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128화 (128/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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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 Oxogan The Dances With Wolves

"짐정리가 모두 끝났는데도 두분다 돌아오시지 않아서 찾으러 나왔습니다만 제가 바... 방해가 된것 같군요."

"이솔다 공주님 그러니까 이건... 말씀드렸다싶이 블랙해커는 점조직으로 운영되서 저는 항상 혼자였습니다. 저도 일단 여자다보니 개인선실에서 홀로 잠들라치면 너무 적적해서 울며지새우는 경우도 종종있었죠. 헌데 이번에 옥사건씨랑 대화를 조금 나눠보니 저랑 비슷하게 욕구불만이셨고 파장도 어느정도 맞는것같아서 합의하에 섹스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죠 옥사건씨? 뭐라고 말좀 해보세요. 댁이 그렇게 침묵하고 있으면 이솔다 공주님이 제가 무슨 꽃뱀인줄 알거 아니에요."

"그... 그렇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꽤 오래전부터 욕구불만이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여자친구가 있는것도 아니고 수왕성에 어떤 남성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업소가 있는것도 아니여서 곤란하던 참에 블랙A양이 넌지시 제안을 해와서 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절대 어떤 물질적 대가가 있었던것은 아니고 정말로 순수하게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윈윈섹스였달까."

고맙게도 블랙A가 이솔다 공주에게 먼저 해명을 해준 덕분에 상황을 설명하기가 한결 편해졌다. 여전히 블랙A의 옥궁에 내 주니어를 꼬라박고 있는 자세가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여기서 빼버렸다간 얄짤없이 이솔다 공주에게 내 주니어를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 조금 민망하긴 하지만 이대로 말을 잘해서 상황을 모면하는 수 밖에.

"그렇게 공들여서 제게 해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저는 그 사... 사랑을 나누는 행위는 부부사이에만 가능하다는 가치관을 지니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뿐 남들에게 강요할 수 는 없으니까요. 여인천하 커뮤니티에서도 원나잇이라는 문화와 관련해서 크게 논란이 된적이 있습니다만 서로 한창때의 남녀가 합의하에 즐기는것이 무슨 흠이되냐는 의견이 주를 이루더군요.

따라서 이번 일과 관련해서 제가 옥사건 준위에게 나쁜 선입견을 갖는 일은 없을겁니다."

"이해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솔다 공주님에게 미움받으면 어쩌나 하고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그러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게의치 마시고 마저 즐기시기를."

"사... 살펴가세요."

나는 식은땀을 쓸어내리며 이솔다 공주를 배웅했다. 역시 이솔다 공주는 대우주시대의 글로벌 리더답게 넓은 아량으로 나를 이해해 준것이다. 만약 블랙A의 몸을 취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강제적인 압박이 있었다는 사실을 이솔다 공주에게 들켰다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었겠지만. 뭐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이솔다 공주의 허락을 받은 셈이니 마음편히 즐겨볼까?

"완전히 미움받아버렸군. 만약 혹시라도 이솔다 공주에게 연심을 품고있었다면 일찌감치 접지 그래? 상처받지말고."

"그게 무슨소리야? 이솔다 공주님이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신다고 했는데."

"머리로 이해했다는거지 가슴으로 이해한다는 얘기가 아니잖아. 술사 양반은 사랑을 가슴이 아닌 머리로 하는 모양이지? 아니면 고간에 달린 그 고깃덩어리로 사랑을 한다던가?"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년이 뭐라고 나한테 지적질이야. 이솔다님도 언젠가는 나를 이해해주실거야. 남자로 태어난 이상 여자 궁딩이만 봐도 꼴리는걸 어쩌라고! 네년도 그렇게 몸매가 부각되는 가죽옷을 쳐입어놓고 뭔 말이 많아. 너도 남자한테 수컹수컹 박히싶었던거 아니야?

도대체 남자의 성욕이 뭐가 나쁘다는거야. 종족번식을 위해 유전자단위로 설계된 당연한 프로세스란 말이다!"

"내가 언제 술사 양반보고 나쁘다고 했나? 솔직히 방금은 나도 즐겼어. 테크닉이 능숙한정도는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툴다고 할정도는 아니였지. 하지만 진짜 백미는 따로 있었어. 좆에다 무슨짓을 했는지 보지를 통과할때마다 돌기가 까끌까끌거려서 나를 미치게 만들더군.

하지만 말이야 내가 이렇게 외간남자랑 씹질하는걸 즐길 수 있게 된 데에는 제법 아픈 사연이 존재한다고. 한번 들어볼래? 그러니까 내가 무법자가 된... 아앙!"

내가 대답도하지 않았는데 멋대로 블랙A가 과거 이야기를 성토하자 나도 내 멋대로 블랙A의 보지에 양물을 쑤셔박았다. 사실 이솔다 공주에게 섹스장면을 들킨건 내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탓이 컷으니 괜시리 엄한 블랙A에게 화를 내는 꼴이였다.

쾌락에 겨워 헉헉거리면서도 블랙A는 혼잣말을 하듯 과거 회상을 이어나갔다. 무슨 이야기 인고 하니 그녀가 아직 어렸을때 모행성이 디파일러들에게 점령당해 무주공산이 되어 여러 커뮤니티에서 구호단체를 보내왔단다.

헌데 개중에 질이나쁜 커뮤니티가 있어 아직 VOT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던 그녀를 구호목적으로 데려가 성적으로 학대했고 그녀는 참다못해 밤을 틈타 질나쁜 커뮤니티원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고 한다.

본래 암살자 길드에서 암살수련을 받고 있던 그녀였기에 가능한 일이였으리라.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디파일러의 침공을 받은 행성은 자연스럽게 보급형 VOT 단말기를 부여받는데 아직 어린 그녀가 사람을 죽이면 무법자가 된다는 법칙을 알리가 없었다.

결국 VOT 단말기는 써보지도 못하고 무법자가된 그녀는 여기저기서 괄시를 받다 블랙해커와 인연이 닿은덕분에 그나마 사람답게 살 수 있었다고 한다.

"아앙, 하앙, 아으흣! 결국 VOT 시스템도 완벽한건 아니라는 소리지. 물론 VOT 시스템 덕분에 구원받은 사람이 셀 수 없이 많다는것 정도는 알고있어. 무법자들중에는 정말로 사람을 밥먹듯이 죽이는 사이코패스가 있다것도 알고. 어쩌면 그저 단순히 내가 운이 없었을뿐일지도 모르지. 뭐 그런 재미없는 이야기일뿐이야. 아앙, 아앙. 거기좋아 좀더 세게!"

"하악, 하악. 내가 왠만해선 동정같은거 잘안하는데 너 완전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구나. 내가 잘해줄게 임마. 오늘 하루만큼은 힘들었던 기억 다 잊고 파워섹스에 빠져보자고. 내가 허리가 부서져라 봉사해줄테니까."

"읏흥, 하악, 아흐응! 그래 싸구려 동정보다는 차라리 이런게 낫지. 너도 이솔다 공주는 그만 잊어버려. 저렇게 순진한 시골처녀같은 애들은 무슨 말을 해줘도 잘빠진 거시기의 위대함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네가 지닌 최대 매력을 이해못하는 여자랑 만리장성을 쌓아서 뭐하게? 그리고 아까보니까 그년 기본적으로 몸매가 좋긴하지만 운동을 전혀안하더만.

근육이 없으면 보지가 완전히 물렁살이란 뜻인데 내꺼보다 맛없을걸? 나는 하루에 최소 1시간씩은 웨이트로 단련해주고 있다고."

"어쩐지 완전 쫄깃하더라. 아우 또 쌀것같아."

"하앙! 나도 이제 가버리기 직전이야. 라스트 스퍼트로 파바박! 해주는거 알지?"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있는힘을 다해 허리에 반동을 주었다. 블랙A도 리드미컬하게 허리를 돌리며 내 쾌감을 배가시킨다. 이내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며 영역표시를 하듯 아기씨앗이 블랙A의 옥궁속을 점령해나간다. 모든걸 쏟아낸 나는 블랙A를 속박하고 있던 이매망량을 모두 물리고 그녀를 당겨 끌어안았다. 따스한 여체의 온기를 피부로 받아들이는것은 사정의 여운을 다스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겠는가?

"이봐 술사양반, 충분히 즐겼으니 이제는 서로 각자의 일터로 돌아가야지."

"일이라... 그래야겠지. 신이 현자타임을 만든건 정말 신의 한수라고 밖에 말할 수 없겠군. 만약 현자타임이 없었다면 인간들이 일은 안하고 평생 교미만하다가 굶어죽었을테니까. 이봐 블랙A, 수왕성 다음 선착지는 어디야?"

"원나잇의 철칙 하나, 상대에 대해서 너무 깊이알려들지 말것. 뭐 그걸떠나서 블랙해커의 보안규정상 죽었다 깨어나도 말해줄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 그냥 한 겨울밤의 꿈이었다고 생각하고 쿨하게 찢어지자."

"알았어 더 이상 묻지않을게. 그런데 찢어질땐 찢어지더라도 영혼역학 위상전환용 구슬을 어디다 팔아먹어야 되는지 정도는 알려주고가. 못해도 15만 VP는 될 물건을 썩히고 싶지는 않으니까."

"휴우. 정말 손이 많이가는 남자로군. 블랙마켓이라는 커뮤니티가 있어. 무법자 단체는 아니고 그냥 백신마켓에서 유통할 수 없는 비합법적 물품을 취급하는 곳이지. 비공개 커뮤니티지만 고객과 접촉하기 위해서 유령 커뮤니티 몇 개를 운영하고 있지. 그중에 하나를 가르쳐줄테니까 거기가서 구슬팔러왔다고 해. 그렇게만 말해도 다알아먹으니까.

다만 물건을 넘겨줄때는 블랙마켓쪽의 고위전이술사를 통할텐데 수수료가 만 VP 단위서부터니까 당황하지말고 그냥 내줘. 괜히 깽판치지말고. 이 바닥은 신뢰가 생명이라 블랙마켓측에서 숫자장난을 칠 일은 절대 없으니까. 그리고 혹시나 싶어 말하는데 분혼수투를 팔 생각은 절대 하지마! 외부인에게 분혼수투가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나는 그날로 끝장이니까.

필요한 정보 다 들었으면 내 함선에서 썩 나가. 빨리 이 찐득찐득한 것들을 씻어내고 싶으니까."

나는 내 품에 안긴 블랙A의 이마에 쪽!하고 입맞춤을 한뒤 그녀를 풀어주었다. 이제 정말로 헤어질 시간이 온것이다. 뭐 언젠가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나겠지. 블랙A의 말대로 원나잇으로 맺어진 사이끼리 질척거리는것도 꼴사납다. 이솔다 공주에게 섹스장면을 들켰을때는 하늘이라도 무너지는줄 알았건만 구축함을 벗어나는 내 발걸음은 경쾌하기 그지 없었다.

*    *    *    *

"여기게 오르시나 네가 말한 버려진 호수인 모양이군. 완전히 썩었는데?"

"디파일러 놈들이 수원의 생명력을 갉아먹은 탓이야. 저주받을 놈들! 호수의 자연치유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지경까지 만들다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연쇄적으로 멸종했을런지..."

"디파일러가 수원의 생명력을 갉아먹는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이 계약자라는 놈이 암컷 분내만 맡으러 다닐줄 알지 디파일러에 대해서 아는게 없잖아! 그래가지고 어떻게 엔도미아님의 용기병이 되어 디파일러들을 이 천체에서 몰아낼래?"

"지금부터 배우면 되잖아. 왜 그렇게 성을 내고 그래? 혹시 욕구불만이야?"

"아우! 내가 말을 말지, 말을 말어. 디파일러 퀸과 킹들은 별의 생명력, 통칭 스텔라 비타를 흡수할 수 있는 권능을 지니고 있어. 그 힘으로 폰, 나이트, 룩, 비숍같은 권속들을 만들어 내는것은 물론 자신의 힘을 강화시키지. 그래서 디파일러와 치열한 격전을 벌인 행성의 경우 죽음의 별이 되어 더 이상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게되버린 경우가 많아.

그것이 지리한 소모전이 아닌 디파일러 퀸과 킹을 요격할 수 있을정도의 힘을 지닌 용기병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지."

오르시나가 비장한 뒷모습을 내게 보여주며 디파일러의 해악에 대해 썰을 풀어나갔다. 그냥 단순히 나쁜놈들이겠거니 생각하고 있던 내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비화였다. 지구의 수질이 수왕성에 비하면 더럽다고 하지만 지금 내 눈앞의 호수는 환경오염을 떠나서 생기를 잃은 모습이였다. 게다가 호수 주변의 산천초목은 모두 잿빛을 띄고있어 자연이 아닌 흑백칼라의 그림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정도.

"그래서 더러워져도 상관없는 버려진 호수는 왜 찾아달라고 한거야? 아무리봐도 디파일러의 만행을 두눈으로 확인하고 격퇴의지를 굳건히 하겠다는 목적은 아닌것 같다만."

"좀 커다란 물고기 한마리를 언데드로 만들기로 했거든. 그럴려면 일단 시체를 썩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 방부처리가 필요한데 아무래도 깨끗한 호수에 방부제 원액을 뿌리면 오르시나 네가 화를 낼거 같아서."

"흥! 언제부터 내 눈치를 봤다고. 이 호수는 이미 틀렸으니까 방부처린지 뭔지 할거면 빨리해. 저기 해지는거 안보여?"

"나도 가급적이면 빨리 끝내고 싶다. 내일 새벽 6시에 출발할려면 잠깐은 눈을 붙여둬야할텐데."

나는 인벤토리에서 특수 제작한 방부제 원액 한통을 꺼내들었다. 이거 한방울이면 빵도 100년넘게 썩지 않게 만들 수 있을정도. 물론 100년 후에 그 빵을 먹을 수 있느냐는 미지수지만. 던클레오를 빈틈없이 방부처리할려면 한통을 통채로 써야겠지?

안그래도 탁한 빛갈의 호수에 정체불명의 걸죽한 액체가 흘러드러가자 호수의 색상은 미궁속으로 빠져든다. 이매망량을 동원해 호수전체에 방부제가 고루 퍼지게만든 나는 아이언 메이든을 꺼내들어 던클레오를 소환했다.

거대한 동체가 썩은 호수로 밀려들어가며 유독성 200% 액체가 튀어오르지만 이매망량의 방패에 막혀 나를 덮치는 일은 없었다. 이대로 최소 1시간은 묵혀둬야 방부제가 던클레오의 살점에 고루 베어들어 완벽한 언데드 재료로서 재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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