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러고보니 황천에 관한 얘기를 깜빡했군. 정신력이 뛰어난게 아니라 오히려 제일 떨어지는 녀석을 대상으로 유일하게 실시한 천년귀혼강신 대법. 결과부터 말하자면 그 대법은 대실패였고 황천 녀석은 육체 능력은 금의위중 가장 뛰어나지만 하는 행동은 동네 바보보다 못한 속빈 강정이 되고 말았다. 고시원 단칸방같은 곳에 쳐박혀 이론으로만 깨우친 술법이였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랄까.00407 vol.12 Oxogan The Dragon Knight Saga ========================='그래도 얼티밋 언데드 폼의 제작과정에서 폐기품만 1000개씩 나온걸 생각하면 이정도야 양반이지.'
결국 완성작이 아닌 실험작이였기 때문에 황일, 황이, 황삼 그리고 황천중 누가 더 낫냐고 따지는건 의미없는 일이였다. 각자의 특기와 특성이 천차만별이였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배치해 활용할 수 만 있다면 충분히 돈값(게임속에서나 구할 수 있는 술법재료를 항성간 텔레포트 배송으로 주문하느라 돈이 천만VP 단위로 깨졌다)을 하고도 남을 것이고 실제로 그러고 있는 중이였다.
황일은 황천을 제외하면 가장 강하기도 했고 원래 금의위를 통솔하던 대장 출신이라 황월방이란 단체를 새로 창설하면서 그 방주를 맡겼고, 황이는 비교적 무력은 떨어지지만 특이하게도 금의위의 홍일점인데다 지략이 뛰어나 황월방의 참모겸 바로 내 옆에서 수석비서를 맡게했다.(내 옆에 앉혔다는 점에서 눈치챘겠지만 그녀는 체인줄 달린 안경을 쓴 지적인 타입의 미인이였다)
다음으로 황삼은 검과 무공이 권력의 척도가 되는 세상에서 온놈답지않게 총과 자본이 권력의 척도가 되는 지구생활에 너무나도 수월하게 적응해 수질관리협회(Water Quality Management), 아리수에 파견을 나가있는 상태였다.
아무래도 지구의 전체적인 수질을 향상시킨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보니 기존의 흑월파와 백월교 세력을 억지로 통합시켰는데, 황삼을 필두로한 황월방 세력이 중간에서 완충재 역활을 해줄것을 기대한 인재배치였다. 하희빈이나 왕루옌이나 내 압도적인 힘에 굴복하긴 했지만 원래는 서로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이들과 협력할만큼 성격이 유한자들이 절대아니지 않던가.
명목상 하희빈을 아리수의 협회장으로 임명하긴 했지만 그렇다고해서 왕루옌이 그녀의 명령을 순순히 따르는 모습은 도저히 상상히 가질않는다. 네깟게 어디서 명령질이냐고 쌈박질이나 하지않으면 다행이지. 익히 이러한 불협화음을 예상했음에도 내가 아리수 프로젝트를 강행한건 월영공(月影公) 듀리스의 몸에 한계가 왔기 때문이였다.
'이봐 김집사 예전에도 한번 말했지만 나 이이상 초월그림자도약을 사용하면 커럽티드 뱀파이어가 될지도 모르겠어. 그러니까 앞으로 항성간 이동하고 싶으면 나말고 그 오르시나란 친구한테나 가봐.'
어느날 귀혼강시를 만들기 위한 재료의 공수를 위해 듀리스를 찾아갔을때 내려진 축객령. 그렇다. 현실은 게임과 달리 MP포션을 빤다고 해서 메테오 스트라이크같은 고위 술법을 무한히 반복할 수 있는게 아닌 것이다. 상위 넘버링의 술법일 수 록 마력소비와는 별개로 술자에게 큰 부하를 가져왔고 그 부하가 시나브로 쌓이다보면 큰 재앙을 불러 올 수 있었다.
듀리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초월그림자도약을 사용할때마다 그녀는 헌혈팩을 몇톤씩 복용하지만 그때마다 오리지널 뱀파이어의 피농도가 조금씩 옅어지는 부작용을 감수해온것이다. 그리고 피의 농도가 일정 이하로 떨어질 경우 커럽티드 뱀파이어란 뒤틀린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
월영공의 추가설명에 따르면 커럽티드 뱀파이어는 이성을 잃고 끝도없이 피를 탐하며 더 이상 태양빛에 면역도 아니라 밤에만 활동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흡혈귀 드라큘라의 이미지에 더 부합하는 존재라고 볼 수 있었지만 피아식별이 불가능해지는 순간 Ex랭크의 부하를 하나 잃어버린거나 다름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월영공 듀리스를 아야사의 호위임무에서 해방시킨 다음 재활치료를 위해 색향천월관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그녀 전용의 수영장을 개장해 신선한 B형 혈액으로 가득채워줬고, 내가 없을때는 색향천월관의 주민들(바이올라, 치요코, 연희)의 밤시중도 받을 수 있게 조치해줬다.
걸핏하면 나를 집사 취급하는 듀리스였지만 초월그림자 도약이란 기술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정도 대접은 당연한 것이였다. 다시 아리수 설립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그녀의 부재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물의 수호정령 오르시나였고 그녀의 수어지교(水魚之交) 능력은 수원의 힘을 빌리는터라 비교적 부하가 적었다.
'문제는 지구의 수원이 대부분 오염되어 있었다는거지.'
미디어 매체에서 어디 공장이 무단으로 폐수를 흘려보냈느니 어떤 선박이 좌초되 기름을 유출했으니같은 뉴스를 종종 보긴하지만 실제로 수질오염이 어느정도로 심각한지 피부로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위기는 커녕 약수터에 가면 콸콸 솟아나는 지하수를 보고 있으면 마치 물이 무한의 공공재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허나 오르시나의 말을 들어보면 지구의 수질오염은 우리의 상상을 훨씬 더 초월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체감하지 못하는건 역설적으로 지구에 마력입자가 없기 때문으로 만약 공기중에 0.1%의 마력입자만 있었어도 타락한 물의 정령왕이 탄생해 인간들을 쓸어버렸을거라나 뭐라나.
뭐 사실 그딴건 내 알바 아니였고 지구의 수원이 정화되 수어지교 능력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된다면 그만한 이득이 또 없었다. 지금처럼 100 VP짜리 시약을 주문하는데 10000 VP를 텔레포트 배송료로 지불하는 상황이 반복돼면 억대 자산가라고 해도 파산을 면할 수 없지 않겠는가.
뭐 그러한 배경에서 설립된 아리수였지만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게 자국정부의 환경부서도 아니고 갑자기 바다위에 솟아오른 무정부 단체가 시어머니처럼 이것저것 간섭해오는데 좋아할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
폐수처리시설을 확충하라는 서면통보에도 읽씹(메세지를 읽었는데 씹다)을 하는 기업들이 대다수였지만 나는 그에 굴하지 않고 채찍과 당근, 합법적 수단과 비합법적 수단, 과학적 수단과 술법적 수단, 평화적 수단과 폭력적 수단을 가리지않고 총동원해 주요 강대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자발적(?) 협조를 이끌어냈다.
그런식으로 아리수의 수질개선 프로젝트가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자 나는 모든걸 하희빈에게 위임한뒤 색향천월관 제 2기 멤버 영입에 온 역량을 집중했다. 내 인간성을 아는 주변인이라면 용캐 지금까지 참았다며 칭친할만한 행보였지만 새로이 수석비서 자리에 오른 황이의 시선에는 그렇지 않았는지 시종일관 잔소리를 해왔다.
색향천월관 제 2기 멤버가 기야스에 탑승해 격납고에 도착한 지금 이 순간까지도.
"옥승상 어찌 천하통일의 반석이 깔리자마자 주색잡기에 전념하신단 말입니까? 부디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아니 천하통일같은거 할 생각 없다니까 자꾸 그러네. 우주가 얼마나 넓은데 지구처럼 코딱지만한 행성에서 땅따먹기나 하는건 시간낭비라고. 카르페 디엠! 지금 섹스하지 않으면 언제 섹스를 하라는건데?"
"옥승상의 말씀대로 우주는 넓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본거지인 지구의 지배력을 공고히 해야만 다른 행성으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겁니다. 지구를 옥승상의 발아래 두면 그 행성의 모든 여자들이 옥승상의 것이 될지언데 어찌 아리수의 영향력이 정점을 찍은 순간 고삐를 늦추시나이까. 아리수의 인력편제는 아직 체계적이지 않을뿐만 아니라 단체의 장을 맡고 있는 하희빈은 정복전쟁엔 뜻이 없으니 속히 왕루옌을 대장군으로 삼아 수질개선을 빌미로 아리수에 적대적인 세력들을 한시라도 빨리 쓸어버려야 뒷탈이 없을것으로 아뢰옵니다."
"아나 진짜 돌아버리겠네. 야 황이 이 밀리터리 오타쿠년아, 내가 아주 오냐오냐 하니까 뵈는게 없지?"
몰캉몰캉.
나는 황이가 자꾸 관심도 없는 정복전쟁을 들먹이자 화가나 그녀의 가슴을 있는힘껏 움켜쥐었다. 손아귀에 힘을 줄때마다 다양한 형태로 탈바꿈하는 황이의 꿀젖통. 이정도면 통증을 호소할만도 한데 무표정한 얼굴로 조언을 이어나가는 황월방의 홍일점 참모.
"옥승상은 한때 제가 모시던 진시황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좋은 조건을 가지고 계십니다. 헌데 어찌 진시황이 그토록 찾아헤메던 불사의 몸과 불사의 군대를 둘다 지닌채로 사사로운 계집질에 시간과 힘을 낭비하시는겁니까?"
"그걸 몰라서 물어? 아 모르겠구나 황이 너는 보지가 달린 암컷이니까. 좆이 달린 수컷이란건 말이야 천하통일보다 당장 눈앞의 계집애의 아랫도리를 정복하는게 지상과제인 종이라고. 유전자 레벨부터 그렇게 결정된걸 나보고 어쩌라는거야. 그러니까 그만 나불거리고 그 예쁜입으로 이리와서 내 좆이나 빨아봐라. 우리 황이 구강성교 솜씨가 얼마나 늘었는지 한번 확인해보자."
"옥승상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따박따박 잔소리를 하다가도 내 명령 한번이면 군말없이 야무지게 내 자지를 빨아재끼는 황이.
추줍쭈주줍, 쭈우우웁쭙쭈쭙쭈쭙.
내가 이래서 황이를 미워할 수 없다니까. 그렇게 극상의 입보지 서비스를 받으며 기다리다보니 어느샌가 하희빈을 필두로한 색향천월관 2기 멤버가 라운지에 도착해 있었다. 나는 태연하게 펠라치오를 받으면서 보고를 받았다. 지구라면 모를까 색향천월관은 이미 나만의 달의 왕국이였고 누군가의 눈치를 볼 이유따위는 콩알 반쪽만큼도 없었다.
"오오 황이 거기 좋아. 좀더 혀를 격렬하게. 오호호."
"요청했던대로 러시아 잡지모델 아나스타샤, 영국 인기밴드 보컬 엘리자베스, 중국 리듬체조 국가대표 스니엔을 이송해왔다, 아크리퍼."
"아주 잘했어. 아리수일로도 바쁠텐데 괜한 수고를 끼쳤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