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339화 (339/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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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대마신 벨제붑의 세번째 눈 요슈아와 두번째 심장 불칸이 튀어나와 나에게 누구를 닮았니 어쨌지 하자 나는 퍽 기분이 나빠졌다. 혹자는 나를 구제불능의 망나니라 욕할지 몰라도 나는 나 자신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누구보다 자랑스러워 하는 인간이였다.

그런 나에게 잘생긴 남배우를 닮았다고 해도 귀싸대기가 날라갈 판국인데 무턱대고 야미도엔에게 덤볐다가 오체분시된 놈과 닮았다고 하니 화가 안나게 생겼는가? 나는 손가락뼈와 일체화된 블랙탈론으로 요슈아가 자리잡은 이마부분을 쿡!하고 찔러넣었다.

'끄아아아아아아악! 뭐, 뭐하는 짓입니까, 주인님! 대마신 벨제붑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격이 높은 투신을 상대로 저 요슈아의 도움없이 싸우겠다는겁니까?'

'그 놈의 벨제붑, 벨제붑 지겨워 주겠네. 이미 뒤져서 우주의 먼지가 된놈 자꾸 언급해서 어쩌겠다는거야, 이 새끼야! 한번만 더 그 이름을 언급하면 아바타의 왼쪽 눈이 아니라 왼쪽발의 티눈에 박아버릴테니까 그런줄 알아. 그리고 네깟놈의 도움없어도 디아나 여신정도는 내가 알아서 제압해서 따먹을테니까 너는 1등석에 앉아서 구경이나 하고 있으라고.'

'네, 넵! 알겠습니다.'

'사나이가 쓰기에는 조잡하기 그지없는 삼안환술에 의존하지 않는 그 모습, 휼륭하도다. 추가 가산점 플러스 10점을 부여하도록 하지.'

'불칸 이 빌어먹을 녀석이 뭐가 어째고 저째? 삼안환술이 조잡하다고? 너처럼 뇌까지 근육으로 이루어진 녀석들이 가장 맥을 못추는 기술중 하나가 삼안환술이다. 나와 1초만 눈을 마주쳐도 꼭두각시가 될 놈이 말은 바로 해야지.'

'진짜로 뇌까지 근육으로 가득채운 사나이는 환술따위에 걸리지 않는다!!!'

'이것들아 좀 조용히 좀...'

"어지간히도 내가 얕보인 모양이군.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전투중에 한눈을 팔다니 악타이온을 돌려받겠다!"

쒜에에에엑!

막상 전투에는 별다른 도움도 주지 않는 녀석들이 웽알웽알 계속해서 시끄럽게 굴자 나는 활화산처럼 폭발하기 직전이였다. 그런데 진짜로 압력밥솥처럼 화를 꾹꾹 눌러 참고있던 쪽은 따로 있었는지 묵직하기 그지없는 니킥이 어느샌가 내 턱밑을 노리고 짓쳐들고 있었다.

웅덩이에 비친 모습을 통해 디아나 여신이 접근하는걸 약 1, 2초 정도 한발 앞서 눈치챈 나였지만, 유니온키네시스(精神體化) ~데모고르곤의 너와 나~를 완성한 후에도 이 빌어먹을 반사신경은 어쩔도리가 없는지 정통으로 턱뼈를 얻어맞고 말았다.

디아나 여신의 곱게 쥔 손에서 나온 것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타격력에 골이 찌이잉!하고 울리는 가운데 나는 블랙탈론을 용수철처럼 꼬아서 성창(聖槍), 악타이온을 끝내 놓지 않았다. 거리싸움꾼2에서 블랙탈론과 같은 클로형 무기를 사용하는 캐릭터에게 숱하게 져보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무기를 잃어버린 적에게 정정당당하게 싸운답시고 무기를 돌려주는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다는 것이였다.

멀찍이 설원위로 떨어진 나는 성창 악타이온의 소재를 확인한 다음 바로 턱뼈의 상태를 살폈다. 무슨 비스켓을 장도리로 찍은것처럼 바스러진 상태였지만 얼티밋 언데드 폼의 재생력은 아직 유효한지 급속도로 원상복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어디보자 그러면 웬만한 데미지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는걸 알았으니 이 새 몸의 능력을 하나하나 시험해볼까?

"제대로 쓰지못할 무기를 탐내다니 어리석구나. 내가 성령을 회수하면 그저 나무토막에 불과한 것을."

"글쎄. 과연 제대로 쓸 쑤 있을지, 없을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겠지."

진토술(塵土術) ~뱀의 형상편~

나는 디파일러 퀸, 다비금강 사리카야에게 도시형 전함을 사준 대가로 스고우에게 받은 술법을 발통시켰다. 진토술의 경우 일반적인 술법과 달리 매개체만 있다면 단전의 내공을 효율적으로 끌어다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함부로 마력을 낭비할 수 없는 상황에선 아주 시의적절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었다.

디아나 여신의 말마따라 성령을 제외하면 그저 나무토막에 불과한 성창 악타이온의 표면에 새하얀 금속비늘이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종국에는 뱀처럼 꿀틀거리며 살아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라면 딱히 북해빙궁의 보물 여의창에 진토술을 시전했을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중간과정이였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다.

악타이온의 끝자락이 둘로 갈라지더니 머리가 둘 달린 쌍두사가 탄생한게 아닌가? 거기까지라면 더 강한 하수인이 탄생한 셈이였으니 박수를 쳐야 마땅한 일이였지만, 이 요망한 백색비늘의 쌍두사가 나를 노리고 송곳니를 들이밀기 시작해 나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미리 용수철처럼 꼬아논 블랙탈론이 녀석들의 긴 몸체를 속박하고 있었다는 점이랄까.

아무래도 본래는 하희빈의 대궁이였던 매개체에 디아나 여신이 성창 악타이온과 성궁 천공의 아치의 성령을 한꺼번에 쳐넣어서 생긴 일인듯한데, 이 놈들을 제어하지 못하면 스스로 핸디캡을 안고 싸우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였다. 씨부럴! 괜히 에고웨폰에 진토술을 사용해가지고 사서 고생을 하는구만.

'호호호. 제가 나설때가 온것 같군요. 대마신 베, 베리 베리 파워풀한 아크리퍼님의 세번째 눈 요슈아가 저 건방진 뱀놈들에게 삼안환술로 최면을 걸어보겠습니다. 잠깐 저 뱀들을 이마에 들이대 주시겠습니까?'

'이렇게?'

'뜨아아아아아악! 그건 너무 가깝지 않습니까!! 놈들이 저를 물지않게 주의해주십쇼!!!'

성창 악타이온을 디아나 여신에게 다시 돌려줄 수 도 없고 처치곤란 상태인 녀석들을 내가 물끄럼히 바라보고 있는데 요슈아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 삼안환술을 내가 당해본적은 있지만 막상 실전에선 한번도 사용해 본적이 없기에 내가 미심쩍은 눈길로 쌍두사를 지켜보는데, 놀랍게도 뼈만 남은 내 손등에 송곳니를 박아넣지 못해 안달난 녀석들의 동공이 흐릿해지더니 눈에 띄게 얌전해진 것이 아닌가?

이대로 백색비늘의 쌍두사가 전투불능 상태가 되도 나에겐 이득이였기에 나는 이마쪽의 눈을 쓰다듬으며 요슈아의 공로를 치하했다.

'요슈아, 네가 영혼포식을 할때 말고도 쓸모가 있을줄은 몰랐군. 왼발의 티눈으로 보내버린다는 말은 취소하마.'

'끄아윽! 블랙탈론이 너무 따갑습니다, 주인님. 자기 눈이 아니라고 너무 거칠게 다루시면 곤란합니다.'

"진토술... 인가? 신선급으로 수양을 쌓은 도사들만 쓸 수 있는 고위 도술로 알고 있는데 어찌 강령술사인 네놈이 그런 재주를 지니고 있는것이냐, 아크리퍼!?"

"글쎄. 내가 어디서 진토술을 배웠는지가 뭐 그리 중요한 문젠가? 중요한건 지금부터는 정정당당하게 1:1 맨손격투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거지. 투신이면 투신답게 화끈하게 한번 가보자고."

사사사사삭.

라고 내가 말하기 무섭게 블랙탈론에 속박되어 있던 백색비늘의 쌍두사들이 탈출에 성공해 디아나 여신에게 송곳니 네개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아니 도대체 어떤식으로 환술을 걸었길래 성령을 깃들게한 장본인에게 덤벼들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분명 절호의 기회였다.

자신이 만든 성궁과 성창에게 공격당할거라곤 미처 예상하지 못한 디아나 여신이 혼란에 빠진 사이 그녀에게 달려든 나는 또 한번 레비아탄을 개구리처럼 터쳐버린 기술을 퍼부었다. 비겁하다는 생각따위는 추호도 없는 단호한 일격이였다.

마샬아츠 더 뎀프시롤(Dempseyroll) 백호패왕권 권묘결 연축(年蓄)

콰과과과과과광!!!

터무니없는 물리력의 향연에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시야가 가려졌지만 신격결계(Dvine Barrier)를 뚫지 못했다는건 손끝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신격결계가 깡통처럼 찌그러트리는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디아나 여신의 털끝하나 건드리지 못한 것이다. 허나 성과가 아예 없는것은 아니였다.

분명 차후의 싸움을 대비해 왼손으로 권묘결 연축을 펼쳤음에도 멀쩡한 왼손(물론 뼈다귀만 남은 손을 멀쩡하다고 하기엔 어페가 있었지만)을 보고 유니온키세시스 상태에선 용조송이 자라나지 않는다는걸 확인한 것이다. 혹시나 싶어 왼발로 권묘결 연축을 펼쳐보기로 한 나는 순식간에 제자리를 찾아가는 신격결계를 향해 다리후리기를 시도했다.

마샬아츠 더 풋프린트(Footprint) 용린연환각 권묘결 연축(年蓄)

콰과과과과과광!!!

놀랍게도 신격결계를 반쯤 찌그러트리는데 성공하고도 멀쩡히 움직이는 왼발. 나와 디아나 여신은 그 광경을 보고 동시에 유니온키네시스로 만들어진 육체의 사기성을 인지하고 긴장된 눈빛을 교환했다. 쌍두사로 변한 성창과 성궁은 사실상 조금 성가신 정도지 이 전투를 뒤집을만한 와일드 카드는 절대 아니였다.

허나 아무런 페널티 없이 연쇄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권묘결 연축은 원카드에서 조커를 연속해서 내미는것 만큼이나 말도안돼는 능력이였다. 나는 이 싸움의 향방이 내게 아주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는걸 깨닫고 무턱대고 디아나 여신을 향해 돌진했다. 그런데 그 순간 허무하기 그지없는 대사가 튀어나와 내 모든 의욕을 앗아가고 말았다.

"아크리퍼, 고고한 달의 위상이자 사냥의 여신인 나의 패배다. 여기서 항복하도록 하지."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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