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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건 더 디파일러-532화 (532/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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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수왕성에서의 전투가 모두 끝이났다. 엑시아 여왕을 구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디파일러 간부일동이였지만 그녀가 아크네메시스의 삼지족에 의해 한줌 핏물로 산화하자 차례차례 세포괴사로 사망해버렸다.

이로서 엑시아 여왕의 스텔라 비타인 계란유골의 약점이 뒤늦게 드러난 셈이였는데, 죽음에서 부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마리로 분화까지 가능한 사기 기술이지만 그런만큼 급격한 재생력 감폭을 겪게 되는 것이다. 아마 엑시아 여왕이 살아 있을때는 모종의 링크로 스텔라 비타를 공유 받아 버텼지만 그녀의 사후에는 더 이상 그러지 못했던 거겠지.

사전에 그 사실을 알았다면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도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도 있었겠지만 모로가든 서울로 가기만 하면 되는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디파일러 세력이 수왕성에서 사라지면서 평화를 되찾은듯 했지만 아직 해야할 숙제는 남아 있었다. 디파일러 세력은 와해됐어도 녀석들의 시체가 여전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 시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독을 정화하지 않으면 수왕성은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게 아니였으니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의 정령신, 브루고뉴와 초당적 협력을 하게 되었다. 어제의 적의 오늘의 아군이 된 셈이였으나 따지고보면 그와 내가 직접적으로 대립한 적은 없었기에 둘의 협력은 기름칠을 한듯 삐걱거림없이 순조로웠다.

"브루고뉴, 네 생각에 수왕성이 예전과 같은 풍광을 되찾으려면 얼마나 걸릴것 같냐?"

"글쎄. 못해도 1년 길면 10년까지 걸리겠지. 물론 그것도 그대가 언데드 기생충을 지속적으로 방생했을때의 이야기. 그 미약한 피조물들이 디파일러들의 시체를 갉아먹어주지 않으면 내가 아무리 물의 권능 발휘해 정화작업을 이어간다 해도 허사일뿐이니까. 마치 휴지로 꽉막힌 변기의 레버를 아무리 내려봐야 소용없는 것처럼.

"그것 참 생긴건 말끔하게 생겨가지고 더러운 비유를 쓰는군."

"그런가? 내딴에는 인간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내서 쉽게 설명해보려 했던건데 말이야. 물의 정령정원에 화장실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사실 나는 이번 사건을 통해 어둠의 정령왕 그대에게 더 놀랐다네. 그 고대의 정령램프의 강제력이라면 이피로스를 그대의 신하로 만드는 것도 가능했을텐데 오르시나와 화해를 시킨다는 선한 목적으로 사용하다니 말이야."

"그말인즉슨 사악하게 생긴 주제에 착한짓을 해서 놀랐다는 뜻이지? 체크메이트."

나는 말모양의 체스말을 전진시키며 말했다. 브루고뉴가 했던 말처럼 전생유적에서 발견된 그 고대의 정령램프는 악용하려면 얼마든지 사악한 목적으로도 쓸 수 있는 아티팩트였지만 문제는 그 카테고리가 정령에게 한정된다는 점이였다.

애초에 오르시나의 경우 엔도미야에게 특수한 영체를 하사받아 생식활동이 가능했던거지 보통의 정령들에게 인간들의 성교는 존재하지도 성립하지도 않는 개념이였다. 만약 유사 성행위라도 가능했다면 내가 이피로스같은 미소녀를 가만히 뒀겠는가?

브루고뉴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자궁에 브륫브륫 사정을 했겠지만 그러한 행동이 사실상 맹물에 좆물을 섞는것과 다를바 없다면 굳이 그런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는 없었다. 아무리 브루고뉴가 인간 술법사에서 정령신이 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감정을 거세했다고 해도 직속 수하라고 할 수 있는 물의 정령왕이 그런식으로 능욕당하는걸 넋놓고 지켜보진 않을테니 말이다.

"부정하진 않겠네. 고정관념이라고 할 수 도 있으나 어둠의 정령신을 계승하는 자들은 대대로 사악한 의지를 지니고 있었고, 그 사악한 의지야 말로 어둠의 대속성이 빛의 대속성과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는 감정의 원천이였으니까. 하지만 옥사건 그대는 지금까지의 어둠의 정령신 후보와는 조금 다른것 같더군. 둠의 이름을 계승하지 않은건 둘째치고 디파일러들과 그런 우호적 동맹을 맺을 줄이야. 엑시아 여왕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그들 전부를 벌레처럼 여기고 있을줄 알았는데."

"동맹이라면 사리카야건을 말하는건가. 딱히 우호적 동맹이라고 칭할정도는 아니야. 서로의 필요에 의해 한가지 계약을 맺었을뿐이지."

나는 자신의 킹이 잡히는 각을 피하면서 역으로 내 킹을 노려오는 브루고뉴의 수를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종전 직후 있었던 일을 회상했다.

* * * *

'이번 전쟁의 패착은 역시 누가 뭐라해도 아크비숍의 부재야. 스고우 녀석 맨날 잔소리만 쳐해대고 정작 중요할땐 나타나지 않으니까.'

'그래서 엑시아 여왕의 부하인 무르갈을 영입하겠다는거냐? 뭐 그 녀석도 말만 아크비숍이지 사리카야 너랑 비교했을때 도찐개찐인것 같다만. 아크비숍이 문제가 아니라 네년의 턱없이 부족한 지능을 보완해줄 똘똘한 책사가 필요하다는걸 알아야지.'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옥사건 네녀석이 그나마 쓸만한 부하인 쿠자르까지 데려간 마당에 나보고 헥타베로스 하나만 끌고 어떻게 이 험난한 우주를 헤쳐나가라는거냐?'

'겁도 없이 여기저기 적을 만들고 다니더니 이번에 한번 크게 데이고 조금은 철이 들은 모양이군. 뭐 확실히 이 우주가 험난하긴 하지만 번듯한 기둥서방 한명만 있으면 새로운 행성 정착지를 찾는게 불가능하지만은 않을텐데 말이야. 이봐 사리카야, 너는 아직도 내가 진짜 쿠자르가 탐나서 녀석을 언데드 수하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한것 같아? 사리카야 네게는 단 하나뿐인 유능한 수하일지 몰라도 나같은 강령술사에게는 널리고 널린게 언데드 수하들이다. 물론 쿠자르의 충성심을 따라갈만한 녀석은 없겠지만 언데드 수하로 만든다고 그 충성심이 고스란히 내게 향한다는 보장은 없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잘난척 작작하고 본론이나 말해!'

'한번 죽다 살아나도 성격급한건 여전하군. 즉 나는 처음부터 사리카야 너와의 거래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쿠자르를 언데드 수하로 영입하는 척 했을뿐이란거다.'

'그럼 진작 말했어야지 개새끼야!!!! 내가 그것때문에 며칠밤날을 잠도 못자고 끙끙 앓았는지 알기나해? 따지고보면 전부 내 잘못이라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없고 스고우도 자기 고향별로 돌아간 마당에 우주 미아가 된 기분이였다고. 그래서 네녀석이 원하는 거래조건이 뭔데? 도시형 전함 도그파이트야? 아니면 엑시아 여왕이 그랬던 것처럼 디파일러 부대라도 만들어서 넘겨줘야 하냐? 원하는건 다 해줄테니까 뜸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봐.'

드디어 사리카야의 입에서 원하던 대답을 전해들은 나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탱탱한 두 젖가슴에 손을 뻗었다. 여자 일진들이 대게 공부는 못해도 생긴거나 몸매는 반반한 것처럼 사리카야도 외모만 놓고보면 수왕성의 인어공주들 못지않은 예쁜이였다.

다만 성격이 워낙 지랄맞은데다 힘으로 제압할만한 상대가 아닌지라 지금까지 레이더망에서 벗어나 있었을뿐 적당한 기회만 있다면 꼭 굴복시켜 내 자지를 입에다 물려주고 싶은 상대중 하나였다. 물론 말이 쉽지 이번 성추행도 쌍싸대기를 맞을 각오로 한 것이였는데... 어라라 이 년이 웬일로 이렇게 잠자코 젖통을 대주고 있는거지?

주물럭, 주물럭.

'그래도 니년이 최소한의 양심이란건 있는 모양이구나. 엑시아 여왕한테 눈뜨고 코베일뻔한걸 구해줬으니 가진건 쥐뿔없어도 응당 그에 준하는 보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겠지. 뭐 너무 걱정하지는 마. 네년의 근육과 지방질이 절묘하게 섞인 살덩이야 말로 내게는 최고의 선물이니까. 그럼 기왕 살을 섞은 김에 진정한 음양합일의 묘미가 뭔지 내가 가르쳐줄까?'

'그, 그러면 우리 결혼하는거야?'

'뭐라고!? 갑자기 그게 무슨 개소리야. 조선시대도 아니고 젖통 좀 만졌기로소니 결혼을 하는 경우가 어딨냐. 그것도 맨살도 아니고 옷위로 만진건데.'

'하, 하지만 니가 먼저 고백을 했잖아!'

'내가 언제? 책임 없는 쾌락주의자인 내가 실수로라도 그런 소릴할리가 없잖아. 이게 엑시아 여왕한테 몸을 한번 뺏기더니 맛이 갔나.'

'갑자기 말을 바꾼건 내가 아니라 옥사건 너야. 언제는 같이 죽고 싶을 정도로 좋다메!

'아니 그건 내가 고백을 한게 아니라 니년이 훼까닥해서 정신 차리게 해줄려고 긴고의 대사를 빌렸을뿐이야. 긴고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그걸 까먹었냐?'

'아, 아무튼간에 결혼 안할거면 내 몸에 손도 못돼. 아구창날아가기 싫으면 이 손부터 치워!'

'아니 이 개같은 년이 지랄하지마! 너 하나 따먹겠다고 내가 그 개고생을 감수했는데 이제와서 나몰라라 하겠다고? 첩으로라면 받아줄테니까 어서 가랑이 벌러 이년아!'

'내가 명색이 디파일러 퀸인데 첩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쳐맞기전에 저리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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