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480화 (480/599)

480회

vol.13 Oxogan The Bony City Of Necropolis

'빌어먹을 팔타로스 자식! 왜 네녀석이 내 육체를 쓰고 있느냔 말이닷!! 아크리퍼 이 쓰레기같은 녀석이 좀비 드래곤에 빙의시켜달랬더니 기어코 본 드래곤을 내게 주다니.'

'나라고 좋아서 네놈의 더러운 광룡병이 퍼졌던 몸을 쓰고 있는줄 아느냐? 닥치고 저 하등한 비룡족 녀석이나 어떻게 해보란 말이닷!!'

-끼요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와이번이 아무리 품종이 좋건 특수한 개조를 받았건 드래곤과는 그 뿌리부터가 다르다. 갓 부화한 해츌링이 아니고서야 그 둘의 상하관계는 처음 태어날때부터 정해져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와이번캡틴VX의 저력은 예상외로 강맹했다.

단순히 쉐도우스틸과 팔타로스가 서로 아웅다웅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실질적인 전력 자체가 우위에 있었던 것이다. 공대공은 탄도미사일로 공대지는 고출력 레이저빔으로 그리고 근접전은 날개에 달린 자기장 배리어로 커버하니 두 고룡이 주위를 얼쩡거리기만 할뿐 뭘 어떻게 할 수 가 없었다.

공수 밸런스로만 따지면 3인의 추기경중 가장 좋은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맹활약 하는 와이번캡틴VX. 그 범용성 좋은 모습이야말로 내가 처음 강령술과 로봇공학의 크로스테크놀로지를 꿈꿨던 이상형 그 자체였지만 이제와서 기갑교룡(機甲蛟龍) 2세대 개발에 착수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였다. 그 태엽거인 타이탄 장인이라는 딥 드워프 녀석들을 내가 영입할 수 있다면 또 모를까. 그건그렇고 이 용가리 새끼들은 언제까지 뺑뺑이만 칠 생각이지?

"야 이 용가리 새끼들아! 니들은 드래곤 일족의 수치 그 자체다. 아무리 개조를 받았다지만 와이번을 상대로 2:1로 발린다는게 말이냐 방구냐!! 내가 이번 일 마무리하고 용제성으로 이주하면 동네방네 소문내줄까? 쉐도우스틸과 팔타로스라는 고룡들이 와이번 한마리를 상대로 다구리를 치다가 역으로 쳐발렸다고? 그곳에는 드래곤이 발에 채일만큼 많다던데 얼굴 들고다니기 참 힘들겠다. 그지이이?"

'닥쳐라, 아크리퍼놈!! 내 육체를 오체분시해서 연구용으로 쓴답시고 피, 비늘 그리고 심장까지 강탈해간 놈이 무슨 할말이 그렇게 많은것이냐? 그렇게 아니꼬우면 네놈이 직접싸우거라!! 그 잘난 삼위일체니 쌍두용왕이니 하는 기술들을 써보란 말이다!!!'

'이번만큼은 쉐도우스틸의 의견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군. 한쪽은 뼈만 남은 육체로 다른 한쪽은 근육이 썩어들어가 날 수 도 없는 육체로 뭘 어떻게 하라는거냐. 거기다 저 비룡족의 아해는 이미 와이번이라고 칭할 수 없을만큼 그 존재가 변질된 상태. 어설픈 도발로 우리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마라, 아크리퍼!'

"하아! 다 큰 드래곤들이 거 더럽게 찡찡거리네. 알았어, 알았어. 태엽거인 타이탄 개조에 걸맞은 파워업을 시켜주면 될거아니야. 내 부름에 답하라 길잃은 드래곤 나이트의 영혼이여 그리고 드래곤을 잡아먹는 드래곤 괴룡왕에게 희생된 가엾은 용의 영혼들이여!"

진'사령안 개안(開眼) ~카마이타치의 새벽~

전 북두십성 유저인 드래곤 나이트의 전매특허인 용의 인장 스킬은 파트너 드래곤의 수와 친밀도가 높을 수 록 다다익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허나 내 파트너 드래곤(?)인 쉐도우스킬과 팔타로스의 경우 나를 향한 존경심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었으며 친밀도 또한 오히려 마이너스였기에 고룡임에도 용이 인장의 버프를 십분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여 내가 생각해낸 타개책이 뭔고하니 친밀도로 안된다면 숫자로 밀어부치는 물량공세였다. 내가 괴룡왕 바하무트를 쓰러트릴 당시 그가 흡수했던 용의 영혼들 또한 덩달아 진'사령안에 빨려들어왔으니 그들로 하여금 머릿수만 채우는 방식으로 용의 인장 스킬의 위력을 증감시키기로 한 것이다(바하무트 본인은 제어가 힘들것 같아 소환하지 않음).

그런 내 묘수가 통했는지 쉐도우스틸과 팔타로스의 신변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쉐도우스틸의 경우 갑자기 뼈마디를 따라 그림자가 드리워지더니 녀석의 살아생전 모습을 무채색으로 구현하기 시작했고, 팔타로스의 경우 변이에너지가 없어 동물박제 마냥 걸처두었던 새 머리가 치지직!소리를 내며 살아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림자용 일족의 용언의 힘이 갑자기 증폭되고 있다. 아크리퍼 이녀석 무슨 짓을 한것이냐?'

'마력기관이 연결되지 않는데도 호흡기관에 마력이 공급되고 있군. 이 정도라면 에시드 브레스도 쓸 수 있겟지만 도대체 이게 무슨 조화인지.'

"무슨 조화긴 무슨 조화야 전지전능하신 옥사건님의 은혜로운 권능이지 이 투덜쟁이 용가리들아! 파워업 시켜줬으니까 어서 저 하늘높은줄 모르고 까부는 기계 와이번녀석을 무찔러라. 밍기적 밍기적 거리지말고."

내가 무슨 대감집 머슴 다루듯 자신들을 호칭하자 빈정이 상했는지 대꾸를 않는 용가리 두놈. 허나 아무리 개조를 받았더래도 와이번을 상대로 고전했던게 내심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냈는지 얌전히 각개전투에 임하는 쉐도우스틸과 팔타로스.

그렇게 다시 재개된 제 2차 용가리 대전은 쉐도우스틸이 살아생전의 모습과 똑닮은 그림자로 와이번캡틴VX의 시선을 유도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단순한 빛의 교란이 아니라 실제로 물리력을 발휘할 수 도 있는 그림자 용분신이였기에 와이번캡틴VX가 자신의 재래식 화력을 그곳에 퍼붓는 사이 와이번캡틴VX의 시야사각으로 돌아가 애시드 브레스(Acid Breathe)를 퍼붓는 팔타로스.

치히이이이이이이이이익!!

덕분에 그 어떤 공격에도 흠집조차 날지 않을것 같았던 와이번캡틴VX의 강철피부가 녹아내렸지만, 뒤통수에 구멍이 뚫렸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반격에 나서는 녀석. 하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다 기계몸으로 개조했는데 굳이 살아생전의 약점을 그대로 유지하는것도 우스운 일이였다. 아마 동력기관 및 연산기관은 심장과 뇌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겠지.

"아버지 저 날개 달린 로봇의 꼬리에서 대량의 열에너지 반응이 실시간으로 관찰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저기가 약점인것 같은데 부하분들한테 말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딸 눈도 좋지. 그런것도 포착해내고. 장어도 아니고 꼬리에 힘이 집중되어 있을줄은 몰랐는데. 야 이 용가리들아 들었지? 꼬리가 약점이란다. 시간 끌면 끌 수 록 니들 위상만 떨어지는거니까 후딱 해치워라."

'시끄럽다, 아크리퍼! 팔짱을 낀채로 구경만 하는 녀석이 이러쿵 저러쿵 시끄럽기는!'

'쉐도우스틸 어서 서두르자. 아크리퍼가 마음에 들지않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지만 이 몸으로 애시드 브레스를 연속해서 쏘는것에는 한계가 있어.'

내 뒷담화를 할때만 손발이 잘맞는 녀석들이 한층 더 짜임새 있게 포메이션을 짜기 시작했다. 우리 애완용들이 주인님께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구경만 하는게 불만인 모양인데 사실 지금 나는 호수위의 백조처럼 겉으로만 평온해보일뿐 속으론 꽤나 고생을 하고 있는중이였다.

웬고하니 괴룡왕 바하무트에게 희생당한 드래곤들의 영혼들이 내 몸 바깥으로 빠져나가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고 있는중인 탓이다. 사실 영혼의 족쇄로 묶어논 다음 바깥에 자유롭게 풀어두면 지금보다는 한결 편해질것 같았지만 혹여나 세트가 모종의 개수작을 부릴지 알 수 없었기에 조금 무리를 하고 있었다.

사실 세트는 지금 한창 눈에 불을 켜고 오시리스의 화신체를 상대하고 있는 중이라 괜한 짓을 하고 있는건 아닌가 싶었으나 망령 하수인을 꺼내지 말라는 오시리스의 충고를 나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었다. 아무튼 내가 그런 남모를 고생을 하고 있는 사이 쉐도우스틸과 팔타로스는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 위한 밑작업을 거의 끝내놓고 있었다.

일찍이 그랬던것처럼 쉐도우스틸의 그림자로 와이번캡틴VX의 어그로를 끈 다음 쉐도우스틸 본인이 뼈마디가 앙상한 자신의 갈비뼈로 녀석의 꼬리를 몸소 포박한 것이다. 사실상 팔타로스의 애시드 브레스를 같이 맞겠다는 각오가 아니면 불가능한 포지션이였기에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방부처리를 한 드래곤 본이라고 해도 애시드 브레스를 직격타로 맞으면 성할리가 없을텐데 말이지.

'이미 썩어 문드러진 몸 아껴서 무엇하리. 팔타로스 어서 애시드 브레스를 쏘아라!'

'그렇다면 나도 사양않고 최대출력으로 애시드 브레스를 쏘아주지. 나중에 호흡기관이 망가졌다고 불평이나 하지말아라!'

팔타로스가 무슨 소리를 하는가 싶어 잠자코 지켜보니 애시드 브레스가 싱글코어가 아닌 듀얼코어로 퍼부어진다. 놀랍게도 팔타로스가 빙의 한지 얼마안된 쉐도우스틸의 본래 용대가리의 호흡기관까지 조종해서 브레스를 쌍으로 퍼부운 것이다. 그게 용의 인장 스킬 덕분인지 아니면 팔타로스의 용언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꼬리가 산성물질에 침식되다 못해 아예 잠겨버린 와이번캡틴VX의 최후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였다. 이제 남은건 데스엠페러GX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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