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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6 Oxogan The Mutual Hatred like Dog and Monkey
디파일러 킹 긴고가 못생겼다고 지적한것은 거짓말이였다. 사흉신교 출신의 도철광이 더럽게 못생겼던건 사실이였지만 긴고는 인간의 기준으로 봤을때도 상당히 잘생긴 편이였다. 그럼에도 내가 외모지적을 했던것은 긴고의 말마따라 그를 도발해서 빈틈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괴력난신 모드를 카피한 이후 지나치게 감정적이였던 긴고는 내 욕설에 도리어 침착함을 되찾았다. 광기어린 눈동자도 차갑게 식어 냉철함을 띄고 있었다. 하긴 도발이 너무 뜬금없기는 했지. 여기서는 깔금하게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난생처음 내가 질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1%라도 하게만든 상대를 목전에 두고 설검이 녹슬었다는 것을.
"네놈을 박살내는데는 분신을 쓸 필요조차 없겠지. 그러니까 옥사건 네놈의 기술로 바다 밑바닥까지 쳐박아주마!"
나와 기간틱 레이스를 견제하던 긴고의 분신들이 온데간데 없이 증발하고 가면을 쓴 괴물곰이 눈앞에 등장했다. 뒤따라서 긴고의 목소리가 아련하게 들리는 것을 보아하니 그의 스피드가 음속을 초월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인지한 순간 갈고리가 튀어나와 있는 솥뚜껑같은 앞발이 나를 덮쳤다. 지금까지 나의 아크토두스폼을 마주한 적들은 이런 위압감을 느끼고 있었던건가. 가슴이 찟겨발린채로 바다로 튕겨져 나간 나는 북해용궁의 근해에 모세의 기적을 일으키며 말라죽은 산호초 더미에 쳐박혔다.
아크토토두스폼으로 변신하면 저 일격을 받아낼 수 있을까? 나는 시체처럼 바다위로 떠오른채 다소 회의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괴력 스텟으로 보정된 디파일러 킹의 완력은 소위 태산을 부수고 바다를 가르는 수준이였다.
아무리 아크토두스폼이라고 해도 한계가 있다는 것은 종속마력기관을 발동한 로열나이트 낑캉과의 전투에서 확인된 바 전투노선을 바꿀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 싸움의 무대는 지금 내가 있는 바다가 좋겠지. 바닷물이 일종의 쿠션역할을 해준덕분에 펀치의 위력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경미한 상처를 입은 나는 그렇게 결심했다.
"누시아 지금부터는 참전해라."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군. 주군의 기술을 훔쳐쓰고 있는 주제에 기고만장해 하는 저 사내에 신벌을 내리도록 하죠."
"타인의 기술을 훔치는게 내 기술이니까 어쩔 수 없잖아. 그건그렇고 옥사건 네녀석에게는 동료가 있었지. 낑캉과의 싸움에선 좀처럼 나서질 않아서 까먹을뻔했네. 그런데 네 동료 조금 이상한 구석이 있던걸. 낑캉의 일권은 하품을 하면서 막아냈으면서 스쿠하라가 복사한 파도의 술식앞에서는 몸을 사렸지. 단순히 단일 타격력으로 따지자면 낑캉의 일권쪽이 더 강한데 말이야.
혹시 연타공격은 막아내지 못한다거나!"
챈트 호수의 여신(Maiden of the Lake) 제 2장 왕의 저주(Curse of Kings)
어느새 내가 가라앉은 바닷가까지 기어들어온 디파일러 킹 긴고가 수면을 박차더니 내가 아닌 공중의 누시아를 덮쳐들어갔다. 강력한 재생력을 지닌 적과 강력한 방패를 지닌 적이 있다면 나같아도 방패를 지닌 적의 빈틈을 노릴것이다.
게다가 음속의 스피드를 갖고 있는 긴고라면 확실히 신의 가호가 쿨타임일때를 노려 누시아에게 치명타를 가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누시아의 챈트는 그야말로 소리의 힘. 긴고가 음속의 스피드를 낼 수 있을때까지 가속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먼저 상대에게 도달하는건 챈트 쪽이였다.
마치 슬로우 비디오를 찍는것마냥 스피드가 급격하게 느려진 긴고. 대상의 신진대사를 급격하게 향상시키는 왕의 축복이 그 효과가 반전되어 긴고의 속도를 반토막의 반토막을 내버렸던 것이다. 덕분에 누시아는 마치 투우사처럼 가뿐하게 긴고의 공격을 피해냈다.
나는 그 관경을 넋놓고 지켜볼 생각이 없었기에 이매망량의 손아귀로 바닷물을 한움큼 쥐어 긴고에게 뿌렸다. 그와 동시에 글래셜투스에 풀파워로 영력을 주입했다. 그 결과 이매망량의 제어권을 잃어버렸지만 적당적당히 해서 어떻게 할 상대가 아니였기에 감수해야만 했다. 그렇게 내 몸을 축으로 반월로 회전하면서 퍼부어지는 혹한의 냉기폭풍.
"아 추워라. 주인님도 참 그런 기술을 쓸거면 미리 말 좀 해주시지. 그랬다면 로브라도 하나 더 걸쳐 입는건데."
"잡담할 시간따윈 없어. 적은 아직 아주 말짱하게 살아있다고."
북해용궁의 근해에 때아닌 빙하가 둥둥 떠올랐다. 순수한 냉기를 퍼붓는것에 그친게 아니라 바닷물을 촉매제로 사용한 덕분에 긴고를 빙결시키기가 한결 더 수월했다. 일반적인 생명체라면 냉해에 의해 세포기능이 정지해 생을 마감했겠지만 디파일러 킹이 이렇게 간단히 죽을리가 없었다.
하여 나는 서서히 회복중인 영력으로 이매망량들의 제어권을 되찾고 기간틱 레이스를 일깨웠다. 걸음은 느리지만 길다란 팔은 엄청난 리치를 가지고 있어 모래사장쪽에서도 얼어붙은 긴고를 내려칠 수 있었다.
서로 단단히 엮인 이매망량이 채찍이라면 음에너지는 그 채직에 솟아난 가시였다. 일종의 가시채찍이 된 기간틱 레이스의 두팔이 번갈아가면서 긴고를 내려치자 빙하에는 서서히 금이가기 시작했다. 세포가 얼어붙음과 동시에 챈트 왕의 저주때문에 긴고의 신진대사는 현재 극도로 떨진 상태였다.
즉 재생력이 바닥을 기는 상태였으니 이때 퍼부울 수 있는 화력이란 화력은 전부 꼴아박아야 내게 승산이 있었다. 나는 아이언 메이든에서 거인족 좀비 패밀리까지 소환해 빙하를 두들기게 했고 나 자신은 다시 아크토두스로 변이해 빙하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아크토두스의 주먹에 이매망량의 손아귀를 글러브처럼 덧씌워 통한의 일격을 내리 꽂았다.
"방금 옥사건 네녀석이 나를 얼렸을때까 너가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대로 도망쳤다면 한동안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을 것을. 저승에나 가서 마음껏 후회해라."
내게 말을 건건 빙하속에 얼어붙은 긴고가 아니였다. 인간형태를 한 긴고가 어느 순간 내 앞을 가로막고 서서 아크토두스의 주먹을 두손으로 받아낸채로 읊조렸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거인족 좀비 패밀리쪽에 한명, 기간틱 레이스를 막아선 또 한명의 긴고가 빙하에 갖힌 괴력난신 모드의 긴고를 지켜내고 있었다.
여의창을 들고 있다거나 특별한 무술을 사용하는것도 아니였지만 긴고의 분신은 디파일러 킹의 육체능력을 베이스로 내 하수인들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거인족 좀비 패밀리는 신장이 자신의 무릎에도 미치지 못하는 긴고에게 엎어치기를 당하고 있었고 기간틱 레이스는 기동성의 부재때문에 허우적거리며 샌드백 신세를 못면하고 있었다.
그나마 대등하게 긴고의 분신과 싸우고 있는건 아크트도스로 변신한 나뿐이였으니 그것도 이매망량의 보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였다. 분신따위에 고전하고 있다는게 분했지만 긴고의 분신은 본체와 99.9% 동일한 힘을 지니고 있어 달리 방법이 없었다. 이런 패널티 없는 분신술 VOT(Vaccine Of Things) 온라인에서도 견식해본적이 없거늘.
"저승은 이미 두번이나 갖다왔거든. 애시당초 네녀석이야 말로 아까부터 나를 끝장내겠다고 10번은 더 말한것 같은데 지금 내 몸에 상처 하나 남아 있는지 한번 살펴봐라. 눈이 있다면 네녀석이 얼마나 입만 산 빙다리 핫바지인지 깨달았겠지?"
"그렇게 계속해서 나를 도발하면 네녀석과 나의 격차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오냐 죽고싶은게 소원인 모양이니 그 도발에 넘어가주마."
군용십팔기 제 2초식 삼병 전술(三兵戰術) 종속마력기관 일당십 발(拔)
진즉에 거인족 좀비 패밀리와 기간틱 레이스를 무력화 시킨 긴고의 분신 2명이 앗차하는 사이에 내 두팔을 속박해왔다. 그리고 나를 상대하던 긴고의 분신은 저돌적으로 달려들어 아크토두스의 두다리를 끌어안아 사지를 완벽하게 봉쇄하는데 성공했다.
디파일러 킹이 친히 나를 속박하는 수갑이 된 셈이니 세상에서 이만큼이나 견고한 수갑이 있을가? 물론 굶겨 죽일것도 아니고 단순히 내 움직임을 봉쇄하는것만으로는 나를 해할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빙하속에서 해방된 긴고의 본체가 눈에 불을 켜고 내게 달려들고 있었다.
얄짤없이 갈고리 손톱에 명치를 내줄 수 밖에 없었던 나는 녹색피를 뭉터기로 토해냈다. 아크토두스가 이렇게나 깊은 상처를 입은적은 천주랑의 부관인 염익철 부대주가 비격진천뢰를 사용했을때를 제외하면 처음인것 같았다.
폭탄의 힘을 빌린것이 아니라 순수한 육체적 힘만으로 이런 상처를 입혔으니 이쪽에 더 큰 점수를 줘야겠지만 내 피를 손에 묻힌건 긴고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이미 대량의 변이에너지가 피를 타고흐르며 내의 고유술식인 슈퍼 젤리틴화를 형성하고 있었으니까.
"기간틱 레이스나 거인족 좀비 패밀리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달려든건 치명적인 실수였다, 긴고. 그러니까 저승에나가서 실컷 후회하라고."
"무슨 바보같은... 어째서 손이 빠지지 않는단 말인가. 빌어먹을 피가 찐득찐득 엉켜붙어서 때어낼 수 가 없잖아!"
거인족 좀비 패밀리들중 멀쩡한 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모두 고장난 구관절 인형처럼 사지중 한군데가 기형적으로 비틀리거나 아예 사라져있었다. 기간틱 레이스 또한 하반신이 완전히 날아가서 모래사장에 엎어져 있었다.
그러나 내 명령에 하나같이 필사적으로 엉금엉금 기어오고 있었다. 정 이동이 불편한것들은 이매망량의 손아귀로 끌어당겨서라도 내 곁에 당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긴 두팔로 물구나무를 서 가장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간틱 레이스가 나와 함께 꼼짝달싹도 못하는 긴고를 감싸안았다.
거기에 추가로 거인족들이 하나둘씩 엉겨붙어 거대한 좀비 빈대떡을 연출했으니 긴고를 폭사시킬 준비는 모두 끝난것이였다. 일전에 나는 괴화정령 레이스에게 악령군세의 술식을 펼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의문을 제시한적이 있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레이스 또한 1.5배로 강해지는 대신 이지를 잃고 광폭화한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세상만사가 그렇게 편하게만 돌아가지는 않는다. 이미 음에너지라는 살을 덕지덕지 바른 레이스가 악령군세화 되면 내부적으로 음에너지를 필요이상으로 생성해 비만상태에 돌입한다. 그리고 그 정도가 심화되면 이런 일이 일어난단 말이지.
"먼저간 낑캉과 스쿠하라한테 가서 말해라. 옥사건이라는 녀석이 너무 강해서 나로서는 당해낼 수 가 없었다고 말이야."
"크으으으으윽! 이 빌어먹을 새끼가 이런 같잖은 술수를."
기간틱 레이스의 덩치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오르면서 뼈대를 이루는 이매망량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걸로 이매망량 500기를 잃게 되겠지만 긴고가 죽은 이후에 다시 수집하면 그만이다. 음에너지에 면역이 있는 나는 암속성의 대폭발의 진원지에서도 멀쩡하겠지만 디파일러 킹 긴고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테니까.
긴고의 분신 세마리가 어떻게든 괴력난신 모드의 본체를 내 배떼지로부터 때어내려 하고 있었지만 슈퍼 젤라틴화된 녹색피는 점점 질겨질 뿐이였다. 게다가 나와 긴고를 겹겹히 허깅하고 있는 거인족 좀비 패밀리와 기간틱 레이스때문에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였으니까.
마침내 톡하고 건드리면 터질것같은 풍선처럼 부풀어오른 기간틱 레이스와 연결된 영력망이 끊겼다. 수류탄으로 따지면 안전핀이 뽑힌 꼴이였으니 일순간 폭풍전야와 같은 고요함이 주위를 감쌌다. 가면너머로 핏발이 잔뜩선 긴고의 눈빛을 일견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거대한 음에너지의 폭발에 몸을 맡겼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앙!!
콰아앙!
군용십팔기 제 1초식 인해전술(人海戰術) 종속마력기관 일당백 발(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