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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남의 여자를 빼앗는 말이 되어버렸다-164화 (165/749)

Chapter 164 - 150화 - 마사장 탄생! (4)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어쩌죠. 리즈?” “그러게... 하아...”

가구 하나 없는 투박하고 어두운 방 안.

아직 꾸며두지 않아 텅 비어있는 그 방안에서, 리즈벳과 클레아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반성회를 하고 있었다.

자신들의 주인, 세마의 분노... 비록 짜증내는 수준이었다곤 하지만, 노예로서 주인에게 그러한 감정을 가지게 했단 것이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침울한 기분에 잠겨있는 두 암컷.

그늘진 두 암컷의 표정을 그녀들의 주인이 알게 된다면, 그녀들을 혼낸 것을 후회할 정도의 근심이 두 사람의 얼굴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설마 주인님께서, 그렇게 싫어하실 줄은...” “우리가 너무 방심했어. 주인님의 눈치를 살피면서, 좀 더 천천히 진행했었어야 했는데...”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아지트가 생겨서, 저도 리즈도 흥분한 상태였으니까요.” “거기다... 한꺼번에 8명이나 구원했다고, 너무 들떠있었어... 하아...”

팔짱을 낀 채 벽을 등지고 있던 리즈벳과, 자신의 뺨에 손을 올리고 있던 클레아가 동시에 한숨을 내쉰다.

다른 이가 본다면 그녀들이 정말 심각한 걱정거리를 가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그녀들의 한숨엔 무거운 감정이 담겨 있었다.

“어쩌죠? 오늘 주인님께서 말씀하신 선을 지키다 보면, 시간을 맞추기 힘들지 않을까요?” “...하아. 조금만 더 지났었으면, 주인님이 가진 그것 덕분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셨을 텐데...” “그나마 노예들은 연인이나 가족이 없는 경우 한정이라고 하시니, 계속 바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이상을 원하실 것 같지만... 정작 중요한 우리들을 만들기가 난감해졌으니...”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면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두 암컷.

곧, 리즈벳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씁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쩔 수 없지. 당분간은 주인님의 눈치를 살피면서, 최대한 몰래 주인님을 이끌자.” “노예로 만들 여자들은 당분간 직원 한정으로 하는 게 좋겠네요. 얼른 사업 종류를 늘려야겠어요.” “주인님의 암컷은... 주인님의 말대로, 용사들의 여자인 암컷을 잘 골라봐야겠어. 주인님께 판만 깔아 드리고, 일단 지켜보자.” “...저희에게 도움을 요청하실 만한 상황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우리가 돕다 보면, 주인님도 거부감이 줄어드실 테니...” “주인님과의 교미도, 조금 더 강렬하게 해드려 보자. 그래야 더 큰 자극을 찾게 되실 테니까...”

그렇게 한동안 어두운 방 안에서, 두 암컷의 반성회가 조금 더 이어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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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중의 왕이라네~ 누가 뭐라고 해도~”

간만에 집을 나와 걸어나가는 발걸음이 너무나도 가볍다.

홀스 호프가 문을 연 지 오늘로 5일째.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정말이지 순탄하기 그지 없는 좋은 상태니까 말이지.

무슨 범죄의 기운이 느껴지는 허름한 건물이던 예전과 달리, 깔끔하게 새 단장을 한 덕분인지 사람들이 편하게 찾아오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예전엔 건물 분위기도 좀 그랬지만 술집 자체가 장사보단 물장사 눈속임 용도라서, 들어오자 마자 허름한 내부에 겁먹고 그냥 나갈 것 같은 술집이었지.

그걸 내가 지구에서 가던 술집을 참고해서 나름 모던한 분위기로 꾸며봤는데... 사람들 반응이 나쁘진 않은 것 같았다.

후후... 내가 장사에 소질이 있었나 이거... 뭐든 잘하는 말 새끼 같으니...

...아니, 사실대로 말하면 그냥 오픈빨과 더불어, 분위기가 좋아진 우리 직원들 덕분이겠지.

나와 교미한 이후, 뭔가 안 좋은 쪽으로 변하거나 한 게 아닐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나에게 감사한다고 말하면서, 평생 나와 내 암컷들을 따르겠다고 말한 우리 술집의 직원, 짐승의 노예들.

...아직 부르는 게 좀 그렇네. 노예라니, 이거 익숙해 지긴 할까?

어차피 멸망할 세상이라면 본인들을 구원해준 나에게 복종하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들을 보고 있으니... ‘어, 그런가?’ 싶은 느낌이 들면서, 어차피 멸망하는데 아무 여자나 교미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좀 더 자세히 얘기를 들어보니, 내 말정액을 받아들이면서 뭔가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긴 하는데... 그걸 자세히 설명하긴 좀 어려운 모양인지, 뭐라 우물쭈물 하며 말을 못하던데...

씁... 모르겠다 아직. 아무 여자랑 교미하는 건 좀 너무 짐승 같단 생각이 들면서도, ‘어차피 멸망하는 세상인데 뭐 어때? 말좆의 근사함을 알려주자고!’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사람으로서의 나인가, 짐승으로서의 나인가. 참 고민이네 이거.

뭐, 이건 천천히 생각해야지. 나한테 여자를 바칠 생각으로 가득하던 내 암컷들한테도 그러지 말라고 말해두기도 했으니까.

지내다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오겠지 뭐.

“누나~. 나왔어~”

흥얼거리며 거리를 걷다가, 리안나의 가게에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간다.

건물을 리모델링 시작하던 날부터, 리안나 가게엔 꾸준히 찾아와 리안나를 꼬시고 있다.

제발 이대로 그만두지 말고, 우리 빌딩에 가게 하나 차리라고...

리안나의 남편은 아예 이런 섹시한 의상에서 완전히 손 떼고, 자신과 같이 평범한 옷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던데...

안돼 이 양반아. 이런 재능을 냅두고 평범한 옷이라니. 댁 마누라는 내 암컷들 옷 만들어 줘야 돼.

그래서 리안나랑 당신한테 파격적인 제안을 해줬으니까. 설마 그것도 안 된다고 하진 않았겠지?

“어머. 세마 왔구나?”

가게 안쪽에 있던 리안나가, 밝은 표정으로 날 반겨준다.

그 표정에 몸 안에 들어와 있는 내 말자지가 ‘암컷이야!?’ 하고 튀어나오려고 하는 것 같은데... 아니, 리안나니까 계속 자고 있으렴.

그리 도와준 리안나를 그냥 몸 한번 섞은 노예로 대하긴 싫고, 그렇다고 내 암컷으로 만들자니 멸망이랑 연관 있는 것도 아닌데 가정이 박살 날 남편과 자식이 불쌍하니까 말이야.

어차피 가정이 있는 리안나라서 노예로도 대하긴 좀 그렇지만...

아이고 아쉽다. 왜 용사가 아닙니까. 리안나 남편 분.

용사였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일단 내 암컷으로 만들어 봤을 텐데...

“누나. 잘 지냈어?” “후후. 저번에 온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응. 잘 지냈어.”

흠흠. 어째 요 며칠 사이에 본 표정 중에 가장 밝아 보이는데... 이거 기대해 봐도 되나?

“크흠. 그, 먼저 대답부터 들어보고 싶은데... 누나. 어때? 남편이랑 얘기해 봤어?”

도저히 남편의 의견을 무시할 수가 없어서, 결국 꿈을 접기로 했던 리안나.

아직 남아있는 대출금을, 가게를 정리하고 고급 소재들까지 싹 처분해서 갚은 후... 리안나는 남편의 가게에서 평범한 옷을 만들 예정이었다.

그런 리안나에게 내 빌딩에서 가게를 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지만, 고개를 저으며 그건 힘들다고 말했던 리안나.

이 가게에 남아있는 소재들을 그대로 옮겨 장사하자니 대출금을 못 갚고... 남편은 대출 여부에 상관없이 가정과 남편 가게에 신경 써달라 하고 있고...

그런 리안나를 보며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나는, 얼마 전 리안나에게 통 크게 제안을 건넸다.

남아 있는 대출금은 내가 갚아 줄 테니, 가게 권리를 나에게 넘긴 후 내 빌딩에 가게를 차리고... 거기서 가끔 시간 날 때 찾아와 옷을 만들어주는 형태의 계약직 직원이 되어달라고.

말은 계약직 직원이지만, 사실상 가게 운영이 리안나의 옷에 달린 셈이니 사장이나 마찬가지인 리안나에게 수익 대부분을 넘겨 주겠다고.

가게 자체는 나에게 맡기고, 리안나는 그저 가끔 찾아와서 내 취향의 옷들을 만들어 주기만 하라고 말이다.

나는 돈으로 사업 하나 더 하게 되는 거고, 리안나는 남편 말에 따르면서 동시에 본인 가게를 유지하는 윈윈 조건이지. 암.

리안나의 대출금을 갚아주고 나면, 당장 현금이 거의 사라지는 건 별개로 쳐도 말이야.

그래도 나한텐 술집과 성인용품점도 있고, 가게들이 안정되면 모험가 생활도 다시 시작할 테니 돈 문제는 없겠지. 아마도.

정 안 풀려서 적자가 난다 쳐도, 조금이라면 나도 괜찮을 것 같은데... 괜찮겠지?

“...정말. 그렇게 누나 옷이 맘에 드는 거니?” “최고야. 이제 누나 옷을 입지 않는 리즈벳은 상상도 못하겠어.”

클레아는 아직 일이 좀 바쁜 것도 있고, 뭔가 생각이 있는 건지 리안나의 가게가 건물에 들어오면 그때 보겠다고 했지만 말이야.

...혹시, 내가 여자를 늘렸다고 화내는 건 아니겠지? 이 누나?

“...후후. 정말... 어쩔 수 없네.” “어... 그럼!?”

내가 호들갑을 떨며 리안나를 치켜세우자, 리안나는 부끄러운 듯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남편이 그런 조건이면, 해도 좋대. 내 옷의 팬인 신수가 그런 조건을 내밀면서 와달라는데, 더 이상 거절하기 미안하다면서 웃더라.” “끼야앗호우!!!”

그래! 이렇게나 특별한 조건을 내밀었는데! 당연히 오케이 해 줘야지!

1층을 비워둔 보람이 있구나! 아직 입주할 가게들 모집도 안 하긴 했지만, 1층엔 꼭 리안나 옷가게를 놔두고 싶었어!

나와 내 암컷들 전속 의상 디자이너 획득! 아 너무 좋아!

“누나, 당장 여기 정리중인 옷들 다 내 건물에... 아니다. 거기 1층 내부 정리부터...” “정말. 진정해. 아직 이 가게 건물 계약이 조금 남아 있으니까. 매물로 내놓으려던 것만 멈추고, 정리하던 것 그대로 정리해서 그쪽에 옮기기만 하면 돼.” “흐, 그, 그렇지... 그럼 뭐부터...”

크흡... 아리가또. 리안나 센세. 리안나 남편. 앞으로 잘 부탁해.

그렇게 나는 잔뜩 흥분한 채 속으로 두 사람에게 감사하며, 리안나의 가게 입주 일정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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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히힝~ 말 중의 왕이라네~ 나는 마왕[馬王]이라네~”

하. 진짜 왕이라도 된 기분이네. 요즘 왜 이렇게 잘 풀리냐 나?

건물주 됐지, 펜트하우스 같은 넓고 근사한 집 생겼지, 거기다 사업까지 3가지나 하게 됐네?

연인을 버리고 나만을 사랑해주는 내 암컷들. 어쩌다 보니 나에게 충성하고 있는 직원들.

당장 돈은 거의 다 써버렸지만, 앞으로 가게들 입주 시키고 계속 장사하고 하면 돈 버는 거야 순식간일 테고.

이 정도면 진짜 말 중의 왕. 마왕이라고 부르고 다녀도 되겠다.

그래. 내가 바로 에센티아의 건물주이자 마왕 정세마다. 덤벼보아라~ 용사들이여~

끌끌... 건물주가 왕이지 그래. 왕이 별거 있나 뭐?

이제 정말 적당히 모험가 생활 하면서, 꽃 길만 걸으면...

“주인님! 주인님!!” “큰일났습니다! 주인님!”

멀리 집이 보이기 시작할 때쯤, 나와있던 리즈벳과 클레아가 날 발견하곤 허겁지겁 달려왔다.

어째 표정들이 뭔가 당혹스러운 표정인데... 큰 일?

“뭐야, 무슨 일인데?” “이, 이것 좀 봐! 주인님!”

자신의 가슴을 출렁이며 달려온 리즈벳이, 내게 몇 장의 종이를 건넸다.

이게 뭔데 두 사람 다 이리 당황을 하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종이를 바라보자, 거기엔...

“...불법 점유 건물 압류 통보...?”

영주성 쪽에서 온, 믿기지 않는 통보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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