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491화 (491/599)

491회

vol.14 Oxygan the True Queen Of Ocean

"오 이런 사리카야 여왕님 정말로 쏘리합니다. 제가 남의 집 안방에서 행패를 부리는 그런 매너없는 디파일러는 아닙니다만 옥사건씨가 해도해도 너무한 주장을 하셔서 말이죠."

샤힌이 이갈이를 하며 나를 위협할땐 언제고 사리카야 앞에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나를 흘겨보기 시작했다. 마음같아선 동맹이고 나발이고 아크네메시스 모드로 변신해서 샤힌의 주둥이를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녀석의 도발에 넘어가는 꼴이였기에 나는 잠자코 가루가 된 타일을 털어내고 아무일도 없었던 척 자리에 착석했다.

"너무한 주장을 한건 그쪽이지. 디파일러가 아티팩트 귀한줄 모르고 말이야 담보 어쩌구 하는데 패가망신 당하기 싫으면 다음부터 함부로 그딴 소리하지마라."

"아 진짜 이것들이 더럽게 귀찮게 구네. 야 옥사건 그냥 딱 똑바로 말해. 수왕성 수복작전에 협력할지 안할지. 눈치나 보면서 한푼이라도 더 받아먹을려고 기싸움을 하는건 저잣거리 장사치들이나 하는 저급한 습성 아니냐? 내가 무식해도 그 정도는 안다고."

쾅!

사리카야가 양쪽 바벨이 날아가서 봉만 남은 역기로 바닥을 내려찍으면서 당장 타협하지 않으면 죽일 기세로 으름장을 놓는다. 나 또한 이런 비생산적인 토론을 오래 지속하는걸 좋아하지 않았기에 양손의 검지로 샤힌과 사리카야를 순차적으로 가리키며 내가 원하는 바를 말해주었다.

"일단 샤힌에게는 이미 말한바 있지만 선불로 디파일러 4개 사단을 내놔. 누차말하지만 담보같은건 꿈도 꾸지 말고. 다음으로 사리카야 너는 나랑 침대위에서 교미 한판 뜨자. 물론 이것도 선불이다. 자 이제 됐지? 그럼 지금부터 천군만마보다 든든한 아군인 이 옥사건님을 영입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오로지 너희들에게 달린셈이다. 빠른 피드백을 듣고싶군."

"피드백이라고요? 그 이전에 왜 그렇게 양 디파일러 트라이브간의 요구조건이 판이하게 다른지 옥사건씨의 진의부터 듣고싶은데요?"

"그러면 느그 디파일러 퀸 엑시아도 나랑 같이 동침하던가. 아 물론 엑시아의 미모와 몸매가 사리카야급이라는 전제하에 하는 얘기지만."

"아 그건 누차 말했다시피 엑시아 여왕님께서는 지금 베리 시크하신 상태라 그럴 여유가 없..."

"뭐야 그런 쉬운 조건이였으면 진작 말했어야 할거 아니야. 저기가 바로 내 방이니가 바로 따라와. 교미가 그렇게 하고싶은 거였다면 얼마든지 해주지."

"뭐, 뭐라고?"

나는 너무나 쉽게 OK사인을 보내온 사리카야때문에 도리어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발가락으로 허벅지 좀 더듬었다고 다리관절을 꺾어버린 년이 그토록 쉽게 잠자리를 허락할줄은 몰랐기에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 사리카야년이 내 손을 부여잡고 진짜로 자신의 방안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방안으로 들어온 내가 사리카야의 평소 성정 답지않게 러블리하게 꾸며진 방 인테리어에 놀라는것도 잠시 그녀가 나를 침대위로 밀어트렸다. 그리고 풀썩!소리가 나기 무섭게 바로 따라붙어 내 몸을 껴앉는 그녀. 뭐야 이년 왜 이렇게 적극적이야? 설마 날 만나기 이전에 이미 발정나 있었던 거 아니야?"

"그래 요즘같은 시대에 순종적이기만 한 여자보다야 자기가 더 적극적인 여자가 더 매력적인 법이지. 그래도 바로 여성기승위로 넘어가는 것 보다는 수박 겉햛기 수준이라도 어느정도 애무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시끄럽고 룰은 심플하게 타격기가 아닌 관절기만 쓰되 목뼈랑 척추뼈는 피하는 방향으로 가자. 아무리 재생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큰 전쟁을 앞두고 무리하는건 좀 그러니까."

"뭐, 뭐라고?"

섹스의 세계는 참으로 심오해서 SM플레이처럼 서로 때러간 맞는 행위를 통해서 성적 쾌감을 충족시키는 케이스도 존재한다. 허나 그걸 감안한다쳐도 사리카야가 사용한 용어들은 이질적인감이 있었고, 애초에 내가 SM플레이를 하자고 요청한 적이 없었기에 나는 뭔가 잘못 돼가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허나 그때는 이미 사리카야가 내 어깨관절을 끌어당기면서 팔을 엑스자로 교차시키는 중이였기에 나는 항의표시대신 비명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고작 이 정도에 엄살을 피우다니 샤힌을 상대로 큰소리치던 배짱은 어디가셨을까?"

"배짱이고 나발이고 사리카야 이년아 교미를 하자고 했더니 왜 레슬링을 하고 자빠... 으아으아아아아윽!!!"

"왜 레슬링이냐니? 원래 교미라는게 침대위에서 하는 친선 레슬링같은거 아니였어? 스고우가 그렇게 말해주던데."

"아냐아냐아냐. 교미는 그런거 아니라고 이 미친년아! 빨리 이 팔 풀어 내가 제대로 가르쳐줄테니까."

"그렇게 말하는척하고 역으로 기술을 걸려고 그러는거지? 아주 그냥 주둥이만 산 녀석답게 레슬링도 입으로 할려고 드는군. 정 날 이기고 싶으면 입놀릴 시간에 어디 한번 내 서브미션 기술을 파훼해보라고."

"그런거 아니라니까 진짜 이 모지리년이... 으아아아아악! 항복, 항복, 항복, 항복, 항복할테니까 어서 팔좀 풀어줘. 이러다가 진짜 내 팔 꽈배기 되겠다 이 쌍년아!!"

파아아아아아앗!

나의 간절한 외침이 통한 탓일까 갑자기 두팔을 억누르던 태산과 같은 힘이 사라졌다. 사리카야년이 아무리 멍청해도 그 정도 설명했으니 알아들은거겠지라고 생각했으나 눈을 떠보니 내가 륭 사부와 끈적한 시간을 보냈던 바로 그 야자수 나무 아래였다.

스고우가 또 무슨 개수작을 부려 공간이동을 시킨게 분명한 가운데 내 콧잔등으로 옥(玉)자가 새겨진 장기말이 떨어지면서 그러한 의심을 확증시켜 주었다. 뭐 결국 사리카야년을 살살 구슬려서 따먹겠다는 작전은 수포로 돌아간셈이지만 내게는 륭 사부라는 아주 먹음직스런 케이크가 남아 있었기에 아쉬움을 떨쳐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공간이동 되기 직전 사리카야가 걸었던 얼척없는 서브미션 기술 탓인지 엑스자 상태에서 좀처럼 펴지질 않는 두 팔. 언옥타늄으로 이루어진 뼈가 너무 단단해서 생긴 해프닝이였지만 애초에 보통 뼈였다면 사리카야와 손을 맞잡은 시점에서 산산조각나 가루가 되었을 터였다.

하여 내가 변이에너지를 언옥타늄 안에 밀어넣어 엑스자로 꼬인 팔을 풀어헤치려는데 앞에서 가죽치마를 입은 여자가 절도 있는 걸음으로 다가온다. 그 와중에 치마속을 훔쳐보겠다고 내가 눈을 치켜뜨니 약간 C자형 팬티 느낌의 가리비 조개 팬티가 모래알에 반사된 햇빛을 받아 그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 씨발 당장 벗긴 다음에 보지에 존나 박고싶네.

"옥사건님 이런식으로 다시 만나게 되서 유감입니다."

"목소리로 보아하니 샨코공주로군. 나도 그래. 이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진 않았거든. 미안한데 골절상 비슷한것 때문에 이꼴인데 부축 좀 해주겠어? 뭐 이대로 계속 있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긴 하지만."

"예,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나는 샨코 공주의 도움을 받아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런데 내가 감사 인사를 표하기도전에 웬지 모르게 위험해 보이는 수갑을 내 손에 채우는 그녀.

"내가 수갑 플레이를 하는 것도 당하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우리가 아직 그렇고 그런 사이는 아닌걸로 아는데. 이게 무슨 짓이지?"

"저도 브루고뉴님과 간접적으로나마 인연이 있는 분에게 이러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옥사건님의 텔레포트 패스를 추적한 결과 도시형전함 도그파이트에 다녀온 전력이 발견됐습니다. 수왕성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저로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지요."

"텔레포트 패스를 추적했다고? 그거 한두푼하는 아티팩트로 가능한게 아닐텐데? 아니 그전에 그말인즉슨 내가 휴양지로 선택한 아니 선택당한 무인도를 감시하고 있었다는건가? 처음부터 순진한 인어공주라고 생각한적은 없지만 이건 좀 실망인데."

"당신이 계속해서 무탈한 피크닉 라이프를 즐겼다면 저는 상관치 않았을 겁니다. 스승뻘인 사람과 그렇고 그런 짓을 하든 딸뻘인 사람과 그렇고 그런 짓을 하든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았겠죠."

"후우우우. 내가 륭 사부랑 응응하는 것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이거지. 슬슬 열받기 시작하네. 알았으니까 일단 당장 이 수갑부터 풀어라. 꽤 비싼 아티팩트인것 같은데 나한텐 아무 소용없으니까 헛돈 날리지 말라는 차원에서 말해주는거야."

"아티팩트까지는 아닙니다만 비싼 수갑인건 맞죠. 착용자가 강제로 벗으려고 하면 100만 볼트의 전기를 내뿜게 설계되어 있는 물건인지라. 그러면 같이 레드 파이렛츠의 본함인 노틸러스까지 가주시겠습니까?"

"그래 어디 한번 계속 그렇게 무례하게 굴어봐라. 내가 네년의 두팔을 야자수 나무에 두른채로 수갑을 채워서 뒷구멍을 쑤셔도 뒷말이 나오지 않을정도로 계속 명분을 제공해 달란 말이닷!"

"그건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옥사건님. 더욱더 날뛰고 의심스러울만한 행동을 해주십쇼. 제가 당당하게 브루고뉴님께 디파일러와 내통중인 잔존세력이 있다고 보고할 수 있게 말이죠. 물론 물의 최상급정령이신 슈이쿤님에겐 이미 보고를 마친 상태입니다만. 아직 부족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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