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413화 (413/599)

"누가 언제 황삼 널 패겠다고 했냐? 물론 한대 쥐어박고 싶은건 사실이지만 지금 내 목표는 비둘기처럼 지붕위에 몰려있는 저 총잡이 놈들이다! 전부 이 두손으로 갈기갈기 찢어발겨주마!!!"00413 vol.12 Oxogan The Dragon Knight Saga ========================= 한 마리의 뇌룡(雷龍)이 되어 땅을 박차고 하늘 위로 솟아오른 왕루옌. 그 기세는 뇌격만다라를 사용한 뇌신검 천주랑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오히려 더 웅혼한 종류의 것이였다. 뭐 인간의 내공이 아닌 강신술에 기반해서 빌려온 번개의 힘이니까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였다.

반투명한 푸른 연기에 정신이 팔려 뒤늦게 대형을 갖춘 정체불명의 요원들이 일제사격을 해보았지만, 탄환이 왕루옌의 몸에 닫기도 전에 뇌전의 오오라가 발산하는 극한의 열기에 한줌 쇳물로 녹아내리고 말았다. 그리고 딱히 초근접전에서 적을 저지할 수단은 없었는지 왕루옌의 출수 한번에 핏물로 녹아내리는 요원들.

특등석에서 그 혈투를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노라니 나는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엔 죄책감이나 동점심 따위는 한톨도 없이 분노와 살의만으로 얼룩져 있을뿐이였다.

정의나 도덕에 현혹된 사람들은 마치 인간의 목숨이 하찮은 미물들과 달리 유독 소중한것처럼 생각하곤 하지만 결국 자기 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존재앞에서 개미처럼 밟혀 죽는건 매한가지였다. 지금까지 딱히 인명을 소중하게 여겨온것도 아니면서 새삼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본체의 내구성에 대한 의구심때문이였다.

[김사건의 상태창]

-던클레오의 생명석을 흡수해 생명력이 10배 증가했습니다.

-마샬아츠 더 비타 권묘결을 계승받아 특수한 기술을 쓸 수 있습니다.

-마샬아츠 더 에테르를 계승받아 특수한 영자무기를 쓸 수 있습니다.

-트롤왕 리쿤다룬의 골수세포를 이식받아 준수한 재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십이신장 호랑이신의 힘을 계승받아 무력 랭크가 한단계 상승했습니다.

-대마신 루시페르의 심장을 흡수해 무력 랭크가 한단계 상승했습니다.

-대마신의 두번째 심장 불칸의 기생으로 심장이 파괴되도 죽지않습니다.

-스케일 글래스로 뼈를 코팅해 골격계의 내구력이 견고해졌습니다.

-공청석유를 섭취해 1갑자의 내력을 획득했습니다.

무력: A(0/256)

마력: C(0/128)

영력: Ex(256/???)

친화력[暗]: C(0/128)

스텟포인트: 0

아니 옛날이라면 모를까 이제는 아바타의 무력랭크(A)까지 다 따라잡고 기생심장 불칸 덕분에 심장이 터져도 즉사를 면할 수 있는 본체가 믿음직 스럽지 못하다? 그럴일은 없겠지만 누군가가 내 상태창을 볼 수 있다면 기우도 그런 기우가 또 없다며 책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륭 사부가 지적했듯이 내 장점이자 단점인 철두철미한 성격은 찰나의 빈틈조차 용납하지를 못했다. 두개골을 물리적으로 뛰어넘고 들어오는 텔레키네시스 공격, 그것이 현재 내 본체를 일수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가장 치명적이자 효율적인 약점이였다. 트로이 전쟁의 불사영웅 아킬레우스가 뒷굼치에 화살을 맞고 죽은것처럼 나 또한 텔레웨폰으로 뇌를 저격당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그걸 알면서도 애써 외면해온건 소위 자원과 인력의 부족때문이였는데 천익성 수복작전으로 억대 VP 자산가가 된 지금은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VOT 온라인에서라면 뒷동산에 있는 사냥터만 털어도 발에 채일정도로 숱한 술법재료를 비싼 돈 주고 구입한다는게 배가 아프긴 하지만 애초에 백신마켓에서 구하지 못할 재료였다면 우주전역을 뒤진다한들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정말 정말 재고가 없는 술법재료라면 대체제를 찾는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었다. 쉐도우스틸급 마룡(魔龍)의 드래곤하트를 구하는건 우주에서도 요원한 일이니 이무기의 내단정도로 대체하면 마력전도 효율은 떨어져도 뇌조직 재생과정에 필요한 배터리 역할정도는 충분히 해줄 수 있을것이다.

'그렇다고 이무기라고 해서 또 흔한 생명체인건 아니였지만.'

뭐 플랜B가 그렇다는거였고 신경망이 끊긴 상태에서 마력만 제때 공급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플랜C, 플랜D를 세울 수 가 있었다. 문제는 역시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아랫도리는 전혀 다른 답을 원하고 있다는거지.

뇌조직 재생에 관한 신체개조는 골수이식보다 곱절의 곱절은 어려워서 본의 아니게 폐관수련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놈의 폐관수련은 씨부럴! 어휴, 생각만해도 열받네. 무슨 사건이 터지기만 하면 폐관수련에 돌입하다보니 이제는 무슨 연례행사처럼 느껴지는 네글자였지만 내가 진짜 연례행사로 개최하고 싶은 행사는 바로 섹스파티였다.

매번 수영복, 파자마, 코스튬 의상코드를 지정한 다음 내 좆맛을 본 암컷들을 한꺼번에 따먹는 이 파티야말로 사실상 내 지상과제나 다름없는 일. 적어도 지구처럼 좆만한 땅에서 땅따먹기나 하고 노는것보다 훨씬 더 영양가있는 일이라는게 내 생각이였지만 폐관수련에 들어가면 이게 얼만큼 또 연기될지 알 수 없는 일이였다.

약점보완이냐 욕구충족이냐 햄릿 뺨치는 일생일대의 고민을 하다보니 어느새 왕루옌이 정체불명의 요원들을 한놈도 남기지않고 도륙낸 뒤였다. 무식한 년. 황삼보고는 왜 공장 인부들을 전부 다 죽였냐고 뭐라해놓고 지는 심문할 적 한명 남기지않고 다쓸어버렸네. 저 정도 무력수준이라면 사실 배후단체가 그닥 궁금하지도 않지만서도.

"거기 숨어있는것 다 알고 있다! 어서 튀어나와라!! 부하들이 다 죽은걸보고 쫄은것이냐?"

'나, 나 말하는건가?'

"왕루옌씨, 우리는 싸움을 하러온게 아닙니다. 이 이상 싸움을 지속해봐야 피차 무의미한 희생만 늘어갈뿐이니 WQM과 SSS 단체의 대변인으로서 생산적 대화를 이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에야 말로 내 위치가 노출된것 같아 스텔스 모드를 풀고 모습을 드러내려 했던 나는 먹구름을 가르고 등장한 로봇 기체의 등장에 다시 숨을 죽일 수 밖에 없었다. 색깔이나 문양은 달랐지만 그 기체는 비비앙의 전 애인이자 민간군사기업 고스트의 수장이였던 율리시안 헉스포드의 최후의 역작, 캡틴 슈트(Captain Suit)와 똑 닮아 있었다.

말이 슈트지 탑승물이라고 보는게 맞을듯한 그 로봇 기체의 앞뚜껑이 열리면서 등장한 파일럿 또한 내가 익히 알고있는 얼굴이였으니 그건 다름아닌 아야사의 고교동창인 밀러 캠밸이였다. SSS(Special Sequrity Service)의 요원인 그는 기자출신 엔지 민슨과 함께 도엔버 해독제 강탈사건때 처음 알게되어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기는 개뿔!

좆도 관심도 없는 새낀데 아야사와 안면식이 있다는것만으로 일단 기분이 나빠서 그냥 왕루옌의 손에 전기통닭구이가 됬으면 좋겠다 싶은 놈이였다. 하지만 세상일이란게 뜻대로만 되는게 아닌지라 지금까지 실컷 주먹을 휘둘러온 왕루옌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생산적인 대화? 지금 네놈이 뚫린 입이라고 어디서 그따위 망발을 지껄이는 것이냐! 내가 애지중지 키워온 부하들이 적과 싸우다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한것도 아니고 아군의 손에 개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십이지천회때도 그랬고... 으아아아아아악! 빌어먹을 운명의 장난인지 내 부하들은 항상 이런식의 최후를 맞이했단 말이닷!!!"

"부하 병사나 전우를 잃은 심정이 어떤지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왕루옌씨. 저 또한 군대에서 전쟁을 치뤄봤고 요 몇년간은 불가사의한 임무에 투입되 어이없게 동료 요원들을 잃은적이 한두번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저희가 피의 연쇄고리를 이어나간다면 그 끝은 파멸일뿐입니다. VOT 온라인때문에 국제정세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이때 질서를

되찾기 위해선 인페르노 소탕작전때처럼 힘을 합쳐야만 합니다."

"개잡소리를 참 논리적으로 늘어놓는군. 피의 연쇄고리의 끝은 파멸이라고? 그게바로 내가 원하던 바다, 이 위선자 새끼야!!"

내가 원하던것 도 그거야, 주먹으로 시작했으면 주먹으로 끝을내야지 이년아! 나는 뇌룡이 다시 왕루옌의 전신을 휘감기 시작하자 속으로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좋아했다. 캡틴 슈트고 나발이고 왕루옌이 본격적으로 무공과 강신술을 결합하기 시작하면 조금 덩치 큰 양철 나무꾼에 불과할뿐이였다.

당연히 일수에 캡틴슈트가 고철덩어리가 될거라 믿어의심치않았던 나였지만 밀러는 초인적인 드라이빙 실력으로 왕루옌의 주먹을 피해냈다. 율리시안이 사용했던 캡틴슈트는 저렇게 민첩하지 않았던것 같은데 마치 처음부터 빗나가도록 예정되어 있던 공격인것 마냥 깔끔한 회피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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