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243화 (243/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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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7 Oxogan The Rebirth Of Aged Blue Dragon

도철의 살점을 뜯어먹고 지금까지 입었던 모든 누적피해를 수복한 슈퍼구울 베히모스는 한층 더 기세등등하게 도철을 뜯어먹으려 애썼다. 저대로 나두기만 해도 승기는 이쪽에 있었지만 십만 이매망량군을 두고 내가 손가락만 빨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안그래도 만단위 이매망량군의 손아귀로 시험해보고 싶은게 있었는데 잘됐군. 나는 인벤토리에서 세계수를 깍아만들었다는 물푸레나무 곤봉을 꺼내들었다. 무게가 무려 100톤에 달해 Ex등급의 무력소유자라고 해도 세부 스텟이 완력쪽에 몰려있지 않다면 들어올리는 것조차 버거운 무식한 질량병기였다.

하지만 물량앞에선 장사없다고 이매망량군이 몇만씩 달라붙어서 곤봉을 들어올리자 제법 휘두를만한 견적이 나온다. 망설임없이 그 물푸레나무 곤봉을 스스로 신을 자처하는 도철의 뒤통수에 때려박자 그야말로 퍽치기를 당한 취객마냥 비틀거렸다.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칠리 없는 베히모스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도철의 안다리살을 파먹기 시작한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고기, 고기, 맛있는 고기 먹어서 베히모스 행복하다."

"신의 존재라는건 떠벌리는게 아니라 스스로의 권능으로 증명하는거다 이 겉만 번지르르한 사흉수새끼야. 차라리 도철능약이였을때가 더 까다로운 수준이군."

"이 필멸자놈들이 보자보자 하니... 으허어억!"

사흉신언(四凶神言) 축지성촌의 술(術) 발제(發題)

세계수의 잔목을 깍아 만든 탓인지 영험한 속성이 담긴 100톤짜리 몽둥이가 전신을 찜질하는 가운데 베히모스는 안다리살을 넘어서 목덜미살까지 파먹으려 하고 있자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도철이 정체불명의 도술을 사용해 그 자리에서 빠져나갔다.

이매망량군의 방벽을 뚫고 내 심장에 도를 박아넣을때 사용한 바로 그 도술인듯한데 괴수화된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아니면 본래 괴수화된 상태에서 사용했던 도술을 인간의 탈을 쓴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개량한 것일지도.

그러나 순간이동으로 시간을 벌기엔 이 팔륜환선굴의 공터가 너무 비좁았다. 물론 인간들에게는 축구경기를 해도 좋을 정도로 넓은 곳이였지만 괴수들에게는 간신히 탁구나 할정도의 공간이였던 것이다. 도철은 얼마안가 또 다시 피냄새를 맡고 미친개처럼 달려드는 베히모스에게 시달림을 당해야했고 그 뒤를 내 물푸레나무 방망이가 뒤쫓았다.

부위별로 도철의 고기맛을 시식한 베히모스가 이번에는 머릿고기를 노리기 시작했으니 이쯤 되면 도철이 불쌍하게 느껴질정도였다. 그런데 또 한번 물푸레나무 곤봉으로 풀스윙을 하려던 찰나 왼쪽 눈에 거주중인 요슈아가 다급하게 속삭인다.

'주인님, 저 사흉수라는 놈의 눈 또한 제법 영양가가 있어보입니다. 주인님의 애완견이 먹어치우게 나두면 안될것 같은데요?'

"뭐 정말? 야 베히모스 멈춰!"

"이 징글징글한 새끼가 어디다 손을 되는 것이야!"

"눈알은 별미다, 별미!"

영혼의 표식이라는 목줄을 있는 힘껏 잡아당겨 베히모스를 제지하려 했지만 식욕이 완전히 이성을 잠식해버린 탓에 좀처럼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뒷목이 시큰해질정도로 혈압이 오른 나는 물푸레나무 곤봉으로 도철이 아닌 베히모스의 옆통수를 후려갈겼다.

무적의 괴수인줄 알았던 베히모스도 예기치 못한 질량병기의 일격에 크리스탈 외벽에 쳐박혀 정신을 잃고 말았다. 주인말을 듣지 않는 개는 몽둥이가 약이라지만 전투 도중에 너무 쉽사리 아군을 넉다운 시켰다는 생각에 뒤늦게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Ex등급의 에보니 메이든의 주민들은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만큼 내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그 점을 생각하면 이번 기회에 제대로 버릇 고쳐놓는게 앞날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 되겠지.

그렇게 애써 자기포장을 하고 도철의 눈알을 취하기 위해 이매망량군의 손아귀를 접근시키려는데 도철이 부들부들 떨면서 웃음을 토하고 있었다. 하긴 저 놈 입장에선 완전히 궁지에 몰린순간 내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꼴이였으니 상황이 웃길만도 하다.

"눈알은 무조건 아빠몫인데 말이지. 저 못난 아들놈이 여기저기 살점을 헤집어 놓는것까진 눈감아 줄 수 있었는데 눈알만큼은 도저히 양보 못하겠더라고."

"방금 그 행동이 네녀석의 무덤을 판 꼴이라는걸 알긴 하느냐?"

"지금 니놈 관을 거의 다 짜서 수의만 입히면 장례식도 치를 수 있을판인데 뭔 개소리야."

"그 수의를 누가 입게될지는 두고볼 일이지!!"

사흉신언(四凶神言) 진운흡령의 술(術) 발제(發題)

도철이 턱이 검치호의 송곳니 끝에 다을때까지 입을 벌리더니 무슨 물먹는 하마처럼 주위 공기를 들이 마시기 시작했다. 무슨 개수작인가 싶어 물푸레나무 곤봉으로 턱주가리를 올려치려는데 물푸레나무 곤봉을 지지하던 이매망량들이 도철의 아가리로 빨려들어가 곤봉을 제대로 휘두를 수 가 없었다.

Ex등급의 영력으로 이매망량들을 제어해 보려 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마치 영력망보다 상위의 힘이 이매망량들에게 작용한듯 우수수 내 제어를 벗어나는 망령군들. 레레가 이매망량 군단장답게 굳건히 버티고 있었지만 이러다가 십만 이매망량군이 전부 몰살당할것 같아 나는 일단 제어아래에 있는 이매망량들을 밖으로 피신시켰다.

마치 베히모스가 살점을 파먹고 상처를 수복했던것처럼 만마리의 이매망량들을 포식한 도철은 베히모스에게 파먹힌 상처를 모두 회복했을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덩치가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어 있었다. 이제는 정말로 공터가 작게 느껴져 산양의 뿔이 천장에 닿을 정도였으니 까딱하면 팔륜환선굴이 무너질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이제 그 잘난 망령부대도 식육에 미친 애완견도 없는데 어찌할 생각이냐? 예의 맹인은 아직 노태막과 혈전중인것 같다만. 다 죽어가는 몸둥어리지만 과연 팔륜이존은 팔륜이존이라는거겠지."

"어쩌긴 뭘 어째. 내 손으로 직접 니 놈의 눈깔을 파내 먹어치운다음 다시는 재기하지 못하게 부관참시를 해버러야지."

"여전히 입만 살아서 나불대는구나."

"입만 살았나? 실력과 얼굴도 살아있지."

"내가 인간이 아니라고 해서 인간의 생김새도 분별 못할줄 아느냐! 네놈의 얼굴은 아무리 후하게 쳐줘도 잘생겼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으으으으음. 반박하고 싶은데 눈앞에 천주랑이라는 살아있는 반증이 있어서 그러질 못하겠네. 젠장할! 도철 너는 나한테 모욕감을 심어줬어. 아주 그냥 눈깔을 뽑아버린 다음에 비오는 날 먼지가 나도록 후드려 패주마. 우버리퍼에게 그랬던것처럼 말이야."

"다 듣고 있다, 아크리퍼! 내가 전투중이라고 해서 못들을거라고 생각한건 아니겠지?"

"응, 들으라고 하는 소리야. 또 처음 소환했을때처럼 나한테 까불어대면 또 이렇게 쳐맞는다는걸 각인시켜줄려고."

흑단관구(黑檀棺柩)에 잠들었던

본 드래곤(Bone Dragon)

좀비 드래곤(Zombie Dragon)

스펙트럴 드래곤(Spectral Dragon)

묘지기의 부름을 받고 이 자리에 현현(顯現)하라

에보니 메이든에 흩어져 있던 마룡 쉐도우스틸의 뼈와 살 그리고 영혼이 팔륜환선굴의 공터에 나란히 강림했다. 긴고의 분신들과 싸울때와 다른점이라면 쉐도우스틸의 자아가 내재되어 있는 스펙트럴 드래곤까지 소환했다는 점이였는데 이 도마뱀새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내게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

'쿠와아아아아아아아!!! 내 육신을 돌려내라 아크리퍼!'

"시간이 없으니까 짧게 교육할게. 꿇어, 이 씨발 저능한 도마뱀 새끼야! 누가 갑이고 을인지 아직도 구분이 안가?"

당장 도철이라는 사상초유의 적을 상대해야 하는데 느긋하게 쉐도우스틸을 교육하고 있을 짬이 없었기에 나는 영혼의 표식을 전력으로 활성화 시켰다. 그 결과 하늘높이 날아올라 포효를 내질렀던 쉐도우스틸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며 반강제로 내게 머리를 조아리게 되었다.

얼티밋 언데드 폼 제 3형 삼위일체(三位一體) 아크네메시스(Arcnemesis)

그 상태로 강제로 변이에너지를 이용한 합체를 시도한 나는 비겁하게 합체 중간에 공격해 들어온 도철을 용의 꼬리로 냅다 후려쳐버렸다. 이 육체의 본래 주인인 쉐도우스틸의 영혼을 흡수했기 때문에 이전과는 달리 익숙하지 않은 신체부위인 꼬리나 날개를 자유자재로 사용 가능했던 것이다.

도철이 채찍으로 얻어맞은 노예처럼 울부짖고 있을때 느긋하게 뼈와 살의 결합을 완료한 나는 쉐도우 블레이드까지 뽑을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사흉수중 한명인 도철은 그야말로 음에너지를 상징하는 마물의 정점에 선 존재. 순수 음에너지 속성의 방출형 무기로 공격해 봤자 그다지 재미를 볼 수 있을것 같지 않았다.

차라리 물푸레나무 곤봉을 다시 집어들고 싸우는게 효과적이겠지. 하지만 기왕지사 쉐도우스틸의 영혼을 흡수한김에 순수 육박전으로 도철을 압도해보고 싶었다. 어쩌면 괄목상대의 능력으로 치트키를 쓴것마냥 갑자기 수준급 무인으로 점핑한 탓에 피가 끌어오른것일지도. 물론 용의 몸으로는 기껏 배운 초식을 전혀 써먹을 수 없었지만.

"도대체 네녀석의 정체가 뭐란 말이냐! 내가 아는 용족은 비바람이나 몰고 다닐줄 알지 육박전은 젬병이였는데. 그마저도 여의주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벌레 놈들이였단 말이다."

"내 정체가 그렇게 궁금해? 내 이름은 옥사건 언젠가 이 우주 제일의 하렘왕이 될 몸이시다!!"

"이 녀석이 끝까지...!"

나는 식욕에 미쳐 앞뒤 안재고 달려들었던 베히모스와는 달리 드래곤 특유의 꼬리가 지닌 리치를 이용해 영리한 싸움을 벌였다. 여기저기 찰싹찰싹 얻어맞고 화가난 도철이 달려들라 치면 날개를 펼쳐 뒤로 후진하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만약 이 장소가 하늘이 뚫려있는 개활지였다면 활공을 통해 도철을 농락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게 최선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아크네메시스 상태에서의 인파이트를 꺼리는건 아니였고 쉐도우 블레이드가 통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삼지족 햘퀴기가 꼬리치기보다 나을게 없었기에 이러한 전투방식을 취한 것이었다.

그렇게 일방적으로 이어지던 내 공격페이즈는 바짝 약이 오른 도철이 내 꼬리를 잡아채는 순간 끝나고 말았다. 순식간에 도철의 사정권내로 딸려들어간 나는 당황하지 않고 쉐도우스틸의 영혼을 일깨웠다. 스펙트럴 드래곤을 흡수했을때의 최대장점은 사실 꼬리와 날개의 사용법이 능숙해진다는 점이 아니였다.

"잘 걸렸다, 네 이놈!"

'쉐도우스틸의 영혼과 교감했을때의 최대장점은 바로 용족의 전유물이였던 용언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지.'

용언낭독(龍言朗讀) 이구(二句) 움브라 아미스(Umbra Amice)

아크네메시스의 거대한 그림자가 신묘한 말의 힘에 반응에 갑자기 입체감 있는 모습으로 분리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꼬리가 말려들어가는 힘을 이용해 역으로 도철의 면상을 삼지족으로 긁어버리자 분리된 그림자 또한 시커먼 삼지족으로 도철을 공격해 들어갔다.

비교적 자신에게 유리한 인파이트를 유도한것 까진 좋았지만 순식간에 2:1 상황에 내몰린 도철이 안간힘을 다해 삼지족을 떨쳐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원래 싸움이란 것이 체급빨과 쪽수빨로 하는 것인지라 특별히 압도적인 체급을 갖고 있지 않은 도철의 전신이 다시 상처로 가득해지는건 그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그림자 친구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이 쉐도우스틸의 용언능력으로 소환된 하수인은 설상가상으로 공격대상으로 지정되지도 않았기에 도철을 더욱 환장하게 만들었다. 삼지족에 이어 꼬리까지 더블이 되어 공격해 들어오자 혼비백산해진 도철. 나는 그틈을 노려 도철의 눈알을 삼지족으로 파낸다음 씹어 삼켰다.

끔찍한 비명과 함께 더욱 거세진 저항. 그 잘난 도술로 뭔가 상황을 반전시키려 애쓰는듯 했지만 단 한치의 쉴틈도 없이 도철을 몰아붙이는 아크네메시스와 그의 그림자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하는 자칭 신이라 불리우는 짐승. 그렇게 마침내 도철의 반대쪽 남은 눈까지 취하자 그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로 배를 까뒤집고 누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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