뛰어!”
세레스티나는 내가 붙들고 전력을 다해서 성문으로 뛰었다.
“어딜 도망가려고!”
흉흉한 마기를 일체모아 우리들에게 검은 그림자를 뿜어대며 공격하는 것을 쳐낸 다음 그대로 성벽을 갈라서 성문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꺄아악!!!”
성벽을 가르고 빠져나가는 사이에 시아가 힐이 사용한 그림자에 몸이 끌려가기 시작했다.
“유시아!”
젠장.
“두 사람은 어서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
“이, 인혁님이랑 시아님은...”
“시아는 내가 꼭 구출해서 돌아갈 테니까 어서!”
나와 시아를 걱정하는 세레스티나에게 내가 소리 지르자, 민건이 굳게 마음먹은 얼굴을 하더니. 세레스티나를 들고서는 성문을 넘어서 왕국 밖으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멀어져가는 모습을 슬쩍 보고는, 빠르게 시아를 데리고 왕국 중심부로 들어가려는 몽마여왕을 향해서 검을 휘두른다.
-카아아앙!
힐의 검은 그림자가 내 검을 막아낸다. 엄청난 마찰로 인해 불꽃이 튀길정도가 되었지만 두 사람 모두 물러나지 않는다.
“시아를 놔줘.”
“기껏 용사를 붙잡았는데 놓아줄 수야 없죠...”
기분 나쁜 목소리로 웃음짓는 힐에게 계속해서 검을 휘두르자 순간 압도하는 듯 했지만, 큭! 하는 외마디 비명을 내지른 뒤 시아와 함께 검은 그림자로 자신을 뒤덮더니 사라져버린다.
눈에 보이는 마기의 흐름이 시아를 데리고 있는 힐이 중심부 쪽으로 이동한 것이 보인다.
어느새 나를 감싼 수많은 마족들 힐한테 가려면 자신들을 쓰러트리라는 듯 아주 눈을 부라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다.
-서걱
마나를 응축해서 담은 칼질 한 번에 수십의 마족이 갈려나가며 검은 피가 흩뿌려진다.
유시아...!
빨리 가지 않으면 시아가 힐한테 어떤 짓을 당할지 모른다.
인혁이 전력을 다해 마족들을 베어나가며, 길을 만들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