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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일러 퀸 더 스텔라 비타 제 1성기 계란유골(Trois Desoeufs)
엑시아 여왕의 선언에 북어대장군과 꽃게여장군을 비롯한 디파일러 간부들이 뭔가에 홀리기라도 한듯 스스로의 종속마력기관을 뜯어 자살해버렸다. 안그래도 유리한 전황이긴 했지만 이렇게나 간단히 승리를 쟁취할줄은 몰랐기에 동료들이 당황하는 가운데 엑시아 여왕 그러니까 사리카야의 얼굴이 급격한 노화를 겪기 시작했다.
본래는 왈가닥 여고생정도의 외모였는데 갑자기 성숙한 대학생이 되더니 끝내는 서른을 넘긴 아줌마처럼 변해버리고 말았다. 이러한 변화는 엑시아 여왕 본인도 의도한게 아니였는지 갑자기 얼굴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이런 축적된 별의 생명력이 거의 없어서 선천지기가 빠져나갔구나. 어떻게 손에 넣은 새육체인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는 없지. 그건 그렇고 사리카야 여왕도 정말 대책없는 년이야. 설마하니 브루고뉴와의 일전에 정말 모든걸 쏟아부울줄이야. 우주에 쌔고 쌘게 별인 것을 헛된 집착으로 트라이브를 날려먹는 구나. 뭐 그걸 반면교사로 삼아서 본 여왕은 최소한의 별의 생명력만 흡수하고 재빨리 이 수왕성을 떠주지.
여신칼날단에 반신타락자 그리고 물의 정령신까지 버티고 있는 마당에 굳이 무리해서 붙어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 말이야."
디파일러 퀸 더 스텔라 비타 흡성대법(Absorb Mode)
갑자기 주위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는다. 그와 동시에 그나마 물의 대결계 덕분에 시독의 영향을 받지않아 깨끗함을 유지하고 있던 주변 바닷물이 썩어들어가기 시작했으니 이는 익히 내가 알고있는 현상이였다. 별의 생명력을 임의로 흡수할때 주변 자연환경이 급격히 황폐화되는 이 현상의 주범은 다름아닌 스텔라 비타 흡성대법.
디파일러 킹 긴고가 죽음의 위기에서 회생할때 바로 이 수왕성에서 똑같은 기술을 사용했었고, 나 또한 사흉성에서 진홍빛 장승곡에 필요한 마력을 보충하기 위해 직접 사용한 전력이 있었다. 그말인즉슨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엑시아 여왕을 노릴 딱 좋은 타이밍이란 뜻이였기에 나는 급히 아크네미시스 모드로 변신한 뒤 하늘위로 날아올랐다.
그런데 내가 이제 막 용의 날개를 퍼덕여 가속도를 붙이려는데 갑자기 마치 공포 영화의 한장면처럼 거무튀튀한 바닷물 밑에서 손이 열댓개 넘게 올라와 나를 잡아당겼다. 졸지에 하늘 대신 바다로 곤두박질 친 나는 실루엣만 보고 그 손의 주인공이 오르카니우스라는걸 확인했다.
원래 손을 트리플암스(Triplearms)란 종속마력기관으로 여섯개까지 늘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녀석이 한단계 더 능력을 업그레이드(근력까지 덩달아 뻥튀기 되므로) 했을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실제 상황은 그보다 더 최악이였다. 팔이 12개가 된게 아니라 팔이 4개인 오르카니우스가 세명이나 존재했던 것이다.
"오르카니우스 분명히 말했다. 상대가 강해지면 나는 그보다 더 강해진다고!" x 3
"지랄하고 자빠졌네. 숫자가 늘어난게 어떻게 강해진거냐 이 저능아 범고래 자식아. 개개인으로 따지면 오히려 전보다 약해진 것 같은데 이 옥사건님이 그리 만만해 보이디?"
쉐도우 블레이드(Shadow Blade)
나는 삼지족에서 뽑아낸 어둠의 마력을 휘둘러 아크네메시스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오르카니우스의 팔들을 떨쳐냈다. 앞서 말한대로 숫자는 이전보다 늘어났을지언정 개개인의 힘과 재생력은 오히려 떨어진 상태였기에 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지만, 만약 자산한줄 알았던 다른 디파일러 간부들의 수 또한 늘었다면 이는 가볍게 여길만한 사건이 아니였다.
전쟁의 규모가 커질 수 록, 난전이 될 수 록 개개인의 전력과는 별개로 물량의 이점이 극대화되기 때문이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바닷물 밖에서 아군들이 승리의 여운을 채 맛보기도 전에 갑자기 숫자가 불어난 디파일러 간부들을 상대로 크게 고전하고 있었다.
"아, 아버지 갑자기 제가 상대하던 해파리 공주양이 3마리가 됬어요. 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히히히히히! 저기는 아빠 상어, 여기는 엄마 상어 그리고 뒤에도 얘기 상어가 있네? 전부다 묶어서 가지고 놀아야지!!"
당장 프랑케네뜨 부터 이상을 감지하고 내게 헬프 요청을 보내왔고 네크로필리아는 딱히 아무 생각이 없는지 3명이 된 샤힌에게 겁도없이 달려들었다. 용린은리 사저나 천빙검후 여사태도 말은 안하고 있었지만 꽤 버거워 하고 있는듯 했기에 나는 이 극한상황에서 빨리 용단을 내려야만했다.
사실 후퇴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게 엑시아 여왕 본인부터가 전면전이 아닌 수왕성에서 후퇴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 예로 젤피를 위시한 디파일러 간부들은 숫자가 늘어났음에도 숫적 이점을 앞세워 압박하기 보다는 서쪽 하늘쪽을 향해 눈치를 보며 대치만을 고집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쪽 하늘에는 나를 수왕성까지 데려다준 계왕고래가 그 둔중한 몸집을 앞세워 천천히 접근중이였으니 엑시아 여왕이 정신파로 호출한게 분명했다. 이대로 엑시아 여왕의 디파일러 트라이브가 계왕고래를 타고 수왕성을 떠나게 만들 순 없는 노릇이였기에 나는 VOT 단말기로 급히 황룡선의 금용희에게 연락해 주포인 용린(龍鱗)을 발사캐했다.
당연히 그 목표는 계왕고래로 이렇다할 방어기재가 없는데다 워낙 덩치가 커서 빗나가는게 더 이상한 일일터. 일단 계왕고래건은 그렇게 마무리를 짓고 다른 동료들에게 보낼 메시지에 손을 올린 나는 고심끝에 후퇴를 천명했다. 항상 숫적 우위를 기반으로 싸워온 강령술사인 나였기에 전쟁에서 질로 양을 이긴다는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지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질이 확실히 앞선다고 하기도 어렵고.'
엑시아 여왕의 부하들은 지금까지 내가 만나본 디파일러 간부들에 비해 이상하리만치 강하고 희한한 기술을 사용해 나 또한 복어대장군과 꽃게여장군을 제압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가. 물론 1:1이라고 가정한다면 그 누구도 밀리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지금은 1:3인데다 자칫 잘못하면 더 늘어날지도 모르는 일.
그러한 나의 결정을 전해듣자 용린은리 사저가 가장 먼저 강력한 빙결계 초식을 사용해 거리를 벌린뒤 후퇴를 이끌었다. 딱히 겁을 먹어서가 아니라 무사이자 동시에 군인인 그녀였기에 후퇴 또한 전략의 일환이란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렇게 디파일러처럼 정신파로 연결된 것도 아닌데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물의 궁전이 있는쪽으로 빠지는데 단 한명만이 명령에 불응하고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었다. 말할것도 없이 그 주인공은 네크로필리아로 자꾸 디파일러 간부들을 굴비 엮듯이 엮겠다며 후퇴는 커녕 겁도없이 적진 한가운데로 돌진해 들어갔다.
다만 재밌는 점은 샤힌을 위시한 디파일러 간부들이 엑시아 여왕에게 따로 언질을 받았는지 아니면 저 저주받은 인형에게서 뭔가 꺼림직한 느낌을 받았는지 구태여 포위 공격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였다. 오히려 거리를 벌리며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는게 참으로 우스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말려봐야 귓등으로도 듣지않을테니 그냥 내비둬야겠군. 그건 그렇고 슬슬 시간이 됐는데...'
우르르콰과광!
맡끝을 흐리며 하늘을 쳐다보자 아니나 다를까 빛이 번쩍하더니 막대한 내공이 응집화된 황금용이 구름을 가르고 역승천을 하고 있었다. 뭐 어떻게 피할 시늉도 하지 못한채 주포 용린을 얻어맞은 계왕고래는 뒷골을 띵하게 만드는 초음파 비명을 내지르며 바다밑으로 추락했다.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떨어진다아아아아아아아아!
"그냥 우리를 보낼거면 보낼 것이지 병력은 물리면서 퇴로는 차단하다니 뭐하는 수작이냐, 강령술사!"
"그러는 엑시아 여왕 너야말로 무슨 속셈이냐? 그정도 병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소극적으로 견제만 하다니 말이야. 사리카야의 몸까지 차지한 지금이라면 얼마든지 수왕성을 정복한 다음 대지의 배꼽에서 별의 생명력을 추출할 수 있을텐데 말이지. 내가 한번 속사정이 뭔지 맞춰볼까? 아마 사리카야의 몸을 차지한지 얼마 안돼서 그녀가 사용하는 무투술들을 전혀 쓸 수 없을뿐더러 부하들을 세배로 뿔리는 부화술 또한 시간제한이 있다거나 다른 제약이 있어 전혀 쓸 수 없는 상황아닌가?"
"억측도 과하면 병이다, 강령술사! 본 여왕이 도망치듯 수왕성을 떠나는건 신중한 성격탓이지 딱히 전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만약 본래 계획대로 복어대장군이 스고우를 등용성에 붙잡아두고 너라는 변종 강령술사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수왕성 점령을 고려라도 해보겠지만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상황에서 도박수를 두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나 엑시아 여왕이 수많은 행성을 집어삼키고도 살아남을 수 있엇던 비결이란 말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