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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게 무슨 개소린가 싶었지만 이무기 꼬마형제들중 좀 더 침착해보였던 유토의 태도는 사뭇진지했다. 허나 나는 이미 등용성의 일에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상황이였기에 그 둘의 손을 매몰차게 뿌리쳤다.
"미안하지만 나는 진짜 등용문이든 가짜 등용문이든 아무 관심도 없으니까 니들끼리 서로 짝짜꿍을 하든 쎄쎄쎄를 하든 알아서하라고."
"갑자기 낯선 장소로 강제소환되어 언짢으실 기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스고우님 또한 염치도없이 그저 맨입으로 옥사건님께 도움을 구하려는건 아닙니다. 진짜 등용문안에는 현재 스고우님께서 안배하신 3개의 선물이 준비되어 있으니 일단 한번 살펴만 보시는게 어떨련지요? 스고우님께서 말씀하시길 등용성을 돕는 여부와 상관없이 3가지 선물 전부를 가져가셔도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만 3개의 선물들중 옥사건님이 진심으로 흡족할만한 물건이 있다면 넓은 아량으로 저희 이무기족을 도와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뭐 그러면 선물을 3개나 준비한 스고우의 정성을 생각해서 잠깐 구경이나 해볼까?"
유토의 정중한 사과에도 시큰둥하다가 선물이라는 단어에 귀가 쫑끗해진 나는 못이기는척 이무기 꼬마형제들이 이끄는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의 두 단상에 진토술로 만들어진 개와 원숭이를 배치해야만 개방되는 것으로 보이는 진(眞) 등용문의 내부는 퀘퀘한 냄새가 진동했던 동굴과 비교했을때 확실히 공기부터가 틀려보였다.
그리고 스고우 준비했다는 3개의 선물은 크기순으로 고급스런 석제 원탁 위에 배치되어 있었는데 작은 것은 반지 보관함서부터 큰 것은 미라가 살법한 관짝만했다. 보통 이런 경우 작은쪽이 오히려 귀중한 것일 확률이 높았기에 내가 반지 보관홤 미스무리한걸 집어드니 뚜껑을 여기도전에 알싸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뜸들일 필요없이 바로 뚜껑을 여니 무슨 곰의 쓸개도 아니고 거무튀튀하기 짝이없는 정체불명의 물체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게 도대체 뭔가 싶어 잽싸게 집어든 다음 자세히 그 내력을 살피니 최상급 마력석 100개가 응축된듯 엄청난 기운이 느껴졌다. 생긴건 어떨지 몰라도 필시 귀한 물건임은 분명했다.
"그건 최근 승천에 실패하고 흙으로 돌아가신 라오우 장로님의 내단입니다. 비록 여의주로 진화하지는 못했지만 평소 정순한 공법을 꾸준히 연마해오신분이기 때문에 내단의 품질 또한 아주 휼륭하죠. 아마 보통 인간이 복용한다면 단숨에 만독불침까지는 아니더라도 백독불침의 경지에 이르게 해줄겁니다."
"후후후. 그렇게 말하니까 무슨 소고기 등급이라 평가하는 것 같군."
"라오우 장로님께서는 저와 사토의 친증조부 되시는 분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등용성이 바람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상황에서 사사로운 정에 흔들릴 수 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 하지만 네 쌍둥이 형제쪽은 영 상태가 좋지 않은것 같은데 말이야."
아닌게 아니라 사토라는 이름의 이무기 꼬마는 내가 반지 보관함처럼 생긴 선물을 들어올렸을때부터 울상이더니 뚜껑을 열자 눈물이 그렁그렁한게 금방이라도 대성통곡할 기세였다. 지구의 기준으로 따져봤을때 증조부는 사실 가까운건 둘째치고 살아계신게 기적인 존재였지만 타고난 수명이 긴 이무기에게는 충분히 밀접한 교류가 있을만했다.
시커먼 남자놈이 울어재끼는 것만큼 꼴사나운 일이 또 없었기에 재빨리 선물함의 뚜껑을 닫고 인벤토리에 챙겨넣은 나는 곧장 다음 선물함으로 넘어갔다. 높이는 낮은 반면에 넓이는 꽤 되는 그 선물함 안에는 서책이 하나 자리하고 있었는데 겉표지에 멋들어진 붓글씨로 진토술 ~용의 형상편~이라고 쓰여 있었다.
제목만 보고도 꽤 흥미가 동한 내가 조심스럽게 서책을 들어올려 내용을 살피니 일전에 스고우가 내게 넘겨줬던 진토술 ~뱀의 형상편~처럼 자세한 주석이 덧붙여진게 아니라 단순히 술법의 구결만 나열된 느낌이였다. 일단 거기서부터 마이너스 점수가 들어간 나는 신경질적으로 책을 덮었다.
내 주력 술법인 강령술의 3대 마도서인 네크로노미콘, 데모닉 그리모어 그리고 귀혼강신법조차 다 소화하기 벅찬 상황에서 진토술처럼 아웃사이더 영역에 있는 술법서를 언제 머리쌔매고 공부한단 말인가. 뭐 누군가에게는 천금을 주고도 바꾸고 싶지않은 귀한 보물일지 몰라도 내게는 그닥 구미가 당기지 않는 선물이였다.
"이무기 일족중에서도 천재중의 천재만이 익힐 수 있다는 진토술 ~용의 형상편~입니다. 부끄러운 말씀입니다만 이무기족에서 나름 수재로 꼽히는 저희 형제들도 이 술법서만큼은 단 한줄의 구결도 해석해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스고우님에 버금가는 술법사인 옥사건님이라면 충분히 해석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해도 소용없어. 내가 스고우에 버금가는 아니 그 이상의 초천재긴하지만 그렇기에 한층 더 투자시간대비 결과물에 민감한 편이지. 이미 진짜 드래곤의 시체를 가공해 언데드 수하로 부릴 수 있는 내가 진흙으로 만든 가짜 용따위에 흥미가 동할리가 없잖아. 애시당초 왜 스고우는 지난번처럼 진토술의 해석본을 첨부하지 않은거지? 설마 진토술 ~용의 형상편~은 스고우조차 아직 완벽하게 익히지 못한 술법이라는건가?"
"그건 아닙니다. 일전에 복어대장군의 선발부대와 대치할때 아무것도 없는 흙바닥에서 용을 소환해 디파일러 나이트만 수십마리를 일거에 해치우셨으니까요. 사실 스고우님의 속내는 비교적 측근이라 할 수 있는 저조차 짐작키 어렵습니다만 아마 추후 또 다른 협상카드로 사용하기 위함이 아닌지 조심스레 추측할 따름입니다."
"하! 다음 세번째 선물이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등용성이 끝장날 상황에서 협상카드를 아끼다니 그것 참 재미있군. 뭐 어차피 진토술같은 잡기에 목멜 생각은 없었으니 어서 세번째 선물함을 열어보자고."
비교적 침착한 성격인 유토조차 식은땀을 흘리는 가운데 스고우가 안배한 마지막 선물함인 거대한 관짝 오픈식이 시작됐다. 드르르르륵! 그리고 둔중한 석문이 반쯤 열렸을때 재빨리 다시 관짝을 닫은 다음 두눈을 연신 비볐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내가 목격한 관짝안의 내용물의 진위가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던 것이다.
"옥사건님 세번째의 선물함에 뭔가 문제라도?"
"아니 그런건 아니고 혹시나 싶어서 묻는건데 너희들은 이 선물함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다 알고있었냐?"
"첫번째와 두번째 선물함의 내용물은 스고우님께서 사전에 고지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세번째 선물함의 경우에는 절대 말씀해주지 않으시더군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세번째 선물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그런가. 스고우 녀석 머리 좀 썼구만."
라고 말하며 나는 다시 관짝을 재오픈했다. 세번째 선물함에는 내 예상을 깨고 세가지 선물중 가장 귀중한 것이 들어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가장 좋아할만한 기호품이 들어있었달까. 그 기호품이 뭔고 하니 정갈한 흑단색 꼬리가 9개나 달린 전라의 여우귀 소녀였다.
사실 그냥 평범한 소녀였다면 내가 이렇게 호들갑을 떨 필요도 없었으니 얼굴은 앳되보이는 반면 젖통이 무슨 휘르 행수만큼이나 빵빵하고 아홉개나 되는 꼬리에 가려 윤곽이 완전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엉덩이 라인도 제법 깔쌈했다. 거기다가 종족적 특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전체적인 아우라에서 색기가 뿜뿜 뿜어져 나오는 것이 한껏 풀죽은 자지도 다시 일으켜세울 기세였다.
어둠의 최하급정령인 셰오에게 성욕을 왕창 흡수당한 지금의 내게는 더없이 안성맞춤인 선물. 하여 이무기 꼬마형제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채 허겁지겁 두손을 뻗은 나는 탐스러운 두 젖가슴을 떡주무르듯 주물렀다. 손끝으로 전해여오는 따스한 온기와 몰캉몰캉한 감촉이 이 여우귀 소녀가 진흙으로 만들어진 인형이 아닌 진짜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렇게 침까지 질질 흘리며 탐스러운 유방을 탐하던 나는 이번에는 하반신쪽으로 마수를 뻗쳤다. 아홉개의 흑단색 꼬리에 감쌓인 사타구니는 2차로 까슬까슬한 보지털이 보호하고 있었는데 그 감촉이 어찌나 중독적인지 하루종일이라도 매만질 수 있을것 같았다. 물론 진짜로 내가 하루종일 하고싶은건 단순히 만지는걸 넘어선 신명나는 떡방아질이였지만 말이다.
"옥사건님? 아까부터 선물함안에서 뭘 뒤적거리고 계신거죠? 세번째 선물도 마음에 들지 않으신거라면 뭐라고 말씀 좀 해주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들어라. 유토 그리고 사토."
"네." x 2
"등용성은 지금부터 내가 지킨다! 그뿐만 아니라 디파일러는 계급 막론하고 단 한놈도 이곳에서 살아나가지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