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550화 (550/599)

vol.15 Oxygan the Close Beta Test

'후우우... 좋아! 그러면 일단 로그아웃한 다음에 VOT 접속캡슐은 색향천월관 선장실에 갖다놓고 차차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자.'

비록 유저로서 자유롭게 VOT(Vaccine Of Things) 온라인의 세계를 탐험하진 못할지라도 차분히 기다리다 보면 어둠의 정령왕의 힘을 빌어 밀행할 기회가 분명이 올것이다. 그렇게 앞으로의 행동기조를 정하고 VOT 접속캡슐을 빠져나가려는데 때마침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헬라이온 네가 먼저 가봐. 남자가 그것도 못해?"

"하지만 저 타원형의 아티팩트에 공격 술법이 달려있을지도 모르잖아!"

"둘다 비켜봐. 내가 한번 살펴볼게. 상당히 높은 등급의 마력석이 장착된 것 같지만 딱히 위험해 보이지는 않아."

VOT 온라인 접속캡슐을 두고 떠드는 것으로 추측되는 엣된 목소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앙그릿사의 레어 가디언인 비취골렘의 것은 아니였다. 그렇다고 세라푸스의 것은 더더욱 아니였기에 나는 급히 캡슐 뚜껑을 개폐하고 밖을 살폈다. 그곳에는 학생과 성인의 경계 사이에 있는듯한 꼬꼬마들이 셋 있었는데, 용제성의 특성을 생각하면 이들 전부 폴리모프한 드래곤일 가능성이 높았다.

"꼬맹이들이 어른 장난감에 손되는거 아니다. 훠이훠이. 니들 비늘이랑 피를 갖다팔아도 못살 물건이니까 어 썩 꺼져!"

"자, 잠깐만요! 당신 혹시 용제 오라버니랑 같이 지구에서 괴룡왕 바하무트와 맞서 싸웠던 사람 아닌가요? 그러니까 이름이 옥사건이라 했던가?"

"하! 아무리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 자기 편할대로 기억을 왜곡하곤 한다지만 내가 드래곤 나이트랑 함께 괴룡왕 바하무트와 맞서 싸웠다는 표현은 너무 작위적이지 않나? 펙트체크 차원에서 내가 정확히 설명하건대 괴룡왕 바하무트는 내가 혼자서 복날에 개잡듯 두들겨 팬거고 느그 드래곤 나이트는 불나방처럼 날아다니다가 혼자서 헛발질만 했을뿐이지."

"그,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요. 제가 정말로 궁금한건 용제 오라버니의 생사여부라구요. 앙그릿사님께선 괴룡왕 바하무트와의 전투중에 안타깝게도 사망했다고 하셨고 헬라이온의 기억상으로도 분명 치명상을 입은걸로 남아있지만, 저희들의 심장에는 아직 용의 인장과 연결된 미약한 언령의 실이 남아 있어요. 너무나 미약해서 금방이라도 끊어질듯 위태로운 실이지만 용제 오라버니에게 입은 은혜를 생각하면 저희는 희망을 포기할 수 가..."

"아 그러셔? 그러면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그 희망의 끈이란걸 깔끔하게 끊어주지. 한때 나와 같은 북두십성이자 VOT 온라인의 굴레를 벗어난 이레귤러였던 드래곤 나이트 이용제는 100% 죽었다. 굳이 사인을 꼽자면 괴룡왕 바하무트가 분출한 드래곤 기생촉수에 의한 압사정도려나?"

실제 사인은 우버리퍼의 칠방삭에 의한 내장분쇄(그것도 내가 사주한 살인)였지만 나는 입에 침도 안바르고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애초에 그 당시 우버리퍼를 내가 출격시키지 않았다면 드래곤 나이트 이용제의 사인은 방금 말했던대로 드래곤 기생촉수에 의한 압사였을 것이기에 나는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했다.

애초에 반신타락자와 맞설 깜도 안되면서 어줍잖은 의용심에 멋대로 날뛴 드래곤 나이트쪽이 나빴다 이 말이야! 물론 꼬꼬마 드래곤 삼남매 입장에서는 쉽사리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였는지 하나같이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눈으로 재차 확인을 해왔다.

"역시 용제 오라버니는... 흐읍!"

"으흐흑, 이게 다 나때문이야! 용의 인장의 버프가 강화됐을때 내가 너무 날뛰지만 않았어도 용제형이 죽진 않았을텐데."

"용제 오빠는 어떻게 우리들만 남겨두고 그렇게 떠날 수 가 있어! 이이이이이익... 아, 맞아! 당신 엄청나게 강력한 강령술사라고 했잖아. 그러면 용제 오빠도 다시 되살릴 수 있는거 아니야?"

"하아? 그것도 시체가 멀쩡하게 남아 있을때나 가능한 일이지 한줌핏물로 산화한 인간을 무슨 수로 되살리냐? 그리고 물에 빠진거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괴룡왕 바하무트로부터 구해줬더니 지 주인놈을 살려내라 마라야! 아무튼 어린애들 투정 받아주는 것도 여기까지니까 더는 나를 귀찮게 하지마."

고오오오오오오오!!

내가 적지 않은 영압(靈壓)의 파동을 내뿜으며 꼬꼬마 드래곤들을 물리니 한창 홍수가 날뻔했던 수도꼭지가 쏙들어가며 울음이 잦아들었다. 일전에 앙그릿사와 약속한 대로라면 이 꼬꼬마 드래곤들(당연히 남성체인 헬라이온은 제외)도 내 첩 후보였지만 발육정도를 보아하니 몇백년은 더 숙성되야 내 기준에 부합할 것 같았다.

자고로 여자라함은 풍만한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 그리고 메론만한 가슴의 삼박자가 갖춰져야만 비로소 꼴림의 미학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거기다 내가 이번에 새로 들인 첩인 구미첩처럼 여우꼬리, 눈물점같은 챠밍 포인트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고 말이지. 마침 구미첩 그녀의 쌔끈한 몸매를 떠올리니 아랫도리가 불끈불끈한게 불현듯 성욕이 치밀었다.

하여 나는 세라푸스는 나중에 시식(?)하기로 하고 속히 앙그릿사의 레어를 떠나기로 했다. 본래 계획 대로라면 세라푸스뿐만 아니라 앙그릿사도 따먹을 요량이였으나 구미첩의 메론만한 두 젖가슴이라면 지금의 내 허전한 양손을 가득 채워주고도 남으리라.

* * * *

"우리 미첩이 서방님이랑 첫날밤 보낼 준비는 됐어?"

"처, 첫날밤? 옥가가 그게 무슨 소린야."

"무슨 소리긴. 우리가 부부의 연을 맺은지는 좀 됐지만 아직 음양합일의 도를 이루지는 못했으니까 이번 기회에 진득하게 운우지정을 나눠보자는거지."

내가 손수 갈아입힌지 얼마나 됐다고 구미첩의 한복 옷고름을 풀어헤치며 은근한 목소리로 말했다. 앙그릿사의 레어에서 색향천월관으로 복귀한 나는 구미첩을 안기에 앞서 다른 주민들에게 먼저 소개를 할려고 했지만, 갑자기 함내에 복고 열풍이라도 불었는지 최신 휴양 시설(온천, 놀이공원, 인공해변등)을 마다하고 모두 지구촌의 통나무집으로 내려간 상태.

즉 이 넓은 함내에 나와 구미첩뿐이라는 소리였으니 어떤 의미에선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을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조건이였다. 그리하여 본래는 전라였던 그녀에게 하의실종도 아니고 상의실종된 한복을 구입해 입히는 것도 잠시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첫날밤을 보내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한복치마에 가려 반달 형태를 한 젖가슴이 온전한 보름달 형태를 드러내려는데 갑자기 구미첩이 내 목덜미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덩달아 나도 옷고름을 풀던 손을 거두고 겨드랑이나 손목의 냄새를 맡아봤지만 이렇다할 악취는 느껴지지 않았다. 여우도 개과라고 내가 맡지 못하는 미세한 냄새를 맡은걸까나?

"왜 그래 우리 미첩이? 혹시 이 서방님 몸에서 냄새가 나는거면 같이 음이온 온천에서 씻을까? 우리 미첩이가 그 탱탱한 젖통에 바디워시를 듬뿍 묻혀서 서방님 몸을 문대주면 참 좋을거 같은데."

"아니 그게 아니라 옥가가의 몸에서 뭔가 익숙한 냄새가 느껴져. 그런데 그 냄새의 정체가 뭔지 모르겠어. 그걸 알면 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데 분명 도움이 될것 같은데 기억이, 기억이... 으으윽! 아, 맞아! 여의주, 여의주야. 그 냄새의 정체는 분명 수속성 여의주에서 뿜어져 나오는 청량한 물냄새였어. 혹시 옥가가 최근에 여의주를 문 수룡을 만난적이 있어?"

"글쎄. 여의주를 문 수룡이라면..."

나는 굳이 기억의 굴레를 멀리 감을 필요 없이 꼬꼬마 드래곤 3인방중 한명인 세류를 떠올렸다. 다른 꼬꼬마 드래곤인 헬라이온과 이자하다카뿐만 아니라 용제성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드래곤들과도 다른 이질적인 힘을 다루는 그녀에게는 드래곤 하트가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신체 외부에 존재하는 신비한 구슬에 마력을 축적하는데 그것이 바로 구미첩의 말마따라 속칭 여의주일 것이다.

"짐작가는게 아예 없지는 않지만 우리가 역사적인 첫날밤을 앞둔 상황에서 굳이 그런게 중요할까?"

"옥가가 제발 부탁이야. 뭔가 아는게 있다면 말해줘. 잘은 모르겠지만 그 여의주의 주인이 내가 기억을 되찾는데 굉장히 중요한 실마리가 될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물컹!

구미첩이 봉긋한 가슴을 지긋이 압박해오며 부탁해오자 거절할 수 없었던 나는 간략하게 세류의 존재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랬구나. 가엾게도 자신을 길러준 부모이자 주인이 살해당하다니... 하지만 그런 스토리조차 내가 잃어버린 기억의 편린들을 자극하는듯해. 혹시 이 강철배에 머무르는 동안 그 세류라는 아이를 내가 시종으로 쓸 순 없을까?"

"정말 태연하게 드래곤을 자기 시종으로 쓸 생각을 하는구나. 뭐 그렇게 하지 못할것도 없긴 하지만 누차 말했듯이 지금 당장은 우리의 첫날밤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더 중요해. 그러니까 얌전히 가랑이 벌리고 보지 갖다 대 이 여우년아! 이 서방님이 참는것도 한계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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