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201화 (20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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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6 Oxogan The Mutual Hatred like Dog and Monkey

내가 킹콩이라고 명명한 로열 나이트 낑캉의 목표는 처음부터 내가 아니였다. 내가 디파일러 킹 긴고의 치명적인 7개의 창격을 얻어맞고도 완벽하게 재생해내는 과정을 목격했으니 상대적으로 약해보이는 캐스터 계열의 누시아를 노린것이겠지.

자신의 입으로 무식하다고 말한것치곤 제법 머리를 굴렸다고 볼 수 있었다. 분명 그 전략은 내 옆에 있는것이 누시아가 아닌 무슈였다면 제대로 적중했을 것이다. 아마 디파일러 로열나이트 낑캉이 콧바람만 불어도 척추가 휘어서 갈대처럼 빌빌거리겠지.

쿠우우우웅! 그러나 낑깡이 공기를 찢는 육중한 권격을 일자로 쭉 뻗었음에도 누시아는 꼼짝도 하지않았다. 주먹과 코가 분명히 닿아있음에도 물리법칙을 무시한것처럼 그 어떤 충격에너지도 전달되지 않았다. 그런 기이한 일이 가능했던건 누시아가 성녀에서 마녀로 타락했음에도 그녀의 곁에 머무르고 있는 신의 가호 덕분이였다.

"그런 바보같은 내 정권을

"이건 정말이지 슬픈 일이에요. 누시아는 이미 새로운 신에게 몸도 마음도 바쳤는데 이전에 모시던 신의 잔재가 남아서 저를 지키고 있는 셈이니. 이를테면 전 남친이 선물해준 반지케이스가 총알을 막아준 격이랄까요."

"어이 누시아 그 비유 완전 절묘하잖아. 성가대 출신은 문장력도 으뜸이라는건가."

"그 문장력으로 앞으로 더 많은 찬송가를 만들어 주군의 업적을 기리겠나이다."

"아니 그건 그만둬. 완전 재능 낭비니까."

"낑캉 네 차례는 4페이즈의 중간보스역이라고 했을텐데. 왜 내 명령도 없이 멋대로 행동하는거냐?"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왕이시여. 그러나 부하들이 무의미하게 스러져가는 모습을 차마 가만히 앉아서 보고 있을 수 없어 주먹이 앞섰나이다."

"디파일러 폰이나 나이트정도야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재생산할 수 있는 소모품일 뿐이잖아.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이쪽으로 돌아와라. 2페이즈의 막을 올릴 시간이다."

사생결단을 낼 기세로 달려들었던 거대한 킹콩이 마애혈불 고곤의 핀잔 한마디에 힘없이 뒤로 돌아섰다. 저 로열나이트 낑캉이라는 자가 로열나이트 쿠자르와 동급의 전투력을 갖고 있다면 이 자리에서 제거하는것이 좋겠지만, 그렇게 결심한순간 그는 단 한번의 도약으로 왕좌의 옆에 착지했다.

뿐만 아니라 어느샌가 알현실의 벽타일에는 가면을 쓴 오랑우탄 12명이 일정한 간격으로 원형진을 펼치고 있었다. 긴고의 옆자리에 있는 맨얼굴의 오랑우탄 보다 덩치도 작고 털도 볼품없었지만 단체로 중얼중얼 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사이한 기운이 느껴졌다. 뭐야 이녀석들 마왕이라도 소환하려는건가.

디파일러 비숍 사자의행진(Walking Dead) 종속마력기관 발동 x 12

너무 익숙한 음에너지의 파동이 죽어 말라비틀어진 디파일러 폰과 나이트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오호라 죽은 병사들을 재활용해 싸움, 그 제 2막의 조연으로 재활용하겠다는 심산인가. 언데드라면 이미 생명력을 소진해 누시아의 비틀린 성역도 통하지 않을테니 제법 괜찮은 수였다.

다만 그 상대가 나빠도 너무 나빴다. 시체에 직접 언데드 회로를 깐것도 아니고 단순히 영혼을 음에너지로 자극해서 좀비화 시키는건 강령술에서도 최하급에 속하는 술식. 그만큼 이 술식에는 단점이 많았는데 일단 악령천인대처럼 피아구분을 잘 못하고 다른 고위강령술사에게 놀라우리만치 간단히 제어권한을 뺐긴다는 점이였다.

바로 이렇게 말이지! 나는 영력망을 광역으로 펼쳐 이제 막 산자를 향한 증오를 꽃피우려는 디파일러 폰과 나이트 좀비들의 목표를 수정해주었다. [일보][후퇴][공격] 디파일러 비숍 12명의 영력을 합해도 내 영력에 한참미달이였으니 좀비들은 그저 머리에 가장 강렬하게 남은 메시지를 쫓아 왕좌를 향해 공격해 들어간다.

"네놈들 뭘 하는거냐? 감히 긴고님에게 덤비려하다니 내가 친히 반역의 죄로 다스려..."

"기다려 낑캉. 누차말하지만 네 차례는 4페이즈의 중간보스역이다. 애시당초 이미 죽은 녀석들에게 떠들어봐야 무의미해. 스쿠하라 이전에 북해용왕으로 부터 카피한 그 술식을 펼쳐라. 저런 피래미들을 상대로 중간보스나 최종보스가 나서는것도 그림이 별로니까 말이지."

"명을 받듭니다, 나의 왕이시여."

"웬지 허무하게 2페이즈가 막을 내린 느낌이지만 마침 3페이즈를 위해선 야외로 나갈 필요가 있었으니까 뭐 좋게 좋게 생각해야지."

마애혈불 긴고도 나라고 하는 모험가가 2단계에서 쓰러질거라고 생각하진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간단히 디파일러 비숍의 술식을 파훼하고 반격타이밍을 잡을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지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나 이네 여유를 되찾더니 개미떼처럼 몰려들고 있는 디파일러 폰과 나이트 좀비들을 향해서 파리를 쫓는듯한 손짓을 펼쳤다. 그 동작을 시발점으로 디파일러 아크비숍 스쿠하라의 종속마력기관이 맥동하기 시작했다.

못해도 7절 분량의 대규모 술식으로 보였기에 나는 중간에 영창을 끊기로 했다. 디파일러 아크비숍 스쿠하라를 죽일것도 없이 이매망량의 손아귀로 팔을 꺾어주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영창을 이어갈 수 없으리라.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달리 그의 술식은 원액션 즉 1절만에 완성되었다.

디파일러 아크비숍 흉내쟁이(Mimicry) 종속마력기관 발동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점점 수증기가 뭉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거대한 물살을 이뤄 좀비화된 디파일러 폰과 나이트들을 덮치기 시작했다. 당연히 나와 누시아도 그 파도의 사정권내였던지라 나는 급히 누시아를 안아들었다.

그 어떤 형태의 공격도 피격 자체를 물리적으로 무시해버리는 사기적인 스킬 신의 가호에도 약점이 있기때문이였다. 바로 지속시간이 1초 이상을 넘을 수 없다라는 것. 디파일러 로열나이트 낑캉의 전심전력을 다한 일권이라면 얼마든지 다시 막아낼 수 있었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거센물살에 노출된다면 누시아도 무적은 아니라는 소리였다.

이매망량을 둥글게 말아 방주로 삼은 나는 북해용궁의 성벽을 차례차례 박살내며 내성에서 점점 외성으로 밀려났다. 디파일러 폰과 나이트 좀비들의 사지가 수수깡처럼 부러진채로 물살 위를 떠다니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기껏 빼앗은 언데드 병력들을 활용할 방법 또한 묘연하다.

그닥 달갑지않은 파도타기끝에 북해용궁의 밖으로 토해진 나는 해안가에서 어슴푸레 보였던것보다 성의 규모가 훨씬 거대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가면을 쓴 킹콩들이 거인나라에서 걸리버를 발견한것처럼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거 원 첩첩산중이로구만.

"돈많은 귀족들이 사유지 해변에서 즐긴다는 서핑이라는 놀이를 한 기분이였어요. 그것도 주군의 품안에 안긴채로 떠내려가다니 누시아는 죽어도 여한이 없답니다."

"태클걸고 싶은건 아니다만 너 이미 한번 죽었잖아. 그리고 독배의 값을 치루려면 앞으로 천년만년은 더 일해야 한다고. 멋대로 죽네 사네 하지마라."

"어차피 주인님의 것도 아니였으면서. 뭐 앞으로 천년만년 주군과 함께할 수 있다면 저야 환영이지만요."

"알콩달콩한 시간을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3페이즈의 시작이다. 이른바 본격적인 전면전의 시작이라는거지. 북해용궁이 너무 좁아서 왕의 군세가 매복하기엔 무리가 있었거든."

확실히 알현실에서 나를 덮쳤던 디파일러 병력이 대대급 정도였다면 밖에서 대기중인 병력은 연대급 이상이였다. 디파일러 룩으로 추정되는 가면을 쓴 킹콩도 일개소대나 대기중이였으니 쉐도우 브레스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때 만만치않은 싸움이 되리라.

결국 연대급 병력이고 자시고 내 승리는 기정사실이였지만 얼마나 적은 카드로 디파일러들을 섬멸시키는가가 주요 쟁점이였다. 로열나이트 낑캉이 들고온 알현실의 왕좌에 앉아 여전히 무료한 표정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는 디파일러 킹 긴고에게 통한의 비수를 꽂아넣기 위해서라도 참고 또 참아야만 했다.

"이 시덥잖은 연극에 어울려주는 것도 이제 얼마 안남았다, 긴고. 네가 함정이 아니라 제 무덤을 팟다는걸 알려주마! 누시아 준비해."

"정말로 드글드글 하군요. 모두에게 들려주기 위해선 노래소리가 더 커야할지도."

챈트 호수의 여신(Maiden of the Lake)

제 1장 비틀린 성역(Twisted Sanctuary) 크레센도

알현실에서 형성되었던 죽음의 호수가 서서히 그 영역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호수가 아닌 죽음의 바다라고 해도 좋을정도로 확대된 비틀린 성역 위에서 멀쩡하게 서있을 수 있는건 그나마 디파일러 룩정도.

디파일러 폰이나 나이트들은 이렇다할 저항도 못해보고 산화되었다. 그러나 마애혈불 긴고는 앞선 전투에서 얻은 교훈을 그새 까먹었는지 계속해서 꾸역꾸역 디파일러 병력을 들이밀었다. 시체의 산을 쌓아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무의미한 희생이 계속되고 있었다.

이로서 한때 아이스 바운드 마을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연대급 디파일러 병력조차 디파일러 킹에게는 아까울것 없는 소모성 카드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그게 아니고서야 소위 왕이라는 작자가 모험가 연극을 빙자해서 이런 무식한 전략을 펼칠리가 없었다.

나 또한 군단급의 언데드 수하들을 부려본적이 있기에 어느정도 수긍은 간다. 예를 들어 북두십성 유저가 지닌 히든스킬 하나를 알아내기 위해 연대급 언데드 병력을 소모했다면 이득이라고 볼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2페이즈에 비해 아무런 진전이 없는것도 아니였다. 살아있는 디파일러 병력들을 발판삼아 디파일러 룩들이 지척에 다달았으니까.

"주군 면목없습니다. 저 거대한 괴물의 생명을 소진시키기 위해서는 최소 10분은 필요할것 으로 추정됩니다."

"10분이라고? 그건 시간을 끌기에도 애매한 시간이네. 왜냐면 저런 덩치만 큰 비실이들은 5분이면 전부 끝장낼 수 있으니까."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월등한 재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그 어떤 독에 대해서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시체를 섭취하므로서 손상된 신체를 수복할 수 있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정신오염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어둠속성의 데미지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강화 손톱을 통해 격투 계열 스킬에 보너스를 받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음에너지의 파워가 4.9배 증폭됩니다.

-죽음의 장기중 뇌를 계승해 친화력[暗] 스텟을 얻었습니다.

무력: A(0/512)

마력: A(0/512)

영력: A+++(384/512)

친화력[暗]: C(0/128)

스텟포인트: 0

강령술 마도서중 3대 괴서로 통하는 데모닉 그리모어의 한 문구로 부터 시작된 저승행. 그 곳에서 예상치 못한 기연을 얻은 나는 친화력이라고 하는 추가 스텟을 개방할 수 있었다. 무력과 마력같은 기본 스텟과 달리 추가 스텟은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일이 요원함에도 추가 스텟이 없으면 시작도 해볼 수 없는 직업이 많았다.

그 중에서 영력이 강령술사의 고유스텟이라면 친화력은 정령술사의 고유스텟으로 이 또한 스텟 보유자가 드물어 정령술사를 VOT(Vaccine Of Things) 온라인 희귀직업 순위에서 둘째라면 서럽게 만들었다. 게다가 암속성 친화력은 VOT 온라인 역사상 등장한적 자체가 없었으니 이 우주를 통틀어도 희귀한건 마찬가지일터.

무료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긴고에게 제법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으리라. 물론 이 암속성 친화력으로 만든 어둠의 정령 레이스는 아직 내게는 익숙하지 않은 힘으로 이번 전투에 한해서는 더미 카드일뿐이였으니 기꺼이 버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매망량이라고 하는 뼈대에 음에너지라는 살을 덧붙여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레이스는 그 덩치가 가면을 쓴 킹콩을 넘어섰다. 일전에 사용했던것처럼 이매망량 한기가 아닌 이매망량 천인대 중 반을 엮어서 뼈대를 만들었기 때문이였다. 아직 이미지를 구체화 시키는데 익숙하지않아 기묘한 영장류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랄까.

이매망량(魑魅魍魎) 제 3형 괴화정령(怪火精靈) 기간틱 레이스(Gigantic Wraith)

숙련도의 문제로 다소 불안정한 형태를 띄고 있는 기간틱 레이스였지만 뒤틀린 성역때문에 발이 썩고 재생하기를 반복하는 디파일러 룩들을 상대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어 보였다. 기간틱 레이스가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리며 휘두른 팔에 가면을 쓴 킹콩들이 맥을 못추고 있었다.

어찌어찌 숫적우위를 이용해 기간틱 레이스에게 펀치를 먹여도 도리어 자기 손이 썩어들어갈 뿐이였으니 상성이 나빠도 너무 나빴다. 일개소대에 달하는 디파일러 룩들이 있었지만 이대로라면 전멸은 시간문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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