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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건 더 디파일러-247화 (24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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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8 Oxogan The Killer Whale, Leviathan

"너도 똑같이 당한 모양이구나. 처음에는 젠틀맨처럼 다가와서는 예상치못한 타이밍에 뒤통수를 맞았지? 여기 있는 치요코도 그런 케이스였다고 하더라고. 근데 사실 나는 그 목제 뿔테안경을 쓴 남자가 어떻게 나를 잠들게 했는지 기억이 안나. 수면제를 탄것도 아니고 납치용 마취액을 쓴것 같지도 않은데 스르륵 잠이 들었단 말이지."

"호, 혹시 빙판속에서 헤엄치고 있던 고래를 보지않으셨나요?"

"고래? 글쎄. 나는 플로리다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던 중이라서 빙판은 커녕 눈 한송이도 본적 없는데. 그것보다 혹시 너 걸그룹 팅커벨의 멤버 연희 아니야?"

"그걸 어떻게 아셨... 설마 당신은 뉴욕의 여인에서 주연을 맡은 바이올라양?"

"맞아. 한국에서는 그렇게 흥행하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역시 알아보는게 좀 늦구나. 치요코는 일본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그라비아 아이돌이였데. 우연히 한 공간에 납치된 세사람이 모두 유명인일리가 없으니 이건 범인이 노린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 그 밖에 공통점이라면 우리 모두 이십대초중반의 예쁜 여성이라는 것인데 이건 좀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부분이로군. 범인의 목적이 뻔히 보이니까 말이야. 마지막으로 이건 조금 사생활 침해일 수 있는 질문이긴 한데 혹시 친족중에 아픈 사람이 있어?"

"그게... 어머니께서 어렸을때 혼자서 절 키우시다 척추쪽을 다치셔서 지금 하반신 마비상태이긴한데 이게 뭔가 중요한 단서가 될까요?"

"사실은 나도 소아조로증을 앓고 있는 동생이 한명 있거든. 치요코는 어렸을때 자신을 길러준 할아버지께서 폐암으로 투병중이고. 아마 이것도 분명 우연이 아니라 범인이 노린것 같은데 돌봐주지 않으면 안되는 가족이 있는 사람들만 납치해서 시간이 가면 갈 수 록 초조하게 만들 생각이였던걸까."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어. 그래도 거기까지 추리해낸 점은 칭찬해주지."

나는 우르사티표 옵티컬로이드 스텔리온으로 그녀들을 몰래 감시하다가 수면위로 나설때가 왔음을 직감하고 입을 열었다. 바이올라 마드리드 금발벽안의 전형적인 서구적 미인에 몸매가 육덕진 처자로 나이까지 어려 이제 삼십대 중반에 접어든 카멜리아의 뒤를 이어 할리우드 제 2의 팜므파탈로 곽광받고 있는 여배우였다.

이런 사기적인 스펙에 미국 명문대 재학중이라는 타이틀까지 더해지니 엄친딸이라고 하는 신조어도 그녀를 칭하기엔 부족할 정도였다. 실제로 납치된 세사람의 공통점을 추려내 내 의중을 추리하는 사고력은 정말이지 수준급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도 내가 친지중에 불치병을 앓고 있는 미인들만 납치한 이유는 짐작치 못한 모양이었다.

"이런 드디어 이 납치사건의 주인공이 등장하셨구만. 얼추 배우들이 다 모인것 같으니까 이번 납치의 진짜 목적을 알려주실까? 설마 돈때문이라고 하진 않겠지? 돈이 궁한 납치범이 인질들에게 캐비어 요리를 대접하진 않을테니까."

"돈이라면 썩어날정도로 많지. 뭐 사실 지구의 화폐같은건 아무리 많아봤자 무쓸모지만. 그렇지 않나? 너희 셋도 보통 사람들은 평생을 걸쳐도 모으기 힘든 부를 갖고 있지만 소중한 사람들의 병을 손도 못대고 있잖아."

"그래서 댁은 하버드의대의 교수진들도 포기한 내 여동생의 소아조로증에 손을 될 수 있다는건가?"

"손만 될 뿐일까? 보통 사람보다 훨씬더 건강하게 만들어줄 수 도 있지. 소위 일컫는 무병장수란걸 하게 해줄 수 도 있단 말이다."

"흥! 사이비교주들의 전형적인 수법이군. 다음은 자기가 예수의 환생자라고 말할 차례인가?"

"글쎄. 요즘같이 개나소나 자기 이름 앞에 갓을 붙이고 다니는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고 싶지는 않아서 말이야. 나는 겸손하게 반신정도로 만족하려고."

"반신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정말이지 그놈의 VOT 온라인때문에 세상천지에 너같은 또라이가 늘어나서 노이로제가 걸릴지경이야."

"오케이. 오케이. 알았으니까 흥분하지말고 다음 화면을 봐라. 색향천월관의 시설에 대해서 소개하는 광고영상이니까. 계속 이렇게 탁상공론만 해봤자 서로 입만 아플뿐이잖아?"

나를 비추던 레스토랑 홀 중앙의 거대 모니터가 잠시 암전되더니 러브하우스 BGM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색향천월관의 단면을 비추기 시작했다. 디파일러 퀸 사리카야가 투신도시를 컨셉으로 도시형 전함을 꾸몄다면 나는 종합 휴양 관광지를 컨셉으로 도시형 전함을 지상 최고의 낙원으로 탈바꿈 시켰다.

간혹 성노예를 다루는 영상물을 보면 칙칙하기 그지없는 지하감옥에 여자들을 가두곤 팥팥팥을 하는데 무척이나 몰상식한 짓이었다. 그런 비위생적인 공간에 노예를 두면 성병의 위험이 커질뿐만 아니라 노예가 스트레스를 받아 미쳐버릴 위험성이 있었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도시형전함 색향천월관의 가장 주목할 점중 하나는 바로 인공태양이었다. 달에 자리잡은 색향천월관의 지리학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공해변과 인공수목원 사이에 설치한 인공태양은 노예들이 마음먹으면 언제든지 일광욕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줬다. 원자력 발전소 몇개분의 전기를 먹는게 좀 흠이긴 했지만.

아무튼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것이 거센 비바람이 아닌 은은한 햇빛이었다는 점에서 착안해 이 밖에도 백화점, 헬스장, 스포츠센터, 온천, 카지노, 극장같은 유흥시설을 준비했다. 이정도면 솔직히 여자쪽에서 성노예를 자처할 정도 아닌가? 하지만 광고영상 시청을 모두 마친 바이올라의 생각은 그 반대인듯 했다.

"진짜 미쳐도 단단히 미친놈이군."

"아 혹시 이게 꾸며진 가짜 영상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거라면 조금 있다 찬찬히 시설을 둘러볼 기회를..."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니잖아! 이런 터무니없는 종합 리조트를 건설할 노력으로 여자친구를 사귈 생각은 안해본거야?"

"여자친구? 그렇게 일일히 비위를 맞춰야하는 존재따위는 필요없어. 나는 내가 빨라고 하면 빨고 가랑이를 벌리라고 하면 벌리는 암컷 노예가 필요할뿐이야. 아무튼 각자 옵티컬로이드를 하나씩 할당해줄테니까 자유롭게 색향천월관의 시설을 탐색하도록해. 본격적인 딜은 저녁식사때 이어서 할거니까."

"잠깐만요. 제가 실종된걸 알면 어머니께서 걱정..."

나는 걸그룹 팅커벨의 막내 나연희의 외침을 무시한채 함장용 좌석을 조종해 격납고로 향했다. 격납고에는 황금장수풍뎅이 기야스가 대기중이였고 납치된 세 여자들이 색향천월관의 진면목을 두 눈으로 확인할때까지 지구로 돌아가 무예수련을 할 생각이었다.

스텔라 더 비타 괄목상대의 능력으로 다수의 무공을 대성한 나였지만 그래도 그것을 실전에서 사용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였다. 게다가 황룡거사가 던져주고간 황룡기공파의 경우 8개의 3등급 풍수지와 1개의 2등급 풍수지를 모두 바쳤음에도 간신히 1성을 달성한정도라 2번 발현하면 1번은 실패할정도로 엉성한 상태였다.

어린세랑이 가르쳐준 수공이 3등급 풍수지 하나만으로 대성한것에 비하면 너무나 더딘 성취였다. 물론 그만큼 어마어마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타격계 기술이 아닌만큼 마샬아츠 더 비타 권묘결와 시너지가 생기지 않아 아쉬운점이 많은 기술이었다.

아무튼 현재 나는 륭 사부에게는 권묘결에 의존하지않고 잉여 생명력의 기운을 느끼는 수련을, 왕루옌에게는 실전 초식사용 수련을 받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었기에 왕루옌을 호출하기로 했다. 륭사부의 수련이라 함은 대게 하루종일 폭포수 아래에서 명상을 하는 단기간에 성취를 얻기힘든 형태였기 때문이었다.

*    *    *    *

[김사건의 상태창]

-던클레오의 생명석을 흡수해 생명력이 10배 증가했습니다.

-마샬아츠 더 비타 권묘결을 계승받아 특수한 기술을 쓸 수 있습니다.

-트롤왕 리쿤다룬의 골수세포를 이식받아 준수한 재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십이신장 호랑이신의 힘을 계승받아 무력 랭크가 한단계 상승했습니다.

-귀갑흑석단을 섭취해 피부의 내구력이 단단해졌습니다.

-스케일 글래스로 뼈를 코팅해 골격계의 내구력이 견고해졌습니다.

-공청석유를 섭취해 1갑자의 내력을 획득했습니다.

무력: B(0/256)

마력: C(0/128)

영력: Ex(128/???)

친화력[暗]: C(0/128)

스텟포인트: 0

본래는 청룡신검 노태막이 천주랑의 육체를 손에 넣은 이후 본래의 힘을 빠르게 되찾을 요량으로 지니고 있었던 공청석유. 나는 그걸 90% 가량남은 엘릭서와 함께 월영공 듀리스에게 지니게한 다음 초월 그림자도약을 통해 지구로 그녀를 불러들였다.

물론 어마어마한 장거리 그림자도약으로 인해 탈진한 듀리스를 위해 헌혈팩 한트럭과 통채로 전세를 낸 커피 전문점 하나를 준비해야했지만, 몇백억광년 떨어진 별간의 배송료로 이 정도면 싸게 먹혔다고 할 수 있으리라.

덕분에 순식간에 1갑자의 내공을 획득한 나는 이제 자유자재로 대성한 무공들을 사용할 수 있었고 납치한 세 여자를 잠들게 한것도 점혈법에 따라 수혈에 내공을 밀어넣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급성장에도 왕루옌을 순수 무력으로 상대하는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 초승달가르기라는 초식보다는 파랑쇄지라는 지법을 위주로 견제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아직 김사건님께서 근접 박투술에 익숙치 않기에 원거리 위주의 공격을 하시는것 같은데 검기를 주먹에 싣는 것과 달리 발산하는 것은 금새 내공을 닳게 합니다. 초승달가르기는 반드시 상대에게 명중시킬 수 있을때만 사용해주십시오."

"나도 그걸 모르는건 아닌데 이 초승달가르기 웬지 격투게임의 장풍기같아서 말이지. 습관처럼 자꾸 남발하게 된단 말이지. 격투게임처럼 커맨드만 입력하면 무한으로 날릴 수 있는게 아닌데 말이지."

"제 입장에선 불과 몇달전만 해도 단전의 그릇도 형성되어 있지 않았던 김사건님께서 그렇게 자연스럽게 무공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게임의 커맨드같은걸 입력해서 기술을 쓰는건 아닌가 의심스럽긴 합니다."

"그냥 내 재능이 존나게 뛰어난 것 뿐이라고. 이른바 문무를 겸비한 대사신님이랄까. 헤헤헷! 빈틈이닷!!"

나는 용린삼재보와 표홀신법을 섞어 쓰면서 왕루옌과 거리를 유지하다가 파랑쇄지로 마치 기관총처럼 내력탄을 쏘아보냈다. 사실 왕루옌이 용린연환각 정(丁)초식 초승달가르기 대신 파랑쇄지를 사용하라고 한건 최소한의 내력으로 상대의 빈틈을 유도하라는 의미였겠지만 무공을 사용하는 재미에 들린 나는 그냥 마구잡이로 내력을 사용했다.

하지만 내가 본 빈틈은 왕루옌이 일부러 보여준 함정이였던 모양인지 그녀는 기다렸다는듯이 나선형으로 몸을 뒤틀며 초고속으로 내게 돌진해왔다. 그간 격투술을 사용해 적지않은 적을 격파해온 나였지만 그건 어디까지 마샬아츠 더 비타 귄묘결의 힘이였지 내 주먹질이 기똥찼기때문은 아니였다.

때문에 왕루옌이 어지럽게 허초를 섞어 주먹을 뻗어오면 나는 금새 허둥지둥할 수 밖에 없었다. 백호패황권의 열화판이긴 하지만 백호패왕권 또한 걸출하기 그지없는 상승 무공. 그걸 대성했음에도 어떻게 반격해야할지 실마리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으니 이건 완전 어린애한테 청룡언월도를 쥐어준 격이었다.

"십이신장 호랑이문신의 힘을 믿으세요. 제 주먹을 충분히 견뎌낼 육체를 가지고 계시면서 왜 그렇게 쫄아계신겁니까?"

"쫄다니 누가 쫄았다는거야? 모든 죽은자들의 주인이자, 왕이자, 어버이인 내가... 으힉!"

"보십시오. 제 주먹이 정통으로 명중했는데 그닥 데미지를 입지 않지 않으셨습니까? 격투게임으로 따지면 김사건님은 오버스펙을 가지고 있는 히든 캐릭터나 다름없습니다. 조금 더 대담하게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느낌으로 싸워보십시오."

"오케이, 오케이. 알아들었으니까 잠깐 쉬었다가 하자. 내력을 전부 다 써버렸어."

"예? 대련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입니까?"

"아까 파랑쇄지를 연사할때 너무 기세좋게 내력을 불어넣은 모양이야. 잠깐 운기조식으로 내력을 회복하고 있을테니까 너도 내력을 회복하던지 축적하던지 맘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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