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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건 더 디파일러-473화 (473/599)

<-- vol.13 Oxogan The Bony City Of Necropolis -->

"자 다음은 어느놈을 조져볼까."

"잠깐만! 캐달락이란 녀석은 세트를 배신하고 네편에 서기로 했잖아. 그런데 왜 라이프 베슬을 따로 챙기지않고 그냥 파괴한거야?"

"쯧쯧쯧! 사이킥 마스터 이 멍청한년아 원래 한번 배신을 한놈은 상황이 궁핍해지면 또 배신을 하는법이야. 당장 살려주면 내게 충성을 할지 몰라도 언제 또 돌아설지 알 수 가 없어요. 너같으면 그럼 위험 요인을 그냥 놔두겠냐?"

"그럴거면 그냥 처음부터 다 죽여버릴 것이지 뭐하러 나한테 싸이킥 안테나까지 쓰게해가면서

이런 소란을 피우는건데?"

"혼란, 의심, 절망 이 세가지 감정들이 세트의 주교들 사이에 퍼짐과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세트 본인이 스스로 무너지게끔 만들기 위해서지. 갑자기 1000명의 주교가 의문사를 당하는것 보다는 그 1000명의 주교가 서로를 믿지못하고 눈치만 보다가 언제 배신할지 모르는 상태가 더 짜증나는거거든. 너는 세뇌좀 해봤다는년이 그것도 몰라? 넌 세뇌학개론부터 다시 배워야겠다."

"아 그러세요? 그런데 그 스스로 무너질 예정인 세트가 잔뜩 화가 나서 바로 고성 네크로폴리스로 날아오고 있는데 천하의 아크리퍼님께서는 어쩌실 예정인지?"

"뭐라고? 갓핸드 이 새끼는 뭐하고 있는거야. 세트의 발목을 붙잡기로 했으면 지옥끝까지 따라가서라도 바지끄댕이를 물고 늘어져야지. 일단 세트 주위에서 호위를 하고 있었던 주교들 전부 다 조져봐. 여유가 생기면 갓핸드 녀석이 알아서 저지해주겠지."

"소용없어. 이미 갓핸드는 자신한테 달려든 주교들을 전부다 제압한 상태야. 그런데도 세트를 쫓아가지 않는건 아무래도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것 같은데? 적어도 내가 시야공유를 하고 있는 참새의 눈에는 다른 장애요소같은건 아무것도 없어."

"아 진짜 짜증나게하네. 간만에 손안되고 코푸나 했더니만."

나는 낫토 냄새가 나는 사이킥 마스터의 정수리에서 고개를 돌리고 리쿤다룬을 소환했다. 그리고 그로 하여금 아직 멀쩡한 라이프 베슬에 폭탄을 설치하게끔 지시한뒤 세트의 개인 예배당을 떠나려는데 리치 듄이 급하게 말을 걸어온다.

-자, 잠깐만! 내 라이프 베슬은 따로 빼줘야지. 설마 나까지 토사구팽하려는거야? 듄 선생님, 듄 선생님할땐 언제고 그러는게 어딨어?

"아하 그러고보니 우리 듄 선생님이 남아있었구나. 자 서술형 문제 들어갑니다. 세트가 고성 네크로폴리스로 복귀하고 있는 지금 자신의 쓸모를 150자 이내로 논리적으로 설명해보시오."

-그, 그러니까.... 어어어어 아 맞다! 나 오시리스의 유해가 담긴 호리병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 애초에 네가 지구를 팔아넘기고 받기로한 대가도 바로 그거였잖아.

"그게 어디 있는데?"

-내 안전이 보장되기 전까진 말해줄 수 없어. 그러니까 일단 저 듀라한한테 내 라이프 베슬에 붙은 폭탄부터 제거하라고 시켜.

"아하 그렇게 나오시겠다. 리쿤다룬 지금 당장 듄이란 이름이 적힌 시험관만 따로 뽑아서 폭파시켜라. 다른 라이프 베슬에는 파편튀지 않게 알았지?"

"그리하겠네. 그런데 잠깐만 기다려주겠나. 나이가 먹으니 눈이 침침해서 이거 원 글씨가 잘 보이질 않는군."

-마, 말할테니까 스탑! 스탑! 스탑! 그 시험관은 커럽티드 스핑크스의 목줄에 매달려 있어. 사실 나도 아크리퍼 네가 그녀석이랑 싸울때 눈치챈건데 전엔 못보던 이상한 목줄이 달려 있더라고.

"뭐야 그럼 확정사실이 아니라는거야? 리쿤다룬, 듄이란 글씨 찾는거 아직 멀었냐?"

-아 진짜 성격 급하네. 우리 한번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고. 신의 유해정도급이 아니라면 굳이 지혜의 대환수의 목에 그런 거추장스러운걸 달 필요가 없잖아. 누차 말하지만 커럽티드 스핑크스는 절대 세트의 애완동물같은게 아니야. 노산룡도 그렇지만 그 둘이야말로 서로 기브 앤 테이크가 확실한 상호동맹 관계라고.

리치 듄이 자신의 라이프 베슬 즉 목숨이 걸린 문제를 앞에두고 정성을 다해 열변을 토해냈다. 확실히 일리있는 얘기기도 했기에 내가 수긍을 하려는데 이번에는 사이킥 마스터가 지랄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야 아크리퍼 저게 무슨 얘기야? 너 신의 유해가 담긴 호리병인지 뭐시기 때문에 지구를 팔아먹었다는게 정말이야?"

"지구를 방치했다면 몰라도 팔아먹었다니 무슨 섭한 말씀인지. 내가 지구에서 가장 강하다고 해서 꼭 지구를 보해해야할 의무가 있는건 아니잖아. 그리고 내가 지구를 팔아먹은게 사실이라고 쳐도 지금 적의 본진을 빈집털이해서 일방적으로 기울었던 전황을 역전할 기회를 마련한 장본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거냐?"

"으으으. 씨바아아아아알! 그딴건 내 알바가 아냐. 처음부터 언데드 군단이 쳐들어왔는데 아크리퍼 네녀석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싶어서 뭐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뭔가 연결되어 있었던 거군. 이렇게 된바에 그냥 다 같이 죽자. 어차피 나도 인간 확성기쯤으로 쓰다가 버릴 생각이였지? 내가 후원한 고아원 만큼은 지키고 싶어서 지금까지 버텨온건데 더는 못참겠어. 미쳐버리겠다고!!"

치지지지지지직!

사이킥 마스터의 눈의 동공이 사라지고 흰자위가 가득차더니 정전기 가득한 풍선으로 문지른듯 머리카락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누가봐도 뭔가 심상치않은 일이 벌어질 조짐이였기에 내가 손을 쓰려는 찰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일어났다. 갑자기 사이킥 마스터가 딛고 있는 바닥이 가뭄날 땅처럼 금이 쩍쩍 가더니 그대로 무너져 내린 것이다.

재빨리 그 뒤를 쫓아내려간 나는 화려한 임팩트에 비해 너무 허무하게 기절해버린 사이킥 마스터를 사이로 대치하고 있는 륭 사부와 노산룡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진즉에 승부가 끝난줄 알았건만 그들은 아직도 치열하게 혈투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증거로 륭 사부는 온몸에 피칠갑을 한채로 오른쪽팔의 행방이 묘현한 상태였다.

륭 사부가 저 지경이니 당연히 노산룡은 반쯤 뼛가루가 되도록 쳐맞았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런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노산룡은 죽창이 정확히 여덟갈래로 갈려진걸 제외하면 이렇다할 피해를 입지않아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먼저 패배를 시인하는 만년동안 수련을 해왔다는 창병.

-이 노병의 패배다. 이 우주가 넓다하나 나와 같이 무형검의 경지를 이룩한 일대종사가 아니라면 일검일수조차 교환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허너 그것은 우물안 개구리나 다름없는 발상이였던 모양이군.

"퉤에에에엣! 아니 실질적으로 패배한쪽은 바로 본녀다. 만약 본녀에게 염왕투가 없었다면, 만약 그쪽에게 좀 더 제대로된 무기가 있었다면, 만약 그쪽에게 좀 더 제대로된 육체가 있었다면 상황은 180도로 바꼈을터. 멋대로 승패를 결정짓지 마라, 이 늙은이가."

-아니 그렇지 않아. 무형검의 경지에 이르른 무사에게는 무기도 육체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것들일뿐. 이 노병의 패배가 확실하다. 그러니 얌전히 승리를 받아들이도록 하거라, 이 륭이라는 새파랗게 젊은 처자여.

"용납할 수 없다! 이렇게 현격하게 차이나는 조건에서 본녀의 승리를 확정짓는 것은 권사의 수치다! 애초에 네놈은 염왕투가 얼마나 대단한 물건인줄 모르고 있지 않느냐? 염왕삼신기라고 불리기도 하는 염왕투는 무려 저승의 신이 만든 무구로...

-아아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 한때는 그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했던 나이거늘 참으로 덧없는 인생이로구나. 그래도 말년에 지금껏 쌓아온 무학을 시험해볼 수 있어서 다행이였다. 고맙다, 고마워. 참으로 고맙다.

파샤사사사사사사사사사삭!

노산룡의 육체가 마치 민들레 홀씨처럼 흩어져 내린다. 아마 외관상으론 티가 나지 않았지만 만년동안 부식되지 않고 버텨온 육체조차 무너져 내릴 정도의 누적 데미지가 쌓였던 모양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허망한 표정으로 바다에 주저앉는 륭 사부. 잃어버린 오른팔이야 밴쉬의 육체니 언젠가 회복되겠지만 뭔가 말로 못할 자존심의 상처를 입은듯 했다.

"정말로 우물안 개구리였던 것은 바로 본녀였던 것을. 나보다 뛰어난 무학을 갖춘 상대와의 대련 기회를 이리 허망하게 날려버리다니..."

"어어어... 륭 사부? 이런 타이밍에 이런 말 해서 죄송하긴 한데 그 약속은 지키실거죠? 그 저랑 섹스하겠다는 약속말이에요."

"흐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음. 다, 당연히 지켜야지. 어찌 여장부로서 한입으로 두말을 할 수 있겠나. 그보다 저기 쓰러져 있는 아이는?"

"아아 저 친구 머리 상태가 좀 안좋은 앤데요. 륭 사부가 잠깐 데리고 있어줄래요? 언제 자해한다고 날뛸지 알 수 없어가지고."

"그러면 저 아이를 데리고 잠시 크림슨 메이든에 들어가 있겠네. 이번에는 본녀도 적지 않은 데미지를 입어서 잠시 휴식을 취해야할 것 같네. 아직 험난한 전투가 남아있는것 같은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군."

"에이 걱정하지 마세요. 륭 사부는 노산룡을 처치한것만으로 이미 일인분 아니 십인분 이상 해주신거니까요. 나머지는 이 옥사건에게 맡기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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