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424화 (424/599)

의도했던건 아니지만 처음 희망했던대로 토구대륙을 위협하는 3명의 마왕과 조우하게된 나는 마샬아츠 더 에테르의 힘을 빌려 사슬낫을 장착했다. 이름 그대로 이전의 낫에서 사슬이 달렸다는 점만 빼면 토씨 하나까지 완벽하게 똑같은 무기. 하지만 궁기용쇄격의 초식의 힘을 빌리면 전혀 색다른 위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00424 vol.12 Oxogan The Dragon Knight Saga ========================='소가 한마리, 새가 한마리, 쥐가 한마리인가.'

그런 나를 따라서 밴쉬아쳐 하희빈도 천공의 아치의 무장을 마쳤고 나는 잠시 탐색전에 돌입했다. 마왕답게 살벌하기 그지없는 면상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였지만 그래봐야 뿔 4개짜리들뿐.

게다가 짐승타입의 마왕들이 으레 그렇듯 무식하기 그지없어 타고난 잔재주 하나만을 밑고 설치는 놈들이였으니 군대로 따지면 일은 좆도 못하면서 짬 좀 찼다고 나대는 병장 계급이나 마찬가지였다.

툭까놓고 말해 이런 녀석들에게 일개 대륙이 멸망했다는 사실이 잘 믿기지 않았지만 확실히 역병계열의 술법이 산자들에겐 그만큼 까다롭다는거겠지. 지구에서도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죽은 인구보다 흑사병으로 죽은 인구가 더 많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물론 나의 언데드 군단에게는 하등의 쓸모도 없겠지만.

"하희빈 히야신스 3세 여왕을 지키는데 집중해라. 잡것들은 내가 다 처리할테니까."

"고, 곧 마왕군의 정규병인 렛맨들이 새까맣게 몰려올겁니다. 지금이라도 세계수의 피난처로 피하는 편이..."

"아 좀 닥쳐봐! 안그래도 쥐새끼들이 찍찍거려서 시끄러운데 늙다리 잔소리 들어줄 여유같은건 없다고!!"

순철관구(純鐵棺柩)에 잠들었던

스펙트럴 다이노스킹(Spectral Dinosking) 칠칠이

구울 다이노스킹(Ghoul Dinosking) 눅눅이

스켈레톤 다이노스킹(Skeleton Dinosking) 딱딱이

묘지기의 부름을 받고 이 자리에 현현(顯現)하라

사실 마음만 먹는다면 시끄럽기만한 쥐새끼들은 무시하고 데스친칠라, 데스버팔로, 데스크로우 이 세명의 마왕만을 골라서 조질 수 도 있었다. 하지만 요정국 궁정술법사 파스크의 말대로 어느샌가 쥐의 머리를 한 아인종 두 무리가 각각 거대 까마귀와 소달구지를 타고 전방위로 포위를 해오는 형국이였기에 일종의 차폐막을 형성할 필요가 있었다.

나나 하희빈이야 저 딴 조무래기들에게 흠집하나 나지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히야신스 3세 여왕은 사정이 달랐던 것이다. 이제 막 포장지를 뜯기만하고 시식을 해보지도 못한 모녀덮밥의 일부에 상처가 난다는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 마침 오시리스의 축복을 받은 폐기품들의 테스트도 필하던 참이였으니 이런 기회가 또 없었다.

-케에에에에에에에엑!

"우와아아악 뉵뉵이는 이제 규울들의 와앙이다악!"

"아이고 삭신이야! 뼈공룡들의 왕이 된건 좋은데 아이언 메이든 안이 너무 좁아서 허리를 필수가 없네. 어이쿠, 절대 주인님 들으라고 한 소리는 아닙니다. 그저 혼잣말이였을뿐..."

"아이언 메이든이 좁아서 불편해? 그러면 어서 가서 싸워! 병력을 꼴아박아서 수를 줄이란 말이닷!! 어차피 나도 이렇게까지 많이는 필요없으니까."

오시리스의 축복을 받고 분에 넘치게도 일종의 소울아머인 보석왕관을 쓰게 된 개노답 어보미네이션 3형제. 그러나 버려진 실험실의 폐기품 출신인 그들에게 왕의 위엄이란게 있을리가 없었고 또 왕 대접을 해줄 이유도 없었다.

하여 딱딱이의 말엉덩이를 뻥!하고 걷어차는 것으로 출격명령을 대신한 나는 마샬아츠 더 에테르로 만들어진 사슬낫을 던져 소의 형상을 한 마왕의 뿔을 감쌌다. 다른 마왕들과 달리 부하들의 싸움을 관망하지 않고 최전선에서 대놓고 나 죽여줍쇼!하고 홀로 나대고 있었기에 공격해주지 않으면 그것도 예의가 아니리라.

그런데 단숨에 4개의 뿔을 뿌러트리고 다른 두 마왕이 보는 앞에서 처형식을 진행하려고 했던 내 계획이 생각보다 억센 힘에 어긋나고 말았다. 사슬낫을 던질때 일부러 세계수를 경유해 도르레처럼 사용하고 있음에도 질질 끌려다니는 구도에 나는 자존심이 퍽 상하고 말았다.

스스로 이세계의 마왕따위는 1초만에 격퇴해버리겠다고 단언한지가 언제인데 이래서는 1초는 커녕 1시간이 지나도 제자리 걸음일 뿐이였다. 개노답 삼형제의 지휘를 받는 언데드 다이노스들이 나름 분전해주고 있었지만, 예상외로 렛맨이란 정규병들이 투석기나 쇠뇌같은 고급(?) 무기를 쓰는터라 지지부진한 소모전이 반복될뿐 우리가 역으로 마왕군을 포위하는 그림은 나오질 않고 있었다.

결국 수가 아무리 많아도 소모품은 소모품에 불과하든건가. 이래서야 나중에 마왕군을 물리쳐도 히야신스 3세 여왕과 잠자리를 가질때 가오가 서지않았기에 나는 닭잡는데 소잡는 칼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인벤토리에서 본체를 보관하는 용도의 평범한 관이 꺼내진 순간 이 싸움의 결말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유니온키네시스(精神體化) ~데모고르곤의 너와 나~

"감히 데스버팔로 마왕님의 뿔을 건들다니 어떤 간큰 녀석이냐! 부하들 뒤에 숨지말고 어서 모습을 드러내라!! 뿔로 받아 단숨에 꼬치구이로 만들어주마!!!"

"대꾸하기도 귀찮다. 그냥 죽어라."

뿌각!(x4)

단숨에 본체와 아바타의 합일을 이루어낸 나는 이번에야 말로 필사의 각오로 사슬낫을 날려 데스버팔로의 뿔을 모조리 조각내버렸다. 이제는 유니온키네시스 모드도 제법 익숙해져 마샬아츠 더 비타 일축정도는 숨쉬듯 사용할 수 있었고 앗차하는 사이에 내 손아귀에 들어온 4개의 우각이 바로 그 결과였다. 마샬아츠 더 초크슬립(Chokesleep) 궁기용쇄겸 권묘결 연축(年蓄) 그리고 마왕의 뿔을 제외하면 사실상 나머지 부위는 도축할 가치조차 없는 고깃덩이에 불과했기에 나는 바로 데스버팔로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눈이 채 감기지도 않은 소머리가 툭하고 바닥에 떨어지자 전장에 일순 정적이 감돈다.

그리고 그 정적이 끝났을때 전장의 기세는 도미노처럼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렛맨들에게 있어 마왕이란 쓰러질리도 없고 쓰러져서도 안돼는 절대적 신앙과 같은 존재였기에 일시적으로 패닉상태에 빠진 것이다. 아직 데스친칠라와 데스크로우가 멀쩡히 살아있다해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그에 반해 언데드 군단은 어떠한가? 칠칠이, 딱딱이, 눅눅이중 누군가가 적의 저격으로 사망한다 한들 마지막으로 받은 명령을 앵무새처럼 반복할뿐 두려움이란 개념자체가 없는 그들에게 도주란 있을 수 없는 행위였다. 심지어 마왕조차 땅굴을 파 도망을 치는 마당에 그러한 언데드 군단의 우월성은 더 말해봐야 입만 아프지.

"쥐새끼들의 왕아. 쥐새끼들이 겁먹고 도망친다고 너까지 그래서야 쓰겠냐!"

나는 데스버팔로의 죽음을 확인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땅속으로 사라진 데스친칠라에게 이매망량을 급파했다. 유체화 상태에선 아무리 단단한 지반도 통과할 수 있는 그들의 데스친칠라의 쥐꼬리를 붙잡은 순간 마왕답지않은 경박한 비명이 땅속에서 들려온다."이거 놔아!!!! 나는 죽고 싶지않아, 죽고 싶지 않다고. 이제야 겨우 토구대륙을 정복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 는 없어. 어서 저리 가 내 몸에는 수천가지 병균이 배양중이란 말이닷!"

"좋은 정보 알려줘서 고맙다. 더러운 쥐새끼들의 왕은 따로 묘지를 만들 필요도 없이 그냥 땅속에서 죽어라."

푹찍!

마왕군과 싸우는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충원된 이매망량의 군단을 총동원한 나는 친칠라를 망령들로 겹겹이 뚤러싼 다음 그대로 압사시켰다. 이미 오염될대로 오염된 땅이지만 이렇게 하면 비교적 안전하겠지. 어차피 나는 히야신스 3세 여왕만 무사하면 장땡이니까.

"자 그럼 다음 고객 데스크로우님 나오세요. 날개가 있다고 공중으로 도망쳤다간 성궁이 타겟이 되 고슴도치가 되고 말거야. 그러니 좋을 말로 할때 곱게 목을 내밀어라. 그게 최대한 덜 고통스럽게 죽는 루트니까."

"너, 너는 도대체 누구길래 그렇게 강한것이냐? 설마 드래곤 나이트의 후손이냐?"

"후손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드래곤 나이트의 증조 할애비가 와도 나는 못당해 이 새대가리새끼야!"

"자, 잠깐! 나는 토구 대륙의 이곳 저곳을 비행하면서 많은 고대유적의 위치들을 알게되었다. 나를 살려주면 그 위치를 기록한 지도를 넘겨줄테니 제발..."

"관심 없으니까 깃털 날리지 말고 그냥 곱게 뒤져라."

푸드덕, 푸드덕, 푸드덕!

이런 잡몹에 가까운 마왕들때문에 더 이상 시간을 뺐기고 싶지않았던 나는 데스크로우의 목을 움켜쥐고 거침없이 사슬낫을 내려쳤다. 그런데 놀랍게도 데스크로우의 몸이 자그마한 까마귀로 나눠지더니 일체의 물리공격을 모조리 회피해내는게 아닌가.

꽤나 성가신 잔재주라 데스친칠라의 병균확산을 맡기위해 방치해둔 이매망량들을 집합시키려는데 머리맡으로 소나기같은 화살세례가 스쳐지나가더니 분산된 데스크로우를 모조리 격퇴시켰다. 히야신스 3세 여왕의 안전이 어느정도 확보됐다고 판단한 하희빈이 지원사격을 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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