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38 - 397화 - 말이란 짐승은 정말 굉장해! (3)
“설마 그 세레스 언니가 몬스터를 쓰다듬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니까~ 아니, 도대체 세마 군이랑은 언제 그렇게 친해진 거야?” “뭐어, 여러 가지 일이 있었으니까.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어버렸네? 후후...♥” “세실리아도 그렇게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더니. 저 음조마 덕분에 정말로 세계여행이 가능하겠어... 혹시 그거 때문에 세마 군이랑 친해진 건가?” “아핫♥ 그런 것도 있고, 세마 오빠가 많은 걸 알려줬거든♥ 덕분에 요즘은 매일매일이 즐거워서, 여행은 좀 미뤄도 될 것 같은 느낌?”
가져온 점심을 먹고 나서 가볍게 차를 마시며, 내 음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제네시아.
그 동안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는지, 제법 즐거워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한참 수다를 이어나갔다.
음... 저렇게 즐거워하며 수다를 떠는 모습을 보니 제네시아도 확실히 암컷이란 게 확 와 닿는걸.
동생을 노리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반쯤 정신 나간 모습이었는데 말이야. 푸흐흐.
근데, 세레스가 다른 몬스터도 이렇게 친근하게 굴거라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거든? 제네시아?
마왕인 나 정도니까 받아들인 거지, 세레스의 몬스터 혐오는 딱히 고쳐진 게 아니라고? 큭큭...
“세라도 저 음조마를 받을 정도로 세마 군과 친해지다니. 이거 혹시 이직 제의까지 들어온 건 아니겠지?” “후훗♥ 글쎄요~ 과연 어떨까요?” “으읏! 안 된다 세마 군! 세라는 길드관리소에서 가장 유능한 직원에 속한단 말이다! 데려가 버리면 내가 아주 곤란해져!” “나 참. 일 안하고 도망쳐도 대신 일해줘서 그런 거죠? 이거, 세라 말고 다른 직원들도 다 데려가 버려야겠는데?” “아니 그런 잔혹한! 자네는 피도 눈물도 없는 건가!?” “푸흐흐. 뭐, 세라는 나중에 천천히 꼬실 거니까 걱정 말고 열심히 일해 주십쇼. 나중에 음조마도 한 마리 구해 드릴 테니까요.” “흠흠. 뭐어. 그렇다면야...”
허어... 자기 전용 음조마가 생긴다는 게 꽤나 마음에 드는 건가? 생각보다 반응이 훨씬 괜찮은걸?
세라는 어차피 제네시아를 얻기 전까진 길드관리소에 보낼 생각이었지만... 표정을 보니 음조마 한 마리 주면 지금 당장이라도 세라를 데려올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네.
큭큭... 네 전용 음조마는 나중에 천천히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지. 기대하고 있으라고 제네시아.
“마법사 양과 의복점 주인도 그렇지만, 성녀 님까지 세마 군의 길드 소속이란 걸 들었을 땐 조금 놀랐습니다. 다들 몬스터가 아무렇지 않으신지?” “뭐어, 저 같은 경우에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다양하게 도움을 받기도 했고...” “사악한 마물을 잡기 위해 일부러 라디아에 오신 신수이신걸요. 오히려 도울 수 있어서 영광이랍니다♥” “교회에서도 마물은 중요한 문제라서. 여신님의 적을 잡겠다는데 뭐라고 하면 안되죠♥” “으음... 교회의 그 노인네들이 가만 있지 않았을 것 같은데... 뭐, 성녀님께서 괜찮으시다면 괜찮은 거겠죠.”
교회의 노인네들이라. 어째 표정이 꽤나 시달린 적이 있는 듯한 표정이네?
하긴. 왕도에 살던 귀족에다 어린 시절부터 용사였다고 하니, 이래저래 엮이는 일이 제법 있었겠지.
여신교는 왕국의 국교인데다, 왕도의 교회는 애초에 여신교의 최고기관이니, 귀족들과 이래저래 얽혀있겠지.
거기다 사제들도 은근히 뒷돈 같은걸 받는 놈들이 있었으니까. 제네시아 성격상 한대 패주고 싶은 애들이 제법 있지 않았을까?
흐음... 나중에 교회를 정리할 때 클레아와 같이 제네시아도 보내면 괜찮겠는걸.
“그럼, 슬슬 다시 이동해 볼까요? 아직 좀 더 돌아봐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어디로 가볼까요?” “음... 이 호수가 여기라면, 근처에 작은 마을이 하나 있을 텐데...”
티타임도 얼추 끝나고 다음 행선지를 찾아, 지도를 살펴보는 리즈벳과 클레아.
내 말정액이 들어있는 차를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마신 제네시아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조금 진지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음. 저 음조마들의 속도를 확인해서 말인데... 오후엔 다른 곳을 둘러봐도 괜찮을까?” “어라? 어디 가고 싶은 곳이 계신가요? 소장님?” “으음. 그게... 세레스 언니. 잠시만...” “어머? 무슨 일이니. 제네시아?”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처럼, 세레스에게만 살며시 귓속말을 하는 제네시아.
그래 봤자 어차피 우리도 알게 될 텐데. 왜 굳이 세레스에게만 귓속말을?
세레스에게만 말한다는 건... 혹시, 라디아와 관련된 이야기인 건가?
“...정말인가요? 제네시아?” “음.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그래도 모험가들의 보고서 내용대로라면... 의심을 해볼만한 상황이야.”
으음? 뭐지? 세레스까지 진지한 표정을?
모험가들의 보고서라? 혹시, 내가 수컷들은 죽이고 암컷들을 강간했다는 걸 눈치챈 건 아니겠지?
내 가축이 된 암컷들이 알아서 보고서는 잘 썼을 텐데... 흐음...
...뭐, 어차피 눈치챘다 하더라도 세레스에게 말한 시점에선 이미 아웃이지만. 그래도 그 경우엔 그냥 제네시아를 가축으로 만들어 버릴 수 밖에 없겠는걸?
지금 단계에서 내 행동을 파악했다면, 관계를 이어나가기 참 골치 아파질 테니...
아니겠지? 이제 점점 제네시아가 맘에 들기 시작했는걸? 가축으로 만들기는 조금 아깝단 말이야.
“...흐음... 그래요. 그럼, 이렇게... 오후에는 이 주변을 돌아보는 걸로 하죠.”
제네시아의 말에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하다가, 지도에서 라디아 주변으로 원을 그리듯이 가리키는 세레스.
나에 관한 건 이야기는 아니었나? 후우. 다행이다.
이제 막 용사의 저항력을 뚫고 타락이 시작됐는데. 여기서 가축으로 빠지기엔 너무 아쉽지.
그런데... 그럼 내 이야기도 아닌데, 세레스가 왜 이런 진지한 표정을 짓는 거지?
“세레스. 무슨 일이야? 여기 뭐가 있어?”
기웃거리듯이 지도를 바라보는 암컷들 사이에 끼어, 세레스에게 물은 나.
세레스는 나를 쳐다보며, 조금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몬스터 침공이 발생할 수도 있는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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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언니... 그걸 그렇게 말해버리면... 소문이라도 나면 엄청 시끄러워 질 텐데...” “어머. 당연히 이런 중요한 일은 신수 님께도 알려드려야지♥ 혹시 신수 님을 못 믿는 거니?” “그건 아닌데... 하 참. 이 언니 왜이리 가벼워졌어...”
라디아에서 제법 먼 외곽을 둘러본 후, 해가 저물기 시작해 라디아로 복귀하던 도중.
라디아의 성벽이 가까워지자, 제네시아는 걱정된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세레스에게 투덜거렸다.
으음... 리안나와 세라를 뺀 네 명은 제네시아랑 같이 뭔가 진지하게 주변을 살피던데... 나는 봐도 뭐가 뭔지 잘...
애초에 몬스터 침공이 뭔지도 잘 모르니까. 듣고 봐도 얼마나 난감한 상황인지 가늠이 안 된다고 제네시아.
“음... 소문이 나는 걸 걱정할 정도면, 정말 큰 일인가보죠? 그 몬스터 침공이란 거?” “아. 자넨 모르나? 음... 어차피 이미 들어버렸으니... 세레스 언니가 어리던 시절에, 라디아에 몬스터 침공이 있었다는 것은 들었나?” “네. 들었습니다. 도시 다 날아가고 영주이던 부모님도 죽고. 아주 난리였다면서요?”
분명, 세레스가 라디아에 집착하게 된 것이 그 몬스터 침공 때문이었지?
지금 라디아의 모습에선 상상이 안 가지만, 영주성까지 날아갈 정도로 큰 일이었다고 들었는데...
사실 몬스터가 쳐들어왔단 것보단, 그렇게 날아간 도시가 수년 만에 복구되었다는 게 더 믿기지 않는걸.
암만 마법을 쓴다지만 에센티아의 건축, 너무 굉장한 거 아니냐?
“맞아요. 몬스터 침공은 피해가 없을 수가 없긴 하지만, 그땐 도시를 지켜야 할 병사와 기사들도 문제가 많아서. 피해가 너무 커져버렸죠.” “라디아가 기사들을 없애고 모험가들을 대거 받아들이는 계기가 됐지... 뭐, 그건 그렇다 치고. 그때 침공한 몬스터들의 규모가 15000 이었는데...” “15000!?”
뭐야? 일만 오처어어언?
내가 한번에 본 몬스터 숫자는 많아 봤자 수십 모여있는 거였는데? 15000 마리가 모인다고?
“그게 중규모라네. 5000까지가 소규모 침공. 2만 까지가 중규모 침공. 그 이상이 대규모 침공에 해당하지.”
허. 세상에. 2만이 넘을 수도 있다고? 완전 몬스터 군대잖아 그거?
라디아에 있는 모험가들을 쪼렙까지 다 긁어 모아도 2만 수준이라고 들었는데... 세상에. 몬스터가 2만 이상...
그러면 당연히 도시가 날아갈 수 밖에 없겠는걸?
“이유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종을 막론하고 갑자기 그런 숫자의 몬스터들이 모여 인간들이 사는 도시를 공격하는 것이 몬스터 침공이라네. 왕도가 그렇게 넓고 소규모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것도, 다 몬스터 침공을 대비한 것이지.”
종을 막론하고 갑자기 몬스터들이 모인다. 그 설명을 들은 순간,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내 음수들을 바라보자 고개를 끄덕이는 음수들. 아마, 내 추측대로 라는 거겠지.
여신이 정해둔, 인간들을 조절하기 위한 설계... 그 형태가 바로, 이 몬스터 침공이란 것... 이겠지?
...이거 여신도 상당한 미친년이었네 진짜.
“주기도 없고 어느 날 갑자기 몬스터들이 모여 침공하는 터라, 대응이 상당히 난감하지. 수백 년 넘게 침공 받지 않은 도시가 있는가 하면, 10년도 안돼서 다시 침공 받은 도시도 있으니까.” “허... 그거 참. 진짜 골치 아픈 일이네요.” “그래. 그런 몬스터 침공이 싫어서 성벽도 없이 작은 마을을 만들어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네. 몬스터 침공은 성벽이 있는 대도시에만 찾아오거든. 물론 그런 마을에 살면, 한 두 마리씩은 자주 찾아오겠지만 말이야.”
아하... 이 넓은 땅덩어리에서 성벽도 없이 지내는 작은 마을들이 있다더니. 그런 이유가...
하긴... 몬스터 몇 마리 정도는 처리가 가능하다면, 그렇게 작게 모여 사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어.
암만 환경이 좋아도 어느 날 갑자기 다 날아가버릴 수 있는 건 좀...
으음. 많으면 2만 이상이라... 내가 마왕이 되긴 했지만, 지금 과연 그 숫자가 감당이 가능할까?
몬스터 한 마리 한 마리가 어느 정도 수준일지 가늠이 안되니, 뭐라 판단하기가 애매하네 이거. 설마 용 같은 게 섞여 있는 건 아니겠지?
이거, 진짜라면 나도 대비는 해야겠는데.
“...그래서, 살펴본 바로는 어떠십니까? 제네시아 님?” “...아무래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군...”
여태까지 들어보지 못한 진지한 느낌이 드는 제네시아의 목소리.
내 등에 타고 있는 제네시아가, 붙잡은 내 몸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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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즐거웠다네! 나중에 또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군!” “하하. 또 외출하고 싶으면 말씀하십쇼. 제가 태워 드리는 건 언제든지 해드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가! 이거, 신수랑은 친해지고 볼 일이군!”
슬슬 어스름한 배경이 깔리기 시작할 때쯤, 제네시아의 저택 앞에 도착했다.
진지하던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이, 활짝 웃으며 내 등을 치는 제네시아.
그 모습은 어찌 보면, 몬스터 침공에 대한 우리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것처럼 보였다.
“모습이 변할 때마다 옷을 갈아입어야 하니 자네도 참 힘들겠어! 하하!” “푸흐흐. 뭐어... 다들 도와주니 크게 문제까진 아닙니다.” “여자들에게 알몸을 보이고도 문제가 아니라니! 이런 색마 같으니라고! 하하!”
어차피 내 암컷들이자 부인들인데. 알몸을 보인다 해도 무슨 상관이야. 푸흐흐.
제네시아 얘는 시원시원한 것 하나는 정말 마음에 든단 말이야.
“그럼, 들어가 보겠네... 아, 아까 말했던 것은, 아직 확실해 질 때까진...” “네. 압니다. 비밀로 하고 있도록 하죠.” “음! 역시 우리 신수는 눈치가 있어! 그래. 그렇게 해주게나! 세레스 언니. 언니는 따로 준비를...” “그래. 따로 연락할 테니 들어가보렴. 제네시아.”
고개를 끄덕이며 커다란 저택 대문 안으로 들어가는 제네시아.
대문이 닫히고 잠시 조용해진 우리들 사이에서, 내가 미소를 지으며 먼저 말을 꺼냈다.
“몬스터 침공이라... 이거, 경험치 이벤트인가?” “후후...♥ 마왕님께는, 그럴 수도 있겠네요♥”
내가 피식 웃자, 내 음수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는다.
확실히 숫자는 제법 놀라긴 했지만, 이 마왕에게 이제 와서 몬스터들 따위가?
푸흐흐... 어림도 없지. 이 마왕님께서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선택 받은 몬스터인걸.
“그래서 어때. 세레스? 침공 시기는 가늠이 되나?” “시기는 예상이 되질 않네요... 하지만, 확실히 몬스터들이 대규모로 이동한 흔적이 있었으니, 어딘가에서 모일 거라 예상돼요.” “음... 다른 도시로 갈만한 가능성은 없고?” “이동한 위치가, 다른 도시가 있을만한 위치가 아니라서... 물론, 좀 더 제대로 조사는 해봐야겠지만요.”
그렇단 말이지... 흐음. 누군가를 보내서 살펴볼 필요가 있으려나.
그것보다. 경험치 이벤트라고 생각했더니, 이거 다른 도시로 가더라도 찾아가서 참가하고 싶어지네.
굳이 내 경험치가 아니더라도, 우리 마왕군을 키울 좋은 상황이 온 거잖아 이거?
“푸흐흐... 우리 마구간은 지금 얼마나 비어있지 세라?” “후후♥ 저번에 선행 체험에 들어간 가축들 외엔, 아직 들어간 암컷은 없답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아직 가축들의 숫자는, 군대로 써먹기엔 충분한 숫자가 아니다.
어찌 보면 이건... 사라진 여신이 준비한, 마왕군을 탄생시키는 이벤트 일 수도?
좋아... 이제 나름 제네시아도 타락에 빠지기 시작했으니, 잠시 멈춰두었던 라디아의 타락을 다시 진행해도 상관없을 터.
슬슬 마왕인 나를 섬기는 나만의 군대를 만들 타이밍이 되기도 했으니까. 아주 좋은 기회야.
“좋아. 내 음수들. 누가 됐든 상관없다. 어차피 이제 라디아에 사는 암컷들은, 대부분 가축이 될 준비가 되었을 터. 길거리에 보이는 괜찮은 암컷은, 모두 잡아와서 준비시키도록.” ““네♥ 알겠습니다 마왕님♥””
걱정하지 마라 제네시아. 이 마왕님의 가축들이, 몬스터 한 마리 놓치지 않고 자신들의 경험치로 삼을 테니까 말이야.
너는 그저, 더욱 타락에 빠지면서 내 암컷이 될 준비를 하면 돼.
오늘 나에게 더욱 친밀감이 생긴 듯하니, 이제 본격적으로 너에게 쾌락을 맛 보여주지.
이제 실좆을 가진 남동생 따위는 수컷으로 보이지 않는, 음란한 짐승으로 만들어주겠어. 제네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