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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 Oxogan The Dances With Wolves
VOTO(Vaccine Of Things Online)을 벗어난 이래로 오랜만에 아바타 강화의 즐거움을 맛본 나는 내친김에 사자의 관을 해체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특정 계통의 술식을 증폭하는 아티팩트의 경우 해당 계통의 에너지가 일으키는 부하를 견딜 수 있어야 했는데,
예를 들어 화염술식을 중폭하는 아티팩트는 고열에너지 앞에서 녹지 말아야하고 빙결술식을 증폭하는 아티팩트는 고냉기에너지 앞에서 얼지 말아야했다. 음에너지의 경우 생명체에 비해 무생명체에 끼치는 영향이 작다해도 쉐도우 브레스 정도의 기술을 사용할때 발산되는 부패의 기운을 무시할 수 가 없었다.
아무 금속을 사용했다간 한순간에 녹슬어버리고 말터, 사실 사자의 관을 이루고 있는 화이트티타늄 정도면 휼륭한 부식저항력을 지닌 녀석이였지만 얼티밋 언데드 폼의 육체에 비할바는 아니였다. 물론 사자의 관의 증폭코어인 다크스톤을 이식하고, 증폭회로를 재설계하는것이 쉬운 일은 아니였다.
어디까지나 내가 언데드 회로를 까는데 사용되는 VE(Vessel Engrave) 계열의 인챈트먼트에 조예가 깊고, 사령안으로 사자의 관의 마력회로를 꿰뚫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해볼만한 도전이였던 것이다. 특정 신체일부를 이식하는것도 아니였기 때문에 유전자 일치도에 따른 면역반응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고.
[옥사건의 상태창]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월등한 재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그 어떤 독에 대해서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시체를 섭취하므로서 손상된 신체를 수복할 수 있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정신오염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어둠속성의 데미지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강화 손톱을 통해 격투 계열 스킬에 보너스를 받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음에너지의 파워가 4.9배 증폭됩니다.
무력: A(0/512)
마력: A(0/512)
영력: A+++(384/512)
스텟포인트: 0
-실버사이드에 탑승중인 승무원 및 손님 여러분 즐거운 여행되셨습니까? 저는 실버사이드함의 선장 도르칸이라고 합니다. 본 함은 곧 수왕성의 실버스케일 커뮤니티 주둔지에 착륙합니다. 손님분들은 짐을 두고내리시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고 승무원분들도 마지막까지 안전운행에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이 메시지는 음성이 아닌 텔레파시라는 점 기억해주시길. 이상입니다.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히군."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훔쳐낸 나는 다크스톤을 탈착하자 힁해진 사자의 관을 인벤토리에 던져 넣었다. 음에너지 증폭 능력은 상실했지만 순도 100% 화이트 티타늄이라는 사실만으로 제법 값어치가 나가리라.
다크스톤이 성대밖으로 튀어나와 외관상 보기좋진 않았지만 나는 결국 음에너지 증폭효율을 4.9배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0.9배만큼 늘어난것이 별거아닌것처럼 보일 수 도 있겠지만 쉐도우 브레스 한 방이 추가로 때려박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절대 가벼이 볼만한게 아니였다.
사실 나도 이 정도 성능향상을 이룰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자의 관의 증폭코어 역할을 했던 정체불명의 다크스톤이 생각이상으로 무지막지한 놈이였던 것이다. 이론상 5배정도의 증폭효율을 보이는 코어스톤은 최상급으로 취급되어 돈 주고도 구할 수 없는 물건이였다.
"그런데 무슈 이 자식은 최상급 증폭코어를 증폭율이 200%인 최하급 증폭코어라고 거짓말을 한거 아니야?"
문득 무슈가 자신의 무덤으로 가자고 꼬득일때 사자의 관이 음에너지를 2배로 증폭시켜주는 아티팩트라고 했던것이 떠오르자 나는 욱하는 기분이 들었다. 만약 다시 부를 일이 생긴다면 요수아와 함께 PT체조 퍼레이드를 체험시켜주리라.
* * * *
"라라 너 이년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실버스케일에 붙은거야?"
"내가 내 동생 커뮤니티를 위해서 힘 좀 쓰겠다는데 뭐 불만있냐? 은리 너 이년은 오랜만에 친구가 찾아왔는데 살갑게 굴지는 못할망정 왜 틱틱거리고 난리야!"
"평생 이 행성 저 행성 싸돌아 다니던 년이 장기계약을 한다니깐 수상해서 그러지."
"나도 이제 지쳐서 그래, 지쳐서. 계속 릭이랑 레서를 끌고다니는것도 미안하고 안정적인 직장이 필요했다고."
"두 사람다 아웅다웅하는건 거기까지 해주세요. 혈연관계를 떠나서 실버라군 정도의 실력있는 용병커뮤니티는 언제든지 환영이니까요. 다만 실버스케일의 재정상황때문에 계약금을 충분히 지불할 수 없었다는 점 지금 이 자리에서 사과드리겠습니다."
"아... 아니 그런건 상관없어. 애시당초 멋대로 고용해 달라고 응석부린 나를 받아준 발두인 너한테 내가 감사해야지."
"발두인 함장이 그렇게 결정했다면 제가 이러쿵 저러쿵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겠죠. 그건 그렇고 옥사건 너는 꼴이 그게 뭐야?"
실버사이드함을 타고 실버스케일 주둔지를 떠났다가 오랜만에 수왕성의 땅을 밟은 나는 발두인 함장의 호출을 받아 간부회의에 참여하게 되었다. 라라펠을 위시한 실버라군 용병 커뮤의 소개도 필요했고 비스트코인 스테이션의 의뢰와 관련해서 경과보고도 빼놓을 수 없었다.
물론 VOT 단말기 메신저를 통해 대략적인 상황은 전달된 상태였지만 직접 대면해서 전해듣는것과는 또 다른법 아니겠는가? 그런데 간부회의 도중 출발할때와 사뭇달라진 내 외양이 도마위에 올랐다.
확실히 중2병에 걸린것도 아니고 갑자기 안대에 목토시까지 착용한 내 모습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안대와 목토시를 착용하지 않으면... 단언컨대 지금보다 더 눈에 띌것이다. 도끼눈을 하고 나를 쳐다보던 은리사저의 눈길이 다시 라라펠을 향했다.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는데, 그 전에 너가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긴 하지만... "
"자, 잠깐 왜 나를 뚫어져려 쳐다보는거야? 물론 옥토끼가 나를 구조하려다 고생을 많이한건 사실이지만 같이 실버사이드함에 오를때만 해도 멀쩡했다고."
"아아 모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지만 필요에 의해서 약간의 신체개조를 했을뿐입니다. 안대와 목토시를 한건 외관상 보기 좋지않아서 그런거고요."
"그랬군요. 저는 옥사건 준위가 다치기라도 했으면 어쩌나 마음을 졸였습니다. 따지고 보면 저 때문에 예정외의 의뢰를 맡으신 꼴이니까요. 의뢰 도중에 돌발상황이 벌어졌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아하 데드마스크라는 무법자 해적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확실히 성가신 상대였습니다만... 어차피 세상이라는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법 아니겠습니까? 위험을 무릎쓴만큼의 보상은 충분히 받았으니 걱정하지 마시길. 그게 아니면 이전처럼 휴가를 주시는것도 괜찮겠네요. 사실 앞서말한 신체개조가 아직 완벽하게 끝난게 아니라서 말이죠."
"그거라면 한달휴가를 받으신지 얼마안되긴 했지만 함장의 특권으로 또 한달짜리 휴가를 드리도록 하지요. 자 오늘 간부회의는 여기까지 하늘걸로 하겠습니다. 라라 누님은 향후 실버라군의 거취와 관련해서 추가로 상담할게 있으니 남아주세요."
얼떨결에 한달짜리 휴가를 또 받은 나는 희희낙락하며 브리핑 룸을 빠져 나갔다. 정확히 신체개조가 남은 쪽은 아바타가 아니라 본체쪽이였지만 아무렴 어떤가? 미루고 미뤄뒀던 트롤왕 리쿤다운의 골수세포 이식을 마무리할때가 온것이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재생력에는 못미치겠지만 심장이나 뇌를 포함한 주요장기를 제외한 부위에 입은 총상이나 자상정도는 웃으며 수복할 수 있을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적의 공격을 허용할 생각따윈 없었지만 보험이 하나 더 생긴다고 생각하니 그만큼 안심이 된다.
잰걸음으로 실버스케일의 개인 선실로 입성한 나는 오래만에 수왕성으로 돌아왔음에도 이솔다 공주와 안부인사 한번 나누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그 어여뿐 얼굴과 몸매를 한번 보고 로그아웃하는것도 좋겠지만 역시 일전에 블랙A와 섹스하던 장면을 들킨게 뼈아프게 다가온다.
"으으음... 이솔다 공주의 보지를 따먹는건 역시 힘들려나."
나는 문득 이솔다 공주와의 섹스에 목매는 자신에게 회의감이 들었다. 물론 이솔다 공주가 독보적인 미모와 몸매를 지닌 동화속 인어공주의 현신임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처음 수왕성으로 넘어왔을때와는 달리 이제 내게는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배꼽을 맞출 수 있는 쌔끈한 암컷들이 잔뜩 있었다.
내 명령이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아라크네족의 시스트린이라던가, 땀냄새까지 향긋한 여대생 아야사 크로스데일, 가슴은 작지만 인형처럼 귀여운 외모의 소유자인 팬텀 아니 비비앙 칼빌레이, 도엔버의 아내라는 점이 나를 흥분케하는 카멜리아 로 다로.
모두 로그아웃해서 전화한통만 하면 내 자지를 빨러와줄 여자들. 거기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이솔다 공주를 위해서 해준게 얼마나 많은데 한번쯤 가랑이를 벌려주는게 예의 아닌가? 나는 더이상 이솔다 공주에게 알랑거리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로그아웃버튼을 클릭했다.
"자리좀 비웠다고 그새 먼지투성이가 되버렸군."
이제는 익숙해진 시야가 아득해지는 감각을 뒤로하고 지구의 침대에서 기상한 나는 휑한 자취방을 너털걸음으로 빠져나왔다. 임시 공방으로 삼은 황금장수풍뎅이 기야스가 자취방 상공 100m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까닭이다.
시스트린과 륭 사부는 아야사의 호위역으로 보냈던지라 지금 기야스에는 팬텀 즉 비비앙 칼빌레이만이 있을터. 트롤왕 리쿤다룬의 골수이식이 끝나면 분홍색 보지털을 헤치고 또 신나게 자지를 박아줘야겠지.
그녀가 내 밑에 깔린채로 열락의 기쁨을 노래할걸 생각하니 어려운 수술을 앞두고도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아니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수술도 아니였다. 골수이식정도는 기야스의 의료설비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였고 그 과정에서 일어날 면역반응을 변이술식으로 억제해 잘 융화될 수 있도록 하면 그만이였으니까.
* * * *
-함내 안전규칙에 따라 함장의 신변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결정은 최소 3번 이상의 확인절차를 필요로합니다. 따라서 다시 한번 더 경고합니다. 옥사건 함장님의 신체에 이식할 이 골수세포는 유전자 일치도가 27%에 불과해 자칫 함장님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괜찮다니까 그냥 실행해."
메디컬로이드가 만반의 수술준비를 마친 이곳은 의료실의 수술대 위로 나는 척추부분이 마취상태라, 이매망령으로 변이술식이 인챈트된 스크롤을 찢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구에서는 마력입자가 존재하지않기 때문에 변이술식을 사용하기 위해선 일종의 꼼수를 사용할 필요가 있었고,
백신마켓에서 술식 스크롤 제작용 천을 주문해 육십번대 변이술식인 제네틱 맵핑을 새겨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일전에 100만VP나 주고 구입한 마력입자 축전기를 이용해 딱 필요한만큼의 마력입자코팅까지 마쳤으니 이제는 결행만이 남은것이다.
그런데 막상 수술이 시작되니 메컬로이드의 기계음이 범상치가 않다. 충치를 긁어내기 위해 소형드릴의 전원을 올린 치과의사를 앞에둔 어린아이의 심정이 이러할까? 애써 이매망량으로 스크롤을 찢는일에만 집중한 나는 메디컬로이드의 지시에 따라 무사히 트롤왕 리쿤다룬의 골수를 이식하는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골수세포넘버 TK_01의 이식이 무사히 끝났습니다. 놀랍게도 면역반응에 의한 세포사멸증상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함장님의 특이체질과 관련된 의료기록을 남겨둘까요?
"아니 그럴 필요까지는 없고 메스 좀 줘봐."
-여기있습니다.
메디컬로이드로부터 메스를 건네받은 나는 조심스럽게 동맥을 건들이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벅지를 갈라보았다. 일자상처에서 녹색 피가 뿜어져나오나 싶더니 언제 상처가 있었냐는듯 말끔히 재생되었다.
트롤의 골수세포를 이식했을때의 고질적인 문제인 녹색피를 제외하면 수술은 아주 성공적이였다. 이걸로 비비앙 칼빌레이와 더 거친 플레이를 할 수 있게됐다가 아니라 어이없이 과다출혈로 사망 플래그를 세우는 일은 없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