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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469화 (470/749)

Chapter 469 - 424화 - 열등 수컷들의 천적, 탐욕의 짐승! (2)

“모, 몬스터... 이건, 무슨...” “아, 아... 어, 엄마아...” “사, 살려주세요... 저희는, 아무것도...”

시체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마을 중앙에 모여, 서로 끌어안은 채 몸을 떠는 암컷들.

그녀들의 눈에는, 자신들의 가족들을 죽인 우리에 대한 두려움만이 느껴지고 있었다.

이러면 안되지... 암컷들이 내게 두려움을 느낀다니. 이런 난감할 데가 있나.

이 세계의 암컷들은 모두, 즐거움만을 느끼며 이 마왕에게 발정하는 음란한 삶을 살아야 한다구.

그런 행복한 삶을 가르쳐 주려고 찾아왔는데. 이런 구석진 곳에서 불행한 삶을 살다 보니 자기들을 구원해주러 왔다는 것을 모르는 모양이지?

푸흐흐. 이건 어쩔 수 없구만. 이 마왕님께서, 친히 행복을 알려줄 수 밖에.

“조용히 하도록! 우리는 너희를 해치러 온 것이 아니다!”

내 앞에 나서면서, 제네시아가 암컷들을 향해 팔을 휘젓는다.

누구나 곧 출산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커다란 배를 가지고 있는데도, 위엄과 음란함이 넘치는 훌륭한 모습을 갖춘 암컷.

두려워하는 암컷들을 향해, 제네시아는 그녀들을 안심시키듯이 미소를 지었다.

“너희는 오늘부터, 마왕님의 가축이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친히 이렇게 찾아와 너희를 구원해 주시다니. 이 어찌나 자비로운 분이란 말이더냐...♥ 다들 깊이 감사하면서, 마왕님을 향해 보지를 드러내도록!”

푸흐흐. 자비라... 그래. 이 마왕이 좀 자비롭기는 하지.

이런 작은 마을에서 지내는 암컷들까지, 친히 이렇게 구원을 해주러 오셨잖아?

내가 아니었다면, 진정한 암컷의 행복을 모른 채 이 작은 마을에서 열등한 수컷들의 아내나 가족으로 지내게 되었을 테니까 말이야.

그러니 이 마왕에게 감사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일텐데...

...어쩐지, 새로운 가축이 될 암컷들의 표정이 썩 좋지가 않은걸?

“뭐, 뭐라... 구요? 보지를 드러내?” “그게 무슨... 설마 우리들을 성노예로 다루기 위해, 마을의 남자들을...?” “무슨 헛소리야! 죽은 내 남편을 돌려줘!”

호오우. 이거 반응이 아주 격렬한데?

이 상황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암컷까지 나오다니. 이거 아무래도 제네시아가 웃으면서 얘기하니까 농담처럼 느껴지나 봐~

푸흐흐... 이거 어쩔 수 없네. 아무것도 모르는 이 불쌍한 암컷들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힉...!?” “아, 아...!?” “뭐, 뭐야... 저건... 대체...”

자신들에게 공격 의사가 없다는 것에 안심이라도 한 건지, 점점 목소리를 높이며 항의의 뜻을 내비치던 암컷들.

그 암컷들 앞에 서서 말자지를 세우자, 암컷들의 입에서 기겁하는듯한 신음이 흘러나온다.

내 말자지를 보고도 흥분하거나 흥미를 느끼지 않고 겁에 질리는 것은, 아마 내게서 뿜어져 나오는 사악한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겠지.

푸흐흐... 어쩔 수 없는 거긴 하지만, 그래도 내 말자지를 보고도 욕정을 느끼지 않는다는 건 조금 아쉬운걸.

예전에는 기겁하긴 했어도 저렇게 겁에 질린 표정까진 아니었는데 말이야... 처음엔 다들 놀랐었지만, 그래도 금방 암컷의 표정이 나왔었다고?

근데 지금은 마왕이 된 내 기운 때문에, 흥분보단 두려움부터 느끼는 모양이니... 이것만큼은 정말 아쉽네 진짜.

뭐, 이건 앞으로 차나 담배 등을 퍼트리고 나면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겠지만.

어차피 음조마들을 이용한 무역도 시작될 예정이니까. 적당히 다른 도시에 내 기운이 담긴 물건을 퍼트리다가, 수컷들만 힘으로 제압해버리면 암컷들은 금방 내게 넘어올 테지.

문제는 오늘 이 마을의 암컷들처럼, 퍼트린 물건들을 접하지 못한 암컷들인데... 푸흐흐. 실험도 할 겸, 오늘은 또 색다른걸 준비해 왔지.

“어디 보자... 일단, 남편을 돌려달라면서 일어난 저 암컷부터 시작해볼까?” “후후♥ 저 암컷인가...♥ 좋아. 가축들! 저 발칙한 암컷을 마왕님 앞에 대령해라♥” ““네♡ 제네시아 님♡””

제네시아의 명령에 따라, 오열하며 남편을 돌려달라던 암컷에게 다가가는 가축들.

나를 보고 두려움에 두려움에 빠져있던 암컷이, 당황하며 가축들의 손을 뿌리치려고 버둥거린다.

“뭐, 뭐야!? 이러지 마! 아, 안돼, 놔! 놓으란 말이야!”

하지만 내 가축들을 선별하여 병사로 뽑힌 그녀들에겐, 그런 것은 귀여운 수준의 발악일 뿐.

그렇게 이름 모를 암컷은 가축들에게 끌려와, 내 말자지 앞에 무릎 꿇듯이 주저앉았다.

“아, 아... 사, 살려...” “흐음... 좋아. 리즈. 준비했다는 그거. 시험해 봐.” “네에~♥”

리즈벳이 키득거리는 미소를 지으면서, 옆에 있던 상자를 들고 와 그것을 연다.

상자를 열자 보이는 것은, 무언가 하얀 액체가 채워진 수많은 주사기들.

그 주사기 중 하나를 꺼내어, 리즈벳이 암컷을 향해 과시하듯이 흔들었다.

“후후...♥ 어디...♥ 일단 목 쪽으로 한번 주입해볼까?” “아, 아...!? 아, 안돼...! 하지 마세요...!!” “쿡쿡♥ 안~돼♥ 자, 가축촉진제의 첫 실험♥ 시작할게~♥” “꺄아아아아악!!”

암컷의 목에, 주사기의 바늘이 소름이 돋을 기세로 파고든다.

리즈벳과 마법사 가축들이 만들어 준, 저 가축촉진제란 이름의 액체.

리즈벳의 말로는 내 말정액에 이런저런 것들을 혼합해서 만든, 일종의 흡수력 좋은 말정액 같은 것이라고 했었다.

마왕이 된 이후 내 육체에 테세르가 너무 넘쳐서, 먼저 내 기운에 친숙해지지 않으면 암컷들이 나와의 교미를 감당할 수 없게 된 상황.

그렇다고 매번 암컷들을 시간을 들일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암컷들의 육체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촉진제를 만든 것이다.

물론 내 음수들이 자신들의 기운을 주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인격이나 어딘가가 망가져서 좀 미안한 느낌이니...

그러니 이렇게, 아무런 부작용 없이 빠르게 가축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온 건데. 과연, 결과는 어떠려나?

“아, 옷...? 으히, 아, 아...♡”

눈물과 침을 흘리며, 뭔가 마약이라도 한 듯이 눈이 뒤집히는 암컷.

그 광경을 뒤에 모인 암컷들이, 새파랗게 질리며 두렵단 듯이 바라보고 있다.

“자 마왕님♥ 이제 교미를 해주면 돼♥” “푸흐흐... 그래? 그럼 보자... 어디, 얼마나 남편이 괜찮았길래 그렇게 울부짖었는지. 확인해 볼까?” “아히, 아...♡”

고개를 끄덕이는 리즈벳의 모습을 확인한 뒤, 암컷을 들어올려 옷을 찢는다.

무엇인가 정상이 아닐 정도로 애액을 뿜어대며, 자신의 음부에 맞춰지는 내 말자지에 저항을 하지 않는 암컷.

그렇게 마왕군의 첫 정복 대상이자 실험 대상이 된 마을에서, 가축들을 만드는 교미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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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는 돌아가마. 너희는 마을을 정리하고 준비를 한 뒤, 우리가 보낸 마차를 타고 라디아로 들어오도록♥” ““네! 제네시아 님♥ 마왕님에게 영광 있으라♥””

하나같이 음부에서 말정액을 흘리면서, 커다랗게 배가 부풀어오른 암컷들.

가축이 된 암컷들 곁에서 어린 암컷들이, 두려운 듯이 자신들의 어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 엄마... 왜 그래...” “흑, 흑... 엄마아... 무서워...”

흐읍... 이거 참. 어린 암컷들을 겁에 질린 그대로 남겨두니 좀 미안하네 이거.

근데 이건 어쩔 수 없지. 저렇게 어린 암컷들과의 교미는 내가 아무리 마왕이라지만 좀 그렇다고.

어린 암컷들은 라디아의 어린 암컷들처럼, 담배 같은 걸로 자연스럽게 가축이 되도록 만드는 수 밖에.

그래도 년 단위로 시간을 들이면, 간접적으로 접하는 말정액 만으로도 가축이 되지 않겠어?

어차피 어미들을 모두 가축으로 만들었으니까. 그 어미들이 알아서 음란하게 잘 키우겠지.

어린 암컷들은 어쩔 수 없다 치고, 오늘은 마왕군의 첫 정복을 끝낸 걸로 만족하자고.

“흐으음... 찝찝하네. 어디서 잘못된 거지?”

라디아를 향해 달려가던 도중, 리즈벳이 자신의 음조마 위에서 턱에 손을 가져대며 중얼거렸다.

리즈벳과 마법사 가축들이 만들어 온, 준비되지 않은 암컷도 바로 가축이 될 수 있게 만드는 가축촉진제.

그 가축촉진제는, 오늘 실험한 결과 반 정도만 성공한 미묘한 효과였다.

확실히 준비가 되지 않은 암컷들이었는데도 내 교미를 견뎌서, 멀쩡히 가축들이 되긴 했지만...

그런데 다들 인격이 확 변하거나 남편이 있었던걸 잊어버리는 등, 무엇인가 정상적이지 않은 묘한 증상들이 나타났다.

목이 아니라 다른 곳에 주사하거나 가져온 말정액을 주입하거나 하며, 교미하는 내 옆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던 리즈벳.

교미하지 않고 말정액만으로 가축이 완성되는 훌륭한 결과도 나타났지만, 다들 멀쩡하게 가축이 되지 않았다는 점은 동일했다.

“푸흐흐... 뭐 어때. 일단 가축이 완성되는 훌륭한 효과는 확인했잖아?” “그렇긴 한데... 저렇게 가축이 되면서 확 변해버리면, 마왕님의 즐거움이 반감되잖아~ 하아. 아쉬워...”

이거 참. 내 즐거움을 위해 그렇게까지 신경 쓰다니...

역시 내 첫 번째 음수라고 해야 하나. 이거 너무 기특해서 당장 안아주고 싶어지는걸?

“일단 지금은, 가축을 빠르게 늘릴 수단이 생겼단 거에 만족하자. 우리 리즈는 아주 똑똑하니, 그것도 금방 개량할 수 있겠지.” “...개량, 이라... 흐응...”

무엇인가 생각에 잠긴 것처럼, 자신의 턱을 가볍게 문지르는 리즈벳.

나를 위해 고민하는 리즈벳의 모습은, 상당히 사랑스럽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다.

“자. 그럼... 세라. 라디아 주변 마을은 이제 두 곳 남은 건가?” “네. 150명 규모의 작은 마을과, 500명 규모의 중규모 마을이에요. 오늘 정복한 마을처럼, 작게 농사를 지으며 라디아에 몬스터 소재를 팔던 마을이랍니다.”

안락한 음조마 위에서, 서류를 끄적거리며 오늘 정복한 마을에 대해 정리하던 세라.

내 물음에 서류를 넘기면서, 다음 정복 대상인 마을들에 대한 정보를 확인했다.

“150명 규모의 마을은 라디아 남동쪽에 있는 숲 근처에, 500명 규모는 북서쪽에 있는 강 근처에 있네요.” “그래? 흠... 150명 규모의 마을은, 나랑 음수들만 가서 경험치 좀 챙기면 좋을 것 같은걸.” “아하...♥ 네. 그럼 그 쪽은 그렇게 일정을 잡도록 할게요♥”

마왕군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와 음수들 역시 위협적인 놈들에 대비해 미리미리 경험치를 쌓아둬야지.

정말 안타깝게도 왕국 눈치를 보느라, 내 길드에는 나랑 음수들만 소속되어 있으니까 말이야.

경험치를 공유하게 만드는 길드 문장을 악용하는 문제 때문에, 애초에 거대 길드도 300명 이상의 길드원은 거의 허용을 안 한다고 하던가?

나 참... 덕분에 우리 마왕군도 다 따로 나뉘어서 길드를 만들었잖아. 번거롭게...

무슨 반란이나 그런걸 견제하기 위해 그러는 모양이던데... 나중에 세계 정복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그냥 쌩까고 가축들 전부 내 길드 문장을 새겨버려야지.

“후후...♥ 우리들끼리인가. 그것도 재미있겠군...♥” “푸흐흐... 어때 제네시아. 첫 정복을 성공적으로 마친 기분은?” “너무 상쾌해서, 나도 모르게 젖어버릴 정도다♥ 어딘가를 정복하면서 수컷들을 학살하는 게, 이렇게 즐거울 줄은 몰랐군♥”

내 허리에 몸을 비비면서, 황홀한 목소리로 즐거워하는 제네시아.

정복을 즐기는 듯한 제네시아의 모습은, 말 그대로 훌륭한 마왕군의 지휘관이었다.

큭큭... 뭐, 그럴 수 밖에. 음수가 된 우리 제네시아는 이제...

====================================================================== 이름 : 아스모 제네시아 종족 : 마왕의 권속 - 음수 (인간 기반) 레벨 : 61 ( 5672 / 283400) 칭호 : 모든 구멍이 말자지 전용이 되어버린, 탐욕스러운 암컷. 나이 : 38세 암컷 스킬 : [음란] [수컷 냄새 중독] [말정액 중독] [복종] [굴복] [욕망] [음욕] [상애] [탐욕] 암컷 기록 : [첫 경험 : 말자지] [첫 키스 : 말자지] [첫 애널 : 말자지] [애널 : 성기화] [짐승 잉태중... 98%] [마왕의 부인] 노예의 맹세 : 사랑스러운 나의 마왕님♥ 이 세상을 정복하여, 마왕님의 손안에♥ 복종의 대가 : [짐승의 통솔력] 테세르 보유량 : 234,860 테세르 오염도 : 7% ====================================================================== [탐욕] - 자신의 주인에게 바치기 위해, 무엇이든지 손에 넣길 원하는 욕망. [짐승의 통솔력] - 이 암컷이 지휘하는 짐승들은,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명령을 이해하게 된다.

이 마왕에게 세상을 바치려고 하는, 사랑스러운 나의 부인이 되어버렸는걸.

푸흐흐... 처음부터 테세르 보유량이 저렇게나 빵빵하다니. 아무리 레벨이 높다지만, 과연 마왕군을 지휘할 지휘관다운 수치인걸?

아마 용사라는 버그가 고쳐지면서, 갑자기 바뀌어버린 육체에 내 테세르가 채워진 거겠지?

덕분에 무한한 에너지는 사라져 버렸지만... 그래도, 저 테세르 덕분에 용사였던 시절과 비교해도 크게 약해지진 않았겠지.

아니, 오히려 음수가 되어 육체가 강해졌으니, 용사였던 시절보다 더 강해졌을지도?

거기다 테세르는 앞으로도 오염도가 높아지면서 더더욱 많아질 거고... 무엇보다 저 스킬 마저, 마왕군을 지휘할 제네시아에게 딱 어울리는 스킬 이니까.

앞으로 히어로 나이트만 제외한다면, 인간들은 제네시아랑 마왕군만 있어도 충분히 정리가 가능하겠지.

제네시아의 스킬이 눈으로 확인되는 스킬이 아니란 것만 좀 아쉬울 뿐이네. 듣자 하니 가축들의 머리에 제네시아의 목소리가 직접 들린다는데 말이야.

나중에 제네시아에게 지휘를 맡기고 마왕군이랑 움직이면, 그땐 나도 들어볼 수 있으려나? 푸흐흐...

뭐, 그건 그때 가서 기대해 봐야지.

“맘에 드니 다행이야. 푸흐흐. 덕분에 내가 아주 편해졌어. 고마워 누님~” “아아. 앞으로 이 누나만 믿도록 해라♥ 이 에센티아에서 열등한 수컷들을 모조리 치우고, 암컷들만 모아 우리 마왕 동생에게 바치도록 하지♥”

한 때 친동생에게 욕정하는 브라콘이어서 그런가? 누나취급 해주면 되게 좋아하네. 푸흐흐.

나란 수컷에게 정복당해 버렸으면서, 그런 나를 동생처럼 바라보고 싶어하다니. 이거 제네시아의 페티쉬 같은 거라고 봐야 하나?

뭐 좋아. 동생처럼 부르곤 있지만, 다른 음수들처럼 내 암컷이란 건 잘 자각하고 있으니까. 특별히 그 취향에 맞춰줘야지.

이 정도는 내 암컷이 기뻐한다면, 얼마든지 해줄 수 있으니까 말이야. 큭큭...

“...오... 다들 열심히 일하고 있는걸. 훌륭해.”

그렇게 내 음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라디아 근처에 가까워졌을 무렵.

라디아의 성벽 근처에서, 수많은 수컷들이 너덜너덜한 차림새로 밭을 일구는 것이 보였다.

넓디 넓은 라디아 근처에 마련된, 광활하게 보이는 드넓은 농경지.

이전엔 어둑어둑해지고 있는 지금 시간쯤엔, 진작에 일을 끝내고 도시 안으로 복귀를 했겠지만...

하지만 라디아의 지배가 끝난 지금, 저 수컷들에겐 그런 게으름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마왕과 암컷들의 삶을 풍족하게 만들기 위해, 몬스터의 위협이 있더라도 열심히 노동을 해야만 하는 수컷들.

지금 저 수컷들은, 세계 정복이 끝날 때까지 살려주는 대가로 나와 내 암컷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후훗...♥ 전부 절망이 느껴지는 좋은 표정들을 짓고 있네요♥” “그러게 말이야~ 큭큭. 원한다면 자기 가족들도 만나게 해주는데. 왜 저러는 걸까~”

사는 곳을 옮기고 강제적인 노동에 투입한 것 외엔, 사실 저 수컷들은 딱히 뭔가를 제약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 가축들이 아무리 열등한 수컷을 거부하게 되었다지만, 그 거부감은 어느 정도 개인차가 있는 법.

그래도 한 때 가족이나 연인이었던 수컷들을, 교미하진 않더라도 죽기 전까지 곁에 두면서 괴롭히고 싶어하는 가축들은 꽤 많았다.

뭔가 인간이었던 시절의 정 때문에,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고 싶은 그런 느낌이라나?

어차피 세계 정복이 끝나면 한꺼번에 몰살시킬 열등한 족속들이지만, 그런 가축들 때문에 신고를 하면 자기들 거주 구역 밖으로 나오는걸 허락해 준 상태.

제법 괜찮은 월급과 떨어진 암컷들도 만나게 해주는데. 왜 저렇게 절망스러운 표정들인지 모르겠단 말이지~

월급은 경제 순환 때문에 적당히 돌리고 있는 거지만... 아. 혹시 그 월급 전부, 자기 암컷들 쪽에 가져다 바쳐서 그런가? 푸흐흐.

어차피 지금의 재화는 세계정복 후엔 별 의미가 없지만... 뭐 그래도, 저 수컷들에겐 하루하루 살아갈만한 의미는 되겠지.

저것들이 아예 없으면 저런 농사 같은 중노동을 우리 가축들이 해야 하기도 하고... 푸흐흐. 덕분에 우리 라디아가 암컷들의 낙원이 된 느낌이라니까.

열심히 해라 수컷들~ 나는 들어가서, 너희들의 여자였던 암컷들과 즐겁게 지낼 테니까~

“푸흐흐... 응?” “아! 마침 오셨군요 마왕님! 막 전령으로 찾아가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렇게 일하는 수컷들을 비웃으며 라디아에 다가가던 도중.

가까워진 남쪽 성문 근처에서, 음조마를 곁에 둔 암컷이 내게 달려와 머리를 조아렸다.

“음? 전령이라니? 무슨 일 있나?” “네. 지금 마왕성에, 제네시아 님의 동생... 제렌이란 수컷이 찾아왔습니다.” “뭐야? 제렌이?”

마치 귀찮은 것이 찾아온듯한 불쾌한 목소리.

자신의 동생의 이름이 들리자, 내 등에 타고 있던 제네시아가 몸을 움찔거렸다.

“네. 루나와 제네시아 님을 만나야겠다며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루나는 지금 음조마 임신을 위해 마구간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보니...”

아이고~ 루나가 이제 다 끝났다고, 음조마 생산하러 마구간에 들어갔구나?

루나가 있었으면 또 괴롭혀서 맛가게 만든 다음 돌려보냈을 텐데... 나 참.

마구간은 한 번 들어가면 며칠은 나오기 힘든 곳이니... 아니 그보다, 제렌 그 놈은 뭐 하러 이제 와서 찾아왔대?

수컷 거주 구역으로 보낼 땐, 뭔가 정신이 나간 것처럼 보여서 이제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

설마 여기서 제네시아를 찾아오다니. 내가 그냥 자비를 베풀어서 살려준걸 모르는 모양이지?

뭐 좋아. 굳이 친누나인 제네시아와, 마지막 결별을 하고 싶다면야...

“흐음... 제네시아. 제렌이 아무래도 나의 제네시아 누님을 만나고 싶어하는 모양인데?” “하아... 짜증나는군. 역시 확실히 처리를 했었어야 했나...” “푸흐흐. 굳이 찾아와서 내 누님을 찾는데. 이건 확실하게 끝을 내줘야겠지?” “아아. 그래... 오늘, 확실하게 끝을 내버려야겠군... 성가시게 해서 미안하다. 동생♥ 오늘, 나와 피가 이어져있던 쓸모 없는 동생은 쳐내도록 하지♥”

나와 함께 키득거리면서, 몸에서 사악한 기운을 뿜어대는 제네시아.

그 기운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느낌이, 제렌이 겪을 ‘끝’을 말해주는 것 같다.

피가 이어진 동생의 이름을, 애정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섬뜩한 목소리로 부르는 암컷.

“마지막으로, 이 누나의 애정을 느끼게 해주면서 말이야♥”

음수가 된 제네시아가, 사악한 목소리로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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