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52 - 503화 - 마지막 확인! (4)
“...도대체 어느 틈에... 이런 교회가...”
크고 화려하게 꾸며진 마법도시의 새로운 교회.
그 곳의 입구에 도착한 순간, 미하일은 감탄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분명 자신이 연구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이 근처는 그저 작은 공터와 함께 낡은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는데.
그런데 그런 곳이 모두 정리된 것과 더불어, 난생 처음 보는 화려한 교회가 귀족들의 저택보다도 더 큰 규모로 웅장하게 세워져 있었다.
심지어 단순히 교회뿐만 아니라, 교회와는 연관이 없어 보이는 독특한 외형의 몇 가지 건물들.
그런 건물들이 모인 넓은 교회의 구역은, 어찌 보면 유희거리들이 모인 일종의 유흥거리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교회 구역은 처음이겠네? 너 없는 동안, 교회에서 새 건물을 짓고 싶다고 해서 재개발이 필요하던 이 일대를 전부 넘겨줬대.” “이 넓은 구역을 전부...? 아무리 교회가 요청했다고 하지만, 너무 과한 거 아냐?” “교회에서 사루앙한테 간절히 부탁했나보지 뭐~ 그리고 사람들 반응은 꽤 좋아. 굳이 여신교의 신도가 아니더라도 즐길만한 것들이 꽤나 많은 곳이거든.”
마법도시 유르겐은, 마법이라는 놀라운 기술에 대한 연구와 배움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도시.
당연히 유르겐에 거주하고 있는 인간들은, 딱히 종교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왕국의 국교였기에, 취미 삼아 종교를 가진 인간들이 조금 지내고 있었을 뿐.
다른 무엇보다도 학업과 연구를 즐기는 유르겐의 인간들에겐, 여신의 존재와 종교 역시 단순한 지식의 대상일 뿐이었다.
여신의 존재와 성직자들이 사용하는 성법 정도에만 관심이 있는 것뿐이니, 굳이 종교활동을 위한 건물 따위가 있을 필요가 없는데.
다른 목적으로 지은 건물들이 같이 포함되어 있다지만, 미하일은 이렇게 큰 규모로 새로운 교회를 허가해 주었다는 것이 조금 납득이 가질 않았다.
“자. 어찌되었건 간에, 일부러 새로 지어진 곳들인데 즐겨보기는 해야겠지? 이번 ‘축제’ 는 여기가 핵심이니까. 얼른 가서 즐겨보자♡” “으, 응... 그래. 그러자.”
하이힐이라는 불편해 보이는 신발을 신고서, 음란한 걸음걸이를 내보이며 앞장을 서는 페이엔.
페이엔이 앞으로 나아가자, 훤히 드러난 그녀의 엉덩이가 미하일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엇인가 이전보다 조금 커진 것처럼 보이는, 신장에 비해 넓은 페이엔의 골반.
엉덩이 사이에 팬티의 끈 정도만 보이고 있는 페이엔의 엉덩이를 보면서, 미하일은 부끄럽다는 듯이 시선을 옮기며 페이엔의 옆으로 다가갔다.
페이엔의 과한 노출에서 눈을 돌리기 위해, 일부러 그녀의 옆에서 함께 걸어나가는 미하일.
탱탱한 엉덩이 살집 사이에 감추어진 페이엔의 항문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페이엔의 모습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미하일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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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체...”
넓은 교회의 구역을 구경하다가, 둥근 형태로 지어진 독특한 건물 안으로 들어온 페이엔과 미하일.
관중석이라는 장소에 발을 들이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의 환성이 미하일의 몸을 울릴 정도로 터져 나왔다.
“꺄아아아아♡ 마왕님 굉장해요오오오♡♡♡” “죽여! 그냥 콱 죽여버려요 마왕님♡♡” “아하하하핫♡♡ 저 새끼 뒹구는 것 좀 봐♡ 완전 병신 같아♡” “제대로 좀 해 봐~♡ 그래서는 ‘공주님’을 구할 수가 없다구♡”
뭔가 과할 정도로 고양된 분위기와 함께, 욕설이 뒤섞인 사람들의 환호성.
어쩐지 여자들의 목소리만 포함된 듯한 커다란 환호성을 들은 순간, 미하일은 자신도 모르게 귀를 틀어막을 수 밖에 없었다.
복도를 빠져 나오자 마자 이런 환호성이 들려온다니. 복도 쪽에 무엇인가 방음 처리라도 되어 있던 것일까?
마법도시 사람들이 이렇게나 환호성을 내지르는 광경은 본 적이 없었는데.
귀를 틀어막은 미하일은 조금 당혹스러움을 느끼며, 대부분 학자일 터인 이들을 이렇게 흥분시킨 것이 무엇인지 궁금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페이엔 님♡ 안쪽에 특별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쪽으로...♡” “아 그래? 고마워♡ 특별석이라니, 마왕이 미리 준비해 준 것이려나?” “네에♡ 페이엔님을 위한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하라고 하시네요♡” “킥킥♡ 우리 마왕이 또 무슨 못된 짓을 하려는 모양이네♡ 과연 뭘 준비해 뒀으려나~♡”
자신에게 다가온 엘프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며, 기대된다는 듯이 키득거리는 페이엔.
모르는 엘프가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미하일은 어쩐지 그 이상으로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다.
무엇인가 관계가 변해버린 듯한, 페이엔과 엘프들 사이보다도 더욱 신경 쓰이는 이름.
계속해서 들려오는 마왕이라는 이름에, 미하일은 이미 앞장선 페이엔을 따라가며 그녀에게 속삭이듯이 물었다.
“저... 페이엔. 아까부터 마왕이라는 이름이 들리는데... 뭐야 그건? 소설 이야기야?” “갑자기 왠 소설? 그럴 리가 있겠어?” “어? 그렇지만... 마왕은 소설에나 나오는 허구의...” “킥킥♡ 그런 게 있어. 그냥 따라와서 보면, 누구를 말하는 건 지 알게 될 거야♡”
페이엔이 뭔가 즐거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음란한 걸음걸이로 안내하는 엘프를 따라간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 듯한, 묘하기 그지 없는 페이엔의 모습.
울려 퍼지는 암컷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페이엔의 뒤를 뒤따르던 미하일은...
곧, 두 사람만을 위해 준비된듯한 특등석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입니다♡ 음료나 술도 준비해 두었으니,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불러주세요♡” “응. 고마워~♡ ...미하일. 앉지 않고 뭐해?” “...페, 페이엔... 지금, 저건...”
중앙의 넓은 구역을 바라보도록 되어 있는, 원형의 관중석.
그 관중석 위쪽에 마련된 넓은 특등석에 도착하기 이전부터, 미하일은 보이기 시작한 중앙의 모습을 보며 당황하고 있었다.
무엇인가 다양한 구조물들이 설치되어 있는, 관중들이 모두 들어갈 수 있을 법한 넓은 공간.
마치 미로처럼 설계된 복잡한 공간. 그리고 그 공간 중앙에 있는 탁 트인 장소에...
익숙한 몬스터의 모습과, 너덜너덜해진 한 남자가 비틀거리며 서 있었다.
“아♡ 이미 한참 즐기고 있던 모양이네♡ ...그렇게 서 있지만 말고, 너도 앉아. 미하일.” “어? 어... 아, 알겠어...”
독촉하듯이 자리를 가리키는 페이엔의 말에, 떨떠름하게 자리에 앉으며 다시 눈 앞에 있는 넓은 구역을 바라보는 미하일.
너덜너덜한 남자와 마주보고 있는 세마의 뒤편에서는, 무엇인가 흉흉하게 생긴 옥좌 같은 것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옥좌의 곁에서 무엇인가 상기된 표정으로, 세마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금발의 여자.
미하일도 몇 번인가 만난 적이 있었던, 학장의 연구실에 소속된 나탈리아였다.
“...세마 씨가 왜 여기에... 그리고 저건, 나탈리아 아니야?” “그러네? 이제 리즈가 교육을 끝낼 모양이네.” “뭐? 교육? 그게 무슨 말이야?” “보면 알아♡ 재미있을 테니, 잠깐 가만히 보고 있어♡”
페이엔이 계속, 자신이 모르는 말을 꺼내며 재미있다는 득이 키득거린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만났던 때와는, 무엇인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페이엔의 말과 행동.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고 있던 도중, 갑자기 마도구로 증폭시킨 여자의 목소리가 미하일의 귀에 들려왔다.
“아~♡ 세상에~♡ 용사 역할의 알레한드로! 이건 위기네요♡ 이대로 공주님을 구하지 못하고, 마왕님에게 쓰러지게 되는 걸까요!?”
무엇인가 놀이를 중계하는 듯한, 어디서 들려오는지 모를 여자의 목소리.
나탈리아의 연인이라고 들었던 귀족의 이름이 들린 순간, 비로소 미하일은 저 상태가 안 좋은 남자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것처럼, 얼굴과 몸이 엉망이 되어있는 금발의 남자.
저 남자가 그 귀공자 같던 귀족 알레한드로 라는 것을 안 순간, 미하일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뜰 수 밖에 없었다.
“뭐...!? 저 사람이, 그 알레한드로...!?” “이런! 간신히 서 있는 용사를 위해, 공주님이 응원의 말을 보내고 있나 보네요♡ 공주님이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한 번 들어볼까요?”
무엇인가 즐겁다는 듯이 키득거리며, 나탈리아를 지칭하는 것처럼 말하는 사회자.
그녀의 말이 끝나자 마자 무언가의 마도구로 이어진 것처럼, 나탈리아의 목소리가 관중석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뒤져♡ 뒤져♡ 뒤져♡ 뒤져♡ 열등한 수컷 새끼는 뒤져버려♡ 응힛♡ 앗♡ 마왕니이임♡ 제발, 저런 열등한 수컷 따위 빨리 끝내주세요오♡”
무엇인가 정신이 나간 것처럼, 심상치 않은 느낌으로 들려오는 나탈리아의 목소리.
자세히 보니 지금 나탈리아는, 옥좌의 옆에서 자신의 몸을 문지르며 미친 듯이 자위를 하고 있었다.
믿기지 않는 황당한 광경. 그 광경을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미하일.
그런 미하일에게 나탈리아의 목소리를 이어, 절망한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흑, 으흐...! 나, 나탈리아아... 왜, 왜 그런 말을 하는거야아... 나, 나느은...” “닥쳐! 내가 마왕님의 가축이 되는걸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알아!? 리즈벳 님에게 무례하게 군 벌을 받느라, 미쳐버릴 정도로 참아왔었다고!” “으흐윽...! 그, 그런 말 하지마아...! 난, 널 위해서 이렇게...” “뭐 어쩌란 거야!? 수컷이면서 주먹질 하나 제대로 못하는 열등한 수컷 주제에! 너 같은 열등한 수컷은 필요 없으니, 마왕님에게 얻어맞고 그냥 뒤져버려! 응히이익♡”
보란 듯이 다리를 벌린 채, 자신의 자위를 과시하며 외치는 나탈리아.
알레한드로는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처럼 부들거리며, 나탈리아를 향해 절망스럽다는 듯이 웅얼거렸다.
그런 알레한드로를 무시한 채, 계속 자위를 하면서 몬스터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나탈리아.
그 몬스터를 향해서, 나탈리아는 마치 매달리는 것처럼 간절한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아핫...♡ 마, 마왕니임...♡ 제발, 이제 적당히 끝내시고...♡ 저를, 마왕님의 가축으로 만들어주세요오오...♡” “큭큭. 우리 ‘공주님’이 완전 달아오른 모양인걸? 용사가 이렇게 구하러 와줬는데, 마왕에게 굴복해도 괜찮은 거야?” “상관없어요오오♡ 공주는, 마왕님에게 모든 것을 바칠거랍니다아♡ 마왕님 만세에♡ 리즈벳님 만세에에에♡♡♡”
도대체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되는, 이상한 광경.
마치 미하일만 이상함을 느끼는 것처럼, 관중석에서 여자들의 환호성이 들려온다.
무엇인가 정상이 아닌 듯한 나탈리아. 그리고, 어째서 저기 있는지 모를 세마의 모습.
어찌 된 영문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마왕은 공주의 간절한 부탁에 고개를 끄덕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큭큭. ‘공주님’ 쪽에서 저렇게 말하는데, 이제 슬슬 끝을 내야지. 자. 어금니 꽉 물라고. 용사님.” “히, 히이익...!”
몸을 떨며 간신히 서있던 알레한드로를 향해,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달려드는 세마.
알레한드로의 멱살을 움켜진 세마는, 그대로 그 흉악한 팔을 휘두르며 알레한드로의 얼굴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컥, 커헉! 크헉! 어억!!”
마왕의 주먹이 알레한드로의 얼굴을 때릴 때마다, 너무나도 좋아하며 환호하는 관객들.
지금 이 곳에 있는 인간들 중에서 기겁하며 놀라는 것은, 오직 미하일 한 명 뿐이었다.
“뭐, 뭐야!? 세마 씨, 지금 뭘 하는...!!?”
믿기지 않는 난폭한 광경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미하일.
하지만 미하일이 완전히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알레한드로는 그대로 축 늘어지며 의식을 잃고 있었다.
“네~♡ 이렇게, 99번째 공주 납치의 승자는 또다시 마왕님이 되셨습니다~♡”
세마가 멱살을 풀자, 바닥에 그대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알레한드로.
사람이 얻어맞아 쓰러진 이런 난폭한 광경에, 여자들이 너무나도 좋아하며 환호성을 내지른다.
광기가 느껴지는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에,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현기증을 느끼며 다리에 힘이 풀리는 미하일.
그대로 자리에 다시 앉은 미하일에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이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자♡ 그러면, 승자인 마왕님이 전리품을 즐기셔야겠죠? 마왕님의 전리품이 된 공주님과 마왕님의 교미 시간입니다♡” “...교...미...?”
순간, 미하일은 자신이 헛것을 들었나 싶었다.
교미라니. 자신이 알고 있는, 그 짐승들의 행위가 맞는 건가? 그런 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하지만 그런 의문에 대한 대답보다도 더욱 빠르게, 마왕은 공주에게 다가가 그녀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
“...마, 맙소사... 세마, 씨...? 나탈리아...? 설마...”
알몸이 훤히 드러나는데도, 마왕에게 황홀한 표정을 내비치며 그에게 팔을 뻗는 나탈리아.
사람들의 시선이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다는 것처럼, 세마는 그 자리에서 믿기지 않는 크기의 성기를 꺼내더니...
그대로, 나탈리아의 보지에 그 성기를 집어넣기 시작했다.
“도, 도대체 뭘 하는 거야 세마 씨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아니 그것보다...! 나탈리아!? 어!? 으응!?”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황당함을 내비치는 미하일.
그 옆에서는 페이엔이 깔깔거리며, 마왕과 공주의 교미를 즐겁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하하하핫♡ 좋겠네 나탈리아는~♡ 드디어 그렇게나 바라던 마왕과의 교미를 즐기게 되다니~♡” “무, 무슨 소리야 페이엔!? 이거,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닌...!!” “뭘 교미 가지고 그래? 마왕이 게임의 승자가 되었으니, 전리품을 얻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뭐, 뭐...!? 무슨...!?”
마치 저 교미가 당연한 것이라는 듯이, 자신을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페이엔.
들려오는 주변의 환호성이, 지금 자기 혼자 이상해진 것인가 하는 착각을 미하일에게 전하고 있었다.
이것이 무엇인가의 게임이란 것은 알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저렇게 때리고 섹스를 하고 있는데. 그런 것을 즐기고 있다고?
나만 잘못 된 것인가? 지금 내가 도대체 어디에 와 있는 거지?
정신이 나갈 것 같은 현기증 속에서, 미하일은 그저 페이엔이 내뿜는 담배 연기를 마시며 멍하니 마왕과 공주의 교미를 바라 볼 뿐이었다.
“...페이엔. 아무리 봐도 이건... 정상이 아닌...”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간신히 진정된 마음이, 그렇게 결론을 내리며 말을 꺼내게 만든 순간.
교미가 끝난 마왕이 자신을 바라본다 싶더니, 미소를 지으며 이쪽을 향해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어, 어...!?” “쿡쿡...♡”
안 그래도 흉악한 근육을 가진 말다리를 불끈거리며, 바닥을 박찰 자세를 잡던 마왕.
그대로 땅을 박차며 뛰어오른 마왕은 어느새 페이엔과 자신의 앞에 다가와 있었다.
믿을 수 없는 몬스터의 도약. 그것을 버틴 몬스터의 육체에 감탄을 하기도 전에.
페이엔이 마왕에게 손을 뻗으며, 마왕의 몸에 매달리고 있었다.
“어!? 어!? 페이엔!?” “푸하하하하하하! 용사 미하일! 페이엔 공주는 이 마왕이 데려가겠다!!” “꺄아~♡ 구해줘요 용사니임~♡ 마왕에게 납치당해버려~♡” “세, 세마 씨!? 지금 뭘 하는...!!” “공주를 구하고 싶다면, 내가 있는 마왕성으로 찾아와 보도록! 푸하하하하하하!!!”
즐거운 듯이 웃고 있는 페이엔을 데리고서, 그대로 다시 옥좌가 있는 곳을 향해 뛰어내리는 마왕.
손을 뻗은 미하일에겐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페이엔은 그렇게 마왕에게 매달려 미로처럼 꾸며진 저 구역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네에~♡ 100번째 공주님께서 납치되어 버렸습니다♡ 과연 이번 용사는, 마왕님에게서 공주님을 구할 수 있을까요~♡”
멍하니 남은 미하일을 놀리는 것처럼, 키득거리며 들려오는 사회자의 목소리.
미하일을 안내하기 위해 남은 엘프들 역시, 그를 비웃듯이 키득거리고 있었다.
마왕에게 납치되어 버린 페이엔 공주. 그리고, 공주를 구하러 가야만 하는 용사 미하일.
마왕이 만든 게임장에서, 열등한 수컷에게 절망스러울 게임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