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일러 룩을 헤치웠습니다(+400 CP)00384 vol.11 Oxogan The Injured Angel or Fallen Angel ========================="와우! 제법 짧짤한 수준이 아니라 CP획득량이 말도 안돼잖아. 이럴바엔 그냥 하단 공격로를 버리고 죽림만 돌아다니는게 이득이겠군."
"장승배기가 쓰러질 경우 이보다 많은 CP를 적에게 넘겨주게 된다. 공격로를 아예 버리는건 안돼."
"아크리퍼님 퀼레뮤츠님 고생하셨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해서 죄송해요. 이전에 겪었던 성토전에서는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는데, 야미도엔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언밸런스한 배치를 했는지 모르겠어요. 나그네 포지션에 좀 더 힘을 실으려고 했던걸까요?"
"그 여자가 하는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하지 마라. 그냥 구색 갖추기용으로 덩치 큰 녀석을 죽림의 한가운데에 꽂아넣었을뿐일테니까. 일단 계속해서 문지기들을 사냥해나가지. 이 근처에 엔트 디파일러 나이트 4명으로 구성된 무리가 있다."
엔트 디파일러 룩을 사냥한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사냥 루트를 정해버린 퀼레뮤츠. 누가 전자두뇌 아니랄까봐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모습이였다. 살집이 패여 뼈가 훤히 드러났었던 내 왼손도 평소보다는 느리지만 얼추 회복세에 접어들었기에 나는 급히 그 뒤를 쫓았다.
퀼레뮤츠의 말마따라 공터와 멀지않은 곳에 무려 각각 날붙이 4개로 무장한 엔트 디파일러 나이트들이 질서정연하게 도열해 있었다. 덩치로 따지자면 저 네명을 합해도 디파일러 룩보다 작을테지만 폰과 달리 무기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까다로울것 같았다. 일언반구도 없이 그들에게 선제공격을 퍼붓는 퀼레뮤츠.
드르르르르르르르륵.
여차하면 쉐도우 브레스로 지원사격을 퍼붓는 수도 있었지만 1레벨 그러니까 10%의 위력밖에 낼 수 없는 상태에서 마력을 낭비하고 싶지않았던 나는 그냥 닥치고 돌격했다. 탱커 포지션에 입각해서 꾸준하게 버티면 잘난 깡통로봇님께서 알아서 디파일러들을 처리해 주시겠지.
엔트 디파일러 룩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찌찌 미사일을 발사해 빈유(?)가 되버린 퀼레뮤츠. 아무래도 그건 단발성 공격이였는지 이번에는 양손의 기관총 탄창을 모두 비운뒤 입안에서 맹렬한 화염세례를 살포했다. 누가보면 그녀가 용의 후손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지만 실제로는 혀 대신 노즐이 삐져나와 가연성 가스를 내뿜고 있는 중이였다.
-디파일러 나이트를 헤치웠습니다(+20 CP)
-디파일러 나이트를 헤치웠습니다(+20 CP)
-디파일러 나이트를 헤치웠습니다(+20 CP)
-디파일러 나이트를 헤치웠습니다(+20 CP)
"빌어먹을 년 그런 광범위 공격을 하면 한다고 말을 해줘야 될거 아니야. 나까지 통구이가 될뻔했네."
나는 살짝 그을린 앞머리를 털어내며 그렇게 투덜거렸다. 허나 퀼레뮤츠는 반성의 기미라곤 1도없이 VOT 단말기를 두드리며 자기 할말만을 늘어놨다.
"좋았어. 디파일러 룩 한마리, 디파일러 나이트 네마리 그리고 아까 쓸어담았던 디파일러 폰 무리까지. 이걸로 레벨업에 필요한 500 CP를 모두 모았군. 옥사건 네녀석도 어서 레벨업을 해서 좀 더 쓸모있는 인간이 되어라. 언제까지 이 몸에게 모든걸 맡기고 있을셈이냐?"
"아니 인력이 모자라니까 와서 몸빵하라고 한게 누군데... 어라? 야 퀼레뮤츠 너 다시 가슴이 빵빵해졌다. 원래 그렇게 재충전이 가능한거냐?"
몰캉몰캉.
나는 비전투 모드일때는 진짜 여성의 유방처럼 말랑말랑한 퀼레뮤츠의 가슴을 자연스럽게 주무르며 말했다. 분명 방금전까지만 해도 바람 빠진 풍선처럼 평평했던 곳에 어느새 준수한 꿀젖통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탄환이야 보충한다쳐도 찌찌 미사일이 발사될때 찢겨진 실리콘은 어떻게 재생한거지? 바로 곁에서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대지의 수호정령, 몰은 얼굴을 붉히며 커다란 고깔모자를 깊게 눌러썼지만 정작 당사자인 퀼레뮤츠는 무덤덤하게 상황을 분석했다.
"흐음. 흉부 작렬탄은 본래 일회용이였을지언대 이상하군.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소비한 탄환도 모두 보충되어 있군. 아무래도 야미도엔이 레벨업을 할 경우 일체의 보급품을 리필하도록 성토전을 설계한 모양이다."
"보급품이라... 그 보급품에 혹시 마력도 포함되어 있는건가? 이봐 두더지 꼬맹이 한번 레벨업 좀 해보고 마력잔량 좀 비교해봐."
"예, 옛!? 두더지 꼬맹이라면 저 말씀이신가요?"
"그래 여기 너말고 그런 호칭으로 불릴 사람이 어디있어. 잘하면 사냥 속도를 현저하게 올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빨리 실험해봐."
"아, 알겠습니다."
몰이 고사리같은 손으로 VOT 단말기를 톡톡거리다니 새된 목소리로 말했다.
"거, 거짓말. 제가 지금까지 사용했던 대지의 마력이 모두 회복됐어요. 아아... 이럴줄 알았으면 대지의 마력을 모두 퍼부어서 한곳도 남김없이 이 땅 구석구석을 정찰해 보는건데."
"그거야 다음번 레벨업때 하면 되는거지. 퀼레뮤츠 다음 죽림의 문지기들이 있는곳으로 안내해라. 네가 요청했던 쓸모있는 인간의 저력을 보여주지."
"내 가슴이나 놓고 말해라. 언제까지 주무르고 있을셈이냐."
"아하 미안, 미안. 너무 감촉이 진짜같아서 나도 모르게 그만."
아닌게 아니라 나는 지금까지 단 1도 느껴보지 못했던 퀼레뮤츠의 성적매력을 가슴을 통해서 느끼고 있는 중이였다. 온갖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그녀의 육체를 보고 지레 가슴도 마네킹처럼 딱딱할줄 알았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다.
왠만한 여자보다 보드라운 가슴의 감촉은 혹시나 퀼레뮤츠의 둔부나 그 반대쪽 은밀한 둔덕 또한 이러한 느낌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지금은 전시중인데다 깡통로봇의 성질머리가 보통이 아니였기에 거기까지 확인하는 것은 무리수.
지금은 그저 다음 죽림의 문지기가 있는 곳을 향해 최단루트로 달려가는 것이 우선이였다. 퀼레뮤츠가 그나마 이곳의 지리를 아는듯해 그 뒤를 쫓는데, 몰이 예의 고사리같은 손으로 내 바지자락을 끌어당기며 속삭이는듯한 목소리로 제안했다.
"가급적이면 대지의 마력을 아끼기 위해 꼭 필요할때만 쓰려고 했는데 레벨업을 하면 모든게 회복된다는 걸 알았으니 우리 지금부터 축지주행으로 이동해요."
"좋다. 지금쯤이면 반신타락자측도 공격로의 디파일러 폰보다 죽림의 문지기측이 훨씬 더 많은 CP를 준다는걸 알았을테니 시간을 단축하면 단축할 수 록 이득이겠지. 이 기회에 확실히 격차를 벌려서 장승배기를 먼저 밀어버려야 한다."
축지주행(縮地走行)이라 오르시나의 수어지교랑 비슷한 능력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몰이 있는곳으로 한걸음을 내딛은 순간, 내 앞에는 어느샌가 날개가 달린 이족보행 개미 한마리와 엔트 디파일러 나이트 두마리가 대기중이였다.
뭔가 포메이션을 짜기도 전에 날개가 달린 개미가 두손 아니 네손에 든 통나무 지팡이를 흔들며 개수작을 부릴 기세였기에 나는 바로 쉐도우 브레스(Shadow Breathe)를 준비했다. 사지의 관 아티팩트가 부서지면서 음에너지 증폭 효과가 사라지긴 했지만 드래곤의 호흡기관을 모사해 만든 기술의 위력이 어디가겠는가?
도데카 코어의 마력기관이 예열되어 집약된 음에너지를 목구멍으로 밀어내자 어마무시한
위력의 원거리 빔공격이 완성된다. 엔트 디파일러 비숍으로 추정되는 개미는 뭘 해보지도 못하고 음에너지의 파동에 전신이 미라처럼 말라비틀어져 그대로 사망하고 말았다. 레벨업을 통해 마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보험덕분에 아낌없이 마력을 꼴아박은 결과였다.
-디파일러 비숍을 헤치웠습니다(+8000 CP)
"이 빌어먹을 강령술사 놈이 혼자서 CP를 독식하면 어쩌자는거냐!!"
"아니 저 엔트 디파일러 비숍이 무슨 이상한 술법을 쓰려고 했다니까. 선빵을 놓쳐서 죽림의 문지기들을 잡는데 시간이 지체되면 그건 그거대로 손해아니냐? 그리고 여신칼날단 5인중 최강자인 이 몸이 CP를 독식하는게 뭐가 나쁘다는거냐?"
"누구 마음대로 네놈이 최강이라는거냐!"
"내 맘대로다. 불만있으면 1:1 함 뜨던가. 대신 이긴쪽이 진쪽의 몸을 마음대로 만질 수 있게하는건 어때?"
"별같잖은 조건을 같다붙이는군. 네놈의 더러운 몸둥어리는 억만 VP를 준다고 해도 만질 생각이 없단말이다!!"
"두, 두분다 진정하시고 앙그릿사님의 메시지를 확인하세요. 아무래도 상단 공격로의 장승배기 하나가 무너진 모양이에요. 아무래도 한분이 지원을 가야할것 같은데..."
"뭣이라!? 장승배기가 무너지면 상대방 전원에게 500 CP가 넘어간다는걸 트렉슐 그놈은 몰랐단 말이냐? 자기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냈어야 하는것을."
퀼레뮤츠가 두 주먹을 불끈지고 부들부들거리자 녀석의 실리콘 가슴도 덩달아 흔들린다. 나는 그 황홀한 광경을 넋놓고 지켜보느라 장승배기가 하나 무너졌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렇다할 위기감을 느끼지 못했다. 방금 대량의 CP를 획득했기에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