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511화 (51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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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4 Oxygan the True Queen Of Ocean

대화를 나누면 나눌 수 록 나는 엑시아 여왕이나 나나 서로를 절대 믿지못하고 의심암귀에 휩싸여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체감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태에서 더 시간을 끌어봐야 상대가 빈틈을 드러낼리가 없었기에 내가 슬슬 시동을 걸려는 찰나 갑자기 내 주머니가 눈이 멀듯 환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괴현상인가 싶어 내가 주머니에 손을 뻗으니 일전에 스고우가 선물했었던 옥(玉)자가 새겨진 장기말이 바로 그 원흉이였다. 나는 일전에 륭 사부와 응응하려 했을때의 경험으로 이것이 매우 불길한 사건의 징조라는걸 알고 있었기에 서둘러 장기말을 다른곳으로 집어던지려 했다.

부글부글.

허나 바로 그때 갑자기 내 발밑에 있던 정확히는 이매망량의 물결밑에 있던 바다에서 웬 꽃게를 닮은 괴인 한마리가 튀어나오더니 입에서 비눗방울을 뿜어 날 가둬버렸다. 그 꽃게 괴인의 정체는 둘째치고 고작 비눗방울 따위로 날 가두려 한다는 사실에 내가 기가차서 블랙탈론을 길게 늘려 휘두르는데 마치 시멘타 바닥을 긁는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그그그극!

그제서야 뭔가 심상치않은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실감한 내가 쉐도우 브레스(Shadow Breathe)를 준비하려는 와중에 꽃게 괴인이 비눗방울에 착 달라붙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슨 전대물에나 나올법한 괴인의 형상을 한 녀석이 꽃게다리를 펼치자 그렇게 흉측할 수 가 없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압건인건 녀석의 배를 가리고 있는 꽃무늬 레이스 앞치마였다.

"유후~ 귀엽게 생긴 남자 겟츄!"

"이런 빌어먹을 샤힌 녀석도 그렇고 엑시아 여왕의 진영에는 여자 아니면 게이놈들 밖에 없는거냐?"

"유후후, 게이라니 그런 섭섭한 말씀을. 나 꽃게여장군 퐁퐁 아줌마는 엄연히 소녀랍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때니까 말씀을 가려가면서 해주시길. 그리고 참고로 말하지만 제 버블 프리즌 안에서는 아까 물의 대결계를 공격할때 사용했던 것과 같은 기술은 쓰지않는게 좋아요. 왜냐하면 버블 프리즌의 내부는 완벽하게 마력 진공상태라 마력이 역류할 수 있거든요."

"뭐!? 마, 마력 진공상태라고?"

나는 마력 진공상태란 말에 놀라 서둘러 비눗방울안의 마나 밀도를 체크했다. 과연 녀석의 말대로 비눗방울 내부에는 그 어떠한 종류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는 지구의 척박한 환경(마력축적 수련을 하는 입장에서 봤을때)과는 조금 다른 의미였으니 아무리 마나입자가 없다하더라도 잡스러운 영력이나 각기 다른 자연에 존재하는 다원속성력은 약간이나마 있기 마련이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공동묘지에서 이매망량을 불러내지도 못했을것이며 오르시나가 한라산 백록담에 쳐박혀 잃어버린 수력(水力)을 회복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결국 이런 상태에서 내가 쉐도우 브레스를 사용할 경우 버블 프리즌이란 결계의 단단한 정도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역으로 내가 데미지를 입을 가능성도 존재했다.

물론 얼티밋 언데드 폼을 지닌 내가 쉐도우 브레스 때문에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은 낮았지만 쉐도우 브레스을 사용할때 호흡기관이 잡아먹는 막대한 마력양을 생각하면 섣불리 실험해 볼 수 가 없었다. 하여 내가 일순 집약됐던 마력을 걷어내자 꽃게 괴인이 안그래도 괴상한 얼굴을 비눗방울에 짓누르며 말했다.

"참고로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저는 버블 프리즌의 크기를 제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지요. 그러니 납작한 쥐포가 되고 싶지않다면 얌전히 젤피양을 공격하려 했었던 그 아티팩트의 발동을 멈추시지요."

"젤피양이라면 저 해파리 공주 녀석을 말하는건가? 무르갈도 그 이름을 한번 언급했었던 것 같은데."

"유후~ 무르갈씨는 저랑 같은 디파일러 아크비숍인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눈치코치가 빵점이라서 말이죠. 젤피양이 엑시아 여왕님의 대역을 하고 있을때는 물구나무를 서기로 몇번이나 말씀드렸는데 그걸 또 까먹고 실수를 하더라구요. 뭐 당신이 제 버블 프리즌에 같힌 이상 그런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지만."

물구나무라는 단어에서 웬지모를 위화감을 느낀 나는 꽃게 괴인에게서 시선을 돌려 엑시아 여왕 아니 젤피가 있었던 위치를 살폈다. 그곳에서는 젤피가 물구나무란 말 그대로 몸을 천천히 뒤집고 있었는데 그러자 폭이 넓은 치마인줄 알았던 것이 해파리의 갓으로 감쪽같이 치환되는 것이 아닌가.

거기다가 인간형 얼굴인줄 알았던 것은 마치 교수형에 쳐해진 사형수마냥 축 늘어지니 그렇게 소름이 돋을 수 가 없었다. 처음부터 디파일러 퀸(사리카야, 긴고 그리고 카트랏슈의 경우 외양만 보면 인간과 구분할 수 없을정도였으므로)치곤 뭔가 위화감이 느껴진다 싶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줄이야.

"아니 잠깐 그러면 진짜 엑시아 여왕은 어디 있는거지? 그리고 무르갈이 너와같은 디파일러 아크비숍이라는건 설마 그랜드룩처럼 3마리가..."

"유후~ 퐁퐁 아줌마는 말많은 남자는 딱 질색이랍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과묵하게 만들어드릴게요. 보아하니 아티팩트의 발동을 멈출 생각도 없는것 같은데 아예 아티팩트채로 찌그러트려 드리지요. 뾰로롱~"

빠드득!

스스로를 디파일러 아크비숍 퐁퐁 아줌마라고 밝힌 꽃게 괴인이 비눗방울 감옥을 감싼 집게다리에 힘을 주자 앞서 말한대로 안그래도 좁았던 공간이 한층 더 협소해졌다. 만약 이 기세로 계속해서 비눗방울 감옥이 줄어든다면 쥐포까지는 아니더라도 활동반경이 너무 제약되는 감이 없잖아 있어 내가 반격에 나서려는데 아까부터 계속 빛을 발하던 장기말이 어마무시한 광량을 뿜어내더니 비눗방울 감옥채로 감싸버리고 말았다.

****

"등용문 안으로 들어가신 스, 스고우님의 기가 사라졌어. 어떻게하지? 우리 둘만으로 복어대장군을 상대하는건 무리일텐데."

"일단 스고우님이 돌아오실때까지 기다려보자. 설마 스고우님께서 아무런 사전준비도 없이 우리를 버리고 떠나실리가 없잖아."

"으하하하하하하! 그 설마가 사실이다. 이 쥐새끼처럼 도망치는 것 밖에 할줄 모르는 이무기 꼬맹이 놈들. 내가 어디 한번 스고우의 속내를 한번 맞춰볼까? 정면대결로는 이 복어대장군 테트라님을 상대할 자신이 없으니 일부러 도발을 해서 날 이 동굴속으로 유인한다. 그 후 미리 준비한 폭발 술법으로 동굴입구를 무너트리고 너희 형제놈들을 미끼로 던져둔 뒤 자신은 도망친다. 그야말로 사두용미가 아니라 용두사미의 칭호가 어울리는 보잘것 없는 남자의 전략이로군."

"스고우님을 욕하지마! 너같은 것 보다 백배, 천배는 휼륭하신분이니까!"

"글쎄. 과연 그럴까? 그런데 그렇게 휼륭하신 분의 전략이 왜 이렇게 구멍투성이인지 모르겠군. 스고우놈이 세운 전략의 맹점은 총 3개다. 일단 첫번째로 제 아무리 단단한 암석으로 만들어진 동굴이라 한들 이 복어대장군의 맹독 앞에선 두부만도 못하다는 것. 두번째로 설사 단순한 시간끌기용으로 나를 이 동굴로 유인했다고 한들 내 부하들은 엑시아님의 디파일러 트라이브에서도 손에 꼽히는 최정예중의 최정예. 단시간내에 당할만큼 녹록치가 않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고우 녀석의 전략의 가장 치명적인 맹점은..."

우당탕탕탕탕탕탕!!!

빌어먹을 퐁퐁이년 거기서 비눗방울을 터트려 버릴줄이야. 나는 묘한 문양이 새겨진 거대한 석벽을 깨부시고도 충격력을 완화시키지 못해 연신 바닥을 굴렀다. 옥(玉)자가 새겨진 장기말이 발하는 빛에 휩싸인 이후 나는 난생 처음보는 드래곤 석상위에 떨어졌는데, 거기까지는 빌어먹을 뱀술사 스고우 자식의 농간정도로 생각하면 딱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였지만 진자 문제는 꽃게 괴인까지 같은 장소로 공간이동되었다는 점이였다.

그 모든게 내가 의도한바는 아니였지만 졸지에 공간이동에 휩쓸린 꽃게 괴인은 불같이 화를 내며 집게다리로 비눗방울을 찢어버렸다. 그러자 마력 진공상태였던 비눗방울 안으로 갑자기 막대한 기운이 밀려들더니 한 수백번쯤 흔든 탄산음료캔처럼 터져버리고 만 것이다.

덕분에 버블 프리즌이란 결계를 손도 안되고 탈출한 셈이였지만 폭발의 여파로 인해 내 몸은 피칠갑이 되고 말았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재생력이 아니였다면 쥐포가 아니라 아예 인간 육편이 되버렸을 어마어마한 폭발력은 과연 아크비숍의 고유기술 다웠으니 앞으로 비눗방울 감옥 아니 버블 프리즌이란 기술엔 두번 다시 당하고 싶지 않은 심정뿐이였다.

"네 이 노오오오오오옴! 감히 복어대장군의 갑옷에 더러운 피를 묻히다니 네놈이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아 거 되게 시끄럽네. 고작 갑옷에 피 좀 묻었다고 찡찡대는 네놈이 더 미친건 아니고?"

"유후~ 옥사건님이 이해하세요. 복어대장군 테트라씨가 입고 있는 그 갑옷은 엑시아 여왕님께서 직접 하사하신 최고급 아티팩트거든요. 상대가 누그든간에 조금만 더러워져도 불같이 화를 내곤하지요. 테트라씨, 어떻게 제 버블 프리즌 능력으로 깨끗하게 세탁해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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