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337화 (33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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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로 로그인하셨습니다.

[옥사건의 상태창]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월등한 재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그 어떤 독에 대해서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시체를 섭취해 신체를 재생할 수 있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정신오염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어둠속성의 데미지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블랙탈론을 통해 격투스킬에 보너스를 받습니다.

-죽음의 장기중 뇌를 계승해 친화력[暗] 스텟을 얻었습니다.

-고대제왕 오시리스의 힘을 일부 계승해 친화력[暗] 스텟의 랭크가 향상됐습니다.

무력: A(0/512)

마력: A(0/512)

영력: Ex(256/???)

친화력[暗]: B(0/256)

스텟포인트: 0

본체의 사지와 머리가 마샬아츠 더 비타를 사용한 용조송에 휩싸여 그야말로 식물인간이 된 순간, 나는 VOT(Vaccine Of Things) 단말기를 이용해 아바타 옥사건으로 로그인해 들어왔다. 그렇게 좁고 답답한 관속에서 눈을 뜨게된 나는 앞으로 있을 여신과의 2차전에 앞서 점검차 상태창을 불러들였다.

지난번 사흉성과의 싸움에서 성검(聖劍), 아슈켈론이 목부위의 사자의 관을 꿰뚫어버린 탓에 나는 한가지를 잃고 한가지를 얻었다. 일단 당연한 얘기지만 사자의 관이 부서졌으니

음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술법의 위력을 증폭시켜주던 기능은 당연히 사라졌다.

사자의 관이 없을때도 쉐도우 브레스는 충분히 위력적인 기술이긴 했지만, 그래도 참으로 아쉽기 그지 없는 일이였다. 게임속과 달리 현실에선 술법의 위력을 증폭시켜주는 아티팩트 자체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였다.

어쨌든 그 대신 사자의 관에 봉인되어 있었던 오시리스가 깨어나 나와 계약을 맺게 되었고, 상태창만 봐서는 친화력[暗] 스텟의 랭크가 한단계 올라간것 말고는 아무런 득도 없어보였지만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였다.

아크엔젤 하희빈이 고고한 달의 위상, 디아나 여신과 계약해 인간을 초월한 신위를 종종 보여줬었던 것처럼 오시리스도 분명 내게 뭔가를 선물해주리라.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씨발 신이고 나발이고 불공정 계약을 명분으로 내 몸에서 쫓아내면 그만이였다. 이렇게 엉덩이를 발로 빠앙! 걷어차서 말이지.

덜커덕!

"어머 김집사 벌써 쳐발리고 아바타로 돌아온거야? 아무리 불멸자가 상대라곤 하지만 김집사 본체는 정말 답도 없이 약하구나."

"야, 약하긴 뭐가 약해! 탐색전을 위해서 일부러 간발의 차이로 져준것 뿐이라고. 그리고

게, 게임속에서만 구할 수 있는 아이템들때문에 신체개조가 덜 끝나지만 않았어도 그딴년은 한주먹거리도 안됐을걸? 아, 그런데 듀리스 넌 주인이 개고생을 하고 왔는데 아까부터

뭘 그렇게 혼자서 쪽쪽거리며 쳐먹고 있는거야?"

"헌혈팩이야, 헌혈팩! 김집사가 급하게 아바타 좀 가져다 달라길래 무리해서 초월 그림자도약을 수백억 광년이나 떨어진 타행성과 왕복하면서 두번씩이나 썼는데 지금 볼멘소리가 나와?"

"하하하... 그랬어? 미, 미리 말을 좀 하지 그랬어. 아야사한테 부탁해서 네가 좋아하는 AB형 혈액을 한트럭씩 준비해놨을텐데."

"아 몰라 요새는 AB형도 질렸어. 의외로 처음엔 토나올것 같았던 B형 혈액이 입맛에 쫙쫙 달라붙더라고."

"오케이, 오케이. 나중에 아야사한테 부탁해서 아예 수영장 전체를 B형 혈액으로 가득채워줄테니까 마음껏 수영하면서 놀아."

"호호호. 그래주면 고맙고. 그러면 어여 가봐, 김집사. 불멸자랑 싸우고 있던중 아니였어? 본체가 상하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참고로 말하지만 나는 초월 그림자도약을 사용한 직후라 못도와줘. 여기 있는 헌혈팩 다 비우고, 피부 관리받고, 한숨 푹 잔 다음에나 도와줄 수 있을까? 설마 내 도움을 받자고 그때까지 싸움을 질질 끌 생각은 아니겠지, 김집사? 만약 그렇다면 정말 실망인..."

"시끄럽고 저기 있는 홍차 새로 하나 끊여봐. 그 차가 식기도 전에 디아나 여신을 해치우고 돌아오테니까 내 힘을 의심하는 발언은 적당히 해둬. 이 아바타는 반신타락자 출신의 초월자들을 둘 아니 넷이나 해치운 전력이 있어. 불멸자라고 해서 다를것 같아?"

나는 월영공(月影公) 듀리스에게 허세란 허세는 다 떨어재낀 다음 그녀의 티룸을 벗어났다. 아야사가 서울 근교에 마련한 저택건물에서 러시아까지 가장 단시간에 도착하려면 초월 그림자 도약을 이용하는게 가장 좋았지만, 현재 그녀는 코앞의 리모콘조차 옮길 수 없는 상황이였다.

어쩔 수 없이 황금장수풍뎅이 기야스를 재호출한 나는 기다리는 시간동안 여신도서관에서 보았던 유니온키네시스에 관한 정보를 복기했다. 일단 유니온키네시스란 사이킥 능력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1 + 1 = 2'가 아닌 '1 + 1 = 11'의 기적을 일구는 기술이라고 보면 편했다.

서로 다른 개체의 능력을 결합해 곱절의 곱절의 곱절의 시너지를 낸다. 얼핏 보면 말도 안돼게 사기적인 능력처럼 보였지만 그 제약이 만만치가 않았다. 성공적으로 합체가 이루어지기 위해선 두 개체의 영혼의 파장이 일치해야한다는 단서조항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였다.

엘더 아케인 일족인 시리우스와 프리우스의 경우 본래 아케인 포스원(Arcane Forceone)이란 신적 존재로부터 갈라져 나온 케이스기때문에 딱히 문제가 없었지만 나의 경우는 어떠한가? 이 우주가 초월 인터페이스인 엔도미야조차 전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넓다지만 나와 비슷한 영혼의 파장을 지닌 생또라이를 또 어디가서 찾는단 말인가?

'그딴 놈이 있었다면 우주에 난리가 나도 백번은 더 났겠지.'

유일한 핏줄이기도 하고 천외천 유저가 되었다면 매드 사이언티스트란 이명을 받았을 김여령 여사라는 카드가 있긴했지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듯 성별의 차이는 가벼이 건너뛸 수 없는 장애물이였다.

그렇다면 나는 귀한 만류귀안까지 써가며 사용할 수 도 없는 계륵같은 스킬을 들고온것인가?라고 묻는다면 답은 No였다. 다행히도 자율인공지능을 지닌 여신도서관은 인터넷에 흔해빠진 지식인들처럼 틀에 박힌 답변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게 아니라 내 상황에 맞게 해결책까지 제시해준 것이다.

그 해결책이란 다름 아닌 본체와 아바타에 이중 로그인을 시도하는 것이였다. 얼핏 들으면 얼토당토않은 소리처럼 들리지만 내가 본체와 아바타를 동시에 조종할 수 만 있다면 영혼의 파장이 99.9퍼센트도 아니고 100퍼센트 일치하는 유니온키네시스를 시전할 수 가 있었다. 시리우스와 프리우스 듀오도 이 정도는 아니였으리라.

그들도 결국 아케인 포스원이란 거대한 강줄기에서 갈라져나온 지류에 불과할뿐 완전히 똑같은 개체는 아니였으니 말이다. 각자 특기인 사이킥 능력도 상이했고. 물론 이중 로그인은 옛날 온라인 게임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VOT 온라인에선 절대 허용하지 않는 영역이였지만, 내게는 트롤왕 리쿤다룬에게서 골수를 강탈한것처럼 엘더 스프리건(Elder Spriggan)들로부터 훔쳐온 뇌가 있었다.

그리고 이 뇌만 있다면 나는 사고분할(思考分轄)이라고 하는 사이킥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고 이중 로그인정도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였다. 수왕성에서 빙린장성을 건설할때는 싸이클롭스 8마리도 동시에 조종해본적도 있지 않던가?

'신격결계의 방어력을 생각하면 아바타로도 쉽지않은 싸움이 될게 분명해. 마력입자가 없는 지구에서 쉐도우 브레스나 쉐도우 블레이드를 남발할 수 도 없는 노릇이니.'

남은건 영혼의 파장이 완전히 일치했을때의 유니온 키네시스의 잠재력을 믿어보는 것 뿐인가. 지금이야말로 VOT 온라인에서 탈출해 수왕성에 도착한 순간부터 이어진 외줄타기 인생에서 가장 큰 고비가 아닌가 싶었다. 다만 사흉성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모든 위험을 내가 자초했다는 점이랄까?

진짜 내가 생각해도 김사건이라고 하는 인간은 싸이코패스는 우스울정도로 정신이 이상한 놈이였다. 고작 여신의 정신과 육체를 쌍으로 간음하고 이미 송장이된 미하엘로프 소장을 엿먹이기 위해서 생전 처음 써보는 기술에 명운을 거는 리스크를 감수한단 말인가?

흐음.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충분히 해볼만한 도박인것 같기도하고. 스스로도 아직 갈피를 못잡은 가운데 어느새 저택 위에 도착한 기야스에 몸을 실으며 나는 이렇게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 뒤지나 나중에 늙어뒤지나 염라 회장 밑에서 1000년동안 일해야 한다면 상사를 만족시킬 흥미진진한 썰이나 준비해 가야겠다고 말이다.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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