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희빈이 굳은 심지가 그대로 전해져오는 정적인 눈동자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당당히 요구해왔다. 아무래도 앞의 두 조건은 그냥 옵션이고 이 세번째 조건이야말로 그녀가 내 밑으로 들어오려는 진짜 이유인듯 싶었다. 그 말인즉슨 다른 조건은 몰라도 이 조건을 거절하면 절대 그녀가 내 밑으로 들어오지 않을거라는 소리였다.00373 vol.11 Oxogan The Injured Angel or Fallen Angel ========================='과연 어떻게 하면 가오가 상하지 않는선에서 하희빈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밴쉬아쳐(Banshee Archer) 하희빈의 요구 세가지를 들어주는건 내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허나 문제는 지금의 딜이 하희빈과의 첫 계약인만큼 스타트를 너무 느슨하게 끊을 경우 나중에 재협상을 할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였다.
그렇다고 너무 억세게 조이자니 그녀가 그냥 보이콧을 해버릴 가능성도 있었기에 신중이 판단이 필요한 순간이였다. 잠시 턱을 긁적이며 고민에 빠진 나는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온을 되찾은 탓인지 하희빈의 머리카락이 뱀의 그것에서 다시 정갈한 흑발로 돌아온걸 확인하고 적당한 타협점을 생각해낼 수 있었다.
"오케이, 좋았어. 하희빈 네가 요구한 조건을 모두 들어주지. 대신 이쪽에서도 조건이 있다."
"내가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어서 조건을 말해봐라, 아크리퍼."
"일단 첫번째, 지구를 다스리면서 지구의 평균 수질을 바다, 강, 호수 가릴것 없이 특 1등급으로 만드는걸 최우선 목표로 삼을것."
"뭐라고? 지구의 수질과 아크리퍼 너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거냐!"
"내 말 아직 안끝났으니까 중간에 끊지말고 그냥 가만히 듣기나해 이 썅년아. 왜 수질을 좋게 해야하는지 하희빈 네가 알바는 아니고 그냥 까라면 까. 네 목표는 지구를 살기좋은 곳으로 만드는 것 아니였나? 이 땅에 정의를 바로 세우는 김에 겸사겸사 환경도 좀 개선해보라고. 다음으로 두번째, 지구를 다스리면서 네가 종교를 퍼트리든 세계정복을 하든 상관없는데 아야사랑 흑월파가 하는 일에 간섭하진 마. 내가 하는 일에도 간섭해선 안된다는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
"흥! 세계각지에서 얼굴이 반반한 년들을 납치해다가 첩으로 삼는 일을 말하는건가?"
"내가 끼어들지 말라고 했을텐데!! 남이사 3처4첩을 데리고 살든 10첩 밥상을 차리든 무슨 상관이지? 그렇게 꼬우면 하희빈 너도 세계각지에서 미소년을 납치해서 하렘을 차리던지. 아무튼 마지막 세번째 조건은 아직 신변이 밝혀지지 않은 3명의 북두십성 유저를 잡아다가 내 앞에 무릎 꿇리라는 거다."
내가 따로 명령을 하지 않았는데도 한쪽 무릎을 꿇고 대기중인 이매망량 군단장 레레를 가리키며 그렇게 말했다. 현재 신분이 밝혀진 북두십성 유저를 차례대로 나열해보자면 올라운더(만류귀안 셔틀), 아크리퍼(나), 아크엔젤(밴쉬아쳐), 아크데빌(고인), 매드독스(부하1), 앱솔루트 모나크(좀비), 엘리멘탈 로드(??)로 아직 그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북두십성 유저가 3명이나 되었다.
사실 아바타가 지구를 오갈 수 있게된 지금 북두십성 유저들은 디파일러나 반신타락자만큼 위협적인 상대는 절대 아니였다. 하지만 아크데빌이나 앱솔루트 모나크정도의 세력만 되도 나를 심히 귀찮게 만들 수 있었기에 이제라도 삭초제근 작업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물론 내 손에 흙을 묻히지 않고 다른 놈 아니 년을 부려서 말이지.
"하아! 다른 북두십성 유저들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듯이 굴더니 이제와서 쫄리기라도 하나보지?"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냐, 이 멍청한 년아. 내가 이 두손으로 얼마나 많은 북두십성 유저들을 굴복시켜왔는지 알기나해? 너도 그 중에 한명이라고! 내가 이제와서 북두십성 유저들을 견제하려는건 미하엘로프 소장 사건때처럼 지인이 납치당할 경우 일이 성가셔지기 때문이다. 정체가 들어나는게 무서워서 쥐새끼처럼 숨어있는 놈들때문에 내가 사돈에 팔촌까지 바리바리 싸가지고 색향천월관에 쑤셔넣는것도 우습잖아?"
"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없이 60억 인구중에 북두십성 유저들을 색출해내는건 절대 쉽지않은 일이다. 나도 미하엘로프 소장이 먼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접근해오지 않았다면 러시아 항공방위사령부의 사령관이 앱솔루트 모나크일거라고 절대 예상하지 못했을테니."
"단서가 아예 없는건 아니야. 일본 출신의 북두십성 유저 사이킥 마스터는 자신의 특기인
최면술을 이용해 사실상 열도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었다고 하더군. 그러니까 일본 내각의 중의원 몇몇을 납치해서 심문하다 보면 어떻게든 꼬리가 밟히지 않겠어?"
"이, 일본이 특정 단체도 아니고 북두십성 유저 개인의 수중에 떨어졌다고? 지금 그 소리를 나보고 믿으라는거냐!? 나는 백월교 열도 지부 건설을 위한 밑거름도 깔겸 관광차 일본을 방문한적이 있지만 그런 낌새는 조금도 없었다고."
"나도 올라운더에게 들은 얘기니까 따지려면 얼빠진 녀석한테 가서 따져. 근데 홀로 사이킥 마스터에게 맞서겠다고 호언장담을 한지가 벌써 근 세달이 지났는데 아무런 소식도 없는거 보면 그냥 쳐뒈졌을 수 도 있겠다. 아무튼 현실 단서는 그거 하나뿐이고 VOT 온라인에서의 단서는 너도 알고있을 드래곤 라이더의 전설이다."
"24시간 동안 사냥만 하는 폐인 유저를 말하는건가. 드래곤에 탑승해 험지에 위치한 사냥터 하나를 통채로 장악. 휴식 시간도 없이 사냥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적은 있지. 그런걸 전설씩이나 취급하는 유저들을 이해할 수 없지만, 그 정도 플레이 타임에 드래곤을 전용 펫처럼 부린다면 확실히 북두십성 유저일 가능성이 높기는 해."
VOT 온라인에서는 엘리멘탈 로드처럼 사냥을 도외시하고 NPC들과 어울리는걸 좋아하는 아미고 플레이어들이 있는 반면, 온라인 RPG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사냥에 목숨을 건 생계형 유저들도 적지 않았다. 이미 만렙인 1000레벨을 달성했어도 몬스터가 드랍하는 부재료를 획득하기 위해 사냥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행위는 어느정도 경지에 이른 유저에게는 비효율적일 수 도 있는 스펙업 수단이였다. 레벨업을 통해 스텟 향상을 기대할 수 없는건 말할것도 없는 일이고 천외천 유저정도만 돼도 스킬셋 연구나 보스 레이드를 통한 고위 넘버링 아티팩트 획득이 아니면 전투력 향상이 어렵기 때문이였다.
그러니까 드래곤 라이더는 어쩌면 그저 운좋게 히든 직업을 획득한 게임 작업장 직원일 수 도 있는 것이였다. 하지만 VOT 온라인 상에서 밝혀진 북두십성 유저(내가 접촉한 경험이 전무한)의 단서라곤 그것뿐이였기에 그 부분을 파고들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통칭 언노운. 북두십성 유저는 총 열명일지언데 아직까지 현실, 게임 그 어느곳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신원미상의 존재. 솔직히 말해서 나는 하희빈 네가 이 녀석의 정체까지 까발려 주길 바라진 않아. VOT 온라인의 유일한 버그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그 어디에서도 자취를 찾아볼 수 없는 녀석을 무슨 수로 찾아내겠어. 뭐 어찌 됐든 여기까지가 내가 요구하는 전부 다. 이쯤에서 네 소견을 한번 듣고 싶은데."
"대체적으로 무난하군. 여전히 수질을 개선시켜야하는 이유는 짐작조차 안가지만 말이야. ...내 생에 이런 날이 올줄은 정말 몰랐지만 아크리퍼 네 요구를 수락하고 네 ㅂ부하가, 부하가 되겠다."
"잘 생각했어, 아크엔젤 아니 밴쉬아쳐. 그러면 어디 한번 약소하나마 기사서약식을 진행해볼까? 왕의 검에 키스해라, 하희빈."
주섬주섬.
내가 바지춤을 풀어 한껏 성이난 자지를 하희빈의 코앞까지 들이밀자 그녀의 눈썹이 파르르 떨리는게 느껴진다. 하희빈이 평점심을 잃을 경우 머리카락이 뱀으로 변하기 때문에 나는 실시간으로 그녀의 감정변화를 관측할 수 있었다.
주니어를 잡아먹을듯 한두마리의 머리카락 뱀들이 성난 움직임을 보이다가도 다시 뻗친 머리카락으로 되돌아가기를 수차례. 마침내 각오를 다진 하희빈이 자신의 입술을 내 귀두끝에 살포시 얹었다. 그리고 나는 그 기회를 이용해 내 자지를 아예 그녀의 주둥이속으로 힘차게 밀어넣었다.
"기사서약식은 개뿔! 하희빈 넌 이제 내 노예다, 이 개좆같은 년아. 그 동안 아주 변덕쟁이 신 하나 믿고 감히 죽음의 주인에게 깝죽거렸겠다? 나한테도 버려지고 싶지않으면 지금 니 입에 들어가 있는거 정성을 다해서 쪽쪽 빨어."
"(아우우우웁)."
쩌걱쩌걱, 쩌걱쩌걱.
갑작스런 구강성교에 하희빈이 정신을 못차리는 가운데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고삐마냥 부여잡고 쉼없이 입보지를 유린했다. 한창 젋었을때 양궁에만 온 청춘을 투자한 하희빈이였기에 펠라치오처럼 세심한 혀놀림이 필요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입보지를 제 집마냥 들락날락하는 귀두 끝에 하희빈의 혀가 이따금씩 스치는 순간이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가 없었다. 오늘밤이 지나가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으니 차분히 시간을 들여 하희빈의 입보지 뿐만 아니라 보짓구녕과 엉덩이 구멍까지 모두 개발해주리라.
그렇게 한때는 순결한 여신의 사도였던 하희빈도 오늘 밤이 지나면 뒷골목에서 닳고 닳은 창녀로 탈바꿈 될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요도 끝에 쿠퍼액이 고이는 기분이였다. 나는 어차피 남아도는 정력, 구태여 아낄 생각따윈 하지않고 일발장전을 완료하고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