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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4 Oxygan the True Queen Of Ocean
"이, 이제 된거지? 양이 조금 적긴 하지만 이 백탁색의 액체, 인간 남자가 사정할때만 나오는 정액이란 거잖아. 그렇지? 내 말 맞지?"
"아아 그래 사실상 심리적 거세상태라 쉽지않았을텐데 결국 용캐 해냈구나, 오르시나. 수고했다."
"후웁후웁. 고작 인간들의 번식활동 보조품따위를 조제하는게 이렇게까지 힘들줄이야. 덕분에 브루고뉴님이 부여해주신 물의 기운을 전부 다 써버리고 말았어. 아마 곧 나는 유체화 상태로 다시 돌아가야할지도 몰라. 그전에 다시 한번 약속해줘. 브루고뉴님을 최선을 다해 도와줄거지?"
"물론! 두말하면 잔소리지. 이 사나이 옥사건 비열하기 짝이없고 타인과의 약속을 깃털보다 가볍게 여기는 악당이지만 여자와 섹스를 조건으로 내건 약속만큼은 절대 어기지 않아. 왜냐하면 그래야 나중에 또 그 여자를 따먹을 수 있을테니까."
'자랑이다 이 빌어먹을 주인놈아! 아무튼 너만 믿고 나는 좀 쉬러가야겠어. 물한점 없는 곳에서 정령 칵테일술을 남발했더니 너무 피곤해.'
물의 수호정령 오르시나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면서 그녀가 정령 칵테일술로 생산한 극상품의 러브젤도 덩달아 증발해 사라지기 시작했다. 자지가 제대로 서질 않는 상황에서 오르시나가 젖가슴과 엉덩이골 부비부비해 사정을 유도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그 특별한 러브젤들.
따로 샘플을 챙겨두고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을만큼 탐나는 것이였으나 나는 일찍이 약속했던대로 브루고뉴를 도와야 했기에 일단 주변의 디파일러들을 집합시켰다. 개인적으로 이론상으로만 가치를 인정받고 실전에서 써먹지 못하는 연구 프로젝트는 쓰레기만도 못하다고 생각했기에 바로 실전투입을 해볼 생각이였던 것이다.
그 연구 프로젝트가 뭔고하니 '언데드 기생충의 해부병리학', 지난 한달간 내가 현자타입에 돌입하면서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생체병기였다. 물론 개발기간이 짧았던 만큼 불완전한 부분이 있는게 사실이였지만, 바로 그 불완전한 부분때문에 엑시아의 디파일러 트라이브는 지옥을 맛보리라.
동족으로부터 전염해 나가는 통제불가능한 좀비 기생충 무리를 디파일러 퀸이라고 해서 뭐 별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실험중 가장 우수한 생존력을 보인 실험체인 고래회충 #3602, 바다표범회충 #142 그리고 물개회충 #29930 샘플을 각각 디파일러 폰, 나이트 그리고 비숍에게 주사한 나는 지체없이 바로 저승문 개전(앞서 열렸던 저승문은 오르시나와의 으쌰으쌰가 생각보다 오래걸려 닫힘)의 술법을 시전했다.
'그건 그렇고 막상 수왕성으로 돌아가니 이미 디파일러 정리끝!인 상황이라면 어쩐다?'
만약 그럴 경우 어쩔 수 없이 기야스의 주포 피스메이커I를 써서라도 디파일러 4개 사단을 철저히 소각하는 수 밖에 없었다. 브루고뉴가 이미 디파일러를 격퇴한 상황에서 굳이 좀비 기생충같은 생태교란종을 풀어 그와 척을 질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오르시나와의 약속도 있고 말이지.
그러나 그런 내 우려도 잠시 저승문을 건너자 마자 들어온 풍경은 수왕성의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알려왔다. 여길봐도 저길봐도 디파일러의 시체 투성이. 단순히 생각해보면 브루고뉴가 선전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겠지만 문제는 시체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는 점이였다.
마치 바다가 쓰레기 매립장이라도 되는것 마냥 산처럼 쌓여있는 디파일러의 시체들. 그렇다고 수심이 그닥 낮아보이지도 않았기에 실제로 어느정도의 디파일러가 죽었는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거기다 때얕볓에 방치한 해산물들이 으레 그렇듯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시체들이 썩어가고 있었기에 나는 코를 틀어막을 수 밖에 없었다.
냄새로 악명높은 음식인 취두부나 곤계란도 이정도는 아니리라. 아무리 생각해도 수왕성의 수비에 문제가 생긴게 분명했기에 나는 기야스함 내부에서 대기중인 프랑케네뜨에게 초소형위성을 퍼트려 정찰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 결과 나는 수왕성의 상황이 비단 이곳뿐만 아니라 다른곳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변기통의 수압이 아무리 쌔다고 해도 변기통 전체가 똥으로 가득차면 물을 내리는게 불가능한 법. 브루고뉴 녀석 잘난체 하더니 한방 먹었구만.'
다만 아직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있다면 50사단 아니 46사단에 해당하는 디파일러 병력이 있다고해도 바다 전체를 시체로 메우는게 가능하냐는 부분이였다. 그런건 내가 아이언 메이든의 다이노스 언데드들을 전부 다 푼다고해도 불가능한 일이였기에 미심쩍기 그지 없었다.
설마 엑시아 여왕이 일부러 내게 실제 병력 규모를 줄여서 말했다? 아니, 아니야 이미 50개 사단의 병력만으로도 상식을 한참 벗어난 수준인데 그 보다 더 많은 디파일러 병력을 가지고 있다는건 말이 안돼. 행성을 수십개씩 흡수한게 아닌 이상에야 그런 일은 불가능할뿐더러 계왕고래의 운반용적도 그 정도를 커버할 순 없을 터였다.
어찌됐든간에 그 해답을 찾고 오르시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격전지를 가능한한 빨리 찾아들어가야 했기에 나는 다시 기야스에 올라탔다. 모르긴 몰라도 브루고뉴가 있는 곳 만큼은 시체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울 가능성이 높았기에 목표지점을 설정하는건 어렵지 않았다. 온 바다가 썩은시체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이와중에도 청정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곳.
바로 그곳이야말로 육각수의 초월령, 브루고뉴와 동해귀왕 엑시아의 대척점일게 분명하리라. 아니나 다를까 쏜살같이 아니 실은 쏜살보다 곱절은 빠르게 비행해 나간 기야스의 외곽카메라에 수상한 장면이 포착되기 시작했다. 다리 하나가 웬만한 기차보다 두껍고 기다란 초거대 오징어 한마리가 어항처럼 생긴 반투명한 결계를 향해 끊임없이 먹물을 퍼붓고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뭐야 저 갑오징어는? 또 다른 디파일러 룩인가? 하지만 그런것치곤 너무 거대해 보이는데...'
본래 공성병기로 고안된 디파일러 룩의 덩치가 큰 건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사실이였지만 저 갑오징어는 덩치가 커도 너무 컸다. 계왕고래급은 아니더라도 기야스 아니 황룡선을 포박하는 것도 능히 가능해 보이는 수준이였던 것이다.
혹시 제 3의 디파일러 트라이브가 참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에 나는 기야스를 일단 뒤로 물린 그런 기야스의 선미를 졸졸 쫓아오던 성유고래쪽으로 향했다. 혹시나 엑시아 여왕이 내게 하사한 디파일러 놈들이 뭔가를 알고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하여 또이또이하게 생긴놈들중 그나마 똘똘해 보이는 말미잘 형태의 디파일러 비숍을 들쳐업고 밖으로 나서니 녀석이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며 지랄발광을 하기 시작한다. 이 거리에선 갑오징어밖에 보이지 않는 상황이였기에 이 말미잘놈이 뭔가를 알고있는게 분명했다.
"계, 계왕 오지어으어으어..."
"야 임마 발음 좀 똑바로 해봐. 3살박이 정박아처럼 굴지말고."
"계왕 오징어으가 날 잡아먹을거야으. 엑시아 여왕님 더 열심히 할테니 절 먹이로 던져주지 마세요으. 어으어으어으!!"
"계왕오징어? 그렇다면 저게 디파일러 그랜드 룩이라는 소린가? 하지만 너희들한테는 이미 계왕고래라는 디파일러 그랜드 룩이 이미 있잖아. 공격능력은 전무하지만 그 어떤 전함도 따라올 수 없는 탁월한 수송능력을 지닌 그랜드 룩. 너도 그거 타고 여기 온거잖아. 정확히는 계왕고래에 탄 성유고래를 타고 온거지만."
"어으어으어으, 엑시아님의 친위대는 다른 디파일러 트라이브와는 달리 ㅅ... 꾸웨에에에에에에엑!"
말미잘의 형태를 한 디파일러 비숍이 뭔가를 말하려나 싶더니 갑자기 안면부에서 끈적한 점액질을 분수처럼 뿜어내며 스스로 괴사하기 시작했다. 순간 내가 주사한 좀비 기생충 샘플때문에 그런건가 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불가능한 일이였다.
일부러 시간차를 두고 부화시키기 위해 캡슐상태로 주입한 좀비 기생충들이 어느정도 자체 재생능력을 지닌 디파일러를 그것도 비숍개체를 이렇게 단기간에 빈사상태로 만들 수 는 없었던 것이다. 졸지에 심히 기분나쁜 점액질로 부카게를 당하게된 나는 말미잘 놈이 있었던 자리에 웬 정체불명의 알 3개가 놓여있는걸 보고 고뇌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정황상 저 갑오징어는 엑시아 진영의 디파일러 그랜드 룩임이 분명했다. 어떻게 그랜드 룩이 두마리씩이나 존재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건 이럴 경우 로열나이트나 아크비숍도 두마리씩 존재할 확률이 높다는 것.
즉 무턱대고 돌진했다간 불리한 상황에 처할 확률 또한 높다는 뜻이였으니 이쪽에서도 보험을 두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자 그럼 어떻게 한다? 사흉성때처럼 난데없이 강적들에게 포위를 당해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는건 질색인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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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페스티벌 기간동안 '제독진 더 겜블러즈'라는 새작품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선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