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293화 (293/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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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9 Oxogan The Twin Head and Twin Soul

나는 마치 공업용 프레스에 몸이 압착되는듯한 기분을 만끽하면서도 끊임없이 시리우스와 프리우스에게 허세성 멘트를 날렸다. 아무래도 시리우스는 자신의 사이코키네시스를 두개로 분할해 하나는 내가 있는 장소에 인공중력을 형성시키고, 나머지 하나로는 망령들의 짓누름으로 부터 자신들의 신체를 보호하고 있는 모양이였는데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해도 연약한 신체적 특징은 아케인족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듯 했다.

마치 몸에 등창이 난것처럼 살점이 터져나갔지만 나는 계속해서 이매망량 군단장 레레에게 공격일변도의 태세를 유지하게끔 했다. 내 골격은 언옥타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생명유지는 보장되어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렇게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힘싸움이 계속되기를 몇 시간째, 마침내 나를 짓눌렀던 중력의 장막이 거둬지고 나는 자유를 되찾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레레를 위시한 이매망량의 군세를 물리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상대가 행동불능 상태일때 화력을 집중하기 위해 소울웨폰 글래셜투스를 지팡이 삼아 힘겹게 몸을 일으켜세웠다.

너무나 오랜시간 동안 피부와 전신근육이 빈대떡마냥 구어진탓에 얼티밋 언데드 폼으로도 재생하기가 버거웠다.(별의 생명력을 빌어 진홍빛 장송곡을 영창한탓에 인공마력기관 도데카 코어에 과부하가 온 영향도 없지않겠지만) 간신히 글래셜투스를 휘두를만큼 팔근육의 재생이 끝나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는데 시리우스와 프리우스가 홍사해에 엎드린채로 서로 손을 맞잡고 있었다. 저게 뭐하자는 짓거리야. 죽기전에 형제간의 우애라도 다져보겠다는건가?

-옥사건 네녀석의 힘을 조금은 인정해주지. 설마하니 우리 형제가 이 힘까지 사용하게 만들줄이야.

"하아 이제서야 숨겨둔 밑천을 발휘해 보시겠다? 미안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어. 너희들의 신체는 지금 이매망량들에게 구속당해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는 상태인 반면, 내 손상된 신체도 시간이 지나면 얼마든지 수복 가능하단 말이다! 그 잘난 텔레키네시스도 이 저승에서는 제대로 쓸 수 없는 모양이고 말이야."

-그런 사소한 핸디캡은 압도적인 힘 앞에서 무의미한 일일 뿐이다. 보아라 그리고 절망해라. 이것이 반신타락자 10위권내의 초월체들과도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엘더 아케인족들의 원형, 정신체다!"

"그렇게 따지면 나도 아직 본신의 힘의 일할, 일푼, 일리도체 다 쓰지 않았어! 마지막 발버둥일랑 해볼태면 해보라고!!"

유니온키네시스(精神體化) ~왈큐레의 형제들~

나는 시리우스와 프리우스 형제의 몸이 마치 홀로그램처럼 반투명해지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이매망량으로 아무리 물리력을 행사해봐도 마치 허깨비를 쫓는듯 번번히 그냥 통과해버렸기 때문이였다.

아직 인공마력기관 도데카 코어가 성치않은 상태였지만 조금 무리해서 쉐도우 브레스라도 토해볼까 고민하고 있는데, 시리우스와 프리우스의 형상을한 홀로그램이 서로 섞이더니 축구공의 100배만한 노란색 태양으로 변모했다.

내가 그 노란색 태양속에서 섬찟하기 그지없는 몽타쥬를 발견한 순간, 노란색 번갯불이 연쇄적으로 튀어올라 이매망량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늑대가 양떼를 학살하듯 일방적인 공세였다. 일전에 백호문주 양주청이 진원지기까지 동원한 백호패황권의 오의로 이매망량 천인대를 일격에 몰살시킨적이 있었는데, 저 정체불명의 노란색 태양은 그저 손짓 한번으로 이매망량 천인대를 영멸시키고 있었다.

아무리 저승에 차고 넘치는게 길잃은 망령이라지만 이런식으로 가다간 얼마안가 십만이매망량이 모두 진토로 돌아갈 형국이였기에 나는 급히 병력을 뒤로 물렸다. 그와 동시에 글래셜투스에 영력을 집중해 냉기세례를 쏘아보냈으나, 노란 번갯불이 사방팔방으로 비산하자 얼음결정 하나조차 본체인 노란 태양에 도달하지 못했다.

남은 공격수단은 쉐도우 브레스뿐이였지만 스텔라 비타의 힘을 빌어 구십번대 술식을 영창한 여파로 인공마력기관 과부하가 걸린상태에서 대량의 음에너지를 끌어오는 것은 무리수였다. 게다가 롬파카의 아슈켈론이 아담스 애플에 숨겨 놓았던 사자의 관을 파괴한 탓에 무리해서 쉐도우 브레스를 쏘아낸다고 해도 생각했던만큼 데미지가 나올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이런 빌어먹을. 숙련되지 않은 술법을 사용하는건 진홍빛 장송곡으로 끝내고 싶었는데."

이매망량(魑魅魍魎) 제 3형 백귀야행(Crew Of Elite Specter)

나는 어쩔 수 없이 마력이 아닌 영력이라는 자원만으로 사용가능한 술식을 펼치기로 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황금장수풍뎅이 기야스내에서 100일동안 폐관수련(여기저기 오입질을 하러 다니는 통에 실질적인 수련시간은 얼마안됬지만)을 통해 얻은 성과중 하나인 데모닉 그리모어의 팔십번대 술식, 백귀야행(百鬼夜行)이였다.

마력을 기반으로한 술법과는 전혀다른 알고리즘으로 구성된 영매능력이 발동하자 내 영혼과 십만이매망량들이 공명하면서 싸움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마치 시리우스와 프리우스가 합체한것처럼 서로 뭉치기 시작한 십만이매망량들이 백명의 이매망량 천인대장으로 재탄생 한것이다.

데모닉 그리모어의 칠십번대 술식 악령군세가 일종의 광폭화 버프였다면, 이 백귀야행은 이매망량의 수는 줄이되 개개인의 질은 높이는 일종의 소수정예화 버프였다. 천인대장으로 화한 이매망량들은 전처럼 맥없이 노란 번갯불에 쓰러지지 않고 어느정도 버텨내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당장 이매망량들이 노란 태양을 압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한대 맞고 죽지 않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어느정도 싸움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일방적으로 기울었던 균형의 추가 간신히 평형을 이룬데에는 레레의 노련한 지휘술을 바탕으로한 차륜전이 한몫했다. 가끔씩 노란 번갯불의 집중포화를 당해 진토로 되돌아가는 이매망량들이 있었지만, 저승이였기에 금방 충원할 수 있었다. 나는 만약 저 노란색 태양과 사흉성에서 맞붙었다면 필패였음을 깨닫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매망량을 충원해 싸움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곤 해도, 노란색 태양의 모습을 한 정신체가 지치는 기색도 없을뿐더러 유효한 데미지를 입은 횟수도 제로였다. 그야말로 고기방패를 계속해서 돌려가며 얻어맞고만 있는 형국이라 이대로 가면 내 마력뿐만 아니라 영력도 못쓰게될 판국이였다.

"뭔가 묘수가 없을까?"

'아까부터 계속해서 지켜봤는데 조금 곤란해 보이는구나, 필멸자여. 필요하다면 짐이 힘을 보태줄 수 도 있다만.'

"응? 다, 당신 누구야! 설마 요슈아 너냐? 이 자식이 지금 이상황에 그런 장난이 나와?"

'요슈아라면 필멸자의 눈에 자리한 기생안구를 지칭하는듯 하는데 짐은 그런 기생체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고대 제왕중의 한명 태초의 사자를 윤허한자, 오시리스다. '

"뭐? 오, 오시리스? 당신이 도대체 뭔데 갑자기 내 머릿속에서 말을 거는건데. 나는 당신같은 인간을 영혼석에 봉인해서 거둔적이 없다고."

'흠. 그러고보니 그대는 요슈아라는 기생안구 말고도 3가지의 다른 영혼석을 몸안에 지니고 있구나. 필멸자 치고는 아주 고상한 취미로다. 짐의 존재를 필멸자의 지식과 지혜로 이해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 다만 그대와 나는 몇가지 접점이 있으니 이를 통해 부족하나마 내 존재를 헤아려보거라. 나는 그대가 소유하고 있는 데모닉 그리모어의 원저자이자, 고대 왕궁의 제사장이자 왕이였던 무슈의 계약자이기도 하다. 생전에 그에게 날씨를 점치고, 저주의 힘을 다루는 법을 가르쳤던것도 나이며, 죽음 뒤에 미라로 만들어버린 것도 나의 권능이니 그대가 희망한다면 머미메이지 무슈의 뒤를 이어 나 오시리스의 2대 계약자가 될 기회를 주도록 하마.'

"당신이 강령술 3대 괴서중 하나인 데모닉 그리모어를 제작한 사람이라고? 게다가 무슈의 계약자? 갑자기 그런 말을 한다고 해서 내가 믿을것 같에? 도대체 언제 내 몸에 숨어들은거야? 당신 저승에서 보낸 빙의령이지! 미안하지만 글래셜투스는 안돌려줄거거든!!"

'필멸자가 감히 짐의 권능을 의심하는 것이 다소 기껍지 아니하나, 짐은 그동안의 짦은 관찰로 그대라는 필멸자에 큰 관심이 생겼으니 이번만 용서해주마. 짐이 그대의 몸속에서 깨어난건 다름 아닌 롬파카라는 오크가 검으로 사자의 관을 꿰뚫었을때다. 감히 사자의 봉신진을 깨부시다니 그 검은 필시 보통 물건이 아니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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