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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건 더 디파일러-287화 (28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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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9 Oxogan The Twin Head and Twin Soul

내가 지금까지 한번도 사용해본적 없는 소울웨폰 글래셜투스의 시동기를 사용한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일단 일전에 여신칼날단의 슈퍼로이드 퀼레뮤츠가 사용한 신의 지팡이(위성에서 거대한 질량체를 떨구는 기술)를 피할때 사용했던 네크로노미콘의 칠십번대 술식 저승문 개전을 사용할 수 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당시에는 퀼레뮤츠가 완전히 반파된 상태여서 내가 7절이나 되는 술법영창을 외우우는 동안 에도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보는눈이 너무나도 많았다. 게다가 움파카가 선공을 양보한 점을 이용해 운좋게 저승문 개전의 술법영창에 성공했다고 해도 탁월한 신체능력을 지닌 녀석이 저승까지 따라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시적으로 행동불능 상태에 빠지지만 대신 그 어떤 공격에도 절대면역으로 만들어주는 시동기 절대영도야말로 역린의 포격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몸을 보신할 수 있는 방법이였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푸른색 얼음 크리스탈 안에서 황룡이 역승천한 여파로인한 흙먼지가 가라앉을때까지 강건너 불구경하듯 대기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모든 분진이 가라앉고 계곡에서 거대한 공동으로 바뀐 전투무대가 공개되었다.

혹시나 싶었지만 역시나 이번 일격으로 리타이어한 적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기사 이번 덫으로 사냥감들을 모두 잡아들이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약간의 피해만 줄 수 있다면 만족하려고 했는데... 기스조차 나지 않은것으로 보이는 적이 4명이나 있었다.

나와 결투를 하려했던 무쇠턱오크 일족의 움파카와, 어둠속에서 샛노란 안광을 번쩍이는 로브차림의 사내 2명 그리고 계속해서 내 목걸이의 혼돈자령과 공명을 일으키고 있는 사흉신교의 교주 혼돈. 이렇게 4명은 마치 어디 산책이라도 나온것처럼 말짱한 모습이였고 나머지 사흉신교의 간부 두명만이 얼굴에 금이가서 비인외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크흐흐흐흐. 제법 날카로운 선제공격이였다. 그렇다면 이제 내 차례겠지? 처음처럼 힘조절할 생각은 없으니 이 꽉 깨물어라!"

"이이이이익! 더 이상은 못참겠다. 이 빌어먹을 무식한 오크녀석아! 아직도 그 신성한 결투 나부랭이를 지속할 생각이더냐? 이 공격은 누가봐도 외부에서 퍼부어진 포격. 그런 와중에 우리가 일대일 대결을 고집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이냐! 머리가 두개나 달렸으면서 생각은 일차원적으로 밖에 못하냔 말이다!!"

"도올전욱 이 버러지 새끼가 감히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을...! 오냐 좋다. 프리우스가 내게 10분의 시간을 줬으니 5분은 옥사건이란 녀석을 나머지는 네놈을 처리하는데 써주마!"

시동기 절대영도의 지속시간이 끝나고 도올전욱이라는 자의 말마따라 금용희와 황룡선이라는 외부인의 개입이 시작된 순간부터 일대다의 전투를 각오하고 있었던 나는 계속해서 일대일을 고집하는 움파카 덕분에 강건너 불구경 2페이즈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다.

움파카라는 오크의 머리가 두개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말을 하고 눈을 뜨고 있는 것은 오른쪽 머리일뿐, 왼쪽 머리는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곤히 자고 있는 상태였다. 해부를 해보기 전에는 저 두개의 머리가 어떤 생체적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는 없었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절대 움파카에게 머리가 두개라고 놀려서는 안되는 사실이였다.

원래 세상이치가 그런것이였다. 진짜 못생긴 사람한테 못생겼다고 놀려서는 안되고, 진자 머리 숱이 없는 사람한테 대머리라고 놀리면 큰일이 나는 법이였다. 나는 그런 세상의 이치를 무시한 도올전욱이 대가를 치르는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았다.

역린의 포격에 타격을 입기도 했고 도저히 인간의 형상으로는 전봇대 대검을 휘두르는 오크를 상대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인간의 허물을 벗기 시작한 도올 전욱이 어느샌가 멧돼지의 송곳니가 달린 두꺼비로 환골탈태했다. 그의 본모습은 도철능약 못지않게 흉칙하기 그지없는 것이였지만 이미 한번 겪은 일이였기에 나는 심드렁했다.

다만 이어진 움파카의 진심이 담긴 살초에는 눈이 번쩍 뜨일 수 밖에 없었다. 딱히 이렇다할 검기가 쒸인것도 아닌데 그저 무지막지한 완력만으로 작은 아파트만한 두꺼비를 일방적으로 몰아부쳤기 때문이였다. 보기만해도 딱딱해 보이는 도올전욱의 등껍질이 마치 계란껍질마냥 쩍쩍 갈라진다.

허허 누군가 멀리서 이 관경을 지켜본다면 어린 아이가 천연기념물인 두꺼비를 동물학대하는줄 알겠군.

"다시한번 지껄여 보아라, 도올전욱. 내 머리가 어쩌고 저쨋다고!"

"이이익!! 이보시요, 프리우스 양반. 지금 옥사건이란 녀석은 털끝하나 다치지 않은채 멀쩡히 서있는데 이렇게 아군끼리 싸우는걸 방관만할거요?"

-나는 움파카에게 10분의 시간을 할당했으니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던 그건 움파카의 마음이다. 그리고 너희 사흉수들은 반신타락자에게 있어 아군이라기 보다는 그저 주의관찰이 요망되는 특이생명체일뿐. 원망하려면 쓸데없이 감정충돌을 일으킨 너희 부주의한 구강기관을 원망해라.

"크으으으. 혼돈 보아라. 네가 끌어들인 이 반신타락자라는 녀석들이 얼마나 후안무치한 놈들인가를.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내 마음대로 하겠다!"

사흉신언(四凶神言) 역천독혈폭포 개문(開門)

움파카에게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있던 도올전욱이 갑자기 두꺼비입을 있는 힘껏 벌려재꼈다. 나는 도철능약이 예의 전투에서 이매망량들을 흡수했던 일이 떠올라 급히 십만 이매망량들을 추슬려 뒤로 물릴 준비를 했으나 도올전욱의 기술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였다.

보통 음식을 어마어마하게 먹는 푸드파이터를 보고 식도가 블랙홀과 연결되어 있는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곤하는데 도올전욱은 실제로 자신의 식도와 다른 차원을 연결시킨듯 입속에서 끝도없이 보랏빛 액체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만약 작은 아파트만한 콘돔이 있다고 해도 이정도의 액체를 저장할 수 는 없을터였다.

나는 딱봐도 온갖 해로운것의 집합체인듯한 독액을 피하기 위해 이매망량의 물결위에 올라 탔다. 약간만 시간을 지체해도 역린의 포격으로 생긴이 이 그랜드 캐니언 전체가 물로 가득차 빅토리아 호수가 될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였는지 독액이 내가 있는 곳까지 도달하는 일은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 그랜드 캐니언에 배수구가 있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움파카가 마치 선풍기를 돌리는 것처럼 전봇대 대검을 휘둘러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독액을 전부 공동밖으로 흩뿌리고 있었다. 덕분에 공동밖의 생태계에는 때아닌 재앙의 비가 쏟아져 내린 셈이였지만 적어도 이 전투무대에 오른 배우들에게는 독액 한방울도 튀지 않았다.

그야말로 상식을 초월하는 괴물들의 맞대결에 나는 진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이건 뭐 내가 지닌 카드를 한장, 한장 까면서 싸울 깜냥이 아닌것 같은데. 지금 당장 아크토두스로 변신이라도 해둘까? 아무리 신성한 결투를 중시하는 움파카라도 시간이 5분밖에 없다면 내가 변신할때까지 기다려줄것 같지 않았다.

"더 해볼테냐? 도올전욱 이 두꺼비 녀석아!"

"크으으윽! 분하다. 내가 사과할테니 일단 그 몽둥이 아니 검을 거두시오."

"하하하하하하!! 이제야 자기 주제를 알은 모양이군, 못난 두꺼비 녀석이. 무쇠턱오크 종족의 명예로운 전사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한 자를 구태여 핍박하진 않으니 안심해라. 물론 옥사건 네녀석은 예외다!! 야미도엔님이 척살령을 내리셨으니 지옥끝까지 쫓아가서 박살내주마!!!"

얼티밋 언데드 폼 제 2형 괴력난신(怪力亂神) 아크토두스(Arctodus)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괴력난신 모드로 전환한 나는 전봇대 대검을 선풍기처럼 휘둘러 근육을 혹사시킨 움파카가 조금도 지체없이 내게 지쳐드는 모습을 보고 기가 질렸다. 저 오크놈의 근육은 젖산을 생산하지 않는단 말인가? 아니면 진동모터처럼 검을 휘둘러도 피로따윈 느끼지 않는다는건가?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아크토두스의 발톱을 이루는 언옥타늄과 움파카의 전봇대 대검이 충돌하자 골이 지이잉하고 울릴정도의 굉음이 발생했다. 비단 그 뿐만이 아니라 무려 아크토두스가 힘싸움에 밀려 흙바닥을 긁으며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마애혈불 긴고의 부하였던 디파일러 로열나이트 낑캉과의 힘싸움에서도 이정도는 아니였다.

순수완력을 곱절로 증가시켜주는 괴력 스텟의 보정을 받고도 이정도라니... 나는 이 단 한번의 충돌만으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 움파카라는 녀석의 완력은 VOT 온라인의 스텟으로 따진다면 최소 Ex등급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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