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3 - 41화 - 채워주겠어!
예상 밖의 일을 겪긴 했지만, 어찌됐건 내 말자지에 맞는 콘돔을 찾긴 찾았다. 없을 경우도 고려하고 있긴 했는데, 다행히 생각하던 계획을 바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콘돔 수량을 확인하기 위해 바니걸 점원 한 명에게 말하며 가게 구석에서 중앙 넓은 곳으로 빠져 나왔다. 그러면서 내가 손에 들고 있던 사용한 콘돔을 다른 점원이 받아갔는데, 어째선지는 몰라도 쓰레기통이 옆에 있는데도 직원실로 가지고 들어갔다. ...그냥 이건 신경 꺼야겠다.
“몇 개나 필요하신 건가요?” “어디... 한 100개...아니, 200개 정도 있으면 한동안 쓰려나? 가장 큰 포장으로 한 상자 사고 싶은데요.” “이, 이백...? 저, 콘돔도 유통기한이 있어서 오래되면 터지기 쉬워지는데요...?”
어, 그거 얼핏 들어봤던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이 넘치는 정력을 가진 말자지와 내 계획대로라면 200개 정도여도 뭐...
“200개 정도면 한 3개월이면 다 쓰지 않을까 하는데...” “사, 삼 개월...!?”
대충 하루 2개 정도잖아? 잘 풀리면 마구 쓸 수 있겠지 뭐.
점원은 계속 당황하더니, 커다란 딜도들이 전시된 테이블 아래에서 큰 상자 하나를 꺼냈다. 2개짜리 상자와 동일한 문구가 적혀있는 그 상자를 열자, 안에는 점원이 들고 왔던 콘돔이 2개씩 들어있는 상자들이 채워져 있는 게 보인다.
“이, 이게 이 콘돔이 가게에 배송될 때 가져오는 가장 큰 상자인데요... 2개씩 소포장된 상자가 100개 들어있는 상자에요.”
업소용처럼 낱개 포장은 아닌가. 하긴, 상관은 없긴 하지.
“그럼 일단 그걸로 한 박스랑... 콘돔 말고 뭐가 있는지 좀 둘러보려는데, 천천히 좀 봐도 될까요?” “아, 네! 그럼 안내해 드릴께요!”
그렇게 말하며 내 양 팔에 점원들이 달라 붙어서 가게 안을 끌고 다니듯이 안내해 주었다. 그래도 제법 미인인 여성들이 이렇게 달라붙는 게 꽤 만족스럽지만, 좀 부담스럽긴 하다.
그런 부담스러운 만족감을 느끼면서 가게를 쭉 둘러봤는데... 구석에 조금 있는 남성용품은 애초에 별로 쓸 일이 없을 것 같고... 여성용품은 그리 눈에 띄는 건 없다. 로터같은 게 있으면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없는 모양이다.
별 수 없이 콘돔만 구매하기로 하고 계산을 했는데, 콘돔 가격도 제법 눈 돌아가는 가격인 은화 40개였다. 하긴 내 말자지에 맞을 정도인 좀 특수한 콘돔이니 좀 비쌀 만 하지. 그대로 지불하고 커다란 봉투에 박스를 담아, 또 오라는 점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가게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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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 창고에서 짐을 챙겼다.
짐이라고 해 봤자 리안나가 맞춰 준 속옷 여분이 들어 있는 봉투와 내 말 몸뚱이에 묶고 다니던 가방, 그리고 콘돔이 든 박스 정도. 시트와 이불은 알스가 오기 전에 사러 가면 되겠지.
그렇게 가벼운 짐을 챙기고 나오면서 창고를 한번 뒤돌아 봤다. 거의 마굿간 처럼 쓰던, 나름대로 정들었다면 정든 여물이 쌓여있는 창고. 앞으론 문명 생활을 하게 될 테니 더 이상 찾아올 일은 없겠지. 나중에 영주성을 찾아갈 때 그쪽에 있는 공무원에게 반납하겠다 말하면 완전히 이 창고랑은 안녕일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빠져 나오고 싶었던 창고에서 나름 시원섭섭함을 느끼며 짐을 들고 숙소거리로 향했다. 말발굽 소리를 울리는 발소리가 기대와 기쁨으로 경쾌하게 들리는 것 같다.
그렇게 숙소에 가니, 기다리고 있던 숙소 주인이 방으로 안내해 주면서 나에게 카드처럼 생긴 열쇠를 건 내 주었다. 이 방에서 쓰고 있는 도어락 같은 마도구에 등록된 카드라서 이 카드가 아니면 문이 안 열린다고 한다. 잃어버리면 마스터 카드키로 열어줄 순 있지만 다시 재발급하는데 제법 비싼 비용과 2~3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니 조심하라고 알려 주었다.
그렇게 숙소 안으로 들어가... 물건이 없어 텅 빈 방을 바라보며, 감회에 잠겼다. 드디어 이 세계에서... 내가 살 곳, 그것도 문명을 느낄 수 있는 숙소에 묶을 수 있다.
그렇게 잠시 기쁨을 즐기다가... 테이블 위 적당한 곳에 짐을 놔두고 콘돔 박스가 들어있는 봉투를 적절하게 배치시킨 후, 옆 방의 리즈벳을 부르러 나왔다.
리즈벳의 방 문 앞에서, 한번 심호흡을 한 후 문을 두드렸다.
“리즈~? 나 왔어.”
곧, 편해 보이는 원피스와 가디건 차림의 리즈벳이 미소를 띤 얼굴로 문을 열어 주었다. 그 미소는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날 반기는 미소처럼 보였다.
“왔어? 바로 가면 되지?” “어. 짐은 별로 없으니까 안에 이것저것 있는 옵션들 설명만 해주면 될 거 같은데?”
그렇게 리즈벳과 함께 내 방에 들어왔다. 리즈벳은 방을 한번 슥 둘러보고는, 날 돌아보며 말했다.
“짐이 너무 없긴 하네. 간단한 간식거리나 생활 잡화는 1층 매점에서도 파니까 급한 건 그쪽에서 사면 될 거야. 한동안은 필요한 물건 사는데 돈 좀 쓰겠는걸?”
1층 매점은 무슨 편의점 같은 곳 인가. 그렇게 이해하고 있으니 리즈벳은 방 안에 있는 옵션들을 하나씩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이건 냉장고. 벽을 파서 안쪽에 설정된 온도를 유지하는 마법 수정과 마법진을 새겨 둔거야. 벽에 문만 별도로 달려 있는 거니까, 문을 계속 열어두면 방 안까지 추워질 테니 조심해. 어차피 출력 때문에 크게 추워지는 건 아니긴 해도 말이야.”
냉장고는 어째 하나의 물건이 아니라 그냥 벽을 파고 문만 달아둔 것 같다. 특이하네 싶어서 왜 따로 물건 형태로 만들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런 건 크기도 커지고 상당히 비싸서 식당 같은 곳에서나 쓰고 숙소는 대부분 이런 형태라고 한다.
“이쪽은 옷장. 이건 그냥 보면 알지? 그리고 이건 세탁기. 이걸 이렇게 하면...”
리즈벳이 세탁기를 설명해 주는데, 가만 보니 이전 리즈벳과 술 마실 때 수건을 던져 넣던 옷장 같은 게 세탁기였던 모양이다. 특이한 모양이네 라고 생각했는데, 설명은 더 놀라웠다.
“수건 같은 건 그냥 넣고 옷 같은 건 이렇게 옷걸이에 걸어서... 이걸 누르면 10분 정도 후에 알람이 울려. 그대로 꺼내서 정리하면 돼.”
아니 무슨? 10분만에 세탁이 끝난다고? 놀라며 물으니 내부에 옷의 오염만 제거해주는 마법진과 마법 결정이 들어 있다고 한다. 물로 세탁하는 건 이런 세탁기가 고장 났을 때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라고 말해주었다.
이거 생각보다 이세계의 기술력이 얕볼 만한 게 아닌 것 같다. 나름 하이테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지구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쪽 세탁기는 오히려 지구 쪽 물건보다 놀라운 수준. 이렇다면 몇몇 부분은 지구보다 뛰어나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이렇게 나름 감탄이 나오는 이세계 문명 설명을 듣다가, 마지막으로 샤워실 사용 방법까지 들은 후 방에 나왔다.
“으음... 당장 급한 건 침대 시트랑 이불을 사야겠네? 저녁엔 알스랑 만나기로 했으니 지금 사는 게...”
그렇게 말하며 리즈벳이 이리 저리 둘러보다, 테이블 위의 내 짐에 다가갔다. 순간 내 안에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돈이랑 모험가 카드 넣던 가방에... 그리고 이건...?”
리즈벳이 콘돔이 든 상자를 꺼내는 걸 보면서, 일부러 한 박자 늦춰 리즈벳을 불렀다.
“아, 리즈 그건...”
리즈벳이 박스를 꺼내자, 커다란 박스 위에 새겨진 문구를 본 리즈벳의 표정이 변한다.
‘XXXL 인외 사이즈!’ ‘인간에게선 맛볼 수 없는 흉악함을 즐기세요!’
그런 문구를 본 리즈벳의 얼굴은, 눈이 휘둥그래 지고 새빨간 홍조가 귀여운 뺨에 칠해졌다.
리즈벳은 손을 조금 떨면서 내가 일부러 살짝 열어둔 박스를 열자, 그 안에서 내가 미리 하나 꺼내 소포장된 박스들 위에 올려둔 커다란 콘돔 하나가 나타난다. 리즈벳은 그 커다란 콘돔을, 손을 조금씩 떨면서 들어올렸다.
“이, 이건... 설마...”
나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내가 인간화 하기 전까지 일부러 나에게 벽을 치던 리즈벳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알스 때문에 본인의 음란함과 호기심을 억누르는 것이었을 뿐. 이렇게 눈 앞에서 다시 내 말자지를 떠올리게 하는 커다란 콘돔을 보게 되면 그 본성이 튀어나올 거라는 내 생각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모양이다.
“아~ 미안 리즈. 방에 오자마자 들떠서 그거 숨기는걸 깜빡 했네.” “이, 이거... 언제...?” “어제 밤에 산책하다 가게가 보여서 샀지. 쉽게 구하기 힘들어 보여서 한꺼번에 좀 많이 샀어.”
리즈벳은 그 커다란 콘돔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음란 Lv.5 인 리즈벳에게, 그런 사이즈의 콘돔이 눈앞에 나타나면 당연한 거겠지.
“그게, 완벽하진 않지만 이렇게 인간 형태의 모습이 됐잖아? 리즈가 해주던 성욕 처리도 끝나서 앞으로 이 녀석을 어떻게 풀어줘야 하나 고민되더라고. 손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이왕 하는 거... 파트너가 있는 게 더 만족스럽잖아? 그걸 고려해서 미리 사 둔거지.” “파트너...?”
리즈벳이 몸을 움찔 떨더니, 눈이 그대로 커진 채 날 바라본다.
“이런 말 하긴 좀 그렇긴 한데, 리즈가 나한테 해주던 게 기억나서 나 혼자 풀려니 영 쓸쓸하더라고. 그런데 창관 같은데 가더라도 내 사이즈에 맞는 콘돔이 없으면 큰일이잖아?”
나는 씩 웃으며 머릿속으로 생각해오던 리즈벳을 흔들기 위한 말들을 꺼냈다.
“사실 창관에 가는 건 나도 좀 꺼려지긴 해. 근데 그렇다고 여자친구 만들자니 내가 자신이 없어. 인간 모습이 됐다 해도 반은 이렇게 흉악한 몬스터 모습이니까 말이야. 설령 나중에 여자친구가 생긴 다 하더라도 그 왜 이 녀석을 쓸 수 있을 때까지 참을 수가 없을 것 같더라고.”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에 두른 천을 걷어, 서지만 않은 상태로 오른쪽 허벅지에 달라붙어 바지 위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말자지를 슬쩍 보였다. 이미 말하는 도중 미리 나와있던 내 말자지는, 배기핏의 커다란 바지도 차마 숨기지 못한 그 흉악한 크기를 바지 위로 드러냈다.
“리즈가 해주던 성욕처리가 정말 만족스러웠지만... 약속은 약속이니까. 완벽하진 않아도 인간 형태가 되긴 했으니 어쩔 수 없지.” “......”
내 말을 들은 리즈벳은, 어쩐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 표정이다. 역시 음란 Lv.5. 내 생각대로의 반응이다.
“사실 내 맘은 리즈가 이전처럼 성욕처리를 해 주면 좋겠지만... 그건 안되겠지? 리즈는 알스가 있으니까.”
나는 리즈벳에게 다가가, 리즈벳의 핑크빛 머리카락을 슬쩍 손으로 만지며 말했다. 리즈벳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내 말을 듣고 있다.
“정말 아쉬워. 창관에서 그 어떤 여자를 만나더라도 리즈 같은 매력적인 여자는 없을 텐데 말이야. 그런 여자들과 섹스를 해 봤자 리즈벳이 손이랑 입으로 해주는 것 보다 못하겠지.”
머리카락를 만지던 손을, 조금씩 내려 리즈벳의 어깨에 올렸다. 내 손이 어깨에 올라가자, 리즈벳은 흠칫 몸을 떨었다.
“그렇다고 이런 몸이 되었는데 손과 입으로만 만족하는 건 또 아쉽고...”
리즈벳과 마주보던 몸을 돌려 콘돔을 들고 있는 리즈벳의 옆에 선다. 어깨에 올렸던 손은, 그대로 리즈벳의 반대편 어깨에 어깨동무 하듯이 올리며 리즈벳의 마음을 흔드는 말을 꺼냈다.
“...어때? 리즈만 괜찮다면, 이전보다 더 나아간 성욕처리를 해 보는 건?” “...더, 더 나아간...?”
리즈벳의 입에서 나온 건 거부가 아니라 질문. 나는 리즈벳에게 새겨진 음란 스킬 들에게 감사하면서,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 뭐가 더 나간 건진 잘 알 거고... 이번엔 리즈가 스스로 원할 때 그만하는 조건으로. 그럼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잖아?”
물론, 스스로 그만두게 될 일은 없을 테지만.
“스스로 그만 둘 수 있는데다, 그런걸 미리 경험해두면, 나중에 알스와 섹스할 때도 나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거기에... 콘돔을 쓴다면, 큰일날 일도 없지 않겠어?”
나중엔 스스로 그 ‘큰일날 일’ 을 원하게 될 것이다.
“......그건...” “리즈도 그런 욕구가 아예 없는 건 아니잖아? 콘돔이 있으면 위험부담 없이 그 욕구만 채울 수 있을 텐데?”
리즈벳의 어깨에 올려둔 손을 움직여, 천천히 어깨를 쓰다듬었다. 리즈벳은 오싹한 것처럼, 어깨를 쓰다듬을 때 마다 몸을 움찔거린다.
“원래는 오늘 밤에 한번 구경해 볼 겸 창관에 가볼 예정이었는데... 그 예정을 조금 바꿀게.”
나는 리즈벳의 어깨에서 손을 떼고, 천천히 아래로 내렸다.
“내 제안을 받아줄 생각이 있다면... 오늘 저녁식사 이후에, 내 방으로 찾아와. 안 오면 거절하는 거라고 생각할게. 그렇지만 만약 온다면...”
나는 리즈벳의 탐스러운 엉덩이와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리즈벳의 한쪽 손을 내 말자지에 가져다 댄 후 귀에다 속삭였다.
“이 녀석으로, 네 욕구를 마음껏 채워 주겠어.”
그 말을 들은 리즈벳의 몸이, 여태까지 중 가장 크게 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