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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건 더 디파일러-466화 (466/599)

<-- vol.13 Oxogan The Bony City Of Necropolis -->

-그럼 고성 네크로폴리스에 도착했을때 봐. 아참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 판데모니엄 4군주의 도움을 오롯이 받고 싶다면 앙그라마이뉴 법진을 꼭 4개 따로 준비해야돼. 정작 우리끼린 아무렇지도 않은데 밑에 애들끼리는 사이가 안좋아서 싸움이 날 수 도 있거든. 그럼 바이바이 쪽♥

한번 물꼬를 트자 일사천리로 진행된 판데모니엄 4군주와의 협력은 일시와 장소까지 이쪽에서 정하는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뭔가 급하게 일이 진행되다보니 바르바토스 백작의 심장이 강탈당한 사건 또한 어물쩡 넘어가게 되어 나는 백작 계급의 악마의 심장을 꽁으로 얻는 성과까지 달성할뻔 했지만...

판데모니엄의 4군주들의 잔상이 하나둘씩 사라질때 뭐라 항의도 못하고 울상을 짓는 바르바토스 백작의 표정이 어찌나 귀엽던지 그냥 선심쓰는셈치고 다시 심장을 돌려주었다. 어차피 대마신 벨제붑의 두번째 심장, 불칸이 기생하고 있는 내 본체는 이미 A랭크의 무력을 달성했기 때문에 웬만한 존재의 심장으론 간의 기별도 가지 않는 상황이였던 것이다.

그렇게 내가 강탈했던걸 내가 돌려주는데 구명의 은혜를 받은듯 감사인사를 전하는 바르바토스 백작을 뒤로하고 고성 네크로폴리스를 향해 떠나려는데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 찾아들었다. 바로 세트의 주교로 추정되는 리치 한명이 다짜고짜 텔레포트로 나타나 자신 동료를 찾아헤맸던 것이다.

-뭐야 이거? 크락 이 자식은 나한테 귀찮은 인질잡기를 시켜놓곤 혼자서 어디간거여? 설마 공적을 혼자서 독차지할려고 이상한 술법을 쓰는 여자를 혼자서 처치한건 아니겠지? 빌어먹을 자식 고작 인간계집 나부랭이를 상대하는데 호들갑을 떨때부터 알아봤다. 거기의 인간, 그 쇠사슬 뭉치안에 뭐가 들었는지 말해라. 바른대로 말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요절을 내주마!

"이 쇠사슬 뭉치안에 뭐가 들었냐고? 니가 들어갈 관짝 임마!"

사실 갓핸드가 언제까지 세트를 상대로 버텨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저런 쫄병을 상대로 시간을 낭비하는건 좋은 생각이 아니였다. 하지만 고성 네크로폴리스의 내부구조를 전혀 모르고 있는 현상황에서 길잡이 한명쯤은 꼭 필요했기에 나는 추가로 에테르 웨폰, 사슬낫을 다발로 뽑아냈다.

내가 에녹이나 륭 사부처럼 하나의 에테르 웨폰에 영력을 일점집중하는 재능은 없지만 영력의 출력자체가 12기통 엔진급인 나였기에 이런 물량공세가 가능했던 것이다. 세상물정 모르고 이런 페허에 홀로 멀쩡한 인간을 평범한 민간인인줄 알았던 리치는 예상치 못했던 공격에 텔레포트를 시전했지만 이미 그물처럼 하늘을 전부 덮은 사슬낫에 얻어걸려 지상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사이킥 마스터와 달리 이 리치는 두개골 하나만 있어도 길안내가 가능했기에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발골작업에 들어갔다. 뿌드득! 골다공증이라도 있는지 수수깡처럼 뿌러져 나가는 신원미상 리치의 갈비뼈들. 모든 리치가 나처럼 비정상적으로 튼튼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건 정도가 조금 심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자, 잠깐! 나는 지금 이 주위의 고아원 열댓곳에 언데드 부대를 배치하고 오는 길이다. 내 명령 한번이면 데스나이트의 암흑검기에 무고한 어린이들이 저항한번 못해보고 처참하게 당하겠지. 이래도 날 공격할셈이냐?

"그것참 유감이로군. 안그래도 전세계적으로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데는 개뿔! 그래서 어쩌라고 이 칠순 노인보다 뼈가 약골인 새끼야!! 지구의 60억 인구도 팔아치웠는데 그깟 애새끼들 몇명이 대수냐? 애초에 너희 악당놈들은 항상 그게 문제야. 내 애새끼도 아닌 남의 애새끼 목숨을 인질로 잡고선 원하는 바를 들어달라니 니들이 대동강물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이랑 다를게 뭐냐?"

-봉이 김선달이 누구... 으악!

발골작업을 어느정도 끝낸 나는 신원미상의 리치의 두개골을 과일장수가 수박 포장하듯 사슬로 감싼 뒤 올라운더까지 들쳐업어 황금장수풍뎅이 기야스로 복귀했다. 이제부터는 시간이 생명이였기에 바로 고성 네크로폴리스르 향해 급발진을 시키니 탈구축함급 함선이 앗차하는 사이에 대기권을 돌파해버린다.

그런 와중에 우주밖에서 지구의 상황을 지켜보니 해골열매와 낫잎이 달린 괴목(怪木)이 고성 네크로폴리스를 향해 자라나고 있다는게 결코 기분탓이 아니라는게 확연히 느껴졌다. 거기다 세트와 갓핸드가 싸우고 있는 지역은 전세계 태풍들이 정모라도 하는듯 시커먼 먹구름들이 몰려들고 있었으니 나는 더더욱 마음이 조급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여 사령안을 이용한 3분 카레도 아니고 3분 심문을 하기로한 나,

사령안 제 1형 트루스피커(Truespeaker).

"긴말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을테니 바른대로 답해라. 일단 너 이름이 뭐지?"

-말해줄 수 없다(내 이름은 듄 외자지만 참 느낌있는 이름이지).

"너 세트의 주교들중 한명이지?"

-말해줄 수 없다(서열은 최하위권이지만 일단 주교는 주교지. 사실 전이술법을 익힌 자가 드물어서 턱걸이로 들어온거지만).

"고성 네크로필리스에 대규모 병력이 소환될만한 장소가 있나?"

-말해줄 수 없다(언데드 신도들의 노역장이 비교적 넓긴 하지만 웬만한 병력이 아닌고서야 포위대서 전멸당하기 쉽상이지).

"마지막으로 고성 네크로폴리스에 주교들조차 함부로 못들어가는 출입금지 지역이 있나?"

-말해줄 수 없다(세트님의 개인 예배당을 말하는건가? 어차피 경계가 산엄해서 못들어가겠지만 혹시 모르니 일단 입다물고 있자.).

"그래 잘 알았다. 성실히 답변해줘서 고맙군."

-고맙긴 뭐가 고마워, 이 미친 새끼야! 내가 말해줄 수 없다고 몇번이나... 우우웁!"

다행히도 듄이란 리치는 정신방어막이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였는지 원하는 정보를 어느정도 추출한 나는 녀석을 사이킥 마스터처럼 사슬로 꽁꽁 싸매버렸다. 어느새 고성 네크로폴리스도 코앞에 있었기에 기야스를 스텔스 모드(혹시나 대공망이 있을 수 있었기에)로 전환한 나는 프랑케네뜨에게 기야스의 전권을 맡기고 밖으로 뛰어내렸다.

고성 네크로폴리스는 색향천월관과 비교했을때 덩치는 훨씬 더 컸지만 지형 자체는 단순했기에 길찾기가 그리 어려울것 같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사령안을 지닌 나였기에 여차하면 리치를 한놈 더 찾아서 족치면 그만인 일이였다. 설마하니 이 정도 도시형전함에 관리인원이 한명도 남아있지 않을 수 는 없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리치의 영혼을 쫓아 비탈길을 쭈우욱 내려가다보니 듄이 말했던 노역장이 눈에 뛴다. 뼈에 살점이 덕지덕지 붙은 좀비들이 힘없이 곡갱이질을 하고 있는 장면을 보고있자니 지구인들의 미래를 보는것 같아 마음이 아팠지만(?) 지금은 앙그라마이뉴 법진을 그리는게 우선이였기에 나는 크림슨 메이든에서 올라운더를 소환했다.

"자 지구를 구할 기회다, 올라운더. 어서 아까처럼 앙그라마이뉴 법진을 그려."

"쿨럭쿨럭. 아크리퍼공 그전에 드릴 말씀이 있소. 갓핸도 공께서 잠깐이지만 이 몸을 매개체로 강신과 화신의 과정을 거치면서 제법 적지않은 수명단축이 있었던 것 같소. 그래서 앞으로 앙그라마이뉴 법진을 하나면 몰라도 두개이상은 힘들듯한... 우웨에에에엑!"

"그게 뭔소리야. 갓핸드가 니 몸에 빙의해서 VOT 온라인을 플레이해서 북두십성 랭커까지 찍었다메. 갓핸드란 이명도 그때받은거고. 그리고 신발에 피튀기니까 딴데보고 토해, 임마!"

"그, 그때 당시 갓핸드공은 조금도 자신의 신적 권능을 발휘하지 않았소. 말그대로 평범한 일개유저로서 VOT 온라인을 플레이 했던것 뿐이라 이 몸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았지."

"아 정말 귀찮게시리. 그럼 잠깐 기다려봐 내가 어떻게든 해줄테니까."

나는 여기저기 써벼럿 사실상 한방울이 채 남아있는지도 불분명한 엘릭서 포션을 꺼내들었다. 그 후 생수를 꺼내 안에다 부어 저어준 다음 마지막으로 가래침가지 퉷!하고 뱉은 후 올라운더에게 건넸다.

"이게 그 죽은 사람도 벌떡 일으킨다는 전설의 단물이다. 귀한거니까 한방울도 남김없이 다 삼켜,"

"오오 감사하오, 아크리퍼공! 상황이 상황이니 사양않고 마시겠소. 벌컥벌컥. 오오오 정말 마시자마자 힘이 솟구치는것 같구려. 바로 앙그라마이뉴 법진을 그리겠소."

플라시보 효과인지 아니면 정말로 엘릭서 포션에 한방울 정도가 남아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얼굴에 생기가 돈 올라운더가 자신의 엄지 손가락을 깨물어 예의 소환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자연스럽게 피구름이 솟구쳐 오르고 판데모니엄 게이트가 열리니 좀비 광부들에게 시선을 집중하던 리치라고 해도 눈치를 채지 않을 수 가 없었다.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비상벨이 울렸지만 지금은 일개리치들을 일일히 상대하고 있을때가 아닌데다가 어차피 게이트가 열린 이상 첫타자인 워리놈의 악마 군단이 알아서 일처리를 해줄것이였기에 나는 바로 다음 장소를 향해 출발했다. 어디보자 다음 소환장소는 어디가 좋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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