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나이트 이용제가 무찌른 마왕의 이름이 '바하무트'에서 '데스프로그'로 변경되었습니다. 혼선을 드려 죄송합니다.00418 vol.12 Oxogan The Dragon Knight Saga ========================="이게 제가 따거를 통의 부적까지 사용해가며 부른 이유입니다."
황삼이 CCTV용 외장하드를 건네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중국 베이징 근방의 염색공장에서 아리수 본부로 복귀한지 얼마안돼서 녀석이 나를 조용히 협회장 집무실로 부르더니 중요한 사건의 증거니 꼭 시청하라고 신신당부를 한것인데 정작 그 중요한 사건이 뭔지 말해주질 않으니 답답해 뒤질 지경이였다.
"알았으니까 뜸들이지 말고 바로 틀어봐."
"그전에 한가지만 약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오케이 그 약조가 뭔지는 몰라도 그거 받고 나도 공약 하나 따로건다. 만약 이 외장하드의 내용물이 네가 소란떤것에 비해서 턱없이 사소한거라면 지금 륭 사부와 대련 아니 샌드벽 역할을 맡고있는 황천의 자리에 널 앉힐거야. 미완성이나마 천년귀혼강시의 틀을 완성한 황천조차 몸에 멍자국이 마를날이 없는데 황삼 넌 과연 어떻게 될까?"
"따거께서 맡기신 황월방도 병력에 손실을 끼친 시점에서 이미 그 어떤 벌도 달게 받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게다가 륭 사부같은 권각술의 귀재와 싸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큰 공부가 되니 그 어떤 상처도 훈장처럼 여길 수 있겠지요. 그럼 제 약조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하희빈 협회장으로부터 제 단전을 좀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전을 지켜달라고?"
나는 목숨도 아니고 단전을 지켜달라는 황삼의 청원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귀혼강시가 일반 강시와 가장 차별화되는 점중 하나가 내공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긴 하지만 지구에는 마력입자가 없기 때문에 단전을 형성하는게 불가능할 터였다.
혹시나 싶어 황삼의 배꼽 3치밑에 장심을 갖다댄 다음 내기를 흘려보내니 대략 10년치 정도의 정순한 내공이 자리잡고 있었다. 특급 풍수지에서 매일 24시간씩 운기조식을 한게 아닌 이상에야 이렇게 단기간에 쌓을 수 없는 양이였다.
"황삼 너 설마 정화조에 있는 마력석을 흡수해서 이렇게 내공을 쌓은거 아니지?"
"그, 그게... 맞습니다."
"야, 이 새끼야! 그거 어디 광산에서 캐오는거 아니야. 비싼 배송비 주고 사오는거란 말이야. 그래놓고 나보고 단전을 보호해달라고?"
"면목없습니다. 하지만 결코 흑심을 품고 그런짓을 한게 아니라 따거의 지구 정복에 좀 더 힘을 보태고 싶어서... 아윽!"
"시끄럽고 어서 대가리 박아 임마. 아주 그냥 내가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겼구만. 하여튼간에 황이도 그렇고 황삼 너도 그렇고 정복전 얘기만 나오면 눈이 돌아가서 별의별 미친짓을 다 하는데 여기서 확실히 말해두겠어. 나는 지구 정복같은거 코딱지만큼도 관심없으니까 그냥 시키는거나 잘해, 시키는 거나. 엉뚱한 짓해서 일그르치지 말고."
있는 힘을 다한 나의 니킥에 쪼인트를 가격당했음에도 1초만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FM 대가리 박아 자세를 완성해낸 황삼. 빠릿빠릿한건 좋지만 전혀 체벌이 되고 있지 않다는 생각에 나는 근처 진열장에 전시된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뽑아 황삼의 머리맡으로 집어던졌다. 눈치 하나는 발군이라 바로 자세를 바꿔 코르크 마개에다 되고 대가리를 박는 녀석.
보이는 대로 고지식한 황일, 황이와 달리 눈치(황천은 아예 눈치라는 개념자체가 없고)가 빨라 귀혼강시중에서는 나름 어여삐 여겨줬더니 이렇게 뒤통수를 칠 줄이야. 나는 화가 풀리지않아 손에 든 고급와인을 물처럼 벌컥벌컥 마시며 스스로 외장하드와 VOT 단말기를 연동시켜 문제의 동영상을 감상했다.
처음에는 약간의 노이즈가 껴서 무슨 화면인가 싶었는데 자세히보니 아리수 본부 바로 앞마당에 있는 세계수였다. 잠시 후 노이즈가 점점 더 강해지더니 뭐가 뭔지 알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수분여가 지나서야 깨끗한 화면이 돌아왔으니 익히 얘기를 들어서 알고 있던 요정족의 수호룡 세류가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세계수 전체와 비교하자면 지렁이 수준이긴 하지만서도)
다만 내가 알고있던 그 서양의 드래곤이 아니라 동양의 용에 가까운 모습에 나는 살짝 실망하고 말았다. 보통 동양의 용은 드래곤 하트가 아닌 여의보주(如意寶珠)라는 외장마력기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실험용으로 쓰기가 까다로웠던 것이다. 용의 품을 떠나는 순간 여의보주는 빛을 잃고 평범한 유리구슬이 되고 말기때문에 죽여서 빼았는것도 불가능.
'하지만... 금발 거유 엘프 유부녀의 순결을 빼았는건 가능하겠지!'
나는 수룡 세류의 존재감때문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었던 요정족 삼인방의 실루엣을 뒤늦게 확인하곤 흥분해서 속으로 소리쳤다. 일전에 밴쉬아쳐 하희빈이 끌고왔었던 요정족 삼인방과 똑같은 복장, 똑같은 헤어스타일 그리고 똑같은 이목구미.
다만 다른게 있다면 피부색과 질감뿐이였는데 그 인상은 천차만별이였다. 우둘투둘하던 녹색피부가 백옥처럼 고와지자 천하제일의 추녀가 천하제일의 미녀로 탈바꿈하니 내 소유욕은 미친듯이 끓어오르고 똘똘이도 덩달아 부풀어 올랐다.
허어 이런 따먹음직스러운 이세계인을 나두고 내가 미개한 지구인들과 정사를 나눴다니 통재로다, 통재로다. 마음같아선 당장이라도 하희빈과 함께 드래곤 나이트를 찾아떠난 요정족 모녀를 불러들여 덮밥을 해먹고 싶었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라는게 있는법. 일단 아바타의 왼손치료가 우선이라고 생각한 나는 황삼을 일으켜세웠다.
"황삼 이제 일어나."
"옙, 따거!"
"이번에 네가 한일은 공과 과가 있지만 공쪽이 더 컸다고 판단했기에 이걸 하사하마."
요정족 3인방의 외모가 캠빨이 아니라는것쯤은 이미 충분히 검증이 끝났기에 동영상을 꺼버린 나는 백신마켓에서 영약류를 검색한 다음 귀갑권가의 판매 페이지에 접속했다. 팔륜성의 귀갑권가는 방어적인 스타일의 권법으로도 유명했지만 팔륜무가중 유일하게 연공술이 전승되어져 내려와 우주에서는 영약가공업체로 더 잘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 단약이라는게 각종 희귀한 약초와 영약을 배합한 다음 다년간 다려야 하다보니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건 둘째치고 돈이 있어도 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팔륜성을 구한 영웅이자 황룡선의 선장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내게는 그 정도 허들은 아무것도 아니였으니 단숨에 일인 최대 구매치인 5개를 개당 10만 VP에 쓸어올 수 있었다.
단약의 성격성 전이과정에서 성분이 조금이라도 뒤바뀌면 안됬기에 배송과정에 추가요금이 왕창붙긴 했지만 주문과 동시에 손안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건 우주택배산업의 크나큰 축복이였다. 나는 그렇게 눈깜짝할 사이에 배송완료된 귀갑소환단 다섯정중 하나를 황삼에게 던져주고 나머지는 바지춤 안에 밀어넣으며 말했다.
"수율좋은 심법을 사용하면 내공을 10년치까지 늘려줄 수 있는 단약이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쥐새끼처럼 몰래 정화조에 기어들어가서 운기조식하지 말고 내 말만 잘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떨어지니까 이상한짓 하지말어. 앙, 알아들었어?"
"감사히받겠습니다. 앞으로 몸과 마음을 받쳐 따거께 충성을 받..."
"아니 그러니까 그런거 하지말고 시키는거나 잘하라고, 쫌!"
"옙, 명심하겠습니다!"
"그럼 난 잠깐 연구할게 있어서 색향천월관으로 올라가본다. 하희빈이랑 요정족 일행이 아리수 본부로 돌아오면 바로 전보쳐라."
쾅!
나는 협회장 집무실의 문을 거칠게 여닫고 바로 해상플랜트 활주로에 대기중인 황금장수풍뎅이 기야스쪽으로 달려나갔다. 요정족 모녀의 복귀타이밍과 아바타의 영혼의 상처 치료시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조금은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사실 왼손은 자위행위를 할때나 필요한거지 정식 섹스를 할때는 손을 쓰지않고도 즐길 수 있는 수만가지 체위가 있었으나 문제는 통증이였다. 아바타에 로그인해서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있어도 엄습하는 살인적인 고통때문에 나는 귀혼강시제작도 본체로 진행했던 전력이 있었다.
귀혼강시제작에 들어가는 각종 독한 술법재료들을 고려하면 사실 그건 굉장히 리스크있는 행동이였다. 본체의 무력랭크가 아바타와 똑같이 A등급이 됐다고 해도 만독불침지체가 된건 아니였기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뭐 그래도 수전증 환자처럼 손을 떠는것 보다는 보호장갑때문에 손이 둔해지는 편이 실험자체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으니 결국 조삼모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