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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건 더 디파일러-318화 (318/599)

00318  vol.10 Oxogan The Goddess of the Moon  ========================================================================= Reg

경찰서라고 해서 율리안이 만든 기갑슈트와 산탄총으로 무장한 정예군인들로 부터 안전하리란 보장은 없었다. 한국의 경찰은 총기를 사용할 일이 별로 없을뿐더러 그마저도 기본무장인 권총의 첫발이 공포탄으로 장전되어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렇다고 월영공(月詠公) 듀리스가 버티고 있는 지하연구소로 보내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었다. 게다가 저 화이트 팬텀 슈트를 입은 러시아 군인놈들이 지하와 지상을 잇는 유일한 통로인 엘리베이터를 박살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에 나는 일단 그녀를 옆구리에 끼고 근처의 창문에 용린연환각 병(丙)초식 초승달 가르기를 교차해서 사용해 통로를 만들었다.

쨍그랑!

"꺄아아아아아악!!"

"살고싶으면 닥치고 있어. 유리조각에 안찔리게 깔끔하게 박살냈는데 왜 소란을 떨고 난리야!!"

"그, 근처에 직원용 출입구가 엄연히 있는데 왜 이 쪽으로 가야하는건데, 사건아?"

"이 군인들은 프로야. 출구를 그냥 가만히 나뒀겠냐? 못해도 부비트랩 서너개는 설치되어 있을거다. 그리고 내가 그 직원용 출구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사실 부비트랩이 설치되어 있는지의 여부는 확실치않고 후자쪽이 내가 창문을 출구로 사용한 진짜 이유였다. 앞서 말했듯이 한때는 크로스데일 한국지부를 내 집 드나들듯이 했지만(딱히 공적인 용무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아야사의 탱탱한 궁둥이가 그리워서), 항상 정문을 이용했고 아샤가 마중을 나왔기 때문에 지하연구소 외의 지리에는 까막눈이나 다름없었다.

오른손은 마샬아츠 더 비타 일축(日築)의 반동으로 용조송에 휩싸여 있고, 왼손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안경잡이 여자 동문을 안고 있는터라 현재의 나는 꽤나 빈틈투성이였다. 하여 급하게 천여기 정도의 이매망량만을 다시 불러들여 하늘로 날아올랐다.

십만 이매망량을 전부 동원하는 수도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도 지하에서 뭘 연구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일반 연구원들이 희생당하고 있을 수 도 있었기에 타협점을 짚은 것이다. 기본적으로 대악당을 지향하는 나였지만 이번 사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군부단체가 내 고귀하신 여친님의 본거지를 침입해온 케이스였다.

희생자가 늘어갈 수 록 아야사가 흘릴 눈물이 늘어날 것이기에 보험을 둘어둔 것이다. 아야사가 흘려할건 밑에 입의 봇물이지 그 눈물이 아니란... 끄악! 나는 갑자기 내 목덜미를 물어오는 안경잽이 여동문때문에 그녀를 놓칠뻔한걸 간신히 자세를 가다듬었다. 아니 흡혈귀도 아니면서 남의 목은 왜 건들여?

"야, 갑자기 왜 남의 엉덩이를 더듬는건데!?"

"하아?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 엉덩이 좀 주무를 수 있는거지 어디서 성질이야!"

"나, 나는 아직 남자 손도 못잡아본 처녀란 말이야! 그냥 엉덩이를 만진것도 아니고 거, 거기 은밀한 곳까지 싸잡아서 더듬으면... 으아아아아악!!!"

"시끄럽고 난 지금 김여령 여사 되찾으러 가야하니까 혀깨물기 싫으면 이악물고 따라와. 남자친구는 없어도 놀이동산에서 롤러코스터는 한번쯤 타봤겠지? 아마 그것보다 1.5배는 스릴있을거야."

슈우우우우우웅!

처음 하늘로 비상할때는 수상한 차량을 스캔하기 위해 천천히 올라갔지만, 한국에서 보기드믄 개조 레토나가 신호를 무시하고 난폭한 운전을 하는 모냥을 포착한 순간 나는 이매망량의 물결을 타고 전력으로 그 뒤를 쫓았다.

아야사의 도톰한 엉밑살을 떠올리다가 무식적으로 안경잽이 여동문의 그곳을 떡주무르듯 어루만진탓에 발끈한 그녀였지만, 무시무시한 파공음과 휙휙 지나가는 고층빌딩때문에 지금은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다. 나는 기왕 궁뎅이까지 손을 댄 김에 젓탱이 사이즈도 재 볼겸 은근슬쩍 마수를 뻗쳤다.

물컹물컹.

외모만 놓고보자면 너무 평범해서 눈에 띄지 않는 타입이였지만, 바스트와 히프는 중량감이 있으면서도 말캉말캉한게 제법 주무르는 맛이 있었다. 나는 화이트 팬텀슈트를 착용한

러시아 군인들의 근거지를 찾아낼때까지 지금의 감촉을 즐겨보기로 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마음만 먹는다면 저 수상한 개조 레토나를 이매망량의 힘으로 손바닥 뒤집듯 전복시켜 버릴 수 있었지만, 그랬다간 김여령 여사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에 일단 당분간은 지켜보기로 한것이다. 그렇게 대낮의 서울 도심 상공에서 성추행을 일삼으며 추적을 계속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날카로운 뭔가가 내 손바닥을 향해 날아왔다.

팅!

-WAV 쉴드가 피격당했습니다.(8.47/16)

WAV(Wearable Archane Vest)에 막혀 튕겨나가긴 했지만 무려 총 쉴드량의 반절를 깎아먹은 투사체의 정체는 놀랍게도 목제화살이였다. 심지어 화살촉이 뭉툭한 고무로 되있는 녀석이 산탄보다 강한 파괴력을 내다니... 이런 일을 할 수 있는건?

아니나 다를까 저 멀리 고층빌딩의 옥상위에서 태양빛을 받아 더 번쩍이는 은발을 한 여성이 나를 향해 활시위를 겨누고 있었다. 아크엔젤 하희빈, VOT((Vaccine Of Things) 온라인에서 파생된 종교단체 백월교의 교주이자 북두십성 유저중 일인인 그녀가 1km도 넘는 거리에서부터 나를 저격해온 것이다.

고무 화살촉을 사용한걸 보면 나에게 위해를 가할려는 목적은 아닌듯 했지만, 엄마를 납치한 테러범들을 쫓고있는 와중에 방해를 받은탓에 화가난 나는 두눈에 불을켜고 방향을 전환했다. 어차피 서울처럼 교통 카메라 천국인 곳에서 잠시 눈을 땐다고 해서 저렇게 눈에 띄는 개조 레토나를 놓칠 일은 없었다.

"야이 하희빈 개같은년아!!! 흑월파와 백월교 사이의 불가침조약 잊었어? 이런 급한 순간에 훼방을 놓다니 전면전 함 뜰까?"

"그건 내가 할말이다. 야이 김사건 개같은놈아!!! 김여령 박사가 납치된 판국에 옆구리에 여자나 끼고 주색잡기를 하다니 이 몸이 기껏 도와줄려고 해도 정이 다 떨어진단 말이닷!"

"그것 참 놀랍군! 너와 나 사이에 떨어질만한 정이 남아 있었다니 말이야. 내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주색잡기를 하든 주지육림을 펼치든 내 마음이니까 신경 끄시지. 네깟년이 도움을 주지 않아도 내 엄마는 내가 알아서 구할테니까 말이야."

"저 개조 레토나가 미끼라는게 밝혀지고 난 뒤에도 그딴 말을 짓거릴셈이냐, 아크리퍼!"

"뭐? 미, 미끼라고?"

하희빈이 악에 받친 목소리로 개조 레토나가 미끼임을 시사하자 그제서야 수상한 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단 개조 레토나의 지금까지의 주행방향이 서울 도심을 벗어나는 쪽이 아니라 빙빙 돌고 있었다는 점. 군인이 탑승해야하고 납치를 목적으로 두고 있어 차량개조가 불가피 했다손 쳐도 그 개조가 너무 눈에 띈다는 점.

정식 군용차량도 아니면서 창문과 지붕에 위장막을 쳐놓다니 이래서야 이 차는 수상하다고 광고를 하는거나 다름없는 일 아닌가? 뒤늦게 상황파악을 마치고 겸연쩍어서 뒤통수를 긁적이는데 하희빈이 화살과 화살통을 등에 고쳐메더니 고층빌딩 아래로 번지점프를 하며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야, 미쳤어? 왜 갑자기 자살을..."

"자살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디아나님과 함께 이 썩어빠진 지상을 정화하기 전까지 나는 절대 죽지 않을것이다. 따라와! 구시대의 유산인 KGB놈들의 진짜 행선지를 알고있으니까."

"그걸 네가 어떻게..."

펄럭펄럭.

알고 있냐고 물으려는 찰나 하희빈이 자신의 이명인 아크엔젤에 걸맞는 우아한 날개짓을 하며 상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새삼스럽게 여기서 어떻게 인간이 천사의 날개를 갖게됐느냔 질문을 하는건 정말 시덥잖은 짓거리였기 때문에 나는 군말없이 그녀의 뒤를 쫓았다.

안경잽이 여동문은 진즉에 정신을 잃었는지 내가 손끝으로 젓꼭지를 핑그르르 매만져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여기 옥상에 두고 갈까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타고난 새가슴인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때 주위 환경에 놀라 안전팬스도 없는 옥상에서 발을 헛딛어 추락사할까봐 결국 안고가기로 했다.

제법 능숙한 방식으로 날개짓을 하는 아크엔젤 하희빈을 뒤쫓으려면 조금의 시간도 지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거지? 대충 방향만 보면 인천항쪽으로 향하는 것 같은데. 벌써부터 공기중에 부둣가 특유의 짠내가 느껴지자 나는 과거 아야사의 블랙플라워 해독제를 훔쳐간 도엔버를 추적할때의 일을 떠올렸다.

누가 마계인천 아니랄까봐 나쁜놈들이 인천항을 통해서 자주 침략해 들어오는데, 매드독스 왕루옌을 갈궈서 흑월파로 하여금 감시망이라도 펼쳐둬야만 할것 같았다. 기껏해야 기존의 국내조직들을 통합한것에 지나지 않는 흑월파인지라 이런 프로 군인들을 상대로 뭘 해볼 수 있을거라 생각되지는 않지만, 그게 누가 됐던지 일단 진입 사실만 사전에 확인되면 육지를 밟기도 전에 물고기밥으로 만들어버릴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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