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8 고민 (1)
술을 적게 먹고 취한만큼 빨리 술에서 깬 것인지 여동생은 내가 등짝을 맞는동안 슬쩍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나도 등짝을 몇 대맞고 잔소리를 좀 듣고 나서야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뒤늦게 씻으러 화장실로 갔더니 씻고나오던 여동생과 마주쳤다.
"...미안."
여동생은 작은 목소리로 내게 사과를 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빠르게 돌아가버렸다.
나는 술을 마시기도 했고 여동생도 업고와서 그런지 피로가 몰려왔다.
적당히 빨리 씻고 방으로 돌아가 곧바로 잠에 들었다
그렇게 토요일이 지나고 일요일이 되었다.
부모님은 아침일찍부터 함께 등산을 가신다면서 외출을 하셨다.
점심먹고 조금 늦을테니 여동생과 먼저 챙겨라는 말을 남기곤 나가버리셨다.
나는 어제의 숙취에 소파에 드러누워서 빈둥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여동생은 시간이 점심때가 되어서도 방에서 나오질 않았다.
맥주 한잔으로 숙취에 시달리는건가..? 아니면 다른데가 아픈가?
나는 여동생이 걱정되어 여동생의 방으로 갔다.
"똑똑."
노크를 하자 방 안에선 급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쓴 여동생이 보였다.
급하게 이불을 뒤집어 쓰는걸 보니 어제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이 난거구만...
나는 여동생의 침대 옆에 앉아서 여동생에게 말을 걸었다.
"왜 하루종일 방에 박혀있냐 숙취라도 있냐?"
"아니야 숙취같은거 없어."
"다른데 아픈건 아니고?"
"완전 멀쩡하니까 나가"
"... 우웅... 오빠가..."
"꺄아아아악!! 그만!!"
여동생은 급하게 이불을 벗어던지고 일어나 나를 베개로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뒤통수를 가리고 여동생의 방 밖으로 도망쳤다.
방 밖으로 도망쳐 나오니 여동생은 다시 잠잠해졌다.
나는 열린 방문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우웅.. 나 잘했찌?"
"아앆!! 하지말라고!!"
여동생은 이번엔 방 바깥까지 따라나와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나는 소파에 누워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방어를 했다.
어제 맞은 등짝이 다시 아파왔지만 그런 고통도 감내할 정도로 여동생을 놀리는게 재밌었다.
한참동안 여동생은 나를 때리더니 숨이 찬건지 헥헥거리고 있었다.
"헉..헉...잊어버려..."
"왜 귀여웠는데.."
"아 하지말라고!"
"알겠어. 그러니까 방에 박혀 있지말고 좀 나와라."
나는 맞고 여동생은 위에서 때리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승위의 자세가 되어있었다.
괜히 침이 꿀꺽 삼켜졌다. 부드러운 여동생의 엉덩이의 감촉에 천천히 자지에 피가 몰렸다.
저번에 거실에서 여동생과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소파에 앉아서 천천히 단추를 풀던 모습.
뒤로 하면서 보였던 여동생의 새하얀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
점점 자지가 딱딱하게 서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갑작스럽게 현관문이 열렸던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
오늘도 점심을 먹고 오신다고 하셨지만 오무슨 일이 생겨서 빨리 오실지도 몰랐다.
나는 자연스럽게 여동생의 허벅지로 가던 손을 멈추었다.
여동생도 같은 생각인건지 슬쩍 내 위에서 내려와 내 옆에 앉았다.
"흠.. 이제 점심먹어야 하는데 나가서 먹을까?"
"아니.. 나가기 귀찮아.."
"그럼 배달?"
"치킨?"
"콜."
그렇게 우리는 치킨을 주문하고 거실에 누워서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잠시 뒤 치킨이 도착했고 우리는 치킨을 세팅하고 TV를 보면서 먹기 시작했다.
조용히 치킨을 먹던 여동생은 힐끔 내 눈치를 보더니 지나가듯이 무심하게 질문을 해왔다.
"오빠 근데 그 여자는 누구야?"
"그 여자? 아 편입생?그냥 같은 조원이라니까."
"그냥 조원인데 그래?"
"뭐가?"
"아 좀 이상하잖아."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막 술취한 척 오빠한테 매달리고 그러잖아."
"아.. 그거? 잠깐 어지러웠겠지."
"하.. 진짜 그렇게 생각 하는거야?"
"그럼?"
"...."
여동생은 나를 답답하다는 듯이 쳐다봤지만 결국 자세히 설명을 해주진 않았다.
이렇게 여동생에게 편입생에 대해 추궁을 당하고 있으니마치 여자친구에게 여사친에 대해 추궁당하는 기분이였다.
... 물론 여자친구가 있었던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여동생의 질문에 그날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확실히 그냥 조원이라고 하기엔 거리감이 가깝긴 했다.
셀카를 보여줄때도 어깨가 닿을정도로 가깝게 다가오고 어지럽다며 내게 매달리기도 했고..
그리고... 쉬었다 갈래? 라는 말도...
잠시 편입생에 대한 생각에 빠져있었더니 여동생이 탁! 하고 테이블을 두드렸다.
"어? 왜?"
"..."
여동생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뒤로 딱히 더 이상 내게 추궁을 하지는 않았다.
치킨을 다 먹고 정리하자 부모님은 집에 오셨고 집에서 다시 빈둥거리다가 주말이 지나갔다.
******
그 날 이후로 여동생은 내가 외출을 하게 되면 관심이 많아졌다.
저녁시간에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 밖으로 나가려고 하니여동생은 어딜 가는지 누구와 만나는지를 물어보았다.
나는 시험 끝난 김에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고 대답을 해주곤 집 밖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였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1차로 고기를 구워먹고 2차로 술집으로 가기로 했다.
곧바로 우리는 떠들썩하게 떠들며 서로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한참 동안 근황, 혹은 과거에 있었던 일 따위를 떠들다가 여자친구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첫 타겟은 나였다.
"야 넌 아직 여자친구 없냐?"
"왜 시비냐."
"아니 허우대도 멀쩡한 놈이 왜 없냐?"
친구들의 여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에 조금 뜨끔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여자친구는 아니니까. 거짓말은 하지 않은 것이다.
"이 새끼가 눈치가 좀 없잖아. 전에 있던 썸녀도 결국 떨어져나갔고."
"아 그때 그건 썸녀아니라니까.."
"으휴 답답해가지고 내가.."
"그래서 지금도 썸녀있는데도 모르는거 아냐?"
썸녀라는 말에 나는 순간적으로 편입생의 얼굴이 떠올랐다.
... 그리고 여동생의 얼굴도 함께 떠올랐다.
내가 잠시 말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친구들은 호들갑을 떨어댔다.
"오오 있네 있어! 예쁘냐?"
"어디서 만났는데? 예쁘냐?"
"우리학교야? 예쁘냐?
"나이는?? 그리고 예쁘냐?"
"아 아니라고! 그리고 질문이 무슨 다 똑같아 미친놈들이..."
"예쁜건 중대사항이다."
"그렇지."
"그래야 소개도 좀 받고 어?"
"그러는 너는 썸타고 그런 사람없냐?"
"예비 대학원생에게 뭘 바라는거야.."
"예비니까 빨리 구해야지"
"난 글렀어... 난 평생 혼자 살게 될거야..."
다행히도 곧바로 다른 친구에게 타겟을 돌릴 수 있었다.
한참동안 여자친구에 대해서 떠들다가 이상형 이야기로 넘어갔다가 고대인들의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었다.
대체 어쩌다 이야기의 화제가 그렇게 건너 뛰게 된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술집에서 한참동안 이상한 주제로 떠들다가 친구들과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아까의 질문이 떠올랐다.
썸녀라.. 편입생과는 썸녀가 맞나..? 그럼 여동생은..?
편입생은 몰라도 여동생과는 끝까지 진도를 다 나갔는데도 이런 관계가 맞을까.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관계.
이 기회에 편입생에게 대시하고 여동생과는 그냥 끝내는게 맞는게 아닐까?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그저 답답함만이 커졌다.
그러고 보면 점심때 여동생도 내가 편입생과 만나지 말라고 하려고 했던거겠지?
하지만 우리 관계가 애매해서 말하지 못 한거고...
제대로 붙잡지도 못하는 여동생. 제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나.
이대로 있어선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저 머릿속이 복잡했다.
... 집까지 가는 길 동안 계속해서 고민을 해봤지만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