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433화 (433/599)

-...신박한거라. 좋다, 아크리퍼. 그러면 특별히 내가 천신의 가호를 받고 있던 행성을 가루로 만들어버린 천지무쌍괴룡박멸포를 보여주지. 아마 제법 화려한 불꽃놀이가 될거다. 네놈의 싸구려 물쇼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정도로.00433 vol.12 Oxogan The Dragon Knight Saga ========================='드래곤 나이트 용사여 어서 눈을 뜨게.'

'드래곤 나이트 용사여 어서 일어나게.'

'드래곤 나이트 용사여 어서 검을 들어올리게.'

칠흑투성이의 무저갱에 빠져 헤메이는 와중에 현룡(賢龍), 메기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불꽃을 보고 이끌리는 나방처럼 그 목소리를 쫓아 길을 거닐었다. 나는 왜 이곳에 있는걸까? 아, 맞다. 괴룡왕 바하무트의 꼬리에 몸이 꿰뚫려서 죽었었지. 그러면 여긴 저승인가? 그런데 왜 VOT 온라인에 있어야할 메기도의 목소리가 들리는거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속시원한 결론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그저 시각과 촉각이 모두 차단된 상황에서 희미하게나마 고막을 자극하는 현룡의 자상한 속삭임에 의지해 걷고 또 걸었을뿐. 그렇게 한시간 아니 하루 아니 한달 아니 일년쯤 걸었을까? 모든 시청각 기관이 퇴화해 시간 개념조차 무색해진 와중에 나는 익숙한 비늘과 이마를 맞닿았다.

차가우면서도 포근한 메기도의 꼬리 비늘, 살아있는 생명체를 죽이기 위해 최적화된 바하무트의 가시투성이 꼬리와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드래곤 나이트의 마음의 고향이자 안식처. 20시간씩 사냥을 하다가 너무지쳐 로그아웃 버튼을 누를 기운조차 없을때 나는 이곳에서 가끔씩 잠들곤 했었다.

흐윽! 아으흐흐흐흐. 어쩌다가 이렇게 되버린걸까. 내 욕심때문에 헬라이온, 이자하다카, 세류, 히야신스 3세, 히야신스 4세, 튜리파까지 위험에 빠트린걸로 모자라서 지구에 그런 괴물용을 불러들이다니. 깨어나면 작업장 막내시절로 돌아가도 좋으니 모든게 꿈이였으면, 제발 꿈이였으면...

-드래곤 나이트 이용제여 나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똑똑히 들립니다, 메기도. 모든 감각이 차단된줄 알았는데 당신의 목소리만큼은 선명하게 들리는군요."

-엔도미야에게 들킬까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심상융화가 불안전하게 나마 통한 모양이군. 지금부터 내 얘기를 잘듣게. 자네는 아마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지금 이 장소는 VOT의 월드에 있는 내 드래곤레어일세. 나의 심상융화 태초의 고향을 통해 잠시나마 드래곤 나이트 그대가 있는 현실과 이곳을 융합한셈이지.

"예? 그,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겁니까?"

-가능하니 이렇게 지금 내가 드래곤 나이트 그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것 아니겠는가. 당장은 심상융합의 자세한 원리에 대해서 떠들시간이 없으니 용건만 간단히 말하겠네. 일단 허락도 없이 심상융합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용의 인장 스킬을 통해 그대의 생명이 위독하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나로서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네.

"사과라면 메기도가 아닌 제가 해야겠지요. 당신의 조언을 무시하고 멋대로 행동하다가 스스로 파멸을 자초했으니까요."

-조언만으로 사람이 지혜로워질 수 있다면 세상은 현자로 가득했을걸세. 나 또한 현룡이란 이명을 갖기까지 무수한 후회와 시간을 인내해야했었던 바, 너무 스스로를 매도하진 말게나. 지금부터라도 어긋난 단추들을 다시 꿰어나가면 되지않겠나?

"하지만 제 목숨을 앗아간 적의 힘이 너무 강대합니다. 다시 부활한다해도 이길 수 없을거에요."

-그럴줄 알고 내가 이런걸 준비했지. 어서 받게.

"아니 이게 무슨..."

[No.90 축복받은 드래곤 블러드 포션]

-현룡 메기도의 피를 각종 희귀 약초와 배합해 만든 회복포션.

-그 어떤 극심한 상처라도 죽지만 않았으면 회복이 가능하다.

-일시적으로 마력랭크를 두단계 향상시킨다.

-??? VP

[No.91 축복받은 드래곤 스케일아머]

-현룡 메기도의 비늘과 각종 희귀 금속을 정제해 만든 전신갑옷.

-강기수준의 공격이 아니면 뚫리지 않는 절대 방어구.

-각종 강화술법이 인챈트 되어 착용자의 재생력, 내구력, 지구력을 대폭 향상시킨다.

-??? VP

[No.92 축복받은 드래곤 본 소드]

-현룡 메기도의 뼈를 통짜로 제련해 만든 투 핸디드 소드.

-사용자의 마력을 흡수해 저절로 검기를 생성한다.

-각종 강화술법이 인챈트되어 사용자의 근력, 민첩성, 반사신경을 대폭 향상시킨다.

-??? VP

[No.93 축복받은 드래곤 하트 펜던트]

-현룡 메기도의 심장 조각 일부를 연성해 만든 아티팩트.

-착용자에게 끊임없이 마력을 제공해준다.

-단 1회에 한하여 그 어떠한 종류의 공격도 보호해주는 구십번대 술법, 앱솔루트 배리어를 사용 가능하다.

-??? VP

VOT 온라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시스템 메시지가 차단된 감각을 뚫고 연달아 떠오르자 나는 입을 다물 수 가 없었다.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살 수 없는 구십번대의 장비와 포션이 풀세트로 딸려온다면 누구라도 이런 반응을 보였으리라.

과연 이런 사기적입 옵션의 아이템들이 하나도 아니고 4개나 있다면 괴룡왕 바하무트란 자와 충분히 싸워볼만 하다. 그렇게 남은 불씨 하나없이 모두 꺼진줄 알았던 자신감이란 모닥불이 타오르자 나는 깜깜했던 시야가 다시 돌아오는 기분이였다. 어렴풋이 보이는 찬란한 황금색 비늘은 분명 메기도의 것이 분명했다.

-일단 현실로 돌아가면 바로 축복받은 드래곤 블러드 포션부터 마시도록 하게. 아무리 좋은 장비도 목숨이 붙어있어야만 의미가 있는것이니. 원래라면 그대가 드래곤 엠페러 각성 퀘스트를 성공했을때 주려고 했던 물건이네만 상황이 상황이니 어쩔 수 없군.

"고, 고맙습니다. 메기도 정말 고마워요. 나같은 구제불능의 인간을 이렇께까지 신경써주고 정말이지 뭘 어디서부터 보답해야할지 감이 안잡혀서... 으흑!"

-감사인사는 나중에 살아서 받는걸로 하고 한가지 주의해야할 점이 있네. 그 장비들은 분명 내 진짜 피와 살을 떼어다 만든것들이지만 일부 재료에는 VOT 월드에서만 유효한 커몬 아이템들이 섞여 있네. 아마 이대로 현실로 돌아가면 얼마안가 장비의 구성물질이 붕괴하고 말겠지. 내가 술법을 걸어 그 유효기간을 최대한 늘려보긴 하겠지만 절대 하루를 넘기진 못할걸세. 그러니 가능한한 속전속결로 그대를 죽음으로 몰고간 상대를 끝장내게나. 그럼 이만 작별의 시간이군. 나의 심상융합 태초의 고향도 한계에 이르렀어. 건투를 빌겠네, 드래곤 나이트.

그 메기도의 마지막 작별인사를 끝으로 나는 또 다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    *    *    *

천지무쌍괴룡박멸포?

그거 참 네이밍센스 한번 고약하구만. 나는 쓸데없이 이름이 긴 기술이름에 혀를 끌끌차며 고개를 절래절래 저어보였다. 뭐 어찌됐든간에 중요한건 이름이 아니라 그 기술이 괴룡왕 바하무트에게 어느정도의 마력부하를 줄 수 있는지가 아니겠는가.

지입으로 저렇게 자신만한게 기술명을 떠들었으니 최소 기야스의 주포인 피스메이크Ⅱ정도의 위력은 보여주겠지. 그말인즉슨 최소 대륙 하나가 날아갈 각오는 해야한다는 것이고, 나는 적당히 때를 봐서 독령제절초를 주입해 바하무트가 후퇴하기도 계속 싸우기도 애매한 상황을 유도해야만 했다.

카지노 칩도 아니고 무슨 6대륙을 판돈처럼 걸고 콜 또는 다이를 외쳐야하는 현상황. 아무리 담큰 도박사라고 해도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는 블록버스터급 도박판이였지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기준은 아주 간단했다. 지구 하나를 대가로 반신타락자 서열 5위를 처리할 수 있다면 그건 아주 싼 대가다.

애초에 그런 마인드다보니 바하무트가 대놓고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호흡기관에 농축시키고 있는데도 나는 그저 강건너 불구경 모드로 임할뿐이였다. 수십개의 용머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응집되고 있는 에너지의 여파는 굳이 사령안을 발동시키지 않아도 훤히 보이는 종류의 것이였지만 지구의 기술력으론 대처가 불가능하리라. 미사일처럼 격추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지.

레비아탄이 바다의 지배력을 통해 강제로 잔잔하게 만든 바다가 마치 폭풍전의 고요처럼 느껴지는 가운데, 마침내 바하무트가 순차적으로 각각의 용머리에서 브레스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브레스가 태평양을 건너 다른 대륙까지 영향을 끼치는 일은 이러나지 않았다. 정체불명의 불투명한 막이 모든 브레스를 원천봉쇄했기 때문이였다.

핑! 핑! 핑! 핑! 핑! 핑! 핑! 핑! 핑! 핑! 핑! 핑! 핑!

'뭐야? 수룡 세류의 여의보주인가. 아닌데, 그 결계의 방호력은 이정도까지는 아니였어.'

"설마설마 했는데 정말로 드래곤의 브레스마저 전부 다 막아낼줄이야. 앱솔루트 배리어... 한번 밖에 쓰지못한다는게 정말 아쉬운 기술이군."

-웬놈이냐!

"나는 드래곤 나이트, 이용제. 과거 마왕 데스프로그를 처단하고 토구 대륙을 구한 용사이자 미래에는 괴룡왕 바하무트를 처단하고 지구 대륙을 구한 용사로 알려질 남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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