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386화 (386/599)

"나노바이러스는 개뿔! 내가 깡통로봇 너한테 키스한건 일종의 표식이야. 나중에 기회가 되면 네년을 존나게 따먹겠다는 영역표시라고 할 수 있지.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까 먼저 떠나겠다만 언젠가 네년 스스로 그 잘난 콧대를 꺾고 가랑이를 벌릴날이 올거다."00386 vol.11 Oxogan The Injured Angel or Fallen Angel ========================='또 저질러버렸군.'

나는 아직도 남아있는 퀼레뮤츠의 최고급 실리콘 가슴의 감촉을 되새기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뭐 내가 성욕에 눈이 멀어 미쳐 날뛰는거야 한두번 있는 일도 아니지만 싸움 도중에 그것도 깡통로봇을 상대로 발정하다니... 성토전을 대비해서 금욕수련을 한게 오히려 독이였을지도.

오르시나를 덮칠때부터 느낀거지만 가끔은 내가 살의를 주체할 수 없게 만드는 마공의 성욕 버전을 익힌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때도 있었다. 물론 수컷의 번식욕구는 식욕, 수면욕과 함께 인간 아니 동물의 근본적인 3대 욕구로 그 자체로 나쁜것은 절대 아니였다.

오히려 성욕이 왕성하다는건 건강의 청신호로도 볼 수 있는 것. 허나 문제는 식욕이 과하면 폭식증이 되고 수면욕이 과하면 기면증에 이를 수 있듯이 너무 과하면 도리어 건강의 적신호가 될 수 도 있는게 바로 섹스였다. 뭐 그렇다고 내 얼티밋 언데드 폼의 육체에 문제가 생긴다는 소리는 아니였고 정신적으로 큰 결함이 생길 수 도 있다는 뜻이였다.

아니 이게 무슨 연쇄살인마 교슈형 집행 직전에 예수님 발바닥 햛는 소리냐고 할 수 있었지만 내가 망나니 짓을 하면서도 스스로 중심을 잡는건 아주 중요한 일이였다. 자칫 잘못 했다간 균형을 잃고 스스로가 휘두른 망나니 칼에 자기 목이 베일 수 가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렇게 실로 오랜만에 자기 반성이라는걸 하다보니 나는 어느새 죽림을 가로질러 상단 공격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장승배기 2개가 나무로치면 그루터기 부위만 남은채 연기를 뿜고 있었고 그 가운데 아수라몽크 트렉슐이 한쪽 무릎을 꿇은채 가뿐숨을 내쉬고 있는 상황. 추가로 군데군데 소형 크레이터가 파여져 있는걸 보니 트렉슐이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던건 아닌 모양이였다.

"갸르르릉! 신앙을 잃은 몽크는 고작 이 정도라는건가? 상단 공격로에 제법 싸움을 하는 무투가가 온다기에 기대했건만 실망이야. 뭐가 아수라몽크야. 차라리 이명을 아수라장독대라고 바꾸지그래. 이렇게 형편없이 깨져나갈거라면 말이야."

"......"

"과묵한 남자는 재미없는데 말이지. 구구절절 변명만 늘어놓는것보단 낫지만서도."

"여기 말많은 남자 대령이요. 야 아수라장독대 선수교체다. 죽림에서 레벨업 좀 하고와라. 아직도 레벨 1이 뭐냐, 레벨 1이."

"......"

상단 공격로의 반신타락자로부터 트렉슐을 보호하듯 전면에 나선 나. 그러나 정작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온 트렉슐은 침묵으로 일관할 뿐이였다. 그걸 보니 조금 괘씸한 마음이 들었지만 못하는 애보고 너 왜 그따구로밖에 못하냐고 나무래봐야 역효과만 날뿐이였기에 나는 호위 포지션을 더 견고히하는 것으로 의사표현을 대신했다.

혹시나 이건 사나이의 1:1 대결이니 방해하지마라는식으로 나오면 어쩔까 싶었는데, 다행히도 그렇게까지 파렴치한은 아니였는지 조용히 죽림쪽으로 물러나는 트렉슐.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의 '뒤를 부탁하지.'가 그에게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있음을 시사하고 있었다.

자 그러면 어디 트렉슐을 궁지로 몰고간 상대가 누군지 한번 볼까. 웨이브진 사자머리에 사자귀와 사자꼬리 일단 순수인간은 아니고, 입술밑의 점에 멜론만한 꿀젖통이랑 수박만한 궁둥이... 사나이가 아니였어!?

나는 무슨 원시인도 아니고 치타가죽으로 만든 숏치마와 가슴가리개를 착용한 상대 반신타락자를 확인하고 넋을 놓고 쳐다볼 수 없었다. 발정난 망나니짓을 할땐 하더라도 스스로 중심을 잡자고 한지 얼마나 됐다고 내 똘똘이는 불끈불끈해져서 앞으로 쏠릴 수 밖에 없었다. 트렉슐, 너 이 자식 설마 이것때문에 싸움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던거냐?

나는 흘러넘칠듯한 최소 E컵 가슴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못하고 눈알을 데굴데굴 굴렸다. 아아 저기다 코박고 죽고 싶다 씨발!!

"으흥? 새로운 여신칼날단원의 등장인가? 과연 당신은 나 섬광의 레이오네를 즐겁게 해줄 수 있으려나 몰라."

"물론 즐겁게 해줄 수 있고말고요. 여기 어디에 평평하게 누울자리 하나만 있으면..."

"어라라 그런데 왠지모르게 낯이 익단 말이지. 우리 혹시 구면이라던가?"

스스로를 섬광의 레이오네라고 밝힌 암사자 수인족이 붓을 닮은 꼬리를 살랑거리며 그렇게 물어왔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싸매봐도 삼십대 중반의 농후한 매력이 흘러넘치다 못해 홍수를 이루는 여인을 만난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나마 분위기가 비슷한 사람이 은빛늑대 일족의 휘르 행수였지만 그녀가 기품있는 귀부인이란 그릇에 그 매력을 담고 있다면 섬광의 레이오네는 그야말로 야생의 암사자 그 자체였다.

아니 잠깐! 그러고보니 휘르 행수의 전남편인 퍼시벨이 레이오네라는 이름을 언급한적이 있었다. 분명 비스트코인 상단의 대행수인 그라트록의 아내이자 준트록 도련님의 어머니 되는 분이라고 했었지. 젠장할 유부녀라니 좋다말았네가 아니라 더더욱 좋아지는군. 으흐흐흐흐흐.

"아하, 기억났다! 휘르의 X비디오 영상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이였구나. 자위하느라 몇십번씩 돌려본건대 왜 그걸 까먹고 있었는지 몰라."

"X비디오라니요? 그게 도대체 뭔데 제가 출연한다는겁니까?"

"으흠? 그거야 섹스 실황 비디오인게 뻔하잖아. 당신 그러니까 옥사건이라고 했던가. 우리 육식녀 커뮤니티에서는 제법 유명인이라고. 특히나 최근에 올라온 격렬하면서도 애정넘치는 정사는 정말이지... 국보급으로 지정해서 보관해야할 만큼이나 명작이였단 말이지."

"아, 아니 내가 휘르 행수랑 하는 영상이 커뮤니티를 떠돌고 있다고요? 도대체 어떤 썩을

개자식이 그런 짓거리를 했단 말입니까!!"

"그거야 휘르 본인인게 뻔하잖아. 본인이 아니라면 그 어떤 제 3자가 그런 간큰 짓을 할 수 있겠어. 혹시 보안이 걱정되는거라면 안심해. 육식녀 커뮤니티는 애초에 구성원이 10명도 채 안되는 시크릿 커뮤니티인데다가 하나같이 입이 무거운 사람들로만 이루어져 있으니까. 성욕이 절정에 이른 수인족 유부녀들이 남편없을때 땔감 보급용으로 만든 커뮤니티니까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지는 말아줘. 발정기의 수인족 암컷이 이 마저도 없이 버틴다는건 춥디 추운 혹한의 겨울날 땔감 하나 없이 버티는거나 마찬가지란 말이야. 그건 그렇고 영상으로만 보던 꿀좆의 주인공을 직접 보게 되다니 신기한걸.

그것도 성토전 한가운데에서 마주치다니 진짜 인생은 요지경이야."

"요지경이고 나발이고간에 나는 당신의 말을 못믿겠습니다. 만약 어줍잖은 말재주로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려는거라면 이쯤에서 그만두십쇼!!"

"못믿겠다고? 그럼 직접 보여주지 뭐."

휘르 행수가 X비디오란 것을 찍은 장본인이란 사실에 충격을 받은 내가 악에 받쳐 소리쳤다. 그러자 레이오네가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COT 단말기(VOT 단말기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백신마켓을 제외한 부분적 해킹이 가능)로 추정되는 물건을 조정해 본래는 성토전 멤버의 CP 현황을 보여주는 간판에 어느 영상을 출력시켰다.

'옥사건 준위의 수양딸, 프랑케네트라고 했던가요? 그 아이때문에 저는 지금 정말 화가 난 상태에요. 각오는 되신거겠죠?'

'언제든지요. 제 몸이 얼마나 튼튼한지는 누구보다 휘르 행수가 잘 아시잖아요. 하지만 제 주니어는 예외. 여기가 잠깐이라도 못쓰게되면 휘르 행수쪽이 더 아쉬운거 아시죠?'

'알고말고요. 제 유방과 보지에서 젖과 꿀이 흐르게 만들어줄 꿀좇을 함부로 대할리가 있나요. 쭈주줍, 쭙쭙쭙쭙. 쭈우우우우웁!'

'아흐윽! 휘르 행수, 방금 그거 너무 좋아요.'

'부담없이 내 입에 싸요. 오랜만에 옥사건 준위의 진한 정액맛을 보고 싶으니까.'

나는 거의 실사에 가까운 화질의 야동에 한번, 그 야동의 남자 주인공이 나라는거에 또 한번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설마하니 휘르 행수가 야한 속옷으로 갈아입겠다고 먼저 호텔방으로 들어간게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함이였을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그러면 지금까지 내가 휘르 행수와 으쌰으쌰할때마다 이런식으로 녹화가 되고 있었단 말인가? 은빛늑대꼬리가 달린 귀부인과 안대를 한 젊은 남성의 육체가 서로 뒤섞여 살색의 향연을 선보이기를 십여초. 지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간판은 다시 성토전 멤버의 CP현황을 비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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