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255화 (255/599)

0255 / 0316 ----------------------------------------------

vol.8 Oxogan The Killer Whale, Leviathan

"연자여 멀리서 다수의 인간들이 내는 절도있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만 계속 여기서 머물러도 되는건가?"

"아, 그렇습니까? 생각해보니 여기서 너무 오래 시간을 끌었군요. 심문같은건 기야스 함선내에서 해도 그만인건데. 시스트린 지금 상태는 어때? 걷기 힘들면 업어줄까?"

"하하하. 항상 아야사만 챙기던 주인님께서 저를 친히 업어주신다고 하니 척추를 뽑히는 경험도 한번쯤은 해볼만 하군요. 물론 두번은 절대 사양이지만."

"아 잠깐만 그전에 이 건방진 릴리년한테 영혼의 징표를 새겨놔야겠어. 혹시나 내 감시가 소흘해진틈에 무슨 개수작을 부릴지 알 수 없으니까 말이야."

"에에에에엑!? 내가 맛나게 자지 빨아줬으니까 그건 참아주면 안될까? 내 몸에는 이미 지옥의 징표가 새겨져 있어서 자칫 잘못했다간... 아아아아아악!"

주걱턱아귀를 활용한 기습이였다고는 하나 시스트린을 위기로 몰아넣을정도의 능력을 지닌 하수인에게 영혼의 징표를 새기지않는 다는건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그런데 릴리년의 손바닥에 영혼의 징표를 새기려는 순간 그녀의 손등에 불길이 이글거리는 오망성이 나타나 내 영력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남을 믿지못하는 성정은 아크데빌도 나와 마찬가지였는지 릴리의 몸에 뭔가 개수작을 부려논 것 같았다. 하지만 Ex랭크의 영압으로 강제로 밀어붙이자 환하게 타오르던 불길도 사그러들면서 오망성의 법진도 잿더미가 되어 흩날린다.

물론 그 과정에서 릴리의 손이 숯처럼 새까맣게 타버렸지만 영혼의 징표는 육체에 새기는게 아니였기에 성공적으로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새 노예에게 목줄을 채우기 무섭게 내 기감에도 일단의 무리가 병동을 누비고 있는게 느껴졌다.

"아크리퍼 개.새.끼.야!!! 이 손 어쩔거야!"

"한국으로 돌아가면 네가 알아서 언놈들 정기 뽑아다가 회복해. 그곳엔 네가 굳이 매혹안을 사용하지 않아도 간, 쓸개 갖다 바칠 인간들 천지니까."

"흥! 어느 나라를 가든 평범한 인간이 나를 보고 홀딱 빠지지 않을리가 없잖아. 아크리퍼 네놈이 이상한거라고."

"그렇다면 말을 정정하지. 릴리 네년에게 양질의 정기를 제공할만큼 충분한 영양상태를 갖춘 인간들 천지라고 말이야."

"아무튼간에 그건 그렇다치고 지옥의 징표가 제거됬으니 지금쯤 아크데빌이 작전이 실패했다는걸 눈치챘을텐데 이제 어떻게 할거야? 뒷감당할 자신이 있으니까 나를 부하로 영입한거겠지? 아무리 반강제였다고는 하지만 내가 아크리퍼쪽으로 전향했다는걸 아크데빌이 알면 너는 물론 나까지 상상도 못할 고문장치로 죽을때까지 괴롭힐거라고."

"릴리 네 말에는 오류가 두가지나 있어. 첫번째, 나는 너를 부하로 영입한게 아니라 노예로 삼은것뿐이고 노예의 인권을 존중해주는 주인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 두번째, 나랑 아크데빌이 조우했을때 좆되는건 그 고문 덕후 녀석이지 내가 아니라는 것. 내가 마조히스트도 아니고 나보다 약한놈한테 고문받는걸 그냥 두고 볼것같아? 너도 똑똑히 봤을텐데. VOT 온라인에서 내가 아크데빌과 마지막으로 조우했을때 그 녀석이 애지중지하는 태초의 마수 베히모스가 어떻게 됬는지 말이야."

"그러니까 그 태초의 마수를 지구에서 조우했을때 상대가 가능하겠냐고 묻고 있는거잖아 이 벽창호같은 자식아!!"

"분대장님 저 방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델타 투는 나와 함께 하, 둘, 셋하면 진입한다. 델타 쓰리, 포, 파이브는 뒤에서 엄호하도록."

릴리의 악에 바친 외침에 뭔가 중요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듯한 기분이였지만 바로 밖에서 스왓 특수기동대가 들이닥치기 직전이였기에 나는 서둘러 철수 준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척추쪽에 심한 상처를 입은탓에 뱀파이어의 재생력으로도 미처 100% 회복을 하지못한 시스트린을 들쳐업고 창문밖으로 돌진.

그리고 찜찜한 표정으로 내 뒤를 따르는 릴리를 포함해서 엘리멘탈 로드를 조심스럽게 안아든 륭 사부까지 이매망량의 물결로 감싸 하늘로 솟구쳤다. 아슬아슬하게 스왓 특수기동대 델타팀을 따돌리는데 성공했는지 경고사격이 뒤따르는 일은 없었다.

아마도 증발해버린 시체의 옷가지들과 만신창이가 된 핏 핀드의 시체를 조사하느라 창문밖을 들여볼 틈이 없었던 거겠지. 사실 우리의 모습을 들킨다고 해도 큰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패브릭 아케인 슈트로 전신을 가리고 있는 상태였는 데다가 릴리의 매혹안을 사용해 심령을 제압하는 비장의 수단도 있었으니까.

100m 상공 위에서 보호색 모드로 대기중인 기야스의 격납고에 도착한 나는 가장 먼저 릴리와 시스트린을 함내 의료실로 이송했다. 어차피 릴리가 타버린 손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정액이, 시스트린이 손상된 척추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혈액이 필요했지만 일단 응급처치 차원에서 그리로 보낸것이다.

"륭 사부는 당분간 저 서큐버스년이 허튼짓을 하지는 않는지 감시해주세요. 영혼의 징표가 새겨진 이상 함부로 경거망동하지는 못하겠지만 만약의 경우라는게 있으니까 말이죠."

"그리하지. 그런데 연자여 이 소녀는 어떻게할 생각인가? 잠깐 살펴봤을뿐이지만 생명력이 죽기 직전의 노인만큼이나 쇠약해져 있는 상태같은데."

"엘릭서라는 비약을 사용해서 다시 쌩쌩하게 부활시킬겁니다. 엘리멘탈 로드에게는 그만한 투자를 할 가치가 있거든요."

"이런 상태의 사람을 고칠 수 있다면 확실히 부활이라는 표현을 사용해도 무방하겠지. 하지만 그런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약재라면 그 값이 만만치 않을텐데 연자가 큰 결정을 내렸군. 현세에 배푸른 선행은 반드시 내세에 돌아오게 되어 있으니 앞으로도 연자가 착한일을 많이 하고 다녔으면 좋겠네."

"륭 사부, 죄송한데 그간 쌓아온 악행이 너무 많아서 사람 한명 살렸다고 내세에 득볼 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그냥 지금까지 해온대로 현세에서 누릴거 다 누리면서 살다 갈렵니다."

"연자의 의지가 그렇다면 내가 이 이상 강요할 수 는 없겠지. 모름지기 선행이란건 타인이 떠밀어서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의지로 행해야하는거니까."

단순히 엘리멘탈 로드를 치료해준다는 사실만 놓고 내가 개과천선한줄 알았던 륭 사부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내게 그녀의 신병을 인도했다. 나는 미리 수혈을 짚어놨기에 곤히 잠든 엘리멘탈 로드를 조심스럽게 안아든 다음 함장석에 앉아 기야스의 항로를 설정했다.

한국에 들려 시스트린과 릴리를 내려준 다음 나는 색향천월관으로 향할 계획이였다. 지금 이 자리에서 엘리멘탈 로드를 엘릭서로 치료했다간 바이올라 마드리드가 자신의 여동생을 알아보지 못하는 웃지못할 사태가 벌어질 수 있었다. 그만큼 스칼라 마드리드의 노화 진행 정도는 심각했던 것이다.

*    *    *    *

"주인니이임~ 오늘이야말로 플로리다산 백마에 올라타서 재미좀 보셔야죠."

"바이올라 너 스탬프 3개 남았다고 대게 열심히한다."

"아이잉 스탬프도 스탬프지만 주인님의 자지가 그리워... 스, 스칼라?"

"바이올라 어, 언니? 실종됬다고 들었는데 왜 여기에서 토끼 코스튬을 하고 있는거야? 아니 애시당초 여기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장소지? 정령들의 속삭임이 전혀 들리지 않고 있... 쿨럭쿨럭."

"오 스칼라, 나의 작은 파랑새야 그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 이봐요 주인... 아니 미스터 김 아직 스탬프가 10개가 되지도 않았는데 스칼라를 이곳으로 데려오다니 도대체 무슨 속셈이죠?"

"어떻게 할건지는 차차 알려줄테니까 일단 내가 네 여동생을 치료하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봐라. 나중에 사이비 교주의 트릭이니 어쩌니 하지 말고 말이야."

나는 매드독스 왕루옌에게 적십자와 접선해서 혈액팩을 대량으로 구매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나서야 색향천월관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세 노예중에서 가장 많은 스탬프를 지니고 있어서인지 의욕만만인 바이올라 마드리드가 바니걸 복장으로 뛰쳐나와 나를 마중했던것이다.

연희와 치요코에게 스탬프를 10개 채우지 않았는데도 친족을 치료해주는 모습을 보여줬다간 불평, 불만이 쇄도할 수 있었기에 나는 옳다구나하고 그 자리에서 엘릭서를 꺼내들었다. 자 어느정도의 양을 처방해야만 알뜰하게 썼다고 소문이날까.

어린세랑의 경우 얼굴을 뒤덮은 화상자국만 치료하는 것이 전부였기에 한스푼으로도 차고 넘쳤지만, 엘리멘탈 로드의 경우 급격한 신체노화로 쇠약해진 몸뿐만 아니라 그 조로증을 유발하는 손상된 염색체까지 치료해야했기에 못해도 두스푼은 써야할것 같았다.

바이올라가 애지중지 안아든 엘리멘탈 로드의 입에 조심스럽게 두스푼 분량의 엘릭서를 들이밀었다. 겉으로만 보면 그저 어린이용 해열제를 먹이는 듯한 모양새였지만 그 효과는 차원이 달랐다. 힘겨웠던 엘리멘탈 로드의 숨쉬기가 고르게 변하면서 이마의 주름도 다림질을 한듯 펴지기 시작한 것이다.

"오 하느님 정말 기적이란게 존재했던거군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흐윽. 스칼라 앞으로는 하루하루 행복한 일들만 하자. 365일 영화같은 이야기로만 일기장을 채워서 누가보면 시셈하게 만드는거야. 고생은 다 끝났다, 나의 작은 파랑새야."

"어, 언니 몸이 이렇게 가벼운적은 처음인것 같아. 마음 먹으면 하늘을 날아갈 수 도 있을듯한 기분이랄까. 으흐윽, 매일밤 하느님께 하루라도 평범한 소녀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지만 그게 정말 이루어지리라곤..."

"흠흠. 이봐들 소아조로증때문에 고통받은 세월이 길다보니까 기쁨을 주체못하는건 알겠지만서도 이런 기적을 일으킨 주체를 착각하면 곤란하지. 내가 무슨 하느님의 사도인줄 알아? 어디서 하느님 만세를 외치고 있어."

"외간 여자들을 납치해다가 성노리개로 부리는 사람이 하느님의 사도일리가 없지. 굳이 따지자면 사탄의 사도쯤 되려나? 하지만 정말로 내 여동생을 치료해준 지금이라면 사탄의 발에 입을 맞출 수 도 있을것 같군."

"아니 그러니까 하느님이고 사탄이고 나발이고간에 내가 내 힘으로 치료... 우웁."

바이올라가 여동생이 보고 있는 와중에도 아랑곳않고 내게 기습키스를 해왔다. 질척거리는 소리가 날정도로 혀를 쓰는데 한동안 수련에만 매진했던 나로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게다가 바이올라가 나를 꼭 끌어안은 탓에 꽉찬 C컵 가슴이 바니걸 슈트너머로 느껴지니 내 아랫도리는 순식간에 텐트를 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스탬프같은건 아무래도 좋아. 여동생과 함께 이 곳에서 살 수 만 있다면 평생을 당신의 노예로서 봉사하겠어."

"좋은 마음가짐이야. 개고생을 해가면서 색향천월관을 최고의 종합휴양지로 만든 보람이 있군.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이불을 펴는건 좀 아닌것 같은데. 당신의 여동생이 손으로 가린척하고 손가락 사이로 다 보고 있단 말이야."

"그, 그게 아니라 바이올라 언니 아크리퍼씨하고는 언제 연인사이가 된거야?"

"연인사이가 아니라 철저한 상하관계로 이루어진 주인과 노예 사이다. 물론 엘리멘탈 로드 너도 내 노예다. 설마 죽을뻔한걸 살려줬는데 이제와서 배째라는 식으로 굴지는 않겠지?"

"잠깐만 미스터 김 그건 처음에 했던 이야기랑 다르잖아. 스탬프를 10개 채우면 친족을 치료해준다고 했지 그 친족까지 노예로 삼겠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그리고 그 엘릭서라는 비약의 값은 내가 스탬프를 마져 채워서 치루겠어. 만약 연좌제같은걸 적용할 생각이라면 나도 그냥 곱게 넘어가지 않을거야."

"바이올라 네가 곱게 넘어가지 않으면 뭘 어쩔건데. 애시당초 내가 말한 구명의 은혜는 소아조로증을 치료해준걸 말하는게 아니라 아크데빌의 마수로부터 구해준걸 말하는거야. 그리고 엘리멘탈 로드에게 기대하는 노예로서의 역할은 너와 달라도 한참 달라. 엘리멘탈 로드 그러니까 스칼라 마드리드는 이후 내가 요청할때마다 VOT 온라인의 북두십성 캐릭터로 접속해서 진시황릉 던전공략을 돕게 될거야.

나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는 놈이라서 말이지 아직 머리털도 안자란 애송이한테 그런 짓이나 이런 짓을 시킬 생각은 없다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