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314화 (314/599)

0314 / 0316 ----------------------------------------------

vol.10 Oxogan The Goddess of the Moon

[김사건의 상태창]

-던클레오의 생명석을 흡수해 생명력이 10배 증가했습니다.

-마샬아츠 더 비타 권묘결을 계승받아 특수한 기술을 쓸 수 있습니다.

-트롤왕 리쿤다룬의 골수세포를 이식받아 준수한 재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십이신장 호랑이신의 힘을 계승받아 무력 랭크가 한단계 상승했습니다.

-스케일 글래스로 뼈를 코팅해 골격계의 내구력이 견고해졌습니다.

-공청석유를 섭취해 1갑자의 내력을 획득했습니다.

-임맥과 경맥이 타통되어 마력제어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무력: B(0/256)

마력: B(0/128)

영력: Ex(256/???)

친화력[暗]: C(0/128)

스텟포인트: 0

나는 아야사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몸을 푸는 것을 멈추고 VOT 단말기를 이용해서 상태창을 불러왔다. 영력이 향상된 부분이야 체감은 못해도 이미 요슈아를 통해 전달받은 상황이였지만 마력의 랭크가 1단계 올라간것은 나도 무척이나 의외인 부분이였다.

어찌된 일인고 하니 구십번대 무공인 황룡기공파의 경우 일반적은 무공과 달리 성취에 따라 특별한 공능을 제공했는데 소성(5성)의 경우 임맥, 극성(10성)의 경우 경맥, 대성(12)의 경우 독맥을 아무런 리스크 없이 타통해주는 것이다.

게임으로 따지면 스킬 레벨에 따라 또다른 패시브 스킬이 추가되는 형태로 봐도 무방했다. 사실 혈맥을 타통시켜주는 보너스의 경우 심법에 많이 붙는 옵션이였는데 황룡기공파가 일종의 기공계열의 무공이기 때문에 생긴현상으로 보였다.

황룡기공파가 이정도일진데 만약 황룡문 무공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황룡심법을 극성까지 익혔다면 바로 모든 무인들이 갈망하는 환골탈태로 이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황룡거사의 일을 거들어줬다고 해도 외부자에게 자파 무공의 정수를 넘겨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였다.

적합한 상성을 지닌 심법 없이 상승의 무공을 익히는 일이 반쪽짜리 스킬을 익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임을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백호패왕권이나 황룡기공파같은 절륜한 무학을 껍데기나마 익히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야만 했다.

아무튼 요약하자면 마력총량은 그대로이지만 황룡기공파를 극성까지 익힘으로서 임맥과 경맥이 타통된 나는 세부스텟인 마력제어의 랭크가 몰라볼정도로 상승해 B랭크의 마력을 손에 넣었다라는 뜻이였다. 뭐 마력 랭크가 C였어도 본 마스크 보어를 상대하는데 지장은 없었겠지만 내기를 다루는 방식이 정교해졌다는건 굉장히 고무적인 사실이였다.

"오케이, 나는 준비완료."

"그럼 지금 바로 본 마스크 보어 성체를 들여보내세요."

나는 무슨 핵 방공호 시설의 출입구 같은것이 열리며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을 목격했다. 이전에 싸웠던 본 마스크 보어 준성체가 걸어다니는 전차라는 느낌이였다면 본 마스크 보어 성체는 몇천년전 이 땅을 활보했던 맘모스가 다시 살아나 움직이는듯한 모양새였다.

단순히 덩치만 벌크업 한건 아닌지 마치 겁많은 인라인스케이터 초심자처럼 관절 부위마다 뼈 보호대를 두르고 있었는데, 확실히 저정도라면 눈먼 총을 맞고 전투불능 상태에 돌입하는 일은 없을것 같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일반 소총을 상대로 했을때의 이야기였고 마샬아츠 더 비타 권묘결 연축(하루치의 잉여생명력을 재활용해 타격기 데미지를 증가시키는 기술)을 가미한 내 공격을 맞고도 버틸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해서 일격에 이 맘모스 사촌을 해치울 경우 나도 재미가 없고 아야사도 전투 데이터를 뽑아낼 수 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일단 파랑쇄지(팔륜대장경에서 익히고 풍수지를 바쳐 대성한 무공중에 하나)로 간을 보기로 했다. 본래 이런때를 대비해서 익힌 것이 파랑쇄지가 아니던가?

전투중 혼란스러운 틈을 타 지법을 이용해 적의 빈틈을 유도하는 전투센스같은건 애초에 나한텐 무리였다. 나는 열손가락을 전부 본 마스크 보어 성체에게 겨냥한 뒤 마치 따발총처럼 기의 탄환을 마구잡이로 쏘아붙였다. 본 마스크 보어처럼 튼튼한 장갑을 두른 적을 상대로 내공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는 짓거리였지만 한번쯤 써보고 싶었던 기술이였다.

그러나 역시 보여주기식 기술이였던 탓일까 본 마스크 보어는 얼굴의 뼈가면에 약간의 기스만을 남긴채 꿈적도 하지않고 육중한 걸음을 이어나갔다. 마력 랭크 B를 달성한 순간부터 내 지법은 소총과 맞먹거나 그 이상의 위력을 지니고 있을터인데 뼈의 내구성도 비약적으로 상승한 모양이였다.

'뭐 장난은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으로 한번 놀아볼까?'

나는 본 보어 마스크 성체가 다가오는걸 마냥 기다리지 않고 전방으로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용린연환각의 갑을병정 초식을 무차별적으로 난사했다. 본래 각각의 초식이 쓰임새가 다 달랐지만 녀석의 덩치가 워낙 컸기때문에 그냥 아무렇게나 초식을 펼쳐도 다 얻어 맞을 수 밖에 없었다.

다리후리기, 내려찍기, 반달차기, 초승달가르기. 단순하다면 단순한 초식들이였지만 이런저런 신체개조와 영약으로 강화된 내 육체와 스텔라비타 제 1성기 덕분에 성취가 극대화된 내 두뇌가 결합되자 무지막지한 시너지를 선보였다. 등을 뒤덮은 뼈갑옷에 내 발이 명중할때마다 골다골증에 걸린것 마냥 파사삭 금이 간다.

그러나 본 마스크 보어는 신체 구조상 등위에서 쏘다니는 나를 어찌하지 못하고 로데오 경기의 황소마냥 날뛰었다. 나는 본 마스크 보어의 난동에 맞대응하기 위해 표홀신법을 전력으로 전개해 거의 공중에 노니는듯한 느낌으로 녀석을 희롱했다.

마음만 먹으면 십만 이매망량을 이용해 녀석을 꼼짝도 못하게 만들 수 있었지만 지니고 있는 무공을 실전에서 활용해 보는것도 중요한 일이였다.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아직 근섬유 하나하나에 체화되지 못한 무공들이 많았기 때문이였다. 그렇게 계속해서 뼈갑옷을 분쇄하기를 십여분 나는 마침내 본 보어 마스크의 말끔한 등을 세상밖으로 드러나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뼈갑옷이란 특성때문에 부작용으로 털이 자라지 않는 무모증이 동반된 모양이였다. 이제 시험해보지 않은 무공은 딱 하나. 사흉성을 흡수해 성취를 극성까지 올린 황룡기공파 뿐이였다. 물론 혹시나 실험장이 파손될 위험성까지 감안해 위력을 최소화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황룡기공파 오의(奧義) 황룡이 나르샤 소검기 발(發)

성취가 소성도 채 되지 않을때도 뒷동산을 날려버렸던 비장의 기술이 내 손끝에 무시무시한 기파를 집약시키고 있었다. 나는 아직 기술이 나가지도 않았지만 본체에게 쉐도우 브레스에 준하는 필살기가 생겼다는걸 확신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족보행 생명체인 본 마스크 보어는 등을 덮쳐오는 미증유의 힘 앞에서도 이렇다할 저항도 못하고 파멸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덩치가 더 커지고, 뼈의 내구성이 더 강해지면 뭐하는가. 압도적인 힘앞에선 녀석도 무력한 바퀴벌레나 다름없을뿐이였다.

등 한가운데가 훤히 뚫린 본 마스크 보어 성체는 그 자리에서 힘없이 스러졌다. 이 정도 위력이라면 사실 본 마스크 보어의 등을 뒤덮은 뼈갑옷을 제거할 필요도 없었겠지만 뭐 애시당초 이론상으로만 빠삭한 무공들을 체화시키기 위해 시작한 싸움이였으니까.

"다음 들여보네. 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나도 폐관수련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야되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전투 시뮬레이션 육성 기록을 생략하고 바로 본 마스크 보어 완성체를 들여보내겠습니다."

아야사는 본 마스크 보어 성체의 심장 박동수를 따로 확인할 필요도 없이 녀석의 죽음이 기정사실화 되자 서둘러 다음 페이즈를 진행시켰다. 괜히 전투 데이터를 수집한답시고 시간을 끌었다가 내 신경을 거슬리고 싶지 않다는거겠지.

본 마스크 보어 성체가 들어왔던 문과는 비교할 수 도 없이 작은 문이 열리며 무엇인가의 인영이 비쳤다. 솔직히 김여령 여사가 실험에 참가했다고 해도 본 마스크 보어의 완성체에 대한 기대감은 딱히 없었다. 하지만 곧이어 녀석의 실루엣이 만천하에 드러났을때 나는 헛바람을 집어 삼킬 수 밖에 없었다.

본 마스크 보어들의 트레이드 마크인 뼈가면은 여전했지만 녀석은 사족보행이 아닌 이족보행으로 실험장 내부로 걸어 들어온 것이다. 그것도 꽤나 무거워 보이는 중화기로 무장한채 말이다. 아니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이야? 허나 그런 내 놀람도 다음으로 들려온 어설픈 한국말 앞에선 아무것도 아닌게 되버렸다.

"투, 퉁퉁이 죽었다. 퉁구리 놀랍다. 퉁구리 슬프다. 인간이 퉁퉁이 아프게 했다. 아야사 족장님 퉁퉁이 살릴 수 없나? 퉁구리 화난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