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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사건 더 디파일러-242화 (242/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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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7 Oxogan The Rebirth Of Aged Blue Dragon

아니 저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나는 청룡신검 노태막의 의중을 좀처럼 알길이 없어 그냥 이매망량의 손아귀로 그를 압사시키기고 천주랑을 데리고 나가기로했다. 뭐하러 귀찮게 노망난 늙은이랑 입씨름을 하고 자빠졌어. 그런데 그때 절대 들려서는 안되는 목소리가 내 뒤에서 들려온다.

"역천탈혼대법이 완성된건 고대의 제왕들이 이 땅을 거닐던 만년전 부터지. 실제로 사용하기 시작한건 반만년전쯤이려나?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도 잘 안나는군."

"도철능약 네녀석이 어떻게...?"

"흐흐흐.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이 빌어먹을 술사녀석아! 인간놈들중에서도 심장을 파괴당한채로 살아남을 수 있는 녀석이 있을줄은 몰랐거든. 너무 오랫동안 인간들의 무리에 섞여 살면서 생각하는것도 인간스러워 진게지."

"마치 자기는 인간이 아닌것처럼 이야기하는군. 뭐 이 넓은 우주에 심장이 쪼개져도 끄덕도 안하는 존재가 나 하나뿐이라고 생각하는건 오만일테니 놀라는척은 여기까지 하고 이번에는 어떻게 또 죽여줄까? 뇌를 팝콘처럼 튀겨줄까 아니면 뼈를 잘게 갈아서 사골육수를 내줄까?"

"크흐흐흐흐. 이 건방진 술사녀석 하늘높은줄 모르고 까부는구나. 하긴 인간들중에서는 네놈을 당해낼 수 있는 녀석이 좀처럼 없었을테니 무리도 아닌가. 하지만 과연 내 진짜 모습을 보고도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도철능약이 심장이 뻥뚫린채로 좀비처럼 어기적어기적 팔륜환선굴의 일자통로에서 넓은 공터로 걸아나온다. 그리고 이내 안그래도 너덜너덜한 그의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며 기괴한 형상을 띄기 시작했다. 산양의 뿔과 검치호의 송곳니를 지닌 괴수가 종국에는 아파트만큼 거대화되어 너른 공터가 좁게 느껴질 정도였다.

도철능약을 사령안으로 꿰뚫어 본덕분에 그가 범상치 않은 존재라는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단순히 오랫동안 수련을 쌓아 경지에 오른 무인의 풍모쯤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 도철능약이 인간의 탈을쓴 괴물이였다라는건가.

그런데 어쩌라고. 생각지도 못한 인외마경의 존재때문에 또 한번 그 자리에 주저앉은 어린세랑이였지만 나는 조금의 미동도 없이 괴수화된 도철능약의 생김새를 찬찬히 살피고 있었다.

VOT 온라인의 정점에선 북두십성 유저중 한명으로서 사실상 인간형 몬스터 보다는 기상천외한 괴수형 몬스터를 주로 레이드한 내게 사족보행의 거대 야수형 몬스터는 흔해도 너무 흔해빠진 컨셉이였다. 다리가 한 1000개쯤 되는 촉수괴물이라면 모를까 고작 다리 4개에 얼굴도 기존에 있던 산양과 검치호를 합성한 주제에 어디서 유세야!

"아이쿠 무서버라. 아이고 우리 도철능약님께서 덩치도 산만하시고 이빨도 느티나무만한것이 나도 모르게 바지춤이 축축하지겠네라고 하줄 알았냐! 이게 어디서 덩치 펌핑으로 협박질이야. 뭐 나중에 도축해서 부위별로 갖다팔면 꽤나 짭짤하긴 하겠구만."

"이 아둔한 아해야 나는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고대 제왕들의 후손인 사흉신 도철님이시다. 고작 인간일때의 껍떼기를 이겨놓고 기고만장했다간 뼈도 못추리게 될것이다. 나는 신의 경지에 오른 무인이 아니라 신 그 자체란 말이다!!!"

도철능약이라는 인간의 탈을 쓰고있었던 사흉신 도철이 팔륜환선굴의 무너질세라 있는힘껏 포효했다. 과연 자랑할만한게 그 덩치뿐인건 아닌지 그의 포효에 레레를 제외한 이매망량군들이 오돌오돌 떨기 시작했다. 급히 영력망을 견고히해 군세를 추수리긴 했지만 사흉신 도철에게 경시할 수 없는 힘이 있다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는 너야말로 내 수하 한명에게 쩔쩔매놓고 나의 진정한 힘을 엿보았다고 자신하는거지? 아주 그냥 너도나도 신신거리니까 신이 뉘집 개 이름인줄 알지? 복날의 개처럼 뒤지게 쳐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저, 저놈이 정말 입만 살아가지고...!"

"도철님 송구스러운 말씀입니디만 저 인간들의 처리에 앞서 역천탈혼대법의 실행이 시급합니다. 이 몸의 수명이 촌각을 다투는지라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때를 놓치게 됩니다."

"알았다. 하지만 새로운 육체를 얻고 난 후 사흉신교를 암중에서 전력을 다해 지원해야 할것이야. 언젠가 이 팔륜성이 사흉신교의 차지가 될때까지 말이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이미 육체도 영혼도 도철님께 충성을 맹세한 몸입니다."

사흉신언(四凶神言) 역천탈혼대법 개진(開陣)

도철이 거대 야수형 몬스터답지 않게 한쪽 손을 들어올려 상승의 진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미리 공터의 바닥에 새겨져 있었던 갑골문자들이 살아움직이더니 기괴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부좌를 튼 상태에서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노태막과 천주랑.

동시에 미증유의 힘때문에 진법 밖으로 밀려난 나와 어린세랑은 팔륜환선굴의 크리스탈 외벽에 쳐박히고 말았다. 물론 이매망량을 그물망처럼 사용해 그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았지만 이렇게되면 물리적인 방법으로 천주랑을 구하는 일이 요원해진 셈이다.

"그럼 이제 어디 한번 자기가 이 세상에서 최고인줄 아는 옥씨성의 술사놈과 진득하게 같이 놀아볼까? 예의 장님을 부를려면 빨리 불러라. 단숨에 찢어발겨 준 다음 네놈을 산채로 씹어삼켜버릴테니까. 이번에야 말로 중간보스와 라스트보스의 격파순서를 지켜주마."

"오, 옥사건님 이대로라면 천주랑의 몸을 노태막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아 이런 씨발! 그래서 나보고 뭐 어쩌라고. 내가 무슨 도라X몽인줄 알아?"

당장 눈앞의 거대괴수 도철을 상대하기도 벅차죽겠는데 어린세랑이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천주랑을 구해달라고 보채자 나는 성질이 뻗쳐서 그녀가 알지도 못하는 지구의 캐릭터를 들먹였다. 그러나 이대로 적들이 원하는대로 방치하는 것도 내키지 않았기에 나는 엔도미야에게 들키면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는 만행을 저지르기로 했다.

바로 야미도엔이 내게 부여한 미들네임 'The Defiler'에 내재된 괄목상대의 능력을 사용하기로 한것이다. 팔륜환선굴의 자연력을 바탕으로 진법을 펼치려는 상대의 계획도 망쳐놓고 글로 배운 무공들도 대성시키는 일석이조의 한 수였지만 문제는 이 곳이 대지의 배꼽이라는 점이였다.

말로는 얼마든지 팔륜성을 멸망시킬 수 있다고 떠들었지만 그건 인류를 지칭한거지 별을 죽음으로 내몰겠다는 소리가 아니였다. 괜히 엄한 행성을 죽음의 별로 만들었다가 엔도미야에게 찍히기라도 하면 그건 그것대로 피곤한 일이였던지라 나는 딱 이 팔륜환선굴에 존재하는 자연력 즉 스텔라 비타만을 흡수하기로 했다.

'Oxogan The Defiler' 이름이 지닌 힘을 사용한다는건 언제나 기묘한 기분이다. 그 어떤 계통의 마력보다 충만한 힘이 모세혈관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내게 별천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지구에서 3등급 풍수지를 흡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자면 이 곳 팔륜환선굴은 1등급 풍수지를 넘어서 특급풍수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리라.

-용린정권의 스킬숙련도가 100%가 되었습니다.

-용린연환각의 스킬숙련도가 100%가 되었습니다.

-파랑쇄지의 스킬숙련도가 100%가 되었습니다.

-기초점혈법의 스킬숙련도가 100%가 되었습니다.

-표홀신법의 스킬숙련도가 100%가 되었습니다.

-백호패왕권의 스킬숙련도가 100%가 되었습니다.

눈앞을 가득 메운 시스템 메시지가 성공적으로 팔륜환선굴의 자연력을 흡수했음을 알려오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사단을 낼것 같았던 역천탈혼대법이 무위로 돌아간것은 당연한 수순이였고, 지상으로 내려온 청룡신검 노태막은 너무나 허망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여튼 늙으려면 좀 곱게 늙던가 어디서 젊은이 몸뚱어리를 탐하고있어.

"이, 이 갈아마셔도 시원찮을 녀석아! 네녀석이 10년에 걸친 대업을 한순간에 망쳤다는걸 알긴하는거냐!?"

"모르겠는데? 모르겠는데? 모르겠는데? 모르겠는데? 모르겠는데? 모르겠는데? 내 알바 아닌데. 내 알바 아닌데. 내 알바 아닌데. 내 알바 아닌데. 내 알바 아닌데."

"크으으으윽! 나 청룡신검 노태막. 오늘 이 땅에 뼈를 묻는 한이 있더라도 네놈만큼은 저승길 동무로 함께 데려가주마!!"

"이 빌어먹을 술사놈이 끝까지 훼방을 놓다니. 오냐. 나 사흉신 도철 또한 네놈을 산채로 씹어삼키기전엔 팔륜성을 뜨지 않을것이야!"

"오, 옥사건님 저희는 이제 어떻게 해야?"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해 샌드위치 신세가 되기전에 저 놈들을 샌드위치로 만들어버려야지."

흑단관구(黑檀棺柩)에 잠들었던

우버리퍼 더 블라인드(Blind)

슈퍼구울(Superghoul) 베히모스

묘지기의 부름을 받고 이 자리에 현현(顯現)하라

설사 육체의 수명은 얼마남지 않았다고 해도 그 경지는 팔륜이존의 그것이였기에 노태막의 뇌신강림 모드는 마치 거대한 한마리의 뇌조(雷鳥)를 보는듯 했다. 사흉신 도철 또한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민첩한 움직임으로 이쪽을 덮쳐왔으니 나는 급히 에보니 메이든의 주민 2명을 소환해 싸움의 균형을 맞추기로 했다.

이걸로 두번째 소환인 우버리퍼 더 블라인드는 한눈에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청룡신검 노태막에게 달려들었다. 적어도 내게 삿대질을 하고 있을 타이밍은 아니라는걸 분간할정도의 상황판단력은 있는 모양이였다.

하지만 다른 에보니 메이든의 주민인 베히모스, 이 녀석은 허기때문에 이지를 상실한 그야말로 식육에 미친 또라이였기 때문에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놈이였다. 다행히도 도철의 덩치가 커다란걸 보고 뜯어먹을 살코기가 많다고 생각했는지 아군을 공격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 우버리퍼가 도철이 아닌 노태막에게 달려든것도 이러한 상황을 미리 예견했던 것이리라. 우버리퍼는 단순히 덩치가 큰 상대가 무서워 싸움을 피할만큼 영악한 자가 아니였기에 아마 그 이유가 맞을 것이다. 그렇게 초인과 괴수들끼리의 싸움이 이제 막 시작되었으니 빛을 잃어버린 크리스탈 동굴이 언제까지 버텨줄 수 있을지가 의문이였다.

"비켜라! 어디서 맹인따위가 나 청룡신검 노태막을 막아서는가!! 나는 한시라도 빨리 저 술사녀석의 목을 쳐야한단 말이다."

"네녀석이 아크리퍼의 목을친다고? 흥! 백년 아니 천년은 이른 이야기다. 아크리퍼의 목을 손에 넣는것은 바로 나 우버리퍼의 몫이니까."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현기증이 날 정도로 배고프단 말이야!!!!!!!!"

"아니 이 정신나간 괴물은 또 어디서 튀어나왔단 말이냐?"

노태막과 우버리퍼의 싸움은 고도로 숙련된 무인끼리의 진검승부였던만큼 제법 그럴듯한 모양새가 났다. 번개가 치지직! 거릴때마다 서해번쩍 동해번쩍하는 그들의 칼부림은 무협영화의 클라이맥스라고 해도 좋을 정도. 반면에 슈퍼구울 베히모스와 사흉수 도철의 싸움은 너무나 격이 없는 길거리 개싸움이였다.

아파트만한 덩치의 괴수들끼리의 싸움이 저렇게까지 꼴사납기도 힘들 것이다. 자신이 쳐맞든 말든 어떻게든 도철의 신체부위를 한입하려고 주둥이를 들이미는 베히모스와 그것을 막아선 도철의 힘겨운 몸싸움이 애처롭게 느껴질 정도였다.

베히모스는 기본적으로 이족보행의 괴수였던데다가 주둥이가 강철도 두부처럼 씹어삼킬 수 있으만큼 발달했기 때문에 도철은 크게 고전하고 있었다. 도철이 평범한 괴수가 아니라 신묘한 능력을 사용할줄 아는 영물임이 드러났지만 단순 신체능력으로만 따지면 슈퍼구울화된 베히모스를 당해내기 어려운 모양이였다.

사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슈퍼구울화된 베히모스는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상대의 생살을 씹어삼켜 자신의 상처를 재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베히모스에게 적지않은 상처를 입힌 도철이였지만 실수로 깨물기를 한번이라도 허용하는 날이면...

"크아아아아악!"

"우걱우걱우걱. 고기, 고기, 고기가 더 먹고 싶어!"

"이 하등한 피조물이 감히 내 몸에 상처를 내? 으윽! 냄새나는 그 주둥이를 얼른 치우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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