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61.공작과의 내기
-슉
“...!!!!”
아이리스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검을 뽑아 나한테 휘두르는가 싶더니, 내 목에 검이 닿기 바로 직전 아이리스가 휘두르던 검을 멈춘다.
목 바로 옆에 느껴지는 서늘한 검의 감각..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을 죽이면 필리아도 죽는 다는 말을 믿지 못하겠어요.”
“......”
“상식적으로 결투의 대가에, 자신이 죽으면 그 상대가 죽는 대가를 왜 적을까요.. 쓸데없이.”
아이리스가 살짝 미소 지으며 나한테 말한다.
“살아보려고 되도 않는 뇌로 쥐어짠 것 같은데..”
너무 허술 했던 건가..?
“하루 정도는 더 살았으니 꽤 나쁘지 않았네요.”
그대로 내 목을 베려고 하는 아이리스.
“제 말이 정말로 거짓일까요 베네치아 공작님?”
아이리스의 검이 멈칫한다.
“제가 죽으면 필리아도 죽는다는 대가, 말이 안 되긴 하죠.. 그런데 제가 아무런 방비도 없이 혼자 찾아온 거라 생각하나요?”
“어떻게든 살고 싶어서 버둥대는......”
“필리아는 제 모든 명령을 듣는 것..”
아이리스의 눈을 노려보고서 말한다.
“그게 진짜 결투의 대가인데... 제가 여기 오기 전에 무슨 명령을 해두고 왔을까요?”
“그것도 거짓....”
“거짓이라 생각하시면 바로 베어버리면 되는 거잖아요?”
목옆에 날이 서있는 아이리스의 검을 잡고 내 목을 베어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검을 목으로 당긴다.
“!!!!!!”
아이리스가 놀라서 검에 힘을 꽉 주고 내가 목을 벨 수 없게 한다.
내 행동에 무척이나 놀란 얼굴.. 이대로만 가자 계속해서 압박해야 한다.
“왜 막는 거죠? 저를 죽이려 하셨잖아요, 제 말이 거짓이라면서요?”
“......”
“분수를 모르는 평민이 거짓을 말하는 데, 그 위대한 공작님께서 참으실 필요가 없으시잖아요?”
아이리스가 당황했던 얼굴을 숨기고 다시 무표정해진 얼굴로 나를 쳐다보며 말한다.
“필리아한테.. 무슨 명령을 해둔 거죠?”
“그게 중요한가요? 제 말이 거짓이라 하지 않으셨.....”
“당장 말하지 않으면 죽지 않는 선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고통을 받을 거 에요.”
아이리스가 정말 진심 이라는 듯 내 말에 표정하나 안 변하고 차분하게 말한다.
죽지 않는 선이라.. 이 여자라면 정말 날 안 죽이고 평생 고통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단 압박은 여기까지만 하는 걸로 하고..
“죽지 않는 선이라.. 해보고 싶으면 해보시죠?”
“끝까지 허세를 부리는...”
“베네치아 공작 당신이!!”
내가 소리치자 아이리스가 살짝 움찔한다.
“당신이 제게 큰 상처를 입히거나 혹시 제가 죽게 된다면, 필리아는 바로 자살하도록 명령을 내렸는데..”
내 말을 듣고 아이리스가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할려 하지만, 무표정이던 얼굴에서 미간이 점점 찌푸려지며 안색이 안 좋아진다.
“한번 죽지 않는 선이란 거... 해보시죠?”
“......”
“이 말도 거짓 같으신가요?”
“......”
아이리스가 천천히 내 목 옆에 있던 검을 떼어내더니 천천히 자신의 검집 안으로 집어넣는다.
“원하는 게 무엇이죠.”
검집에 검을 집어넣던 아이리스가 나한테 물어왔다.
드디어 협상을 좀 해보려는 건가?
“원하는 거라뇨?”
“필리아의 결투의 대가를 푸는 대신 원하는 게 무엇이냐 물었습니다.”
아이리스가 매서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한다.
원하는 거라..
“귀족의 작위, 돈 뭐든 원하는 대로 드리죠.”
아이리스가 이 정도에서 만족하라는 듯 눈빛으로 눈치를 주는 느낌이다.
근데 겨우 그거 가지고는 만족을 못하겠는데..?
“그거 말고 저는 다른 걸 원합니다.”
인혁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다른 것.. 무엇을 원하죠?”
평민이 돈과 작위 말고 다른 원할 게 뭐가 있지 생각하는 아이리스.
그래도 평민이 바랄게 거기서 거기니 일단 주고 나서, 필리아한테 걸린 결투의 대가를 해제하는 순간 죽여버리자.. 라고 생각했다.
그런 아이리스가 정말 상상치도 못할 것을 인혁은 원해왔다.
“베네치아 공작.. 당신을 원합니다.”
이 평민남자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아이리스는 태어나서 가장 당황한 표정으로 인혁을 쳐다봤다.
눈을 마주치자 또 다시 살짝 웃는 인혁.
“그게 무슨....”
당신을 원한다니... 공작의 자리라도 원하는 건가 이 평민이?
혼란스러워 하는 아이리스한테 쐐기를 박듯 인혁이 말했다.
“말 그대로 당신을 원합니다. 베네치아 공작님”
진심으로 나를 원한기라도 하는 눈.
내 몸을 겁탈이라도 하고 싶은 건가?
“평민이.. 감히 나를 탐내는 건가요?”
“평민이라고 탐내지 말라는 법이 있나요?”
얄미운 표정을 하고 어깨를 으쓱하는 인혁.
그런 인혁의 모습을 보고 아이리스의 머릿속이 심히 혼란해졌다.
저 남자를 그냥 죽여버릴까? 어제 한 말처럼 지금까지 말한 것도 거짓일 수 있다. 하지만 진짜라면 정말 필리아가.. 대체 왜 나를 원하는 거지..? 같이 계속해서 고민하던 아이리스를 재촉하듯 인혁이 말한다.
“베네치아 공작 당신이 제 것이 되는 게 아니라면, 저는 필리아한테 걸린 결투의 대가를 해제할 생각이 없습니다.”
“......”
“싫으시다면 더 할 얘기는 없는 듯하니..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혁이 등을 돌려서 그대로 방문을 나가려 하니 아이리스가 붙잡는다.
“..아직 얘기 안 끝났습니다.”
“말이 없으시길래 거절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이리스는 말없이 인혁을 쳐다보았다.
이 남자는 내 몸을 필히 원하는 것일테지.. 그렇지 않고서야 나를 원한다는 이상한 소리를 할 리가 없다.
이 딴 평민한테 당하는 것을 생각하면 더럽긴 해도, 원하는 대로 해주고 필리아를 구해낸 다음 죽여버리면 그만이다.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때를 기다리면 된 다.
“제 몸을 탐내는 것이라면 원하는 대로 하게 해주죠.”
좋아.. 아이리스가 직접 허락했다.
생각 외로 술술 풀려서 인혁이 마음속으로 환호했다.
“대신.”
대신..?
아이리스가 자신의 방에 있던 책상을 뒤지더니 종이 하나를 꺼내왔다.
저건...
아이리스가 꺼내온 것은 필리아가 결투를 할 때 썼던 신의 힘이 담긴.. 결투의 대가를 정하는 종이였다.
“이 종이에다가 정확히 적어서 하도록 하죠.. 구두계약을 믿을 수는 없잖아요?”
“그 종이는 결투의 대가만..”
“결투에서 상대가 대가를 치르게 하는 용도로 만들어졌지만, 계약서 같은 것으로도 매우 유용하거든요.”
아이리스가 펜을 가져와서 종이에다가 글을 쓱쓱 적기 시작했다.
“혹시나 수작을 부릴 수 있으니 완벽하게 해야겠죠?”
아이리스가 살짝 미소 지었다.
저 종이는 예상 못했네..
생각보다 아이리스가 철저하게 나온다. 아니 이게 당연한건가?
여왕에 걸맞지 않게 레일라가 너무 순박하게 나온 거지 이게 당연한거다.
뭐 그래도 달라질건 없으니까, 중요한건 아이리스가 내 거래를 수락한 것 그 자체로 이미 성공이다.
“여기 받아서 얼른 적으세요.”
아이리스가 건네준 종이에는, 조건을 만족 시 필리아의 결투의 대가를 인혁이 해제한다고 적혀있었다.
나는 조건만 적으면 된다.
근데 조건이라..
“조건만 하기에는 심심하지 않나요?”
“무슨 뜻이죠..?”
아이리스가 날 의심스럽게 쳐다본다.
조건으로 아이리스랑 섹스하기 이런거 적으면 한번 하면 끝이잖아..
이 기회를 그렇게 허무하게 끝낼 수는 없지.
“결투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거니, 내기라도 하는 게 어떤가요?”
“내기..?”
“네.. 공작님 당신이 저와 섹스를 음.. 총 10번으로 하고 저와의 섹스 중 100번을 느껴서 절정 한다면 패배 같은 걸로 말이죠.”
“그런 걸 제가 할 것 같나요? 저와 한번이라도 몸을 섞게 되는 것만으로....”
“지금 공작님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아이리스의 말을 끊고서 얘기한다.
“이것도 제가 불리한 조건으로 내민 건데.. 이것조차 할 생각이 없다면 저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내 말에 크게 고민하는 듯한 아이리스.
종이를 책상 위에 그대로 올려 둘려하니 아이리스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수락하죠.”
아이리스는 정말 내가 혐오스럽고 싫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아이리스를 쳐다보다가 종이에다가 내가 원하는 내용을 펜으로 스윽 스윽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원래 있던 내용을 지우고 다시 종이에 적게 된 내용은, 아이리스와 10번의 섹스 중 아이리스가 100번을 절정하게 되면 패배.
패배시 나의 노예가 되는 것, 그리고 혹시나 절정을 숨길 수 있으니 섹스를 하며 가버릴 때는 간다고 말할 것, 인혁이 행하는 10번의 섹스를 아이리스는 거부하지 않고 잘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조건을 내걸고.
반대로 아이리스가 승리 시에는 나는 필리아의 결투의 대가를 해제할 것을 적었다.
아이리스가 종이를 꼼꼼하게 읽어보더니 한숨을 쉬고 자신의 손을 살짝 베어서 피를 종이에 떨궜다.
말도 안 되는 계약이지만 거부권도 없고.. 자신한테 유리하다 생각하고 수락한 거겠지.
자신이 저딴 평민과 10번 섹스하면서 100번을 절정할리 없다 같은..
자신이 죽인 남편으로 경험했을 테니, 필시 섹스가 기분 좋다고는 생각 못하는 것 같고..
그 별거 아닐 거라는 얼굴을 금방 무너트려주마.
인혁도 손을 베어서 피를 종이에 떨구는 순간 종이가 화르륵 타면서 사라졌다.
“흐으읍....!”
종이가 타서 사라지자마자 인혁은 아이리스의 입에 키스하기 시작했다.
아이리스는 인혁을 밀쳐내려 했지만 왠지 모르게 밀쳐내려 할 때마다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내 몸에 왜 힘이 안 들어가는 거지...?
설마...
종이에 적혀있던 저 남자가 행하는 10번의 섹스를 내가 거부하지 않고 잘 받아들이는 것 때문에 이러는 건가? 그게 어째서?
단순히 섹스를 애를 만들기 위해서, 여자의 보지에 남자의 자지를 넣고 흔드는 것으로 경험하고 알고 있던 아이리스는, 인혁이 행하는 섹스라 적혀있던 내용을 제대로 이해 못 해서, 인혁이 섹스를 하기 위해 하는 짓을 전부 거부할 수 없게 되었다.
자신의 입을 파고 들어오는 남자의 혀를 피하려 하지만.
-츄웁♥ 츄루룹♥ 츄우♥ 츄♥
그런 아이리스를 무시하듯 아이리스의 입 안을 자신의 혀로 전부 맛보는 인혁.
너무나 싫지만 거부할 수 없기에, 남자의 혀가 자신의 입을 탐하는 것을 두눈 꼭 감고 받아들인다.
꽤나 긴 시간동안 키스를 하다가 인혁이 입을 떼었다.
“푸하.. 제 키스는 어땠어요 공작님?”
아이리스는 인상을 찌푸리고서 입 주변을 닦고, 입안에 들어온 내 침을 땅바닥에 뱉으며 말했다.
“더럽기만 하군요.. 너무나 역겨워요.”
지금은 더럽다 생각할지 몰라도 이제 곧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거야 아이리스.
“...읏..!”
인혁은 아이리스의 봉긋한 가슴을 한 손에 쥐었다.
자신의 가슴을 잡은 팔을 아이리스가 붙잡아 보지만 떼어내려고만 하면 힘이 빠진다.
그런 아이리스의 모습을 보며 인혁은 음흉하게 웃었다.
그대로 아이리스를 밀쳐서 침대에 눕힌 다음 천천히.. 손으로 아이리스의 보지를 비비기 시작했다.
“...그만 만지고 하기나 하세요..!”
아이리스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해보지만 인혁은 가볍게 무시한다.
젖지 않았던 아이리스의 보지도 계속해서 애무하니 조금씩 젖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찌거억♥ 찌거억♥ 찌거억♥
“흐으.....읏....... 흐읏....!”
나를 거부하지 못하고 이런 걸 느끼는 게 처음인 듯 다리만 꼼지락 대는 아이리스.
그렇게나 무섭던 아이리스가 흐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인혁은 아주 큰 정복감을 느끼고있었다.
꼭 아이리스를 자신의 노예로 만들어버릴 것을 다짐하고, 아이리스의 옷을 천천히 벗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