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478화 (478/599)

<-- vol.13 Oxogan The Bony City Of Necropolis -->

"화신체로 강림하게 충분한 등급의 매개체인것은 맞지만 이 마몬이란 자의 의식이 깨어나면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겠군."

"오, 오시리스 네놈이 어찌 다시 부활한것이냐? 분명 육체를 전부 갈기갈기 찢어서 태워버리고 영혼은 외딴 행성의 유적지에 봉인했거늘!!"

"나의 동생 세트여. 나 또한 이렇게 우리 형제가 다시 만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마 운명력이 작용..."

"운명력이 작용하긴 뭔 개뿔이 운명력이 작용해요! 내가 개고생해서 오시리스의 유해와 영혼을 모아서 부활시켜놨더만 그딴 소리 지껄일거에요? 그리고 뒷통수 깠으면 이제 동생이 아니라 웬수에요, 웬수. 재회의 감상같은거 늘어놓지 말고 빨리 조져버리란 말입니다!!"

"크하하하하핫! 이번만큼은 옥사건 저 떠버리놈의 말에 동의할 수 밖에 없겠군. 오시리스여 이제와서 형제의 의따위를 운운한다고 해서 내가 감화라도 될줄 알았느냐? 아니면 네녀석이 화신체로 부활했다고해서 내가 압박을 느낄거라고 생각했느냐? 네놈이 신들의 제사장이라며 칭송받던 시대는 이미 진즉에 갔다. 만들어진 신이 필멸자가 불멸자를 숭배한다는 가장 근본적인 신앙의 법칙을 어그러트린 지금 영원히 죽지않는 수천억의 언데드 신도를 거느리고 있는 나야말로 진정한 차세대 우주의 지배자란 말이다아아아아아아앗!!"

화신체로 강림하면서 삼인의 추기경들 못지않은 덩치를 가지게된 오시리스(형태는 마몬과 그리 다르지 않았지만)였으나 세트는 마치 너와 나는 급이 다르다는 식으로 폭발적인 벌크업을 시도했다. 싸움이란게 덩치로 하는게 아니라지만 화신체의 경우 자신의 신격을 간접적으로 덩치로 나타내기 때문에 마냥 우습게 볼건 아니였다. 그런 불안감을 느낀건 나뿐만이 아니였는지 양손으로 기묘한 수인을 그리기 시작한 오시리스.

신격보구(神格宝具) 60진법의 비의가 담긴 지팡이, 에멜라드 타블렛[:LX]

"계약자여 세트는 내가 어떻게든 홀로 막아볼테니 나머지 추기경들을 부탁하네. 그들의 힘은 능히 반신의 경지에 이르러 있어 절대 얕봐서는 안돼."

"네놈이야 말로 날 얕보고 있지않느냐 오시리스 이 위선자놈!!!"

거의 고성 네크로폴리스가 담기 버거울정도로 덩치를 늘린 세트가 날개를 연거푸 펼치더니 소형 태풍에 가까운 허리케인을 오시리스의 화신체에게 퍼부었다. 오시리스가 그에 맞서 에메랄도 보석이 박힌 지팡이를 들어올리자 피라미드 형태의 결계가 생겨내더니 콘크리트도 으스러져나갈듯한 풍압에도 금하나 가지않고 버텨주었다.

"그래 오시리스 네놈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나 한번 보자. 아크리치EX, 와이번캡틴VX여. 어서 깨어나서 데스엠페러GX를 도와 저 간악한 이교도의 육체를 말살하라!!"

오시리스의 유일한 신도(?)라고 할 수 있는 내가 죽으면 자연스럽게 승리를 취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지 세트가 나머지 추기경들을 출격시켰다. 아무리 생각해도 에보니 메이든 없이는 견적이 나오지 않는 싸움이였기에 나는 셰이드크롤러로 하여금 데스엠페러GX를 피해 벼룩처럼 뛰어다니는 에녹을 데려오게 함과 동시에 고성 네크로폴리스 밖에서 대기중인 기야스에 전보를 쳤다.

"프랑케네뜨야 지금 아빠가 조금 위험한데 네크로필리아랑같이 이쪽으로 지원 좀 와줄래?"

-네? 위험하시다는게 무슨 뜻이죠, 아버지? 설마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이라는건가요?

"음 뭐 그정도까지는 아니고 일손이 조금 모자라는 정도랄까..."

-지금 바로 갈게요, 아버지. 제가 갈때까지 조금만 더 버텨주세욧!!

그렇게 마침 기야스의 관제탑실에 있던 프랑케네트와 통신을 마치고 내 명령을 똥구멍으로 알아먹은 에녹에게 쓴소리를 해주려는데, 저 멀리서 뭔가 빛이 번쩍하더니 엄청난 속도로 내 앞을 지나가 버렸다. 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아버지 어디 계세요."

"으아악! 신난다, 재밌다, 짜릿해! 프랑케야 나 한번 더 타고싶어."

"뭐야 프랑케네트 너 어떻게 이렇게 빨리 도착한거야? 아니 그 이전에 멀쩡했던 다리는 왜 사라진건데?"

"아버지가 위험하다고 하셔서 다리에 있는 1회용 핵융합 추진기를 사용해서 날라왔어요.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어머니한테 말하면 바로 예비부품을 보내주실거고 여차하면 제트추진기로 움직이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히히히히힛. 다리가 없다고? 프랑케야 너무 걱정하지마. 내가 업어줄게 아니면 나쁜놈들꺼 뺐어다가 내가 수선해줄까?"

"아서라 슈퍼로이드의 다리가 얼마나 섬세한 기계장친데 그걸 실로 묶는다고 작동할리가..."

"아버지 위험해욧! 피하세요!!"

아버지가 위험하다고 버선발을 벗고 뛰쳐나온것도 아니고 아예 두다리를 희생해서 달려온 효녀 프랑케네뜨의 눈물나는 사연이 그리도 아니꼬왔는지 그새를 못참고 공격이 들어온다. 프랑케네뜨가 나를 밀쳐서 공격범위를 벗어나는가 싶었지만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 마냥 나를 쫓아오는 미사일들.

아니 잠깐 그런데 어둠의 정령왕인 내가 재래식 무기를 두려워할 필요가 있나? 아니 그 이전에 트롤왕 리쿤다운도 아니고 누가 저런 무기를 쓰는거지? 답은 바로 드러났다. 아크리치EX라는 이름을 명명받은 허수아비 형태의 부유로봇이 거적대기에 가려져있단 다연발 로켓런쳐로 이쪽을 공격해온 것이다.

-입실론(E) 사출 준비중(6/100)

-입실론(E) 사출 준비중(23/100)

-입실론(E) 사출 준비중(51/100)

-입실론(E) 사출 준비중(88/100)

-입실론(E) 사출 완료(100/100)

"아데노바이러스(Adenovirus) 실드 전개!"

-크크크크크킄. 재미있군요. 벌레보다 작은 기계장치로 제 시체폭탄을 아무 피해없이 막아내다니. 그런건 딥 드워프들조차 하지 못하는 일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시체폭탄은 막아도 시체폭탄 운반자는 막지 못하는 모양이군요. 안타깝게도.

심지어 데스엠페러GX와는 다르게 말까지 가능한 아크리치EX. 그런 그의 말을 잠시 곱씹던 나는 뒤늦게 그 의미를 깨닫고 아연실색했다. 아크리치EX가 발사한 미사일들은 딱히 열추적 유도장치같은게 달려있는게 아니라 각각의 미사일마다 망령들이 달라붙어 직접 운송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아무리 인간의 인지를 초월한 시청각 레이더장치를 갖추고 있는 프랑케네뜨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상대라는 소리였다. 내가 처음 슈퍼로이드 퀼레뮤츠를 상대할때 노린 약점 또한 그런 부분이였기에 내가 커버를 치려는데 네크로필리아가 먼저 선수를 쳤다. 실과 바늘로 망령들을 줄줄이 소세지처럼 꿰버리더니 마구잡이로 바닥에 내팽겨친 것이다.

"으아아아아악! 이것들아 내 동생 건들지마아아!!!!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아버지 여기는 저희 자매에게 맞겨주시고 다른 적들을 처리해주세요."

"그래 그럼 아크리치EX는 너희들에게 맡기마."

프랑케네뜨X네크로필리아 조합이라면 사실 그 누가와도 안심이였기에 나는 안심하고 셰이드크롤러가 물고온 에녹에게로 향했다.

"에녹 야 이 새끼야! 니가 진짜 뒤질려고 이런 급박한 상황에 내 명령을 씹어?"

"며, 면목없습니다. 그 어떤 벌도 달게 받도록 하겠습니다."

"닥치고 에보니 메이든 가지고와 이 새끼야. 너는 벌로 누시아랑만 같이 저 데스엠페러GX를 상대해야할줄알아. 다른 지원은 일절 없을거야. 물론 무기는 챙겨주지. 대신 니선에서 데스엠페러GX를 처리하지 못하면 니가 보는 앞에서 처참하게 누시아를 범할거야. 내가 한다면 하는놈인건 니가 더 잘 알거고 한번만 더 내 명령을 곡해하면 다른 대체제를 찾을거라는걸 명심해라. 너 아니면 내 몸을 보호할 검사가 없는줄 알아?"

사실 실력은 둘째치고 내 몸의 지배권을 맡겨도 될만큼 인성이 호구인 녀석은 없었지만 나는 일단 큰 소리를 친 다음 누시아 그리고 마룡(魔龍) 쉐도우스틸의 시체, 뼈, 영혼을 소환했다. 혹시나 유체이탈 상태라해도 정령왕관을 착용한 지금이라면 삼위일체 아크네메시스 모드가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때문이였다.

허나 각종 미사여구에 음율을 붙여가며 내게 인사를 건네오는 누시아의 노래가 무색하게 좀처럼 완성되지 않는 아크네메시스 모드. 아무래도 어둠의 정령왕이 되어 마력기관 없이도 주변에서 암흑 에너지를 잔뜩 끌어모을 수 있어도 변이 에너지는 단 한톨도 끌어모을 수 없기 때문인듯 했다. 그렇다면 쌍두용왕 모드 또한 당연히 쓸 수 없는것이고 뭐 이러면 별 수 있나. 차선책을 쓰는 수 밖에.

"누시아는 에녹이랑같이 지금부터 저기 있는 거대 중장기병을 상대한다. 그리고 쉐도우스틸은 지금 당장 본 드래곤이랑 좀비 드래곤중에 하나 골라."

'내가 왜 그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가, 이 더러운 강령술사여. 그 뼈도 살점도 본래는 모두 내것이였거늘.'

"왜냐면 남은 하나는 독룡 팔타로스한테 넘겨줄 예정이니까 이 주제도 모르는 도마뱀 새끼야! 안고르면 둘다 팔타로스한테 넘겨주리?"

'두, 둘중 하나라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내 살아생전의 형태가 남아있는 좀비드래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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