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175화 (175/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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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 Oxogan The Twelve Sky

"모두 눈감아!"

나는 아무리 단련된 무인들이라고 해도 이런 협소한 공간안으로 퍼부어진 연막탄과 섬광탄 세례라면 얄짤없이 대혼란에 빠질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눈이 쭉 째진 사내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자 마자 동료들에게 눈을 감을 것을 지시했고 내가 당장 노릴 수 있는건 눈 앞의 닭 벼슬 염색남뿐이였다.

나는 화이트 탈론을 풀출력으로 전개한채로 용린정권을 닭벼슬 염색남의 뱃때지에 꽂아넣었다. 지독한 몸치인 내게도 이제는 숨쉬는것 만큼이나 익숙한 동작들. 골반의 회전을 허리에 전달하고 최종적으로는 주먹에 실어넣는다.

갑작스런 기습에 미처 호신강기를 온전하게 펼치지 못한 닭벼슬 염색남의 복부가 포크에 찔린 삶은 돼지고기마냥 꿰뚫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치명상이였지만 여기서 화이트 탈론을 90도로 돌려버린다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이 되리라.

이렇게나 공들인 기습작전에서 한놈도 끝장내지 못한다면 말이 안돼지. 그러나 눈이 쭉 째진 사내가 연막이 자욱한 가운데 정확한 채찍솜씨로 닭벼슬 염색남을 끌어당겼다. 아까 섬광탄이 터질때도 그렇고 성가시기 그지 없는 놈이군. 먼저 죽여 주마!

십이신장류 유(酉)시의 계명지조(鷄鳴之助)

연막때문에 아직 내 위치를 특정할 수 없을때가 절호의 찬스였다. 야차의 얼굴에 도깨비 방망이를 든 이매망량 백인장 3인과 동시에 눈이 쭉 째진 사내에게 짓쳐드는 순간 이번엔 닭벼슬 염색남이 방해공작을 해왔다.

복부의 관통상이 허파를 건들였는지 피를 한웅큼 토해내며 펼친 사자후가 연막을 날려버리는 것은 물론 내 움직임을 잠깐동안이나마 경직시켰다. 성질이 뻗쳐서 근처의 이매망량 백인장을 부려 타겟을 급수정하니 닭벼슬 염색남이 힘겹게 갈고리 모양의 손톱무기로 도깨비 방망이를 막아낸다.

그러나 연이어 다른 백인장이 정수리를 향해 도깨비 방망이를 내려찍자 잘익은 수박처럼 머리가 쪼개져 사방으로 뇌수가 튀었다. 온전히 시야를 되찾아 그 모든 관경을 목격한 남은 3인방은 격분하지않고 침착하게 나를 둘러싸는 진형을 갖추고 있었다.

각자 이도류, 창, 채찍을 들고 삼방위를 점하고 있노라니 정체모를 내력의 압박이 전해진다. 확실히 룽타우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않게 전투에 숙달된 자들이란 느낌이랄까. 허나 굳이 이런식의 구도대로 싸워줄 필요가 전혀 없었던 나는 방어에 치중하고 있던 이매망량중 반절을 악령천인대로 전환해 개싸움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매망량(魑魅魍魎) 제 2형 악령천인대(Expedition of the Evil Thousand)

살아있는 자들을 증오하는 약탈자들이 벌떼처럼 방을 가득매우자 십이지천 삼인방은 급히 진형을 전환해 서로 등을 맞대고 섰다. 마치 스위치로 불을 키고 끄는것처럼 자연스러운 움직임. 그뿐만 아니라 이들 삼인방은 룽타우와 달리 무기에 내력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호신강기도 펼칠 수 있었다.

때문에 일방적으로 끝날 수 도 있었던 전투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결국 일방적으로 내력과 체력의 소모를 강요당하고 있는 쪽은 십이지천 삼인방쪽이였기에 얼마안가 승리를 거머쥘 수 있으리라.

"쉬찌엔 이 힘은 아크리퍼의 그것이다."

"그렇다면 사냥감이 역으로 우릴 사냥하러 온 셈이군. 쿤메이 형제는 어떻게 됬을까?"

"확신할순 없지만 우리의 작전이 노출된걸 보면 아마 당했겠지. 뭐 그건 둘째치고 쯔요우가 살아있었을때 협공을 펼쳤어도 아크리퍼를 당해낼 순 없었을것 같군. 쉬찌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겠나?"

"도망쳐서 왕루옌 두목에게 한시라도 빨리 이 사실을 알리라는 거겠지, 췬첸."

"이 망령들을 떨쳐낼 수 있는건 말의 문신을 하사받은 쉬찌엔 너 밖에 없다. 스니엔과 같이 길을 터볼테니 부탁한다."

"이것들이 전투중에 뭐라고 시부렁 시부렁 잡담질이야!"

손안대고 코풀려 했더니 이 잡것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나는 이매망량 백인장 둘로 하여금 출입구란 출입구는 전부 봉쇄하도록 지시한 뒤 화이트 탈론을 다시금 풀출력으로 전개한 뒤 전장에 뛰어들었다.

그런 나를 맞이한건 이도류를 사용하는 대머리 사내였다. 그는 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로 어지러운 검격을 수놓았지만 나는 내 이매망량, 아케인 슈트, 아케인 쉴드로 이어지는 3단 방어막을 믿고 다짜고짜 달려들어 그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여자도 아니고 대머리 아저씨를 껴안는 경험은 절대 유쾌하지 않았으나 이렇게 기동성을 제약해야 이매망량 백인장의 도깨미 방망이로 이녀석의 대가리를 확정적으로 내려찍을 수 있었다.

100인의 정규병사들이 내지르는 일창의 위력이 담긴 방망이 앞에서 호신강기같은 것은 종이갑옷이나 다름 없었으니 나는 이도류를 사용하는 사내의 머리가 산산조각 날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대머리 사내의 두피에 새겨진 양문신이 번쩍임과 동시에 내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십이신장류 미(未)시의 각자무치(角者無齒)

대에에에엥! 마치 재야의 종이 울릴때처럼 웅혼한 소리가 귀를 번쩍 뜨이게 만들었다. 아무리 강신술을 사용했다지만 이 녀석의 머리는 도대체 얼마나 단단해진 것인가? 그러나 놀라는 것도 잠시 아무리 십이지천의 실력자들이라 해도 호신강기와 강신술을 동시에 운용할 수 는 없을터 나는 화이트 탈론을 대머리 사내의 척추에 꽂아 넣었다.

그 결과 마치 두부를 쑤시는것 마냥 손쉽게 등짝을 뚫려 오히려 내가 놀랄정도였다. 그래. 인간의 육체란건 이다지도 연약한 것이였지. 그래서 내가 일신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수단을 강구한것이기도 하고.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내게 쓰려져온 대머리 사내의 목을 썰어 확인사살을 한 나는 다음 타켓으로 눈이 쭉 째진 사내를 선택했다. 맨처음 섬광탄의 위협을 경고한것은 물론 닭벼슬 염색남을 끝장내려는 것을 방해하는등 대머리 사내만 아니였다면 진작에 쳐죽여야 했을 놈이였다.

눈이 쭉 째진 사내는 내가 접근하는 것을 눈치채자마자 벌떼처럼 달려드는 악령천인대를 피해 공중으로 도약했다. 잠깐 한숨 돌리기 위해 선택한 피난처로는 최악의 장소가 아닐 수 없었다. 나는 이매망량 백인장에게 그를 쫓아 올라가라고 명한 다음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십이신장류 사(巳)시의 감탄고토(甘呑苦吐)

눈이 쭉 째진 사내는 피난처가 아닌 무덤으로 천장을 택한 모양이였다. 그는 방어를 도외시하고 천장에 달라붙어 스프링쿨러마냥 정체불명의 액체를 분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잠깐이나마 호신강기를 해제한 결과는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악령천인대가 그의 전신을 무참히 난자해 수백개에 이르는 자상을 남겼고 뒤따른 이매망량 백인장이 도깨미 방망이를 내려찍자 천장에 달라붙은 모기마냥 촤악하고 터지고 말았다. 이제 남은 십이지천회의 형제는 단 한명.

눈에 불을 켜고 주위를 살펴보니 창을 든 장발의 사내는 방금 분사된 정체불명의 액체에 의해 녹아내린 바닥타일 틈으로 도망치려 하고 있었다. 문과 창문쪽은 이매망량 백인장 둘이 지키고 있어 선택한 탈출구가 저곳인가?

그들의 눈물 겨운 노력에 코웃음을 친 나는 이매망량을 부려 다이빙 폼으로 도망치기 직전인 사내의 다리를 붙잡았다. 이제 화이트 탈론으로 저 잘난 다리를 베어버리면 게임 셋. 그러나 내가 화이트 탈론을 휘두르기도 전에 사내의 다리가 피를 튀기며 깔끔하게 이등분되고 말았다.

"형제들의 복수 잊지 않으리!"

후드득하고 하늘에서 떨어진 다리 두짝과 피묻은 창을 보고 나서야 나는 선수를 친 주인공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창을 든 장발의 사내가 본인이 직접 자신의 다리를 베어내 망령들의 손길을 뿌리친 후 두 손으로 물구나무를 선채 도망친 것이다.

급히 독액에 의해 녹아내린 바닥타일 틈으로 내려가 사내의 흔적을 쫓았지만 핏방울 도돌이표는 창문에서 끊겨 있었다. 참나 독한것도 정도가 있지 이게 무슨 인터넷 괴담 소설도 아니고. 나는 상상을 초월한 도주방식에 두손두발 다들고 죽은 십이지천회 형제들의 시체를 수습했다.

결국 한 놈을 놓치고 말았으니 각개격파는 물건너 간셈이였지만 걱정따윈 하지 않았다. 이대로 매드독스 아니 미친개 왕루옌이 총전력을 이끌고 영빈관에 당도한다면 한꺼번에 쓸어버리면 그만이니까. 이 넓은 중국땅에서 일일이 한놈씩 쫓아가 암살하는것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겠는가?

*    *    *    *

"이게 닭벼슬 모양의 염색을 하고 갈고리 모양의 손톱 무기를 사용한 사내의 시체다. 얼굴의 손상정도가 좀 크긴하지만 몸통은 꽤 멀쩡한 편이지. 이 녀석의 이름은?"

"쯔요우. 말이 많은것이 흠이긴 하지만 그래도 신의가 있는 사내였지."

"다음은 대머리에 이도류를 사용했던 사내의 시체. 비교적 얼굴의 손상정도가 적지만 척추가 꿰뚫려서 제대로 서있지를 못하는군. 이 녀석의 이름은?"

"스니엔. 쯔요우와는 반대로 입이 무거운 자였지. 왕루옌 두목께서 그가 벙어리가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 말이야."

"이쪽은 어때? 이 놈들을 사냥할때 나를 굉장히 성가시게 했던 녀석이라 손속이 좀 과했는지 사람시체인지 분간도 안갈정도지만 눈이 쭉 째졌다는 신체적 특징이 있었지."

"췬첸. 나 이상으로 지략에 밝은 채찍의 달인이였다. 십이지천 형제는 두목을 제외하면 동등한 직위를 갖지만 이번에 사인방이 사냥에 나설땐 임시조장 역할을 맡았지."

"마지막으로 이건 시체가 아닌 다리인데 말이야. 창을 사용하는 장발 사내의 것이였지.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라는 속담을 직접 증명해내 보인 괴인이기도 하고."

"쉬찌엔. 내가 각술의 달인이였다면 그는 경공술의 달인으로 심지어 왕루옌 두목조차 경공술에 한해선 그에게 한수 접어줄 정도야."

쿤메이는 애써 평정을 가장하고 있었지만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듯 온몸을 부들거리고 있었다. 자신의 실책으로 형제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그러나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진짜 혈육인 샤오밍이 내 손아귀에 있는한 그녀가 경거망동하지는 못할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어떻게 되긴 모든 사실이 왕루옌 두목의 귀에 전해졌으니 십이지천회 전부가 너를 잡기위해 출동할테지. 설마 십이지천회의 인원이 12명이 다라고 생각한것은 아니겠지? 검기상인의 경지에 이르진 못했지만 어느정도 내력을 다룰 줄 아는 조직원 일만이천명이 난징성 자체를 포위해 버릴 것이다. 하늘로 솟는게 아닌 이상에야 도망치는것 따위는 무의미하지."

"호오 십이지천회 관할 아래에 있는 영업장도 포기하고 조직 전체가 이곳으로 온단 말인가?"

"그것이 십이지천회의 의리다. 설마하니 십이지천회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그 틈을 노릴 간큰 조직도 없거니와 공안조차 우리의 뒤를 봐주고 있으니 문제는 없다."

"짝짝짝짝짝. 그것참 대단한 의리야. 하지만 이번 경우엔 그 의리가 독이 되겠군. 그렇게나 바글바글 모여온다니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맛이 있겠어."

"허장성세는 작작해라."

"허장성세인지 아닌지는 이번처럼 직접 부딪혀보면 답이 나오는거고. 나는 왕루옌 두목이 납시기전에 쿤메이 너랑 다양한 체위를 시험해 봐야겠어. 그러니까 빨리 엎드려 이 년아!"

내가 미리 요청한 챠파오 복장을 입고 있었던 쿤메이가 팬트하우스의 테이블 위에 굴욕적으로 엎드렸다. 쿤메이가 본인 입으로 각법의 달인임을 인정했고 실제로 그 실력을 목격한바 그녀의 허벅지 라인이 새삼 보통이 아님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무슨 치한이라도 되는냥 조심스럽게 허벅지라인을 쓰다듬으며 올라간 나는 끈팬티를 끌어당겨 내 삽입을 방해하고 있는 조악한 천조가리를 치워버렸다. 아직 목숨이 붙어 있는 십이지천의 형제들과 일만이천의 조직원들이 들어닥친다 한들 지금 내 목표는 저 잘익은 복숭아에 내 좆을 쑤셔넣는 것뿐이였다.

쩌걱쩌걱. 쿤메이라는 명마위에 올라탄 한 명의 기수가 된 나는 교묘하게 허리를 꺾기 시작했다. 팥팥팥팥팥. 힘찬 오입질에 내 사타구니가 쿤메이의 탄력있는 둔부에 부딪힐때마다 음란한 소리가 연주됐고, 자지와 연결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쾌감이 머리를 새하얗게 물들였다. 진짜 뿅가 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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