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0 - 28화 - 적셔!
갑자기 술 마시자고 권한 리즈벳을 태워 일단 숙소거리 쪽으로 왔다. 무슨 일인지 물어도 제대로 대답 안하고 기운 없는 리즈벳을 보고, 아 이거 뭔가 터졌구나 싶은 느낌이 들어 그 이상 묻지 않은 채 조용히 태우고 왔다.
오는 길에 가게를 가리키며 리즈벳이 들리라고 하길래, 이 꼴로? 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냥 조용히 가게에 내려주었다. 가게 주인처럼 보이는 사람이 물을 뚝뚝 흘리는 우리 둘을 보고 흠칫했지만, 리즈벳에게서 느껴지는 뭔가를 느낀 건지 그냥 조용히 계산해 주었다.
술을 담은 봉투를 양손 가득 들고 숙소로 들어가는 리즈벳을 따라가면서 내가 들어가도 되는지 좀 고민했는데, 어쩐지 리즈벳의 모습이 당장 따라오지 않으면 죽이겠다 란 분위기여서 별수없이 그냥 조용히 따라갔다.
불편한 몸으로 리즈벳을 따라 3층에 올라, 리즈벳이 여는 문을 따라 들어갔다. 그렇게 처음 들어간 이세계 여인의 방은, 어째 낯이 익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구에서 내가 살던 원룸 같네 이거...’
어째 방의 분위기가 딱 지구에서 살던 원룸이란 느낌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여긴 10평이 조금 넘어 보여서 내가 살던 7평 원룸보단 쾌적하고, 천장도 약간 높아 내가 들어와도 감당이 되는 높이란 점일까.
‘오......’
방 크기에 대한 감상을 끝내고 방을 둘러보니, 이거 여자애 방이란 느낌이 제법 느껴진다. 곰인형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화장대로 보이는 곳에는 간단한 화장품 같은 여성용품이 놓여져 있다. 방 전체에 뭔가 여성의 방이란 느낌의 상큼하고 달콤한 듯한 냄새가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나 좀 씻고 나올게.”
그렇게 말하며 리즈벳은 자신의 귀에서 귀걸이를 빼며 샤워실 겸 화장실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한 손으로 그냥 빼는 걸 보니 저거 귀걸이가 아니라 귀찌였던 모양이다. 으음... 그보다 나도 몸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차마 불만을 말하지 못하고 잠시 기다리니, 10분 정도 후 가볍게 씻은 듯한 리즈벳이 나왔다. 아니, 나오긴 나왔는데... 수건 한 장만 두른 채다.
안 그래도 오늘은 성욕처리를 아직 받지 않아서 요즘 따라 점점 더 불끈불끈해지는 말자지가 불쑥 튀어나왔다. 하 이거... 아직 인간화 스킬을 못 익힌 게 정말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시간을 내서라도 다른 신수들을 찾아봤었어야 했나?
그렇게 머리에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말을 떠올리지 못하고, 눈은 감탄이 나오는 리즈벳의 몸매를 감상했는데, 리즈벳은 옷을 챙기고 다시 샤워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수건을 한 장 들고 나왔다. 갈아입은 옷은 편해보이는 커다란 셔츠 한 장. 허벅지를 제법 덮을 정도로 커다란 셔츠이지만, 셔츠 한 장만 입은 그 모습은 내 욕정을 날뛰게 만드는 것 같다.
“......닦아줄게.”
리즈벳은 곧 수건으로 내 몸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이거 어째 살짝 기분 좋은데... 리즈벳의 욕정을 불러 일으키는 모습과, 몸을 간지럽히는 수건의 감촉에 나도 모르게 말자지가 불끈거린다. 그렇게 내 몸을 닦아주다 튀어나온 내 말자지를 본 리즈벳이, 내 옆구리를 살짝 치고는 말자지를 포함한 몸 전체를 닦아주었다. 왠지 리즈벳의 표정이 조금 기운이 난 듯이 보인다.
리즈벳은 바닥에 떨어진 물도 마저 닦은 후, 수건을 특이한 형태의 벽장처럼 보이는 곳에 넣고 쟁반에 커다란 그릇과 컵, 간단한 안주거리를 담아 가지고 와 내 앞에 두었다. 나와 리즈벳이 마주보고 앉으니, 방 안이 꽉 찬 느낌이다. 아니, 실제로 침대와 화장대, 작은 책상 등을 제외하면 꽉 찬 상태다.
“술은 내가 그쪽 그릇에 담아줄게. 마실 수는 있지?”
그렇게 말하며 리즈벳은 내 앞에 대야처럼 큰 그릇을 가져다 놓고 술을 한 병 부어 주었다. 그리고 술 한 병을 더 열고 본인 앞의 잔에 따랐다. 으음... 냄새를 맡으니 평소 리즈벳과 알스가 저녁에 마시던 약한 맥주 같은 술이 아니라, 진짜 술이라고 생각할만한 알콜향이 느껴진다. 이거 제법 도수가 있는 것 같은데.
“미안해 갑자기 마시자고 해서...”
리즈벳이 본인의 술잔을 만지면서 미안하다 말했다. 사실 이건 내가 바래왔던 상황이긴 해. 리즈벳. 인간화 스킬만 있었다면 말이지.
“아니 뭐 마시고 싶을 때도 있지. 이해해. 까짓 거 마시고 싶은 만큼 마셔. 같이 마셔줄 테니까.”
내 안타까움과는 별개로 리즈벳에게 그리 말하자, 리즈벳은 피식 웃었다. 아 이거 진짜 귀엽네.
“그래. 오늘은 완전 죽을 때까지 마실 거야. 세마도 마음대로 마셔! 모자라면 더 사오지 뭐!” “그래, 그래. 자 적셔! 뭔 일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마시자!”
그렇게 우리 둘은 입으로만 건배한 뒤, 리즈벳은 컵을 넘기며 단숨에 술을 비우기 시작했고, 나는 머리를 그릇에 박아 힘겹게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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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으래서어~... 알스가 나보고 소릴 지르는 거야... 흑. 너무하지 않아!?” “아이고 알스 그 자식 진짜 너무하네!”
단숨에 술을 넘기며 천천히 썰을 풀기 시작한 리즈벳의 얘기를 들어보니, 알스가 깨어 난 것 같다. 그런데 알스는 기쁘게 달려간 리즈벳에게, 오히려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뭐하냐 알스. 그 놈 참 정말 병신이네 이거...
“흑... 내가... 무슨 심정으로... 매일 교회를 찾아갔는데... 나쁜 새끼...” “알지 알아. 내가 그렇게 찾아가는걸 매일 봤는데. 어휴 알스도 진짜...”
대충 더 들어보니 알스가 화를 낸 상황도 이해가 가긴 했다. 본인 상황이 부끄러운데 옆에서 괜찮다고 말하는 리즈벳의 말에 오히려 더 부끄러워 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겠지. 아니 그렇다고 해도 지 여자친구한테 그렇게 소릴 지르나?
하긴 가만히 생각해보니 알스도 이제 겨우 20세다. 지구로 따지면 20~21살 정도. 그 나이대의 대부분이 한참 성인의 자유를 누리며 사고는 다 치고 다닐 시기. 이세계의 성인 기준이 16세라 하더라도 느낌은 비슷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흑... 세마 술 떨어졌네. 따라줄게.”
리즈벳은 내 몸 구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릇 바닥에 술이 조금 남은 그릇을 보며, 다시 술을 한 병 열어서 따라주었다. 어째 이 술, 소주 같은 느낌이 나는 게 딱 싸게 취하고 싶을 때 마시는 술 같이 느껴진다.
그렇게 리즈벳의 술 상대를 해주며, 따라주는 술을 넙죽넙죽 마시는데 어쩐지 별로 취하는 것 같지가 않다. 지구에 있을 때도 술은 못 마시진 않았는데, 이 말 몸뚱이는 아예 주당의 느낌이 난다.
“세마 술 잘 마시네... 한 병 더 마셔”
나는 가벼운 맥주를 마신듯한 정도의 취기만 올라왔지만, 리즈벳은 제법 취했는지 얼굴이 붉어져 좀 알딸딸한 느낌이다. 하... 이거 진짜 내 몸만 말이 아니었으면 각을 봤을 텐데...
“그거 알아? 나 어릴 적엔 존나 겁쟁이였다? 근데 그때 알스가...”
슬슬 취한 사람들 레퍼토리인 옛날 얘기가 나오면서 리즈벳은 자신의 어릴적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소꿉친구인 알스가 겁쟁이인 자신을 동네 악동들에게 구해주던 일, 같이 마을 뒷산을 탐방하다 만난 작은 몬스터에게서 구해주던 일, 함께 모험가가 되자며 약속하던 일, 리즈벳이 마법학교에 입학권유를 받고 함께 기뻐하던 일, 서로 단련을 위해 떨어져있을 때 편지를 주고받던 일, 모험을 떠나기 전 생일에 알스가 귀찌를 선물해 준 일 등등... 장시간 줄줄 얘기가 나오면서 말 그대로 리즈벳의 인생사 A부터 Z까지 모두 들은 것 같다.
그렇게 자신의 생애에 대한 스토리를 늘어놓던 리즈벳은, 다시 알스에 대한 불만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렇게 맞춰주며 따라다니고 있는데, 자신의 마음도 모르고 소리지른 것에 제법 마음이 상한 것 같다.
“알스 이 나쁜 새끼야~!!!!! 내가 무슨 심정으로 널 기다렸는데! 근데 그딴 식으로 나오냐!”
점점 더 알스에게 서운한 감정을 폭발시키는 리즈벳. 이 건물 방음은 괜찮은지 모르겠다.
“하아... 세마야. 나한테 여자의 매력이 없어?”
아니 본인을 노리고 있는 나에게 자신의 매력 여부를 묻다니, 이거 참 뭐라 대답해야 하나
“나는 그냥 알스랑 같이 연인처럼 다니는 것 만으로도 만족하는데... 알스는 아닌가 봐... 그렇게 같이 지내고, 모험을 시작한지도 1년이 넘었는데 첫 키스도 안해주다니...”
네 첫 키스는 내 말자지야. 리즈벳.
“사람들이 예쁘다고 말해줄 땐 내가 예쁜지 알았는데 요즘은 점점 자신이 없어... 세마가 보기에도 난 별로야?”
시무룩한 표정으로 리즈벳이 날 바라본다. 그 표정조차 사랑스러운데, 이 저주받은 말 몸뚱이 때문에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지로 집어넣었다.
“그럴 리가... 리즈벳 너도 내가 널 어떻게 보는지 대충 알 텐데...” “흐~응? 어떻게 보는데에~?”
순간 리즈벳이 씨익 웃으며 날 쳐다본다. 아... 내가 인간 모습이었으면 여기서 리즈벳을 바로 눕혔을 텐데...
“...대충 알잖아. 솔직히 내가 여태까지 본 여자들 중에선 뭐...” “중에선? 어떤데에~?”
어째 기분이 좋아 졌는지 잔뜩 빨개진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본다. 그 미소가, 점점 더 구겨 넣은 내 안의 욕망을 간지럽히며 깨우고 있다.
“완전 최고 수준 미인이지 뭐... 그렇지 않으면 성욕처리 같은걸 부탁할 리가 있나...” “......힛”
성욕처리란 단어가 나오자 리즈벳도 잠깐 움찔 하며 당황하는 것 같더니, 헤벌쭉 웃으며 좋아한다.
“히~ 그러치이~ 우리 세마는 내가 그런 변태적인 거 해주고 있었지이~”
점점 더 혀가 꼬부라지며 헤실 거리는 미소를 짓는 리즈벳. 아마 자신도 지금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있겠지. 아 아래에 있는 내 주니어가 불끈거린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몸을 닦을 때 천을 벗고 그대로 엎드려서 지금 내 몸은 알몸인 상태다. 이 생각을 못했다니
“히히... 아 술 많이 마셔서 좀 덥네. 나 잠깐 세수 좀 하고 올게.”
그렇게 말하며 리즈벳은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 사이, 나는 엎드린 내 몸 아래쪽에서 계속 자길 꺼내달라 외치고 있는 아래쪽 주니어를 확인했다. 그 주니어는, 이미 불끈거리며 튀어나와 끝에서 끈적한 액을 흘리고 있었다. 아 씨... 그래 봤자 오늘 너 못써먹어...
잠시 물소리가 들린 후, 앞머리가 살짝 젖은 리즈벳이 나왔다.
“아~ 세수하니 좀 깨네. 헤헤...”
다시 자리에 앉은 리즈벳은, 과자 같은 마른 안주에 손을 뻗어 하날 집어 입에 넣은 후, 웃으며 다시 얘기를 시작했다.
“아~ 무슨 얘기 했더라? 아무튼 고마워 세마. 이렇게 담아놨던 거 얘기하니까 속이 좀 풀리네.” “뭘. 내가 받고 있는 거에 비하면야 이 정도는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지. 나중에도 답답한 일 있으면 말만 해.”
그렇게 말하니 리즈벳의 조금 멀쩡해졌던 얼굴이 다시 빨개진 느낌이다. 리즈벳은 자신의 얼굴을 부채질 하며 말을 돌린다.
“아~ 그러고 보니 세마에 대해선 많이 들은 게 없네. 옛날엔 어디서 살았어?”
...이건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하나. 지구에서의 나의 삶을 말해봤자 믿기지도 않을 거고, 지어내자니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그냥 신 만나서 이세계로 왔다고 솔직하게 말할까? 그렇게 생각하다 교회도 있는 세계니 훗날 신성모독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닐까 걱정되어 적당히 지어내기로 하고 얘기를 해 주었다.
“음... 사실 난 정신차리고 보니 이 말 몸뚱이였어. 내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원래는 인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는데...”
그렇게 말하며 인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정신차리니 말이었단 식으로 얘길 해 주었다. 그리 말하니 대충 지어냈는데도 리즈벳은 나에 대해 조금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서 암컷 몬스터는 관심 없다는 그런 소릴 했구나. 난 또 몬스터 중에서 이상성욕을 가진 몬스터가 나온 줄 알았어.” “어휴 끔찍한 소릴, 난 멀쩡한 인간 취향 인데. 암컷 몬스터라니 끔찍하다 그거.”
그런 시시콜콜한 잡담을 하다, 술이 거의 다 떨어진 게 보여 슬슬 끝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래쪽 주니어가 리즈벳을 범하고 싶다고 불끈거리는 게, 슬슬 참는 게 한계에 가깝다.
“이제 좀 기분이 풀린 것 같네. 얼굴 표정이 좋아졌어.” “...킥. 고마워. 오늘 알스 때문에 기분이 참 그랬는데 세마랑 술 마시니 좀 풀린 것 같아.” “앞으로도 알스가 열 받게 만들면 말해. 내가 그냥 콱 알스 엉덩이를 차줄테니까.”
리즈벳이 깔깔거리며 웃는다. 이제 알스때문에 다운되었던 기분은 꽤 풀린 듯한 느낌이다. 내가 제법 열심히 마신 덕분에 술도 다 떨어졌고, 이제 파장될 것 같은 느낌이라 안도감이 느껴진다. 아래쪽 주니어가 아무리 날뛰어도 이 몸으론 좀 무리니까. 잘 참았다. 정세마.
“술도 다 떨어졌네. 슬슬 술자리는 끝낼까?”
내가 그리 말하며 기지개를 키려고 일어서자 아차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불끈거리던 말자지가 그대로 리즈벳에게 노출되어 버렸다.
“...아...”
얼굴에서 붉은 기운이 제법 사라지던 리즈벳의 얼굴이, 다시 새빨개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 얼굴을 보니 난 이대로 있으면 정말 리즈벳을 덮칠 것 같아 몸을 돌리고 나가려고 했다.
“그럼 난 이제 가 볼 테니까...”
그렇게 천을 물고 나서려 하는데, 리즈벳이 날 붙잡고 붉어진 얼굴로 얘길 꺼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성욕처리를 못 해줬는데...”
이 말을 들은 나는, 머리 속에서 끈을 붙잡고 있던 이성이 손을 놓는 광경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 안에서 억누르던 욕망이 터져나오며, 그대로 리즈벳을 침대로 밀어 넣고 눕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