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21 - 382화 - 암컷 용사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
“호오... 요거 요거... 요 녀석들 참...”
그렇게, 음수들과 나의 결혼식이 끝나고 며칠 후.
지금 내 눈 앞에선, 그 결혼식에 태어난 짐승들이 ‘임시 축사’ 의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새 참 많이도 컸는걸... 아니, 아니지.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빠른 거 같은데...”
내면이야 어쨌건 간에, 일단 외형만큼은 인간인 내 음수들.
아주 놀랍게도 그런 음수들에게서 태어난 이 짐승들이지만, 놀라운 것은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내 본 모습이 말이어서, 말로 태어났다고 생각했던 요 녀석들인데.
분명 겉모습은 말이고, 나와 내 암컷들의 유전자가 섞여 나온 생명체일 텐데...
이걸 정말 말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 그 전에, 이걸 생명이라고 볼 수는 있는 건가?
누군가는 애비가 돼서 무슨 말을 하냐고 하겠지만, 정말 요 놈들이 나랑 내 암컷들 사이에서 태어났단 게 믿기질 않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요놈들. 꼬추나 보지가 없는걸...”
말들의 가랑이 사이를 보자,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짐승의 보지와 비슷하게 생긴 소변을 보기 위한 구멍뿐.
이 녀석들은 놀랍게도, 생식을 위한 교미기관 이란 것이 존재하질 않는 녀석들이었다.
쓰읍... 어떻게 가축들을 늘리는 데 나 대신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근데 애초에 불가능한 상황이라니.
정말이지 안타까운걸. 내 자식이나 다름없는 놈들이면서, 짝짓기를 못하는 불쌍한 놈들이란 게 말이야.
이래서는, 서로 번식시켜서 수를 늘릴 수도 없는 거잖아...
정말이지... 불과 며칠 만에 이렇게 사람이 타도 될 정도로 커진 것도 놀라운데. 전혀 생각지도 못하던 짝짓기를 할 수 없는 생물이라니.
아니, 그전에 이걸 생물이라고 볼 수는 있기는 한 건가? 나 참...
심지어 그 뿐만 아니라, 지금 여기서 더 믿기지 않는 것은...
“...푸륵...”
아무리 봐도 이 녀석들의 표정에서, 살아있는 듯한 생기가 느껴지질 않는단 거란 말이지.
지금 내가 쓰다듬는 요 녀석은, 털 색깔로 봐선 리즈벳의 아기인데... 흐음...
진짜 신기하네. 멀리서 보면 눈코입 다 달린 멀쩡한 말인데. 가까이 오면 이렇게 체온도 느껴지는데.
근데 왜 이렇게 요 녀석들에게선, 몬스터들에게서도 느낄 수 있는 생기를 느낄 수가 없는 거지?
뭔가 표정 변화도 없고 눈도 꼭 의안을 박아 넣은 것 마냥 변화가 없는 게... 도대체 어딜 보는 건지도 잘 모르겠단 말이야.
이건 뭐라고 할까... 겉은 그럴싸하게 잘 꾸며냈지만, 마치 기계로 만들어진 가짜를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뭔가 대부분 다 만들어놓고, 중요한 뭔가를 빼먹은 듯한 느낌이야.
임신했던 내 음수들이 생명으로 보기엔 좀 애매하다고 하는 말이 이해가 안됐었는데. 혹시 이게 그 영혼이 빠져있다는 그것 때문에 그런 건가? 흐음...
“거 참... 이 녀석들을 내 자식으로 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 “후훗. 이 아이들은 마왕님의 자식이라기 보단, 저희 음수들이 만들어낸 도구로 봐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엄마인 내 음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이 녀석들이 갑자기 안쓰러워 지는걸...”
리즈벳의 말을 살펴보던 사이, 자신이 낳은 녹색의 말과 함께 나에게 다가오며 말하는 세라.
세라의 말과는 달리 저 녹색의 말은, 자신의 어미를 알아보는 것 마냥 세라를 따르고 있었다.
그것이, 마치 기계가 학습한 대로 등록된 인물을 따라다니는 느낌이긴 하지만.
“그렇지만 이 아이들, 영혼이 빠져 있어서 감정이나 그런 것이 존재하질 않는 걸요. 저희도 뭔가 자식보다는, 저희들의 분신을 만들어낸 느낌이라고 할까...”
분신인가... 하긴. 지금 세라를 따르는 저 녹색 말. 지금 전혀 말도 안하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세라와 통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긴 하지.
아무래도 내 음수들에게 이 녀석들은, 자신들의 일부를 떼어낸 무언가로 느껴지는 모양인데...
지금 다 만들어진 지하에서 태어날 녀석들. 그 녀석들도 마찬가지 이려나? 흐음...
...뭔가 이 녀석들이 정말 도구로 느껴져서 조금 안타깝네. 기껏 나와 내 아내들 사이에서 태어난 놈들인데 말이야.
“무, 무슨 말씀이세요 세라 님... 이 아이들. 확실하게 감정을 가지고 있다구요...” “마왕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끼어들지 말아줄래 데이브? 가서 언니들의 아이들이나 돌보고 있어!”
오들오들 떨면서 세라에게 다가가 이 짐승들에 대한 애정을 내비치는 데이브.
불과 며칠 사이에, 그 잘생기고 잘나 보이던 수컷이 완전히 핼쑥한 폐인 같은 모습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런 데이브를 짜증난다는 듯이 세라가 째려보자, 푸륵거리며 데이브를 위협하는 녹색의 말.
분명 우리가 이 임시 축사로 들어오기 전까지, 얌전히 데이브에게 빗질을 받고 있던 녀석인데...
아무래도 자기를 관리해 주는 녀석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어미를 짜증나게 만들면 알짤 없는 모양이다.
큭큭. 이거 신기하네. 뭔가 저 녀석이 세라의 감정에 영향을 받는 것 같은 모습인걸?
정말 이렇게 보니, 뭔가 세라의 분신처럼 보이기도 하는 게... 확실히 자식으로 취급하기엔 좀 애매한 느낌이긴 하네.
“하아. 살려줬으면 일이나 잘 할 것이지. 건방지게... ”
세라의 위협에 안색이 새파래져서는, 터덜터덜 다른 말들에게 다가가는 데이브.
이제 용사가 아니게 된 데이브는, 더 이상 사악한 기운에 저항하지 못하는 것처럼 가벼운 위협 만으로도 감히 우리 짐승들에게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분명 용사만 아니게 되었을 뿐. 50레벨이 넘는 고레벨의 인간이란 것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하지만 그 레벨이 무색하게도, 날이 갈수록 능력치가 떨어지면서 감히 우리들에게 저항하지 못할 폐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제는 설령 어디론가 도망쳐서 육체를 정화하고 다시 단련하더라도, 이전의 강함을 되찾을 순 없겠지.
큭큭. 그래도 자비롭게 목숨은 살려준데다 이 녀석들의 관리인이라는 직책까지 줬으니까 말이야.
이건, 데이브가 당연히 나에게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
“아무튼... 이제 이 아이들을 통해서 다양한 일들도 할 수 있겠죠. 저희가 마왕님과 함께 이동하는 것도 이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을테구요♥” “푸흐흐. 그건 그렇지. 이제 와서 말이지만, 한번에 4명 태우고 달리는 건 떨어질까 봐 엄청 조마조마했어.”
아무리 커다란 덩치와 스킬이 있다지만, 4명을 태우기엔 너무나도 아슬아슬했던 내 육체.
이제 음수들의 숫자도 늘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상황이었지만, 이 녀석들 덕분에 그런 걱정은 사라져 버렸다.
물론 세라나 리안나는 딱히 싸움을 시킬 생각은 아니라서 아직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이제, 다같이 어디론가 이동이 필요한 상황이 오더라도 이 녀석들을 쓰면 다 함께 이동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나름 이 녀석들. 내 음수들의 자가용 같은 건가? 푸흐흐...
내 등에 아내들을 태울 일이 줄어들었다는 건 좀 아쉽지만... 그래도 뭐, 태우고 싶으면 따로 태워도 되는 거니까.
그러니 지금은, 요 말이라는 짐승에 가까운 훌륭한 가축들이 생긴 것에 만족을 해야지. 음.
...말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니, 나중에 요 녀석들을 부르는 이름도 따로 정해야겠는걸.
“...그래서, 이제 숨길 준비는 다 됐나?” “네♥ 가구나 쓸데없는 것들은 다 치웠으니, 이제 이 아이들이 안에 들어가도 문제 없을 거랍니다♥”
내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세라.
저택 쪽을 바라보자, 원래 세라와 데이브의 신혼 집이었던 저택의 창문에서 정리를 마친듯한 내 가축들이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그래. 얌전한 녀석들이니 큰 문제는 없겠지.” “후훗♥ 사실 축사만 제대로 만들어졌다면 이럴 필요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니까요.”
오늘, 이 임시 축사에 찾아온 것은 단순히 이 말들을 보러 온 것은 아니다.
이제 내일 정도에 도착 예정인, 길드관리소의 관리소장.
며칠 전부터 나와 음수들은, 그녀가 오기 전에 도시 안에서 그녀의 의심을 살만한 요소들을 숨겨두는 중이다.
관리소장이니 뭐니 해봐야 고작 암컷. 암컷들을 타락시키는 마왕이 된 내가 뭐이리 호들갑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그녀가 처음으로 만나는 여자 용사라는 점 때문에, 어떠한 변수가 있을지 예상할 수가 없다는 것.
심지어 세레스에게 들은 그녀의 성격은, 첫인상과는 달리 꽤나 막 나가는 4차원의 성격인 모양이었다.
무려 1년 반 동안 동생을 보고 싶다고 자기 자리를 내팽개치고 왕도에 가있었으니, 분명 멀쩡한 인물이 아니란 건 느끼고 있었지만...
그래도 설명하던 도중 세레스가 한숨을 내쉴 정도라니. 도대체 우리 관리소장은 뭐 하는 암컷일까?
뭐 아무튼, 요 녀석들도 숨기고 내 음수들의 옷차림도 적당히 옛날 옷차림으로 만들어두면 큰 문제는 없겠지.
간만에 내 음수들의 풋풋한 옛 모습을 볼 수 있겠네. 음탕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묘하게 흥분되는걸 이거. 푸흐흐...
“그럼, 정리도 끝났으니 나머진 데이브에게 맡기고 돌아가죠 마왕님♥ 다들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그래. 그럼 그렇게 할까?”
자기가 낳은 녹색 말에게 명령을 내린 것도 아닌데. 그런데 마치 무언가 텔레파시라도 보낸 것 마냥 그 말을 데이브에게 보내는 세라.
내가 쓰다듬어주던 리즈벳의 말도, 내가 엉덩이를 치자 뭔가 기계적인 모습으로 데이브에게 돌아갔다.
저택에서 빠져 나와, 데이브에게 무어라 지시하는 내 가축들. 그런 가축들에게 보고를 받으며 내용을 정리하는 세라.
그렇게 나와 내 암컷들은, 맛이 간 관리인을 남겨둔 채 임시 축사를 빠져 나왔다.
라디아로 복귀하고 있는, 길드관리소의 관리소장. 제네시아를 맞이하기 위해.
건방지게 용사가 된 암컷을 향해, 짐승들의 환영 준비가 이어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