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547화 (548/749)

Chapter 546 - 497화 - 간을 보기 시작한 엘프의 유혹! (4)

페이엔의 결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시작된, 라디아에서의 데이트.

그 시작으로 배부터 채워주자, 페이엔은 만족했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배를 쓰다듬었다.

“하아... 뭐야 이거. 아무리 고급 음식점이라고 해도 너무 맛있어...” “푸흐흐. 재료가 좋으니까 말이야. 라디아는 모험가가 많아서 늘 신선한 식재료가 넘쳐나거든. 이제 와서 이런 말 하긴 뭐한데, 마법도시의 요리들은 뭔가 좀 모자란 느낌이었어~” “인정~ 유르겐은 식재료 자체는 해산물도 있고 다양하긴 하지만, 이렇게 육즙 넘치는 고기는 흔하지 않지~ 좀 희귀한 몬스터가 들어오면 다 연구소재로 써버리니까...”

말은 안하고 있었지만, 내심 본인도 마법도시에서의 식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따로 챙겨주지 않으면 굶거나 대충 때우기 일쑤이던 페이엔인데. 지금은 왠지 이런 식사라면 부르지 않아도 금새 달려올 듯한 만족감이 느껴진다.

뭐... 이건 좋은 재료와 더불어, 마왕인 나와 음수들을 위해 요리에 신경 써 준 가축들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큭큭... 단순히 그것 만은 아니겠지?

“특히 이 소스가 참... 어디선가 맛본 듯한 맛인데, 어디서 먹어봤더라...?” “내 말자지랑 교미할 때? 푸흐흐. 그거, 내 말정액으로 만든 소스거든?” “하!? 아니, 지금 무슨 개소리를...! 앗! 이제 보니 넌 또 다른 소스잖아!?” “말정액 삼킨 암컷과 키스도 할 수 있는 나지만, 그래도 그렇게 정액 느낌이 남아있는걸 즐기긴 좀 그렇거든~ 뭐, 성분만 뽑아냈거나 하면 모르겠지만~” “야이 미친...! 무슨 지 정액을 요리에다 쓰게 하고 있어!?”

말정액의 맛이 혀에 새겨졌는지, 접시에 남은 소스를 핥아보며 그 익숙한 맛을 되새겨보던 페이엔.

그녀에게 소스의 정체를 말해주자, 페이엔은 믿기지 않는단 표정을 내비치며 고개를 내저었다.

푸흐흐. 내 말정액으로 약물까지 제조했으면서. 뭘 굳이 이제 와서?

이미 내 말정액이 단순한 정액이 아니란 것 정도는 눈치채지 않았어? 푸흐흐...

단순히 요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쓰이고 있지. 날 섬기는 암컷들이 늘 만족할 수 있도록 말이야.

그리고 그 덕분에 너도 만족스럽게 식사를 했으니, 그거면 충분히 된 거 아니겠어?

“겨우 이걸로 놀라면 안 돼지. 라디아에선 내 말정액이 참 쓰이는 곳이 많거든? 하루라도 안 싸지르면 난리가 난다니까? 큭큭...” “이런 미친... 너무 당당해서 어이가 없네 정말...” “왜? 마음에 안 들어? 맛있었다고 칭찬까지 했으면서...” “...확실히 맛있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참 나...”

맘에 안 든다는 듯이 인상을 쓰면서, 말해봤자 뭐하냐는 듯이 고개를 돌리는 페이엔.

하지만 소스를 묻혔던 포크를 계속 물고 있는 것을 보니, 또 이후에 말정액 소스를 내놓아도 맛있게 즐겨줄 것처럼 보인다.

그런 페이엔의 모습을 즐기는 동안, 식사 자리를 마무리 할 후식용 디저트들을 가져오는 가축들.

외설스러운 암컷들의 모습에 금새 익숙해 진 페이엔은, 후식을 놓는 암컷들의 시중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마치, 가축들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기 시작한 것처럼.

“후후... 페이엔 언니는 아직 말정액이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군? 우리 마왕의 말정액은 그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조미료인데 말이야♥” “푸흐흐. 페이엔은 마약으로 만들어서 즐기느라 맛을 본 경험이 적어서 그래. 뭐, 이제 슬슬 입에 맞아가는 모양이지만...” “야. 아무리 내가 네 정액을 마약으로 만들고 있다지만, 이미 충분할 정도로 맛보긴 했었거든?”

말정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가축들이 가져온 디저트에 입을 대기 시작한 페이엔.

이번엔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페이엔은 그 디저트에 말정액이 쓰였다는 것을 눈치채 주었다.

***********************************************************************************************************

“하아... 확실히 라디아가 대도시이긴 하네. 유르겐 같은 최첨단 시설은 없지만, 규모면에서는 압도적인걸?” “그렇지? 나도 처음엔 엄청 놀랐다니까. 끝이 보이지도 않는 성벽하며, 그 성벽 안에 작은 산이나 호수까지 있을 정도라니...”

걸어도 걸어도 새로운 장소가 나오는 라디아를 둘러보며, 감탄하듯이 말하는 페이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페이엔에게 동의했더니, 페이엔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상하다는 듯이 날 쳐다보았다.

“응? 규모는 대단하긴 하지만, 뭘 그런 거 가지고 놀라? 그 정도는 도시라면 당연한 거잖아?” “...푸흐흐. 내가 인간 도시는 라디아가 처음이라서. 설마 성벽 안에서 수십만이 모여 살거라곤 생각 못했거든.” “하긴. 넌 처음엔 그냥 어딘가의 던전에서 튀어나온 마물이었을 테니까... 풋. 이거 생각해보니 마왕이라는 녀석이 나보다 더한 촌놈이었네?” “아니? 이 차가운 도시 남자인 마왕에게 그런 무례한 소리를?” “꺄하핫. 뭐야 그건? 마왕인 것뿐만 아니라 도시 남자이기도 한 거야? 그거 참 대단한 마왕이네~”

내가 농담하듯이 한 말에 꺄르르 웃으며, 재미있다는 듯이 웃어넘기는 페이엔.

웃는 표정을 보니, 지금 페이엔은 내가 한 말이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실이란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푸흐흐. 생각해보니 페이엔에게 내 출신에 대해 말한 적은 없었지.

말해줘 봤자 믿을 만한 내용도 아니고, 내 음수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거라 딱히 말해줄 생각을 못하고 있었네.

그나저나 도시 안에 작은 산이나 호수 같은 게 있는 게 당연한 거라니. 새삼스럽지만 에센티아 도시들의 규모는 참 어처구니가 없다니까.

“흐음. 저 마차란 것도 참 놀라운걸... 음조마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게 또 도시 안을 저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니...” “푸흐흐. 내 입장에선 이 넓은 도시를 걸어서만 다니는 게 더 놀랍더라. 그런 식으로 답답해서 도대체 어떻게 살았대?” “음... 저런 수레차를 마도구 형태로 만들어 보려는 마법사들도 있기는 한데, 워낙 개발이 미진해서... 근데, 귀족들이 따로 타고 다니는 몬스터 수레차가 있지 않았어? 음조마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걔들도 도시 안을 돌아다니기엔 충분했을 텐데...” “그런 허접한 몬스터들, 음조마가 생기면서 전부 치워버렸지~ 그런 굼벵이들로 언제 도시를 돌아다녀? 이 도로도 음조마들 달리기 쉽게 싹 다 새로 깐 거라고.” “정신 나갔네 정말... 마왕 마왕 거리더니, 진짜 라디아에선 무슨 왕처럼 살고 있네. 너.”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고는 있지만, 묘하게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날 올려다보는 페이엔.

그렇게나 마왕이라 칭하며 새로운 세상에 대해 말했었는데. 아무래도 이제서야 내가 마왕이라는 것이 믿겨지는 모양이다.

이거 참. 판타지 세상 주제에 마왕이 없는 곳이다 보니, 내가 마왕이라는 데도 쉽사리 믿어주질 않네.

내 취향대로 꾸민 도시와 암컷들을 만나고, 암컷들이 내게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고서야 간신히 믿기기 시작했다는 듯이 말하다니...

푸흐흐. 아무래도 음수가 되기 전에는, 페이엔은 나를 그냥 마왕이 되려고 하는 몬스터라고만 인식하겠는데?

그러면 좀 재미가 없지... 까짓거, 오늘 데이트에서 내가 마왕이라는걸 제대로 인식시켜 줘야겠어.

“뭐, 그래도 저런 이동 수단이 있으니 편해 보이긴 하네. 음조마도 생각보다 얌전해 보이고... 근데, 왜 이렇게 담배 피우는 여자들이 많아? 어쩐지 길거리의 여자들이 죄다 담배 피우고 있는 것 같은... 아! 너 혹시...!?” “으음? 왜~? 혹시 페이엔도 담배 피워보고 싶어진 거야~?”

그렇게 거리를 걷던 와중, 내게 인사하는 암컷들을 보던 페이엔이 뭔가 떠오른 것처럼 날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황당하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진짜냐고 묻는 듯한 페이엔의 이 귀여운 표정.

이제서야 페이엔은 마법도시의 암컷들이, 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건지 눈치챈 모양이었다.

“야! 저거, 마법도시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그 담배지!? 설마, 저기에도 네 말정액을!?” “오. 눈치 좋네. 리즈벳이랑 세레스가 뭔가 술식을 써서 말정액을 베이게 만든 담배야. 사루앙이 협력해줘서 마법도시에 팔 수 있게 됐지.” “이, 이런 미친...! 어쩐지, 도시 전체에서 뭔가 야릇한 냄새가 느껴진다 싶더니...!”

그 야릇한 냄새가 기분 좋다는 듯이, 편안한 표정으로 라디아의 공기를 즐겼던 주제에.

이제 와서 페이엔은 그런 모습을 감추려는 것처럼, 늘어진 옷자락으로 입과 코를 막으며 날 째려보았다.

“이...! 마법도시를 정복한다 길래 무슨 농담을 하나 했는데...! 설마 그런 짓을 하고 있었다고...!?” “푸핫. 뭘 이제 와서. 담배뿐만 아니라 술이나 식재료도 엄청 들어가고 있거든?” “...하아. 머리 아프네... 라디아 하나면 몬스터랑 바람난 영주의 일탈 정도로 생각했을 텐데... 설마 그런 식으로 마법도시를 침략하고 있었을 줄은...”

투덜거리고는 있지만, 페이엔에게서 그리 큰 불만이나 놀라움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 페이엔의 투덜거림은, 어디까지나 자기 모르는 동안 이 정도로 진행해놨을 줄은 몰랐다는 수준의 놀라움에서 나온 투덜거림.

그게 아니라면 지금 페이엔은, 내게서 두려움을 느끼고 붙잡고 있는 내 팔을 뿌리쳤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내 팔을 강하게 끌어안는다는 건... 내가 진짜 마왕이라고 해도, 날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하는 건 아니라는 거겠지.

큭큭... 귀엽기는. 과연 지금 페이엔이 어디까지 내 악행을 받아들일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겠어.

“말했잖아? 진짜 세상을 정복할 생각이라니까? 사루앙도 잘 알고서 나에게 협력하고 있는 거라고. 큭큭...” “그 노망난 영감탱이가 진짜...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왕국에 걸리기라도 하면 진짜 끝장인데...” “걱정 마. 어차피 왕국뿐만 아니라 수왕국과 마족령까지 모두 정복할 생각이니까. 거기다 날 알게 된 암컷들은 모두 충실하니까, 그리 쉽게 걸리지도 않을 거라고.” “...어이가 없네. 진심이구나. 너...”

물론 진심이지. 큭큭. 여태까지 내 말을 모두 농담으로 취급했었다니. 이거 좀 슬픈데?

너무 농담하듯이 말했었나? 하긴. 세계정복 같은 이야기는 같이 길거리의 간식거리나 즐기면서 할만한 얘기는 아니긴 했지.

뭐, 좋아.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그러면 된 거 아니겠어?

안 그래도 오늘 데이트의 목적이 바로... 이 마왕과 마왕의 암컷들의 모습을 보여줘서, 페이엔 스스로가 내게 모든 것을 바치도록 만드는 것이니까 말이야.

평범한 엘프로 살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열등한 수컷들을 짓밟고 우월한 수컷에게 쾌락을 얻는 즐거움.

오늘 처음 만나는 그 즐거움 들이 아무리 부도덕적이고 외설스럽더라도, 이미 내 음수에 가까워진 페이엔은 그게 자연스러운 것인 마냥 흥미를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직 머릿속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떠오르고 있겠지만... 큭큭. 그것 이상으로 가슴이 두근거려서 참을 수 없을 테지?

페이엔. 어차피 여기까지 온 거, 복잡한 머릿속은 무시하고 짐승이 되어버린 너의 본능을 따르라고. 큭큭큭...

“...하아. 어지럽네 정말... 그 담배란 거나 하나 줘 봐. 도대체 어떻길래 죄다 물고 있는지 나도 좀 알아야겠어.” “네이~ 누가 페이엔한테 담배 하나 건네줘.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는데, 한 번 맛보여 드리긴 해야지.” “쿡쿡♥ 마침 내가 가지고 있는 진한 음수사양이 있으니까. 이걸로 맛 보여 주는 게 좋겠군♥”

자신의 품에서 담배를 꺼내, 페이엔의 입에 물려주며 불까지 붙여주는 제네시아.

어지간한 남자보다 커다란 제네시아가 아직 어려 보이는 페이엔에게 불을 붙여주는 그 모습은,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부도덕함이 느껴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아... 이걸 그렇게나 좋아들 한단 말이지...”

제네시아가 음수사양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음수들이 즐기려고 꽤 말정액 농도를 진하게 베이게 한 것일 텐데.

그런데도 어째선지 페이엔은, 처음 맛보는 담배를 기침도 없이 이해 안 된다는 표정으로 가볍게 빨아들였다.

“어이가 없네 정말... 이런 거에 왜 다들 빠져선... 말정액 마약을 맞을 때의 그 감각이 약하게 오는 수준이잖아.” “오... 그래? 말정액 마약이 그렇게나 쎄단 말이야?” “내가 괜히 그걸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겠어? 해독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너한테 보지 벌리고 있었을걸?” “큭큭. 그거 대단하네~ ...그러면. 지금이라도 해독제를 끊어보실 생각은요?” “...뭐, 오늘 하는 거 봐서... 아, 아니. 아직 생각 없으니까 꿈 깨.”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멍하니 내 몸을 가만히 쳐다보던 페이엔.

아직 말은 날 거부하는 것 같지만, 이미 페이엔의 마음 속에서는 날 받아들이는 것이 결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페이엔의 이성이 언제쯤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내게 보지를 벌리라고 말하게 될까...

큭큭. 아직도 즐길 거리가 남았는데. 아무래도 오늘 페이엔의 안에서 결정이 나버리겠어.

이미 내게서 벗어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나의 암컷이 된다고 하는 그 결정이 말이야.

과연 뭘 보았을 때 그 결정이 나오게 되려나? 큭큭... 다 알려주고 결정하게 만드는 것도 재미있는걸.

어디, 마음껏 고민해 보라고 페이엔.

네가 신경 쓰고 있는 열등해 빠진 수컷들과, 암컷 짐승이 되어 즐기는 삶.

과연 무엇이 널 행복하게 만들어줄지, 그 고민을 말이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