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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 Oxogan The Rise Of Venom Dragon
마샬아츠 더 풋프린트(Footprint) 용린연환각 을(乙) 내려찍기 권묘결 연축(年蓄)
만약 독령제절초가 내 영혼에 뿌리내리지 않았다면 시스트린과 륭사부의 힘을 빌려 차근차근 소모전을 펼쳤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썩어도 준치라고 드래곤 하트도 없는 독룡 팔타로스가 그런 수준높은 용언을 사용할줄은 몰랐으니까.
애시당초 백마리의 드래곤들중에서 바드들의 예견술식을 통해 삼대악룡의 위를 받았다는 점에서 보통놈이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챘어야 했다. 쉐도우스틸을 사냥할 당시 내 영력 랭크는 Ex였던지라 에보니 메이든의 주민들을 총집결시킬 수 있어 너무나 쉽게 제압했었다.
그 기억때문에 나도 잠시 전투력 분석에 혼란이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주체할 수 없는 힘이 내 왼발에 모여드는것을 느끼며 팔타로스의 거대한 동체를 내려찍었다. 위에서 낙하하는 동안 가속된 발뒷꿈치에 일년동안 축적된 잉여 생명력 즉 비타가 집약되어 한번도 경험해본적 없는 힘의 파동이 왼다리를 꿰뚫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과연 괜히 유리시험관속에 숨어 있던것이 아닌지 팔타로스는 마땅한 방어행위를 취하지 못했다. 그저 날개와 팔로 애처롭게 자신을 감싸 조금이나마 피해를 경감시켜보려 했지만 권묘결 연축의 힘은 그야말로 일격필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지각을 1km나 뚫고 들어간 크레이터의 중심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이게 내가 한짓이라고?"
거짓말이겠지. 알고보니 팔타로스의 몸에 수소폭탄이 설치되어 있었다거나 그런거 아니야? 나는 내가 일을 벌여놓고도 감당이 안돼서 한동안 어버버할 수 밖에 없었다. 하늘 위를 바라보니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구멍에서 변신한 시스트린의 실루엣이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미니어처처럼 보여서 얼마나 깊은 크레이터가 생겼는지 짐작케 했다. 독룡 팔타로스의 시체는 뼈조각 하나 찾아볼 수 없었고 용조송으로 뒤덮힌 내 왼발을 보아하니 앞으로 일년동안은 목발신세를 져야할듯 싶었다.
막상 저지르고 나니까 꽤 뼈아픈 패널티였지만 독령제절초라는 의외의 변수를 맞이해서 나름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본다. 게다가 륭사부가 말하길 잘먹고, 잘자면서 몸조리를 잘하면 1년이 아닌 10달만에 용조송의 잠식이 풀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VP(Vaccine Point)를 바짝 벌어서 낮에는 좋은 영약을 흡입하고 밤에는 산삼보다 좋다는 미인과의 동침을 통해 6개월만에 회복해내 보이겠다는 의지를 다지려는 찰나 크레이터의 바닥에서 반투명한 드래곤의 실루엣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아! 다음에 만나면 사지를 씹어삼켜 먹어주마! 민간군사기업 레이쓰의 키메라 워리어 그 이름을 절대로 잊지않을것이다.
"누구마음대로 다음에 보재? 이 곱등이같은 녀석이 밟아죽였는데도 기어오르네."
그것은 독룡 팔타로스의 영령이였다. 보아하니 다시 블루아주 영감탱이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 날아오르려는것 같은데 내가 가만히 둘리가 없었다. 나는 이매망량 천인대를 총동원해 팔타로스의 영령을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목, 팔, 다리, 날개, 꼬리 할것 없이 이매망량으로 엮인 망령 동앗줄에 묶여 하늘로 날아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팔타로스 녀석은 영멸하는것이 그리도 두려운지 아둥바둥거리며 크레이터 밖으로 벗어나기 위해 애쓴다.
팔타로스의 영력은 절대 내 밑이 아니였지만 단순 영압싸움으로 날아오르지 못하게 하는것뿐이라면 어려운 일도 아니였다. 팔타로스도 그 점을 깨달았는지 갑자기 힘을 빼고 정체불명의 용언을 다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팔타로스의 몸에서 정체불명의 연녹색 독기가 흘러나와 망령 동앗줄을 부식시키기 시작했다. 나는 앗차 싶어 부식된 망령 동앗줄을 풀어보려 했지만 전염성이 높은 독기가 순식간에 이매망량들을 불태운다. 전열을 정비하고 재차 팔타로스를 속박하려 했지만 팔타로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안간힘을 다해 날아오른다.그때 크레이터의 구멍위에서 뭔가가 내려오고 있었다.내가 이매망량 백인대를 회수해서 다시 유체화 상태가 된 륭사부가 슈퍼우먼처럼 주먹을 내려꽂기 위해 내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륭사부 나이스 타이밍! 팔타로스와 밴쉬 그래플러의 정면충돌. 팔타로스가 날아오르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주춤거리자 나는 반쯤 타버린 이매망량 대신에 영압족쇄(靈壓足鎖)를 뽑아 팔타로스의 정수에 꽂아 넣었다. 팔타로스는 승천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다시 땅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진다.
육신이라는 그릇없이 이승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다했는지 팔타로스의 몸이 불타는 종이처럼 재가 되어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VOTO의 설정에 따르면 죽음을 맞이한 자의 영혼은 언더월드로 흘러들어가 아케론 강에 이르러 모든 홍진의 때가 정화되면 다시 세상의 밑거름이 된다고 한다. 실제로도 그러할지는 죽어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팔타로스가 완전한 최후를 맞이했음은 알 수 있었다.
"연자가 말했던대로 그자는 신은 아니였던 모양이군. 신이 그렇게 꼴사나운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할리는 없을테니까. 그래서는 인간과 다를바가 없지 않은가?"
"뭐 삶의 의지는 만물공통이니까요. 그런데 륭사부에게 한가지 묻고싶은것이 있습니다. 원래 권묘결 연축의 위력은 이 정도입니까?"
"결코 아니라고 답해줄 수 있네. 아무리 전성기의 본녀라고 해도 이 정도 위력을 내지는 못해. 아마 일전에 내가 말했듯이 연자의 생명력은 라의 일족보다 4배가량 강성하기 때문에 이련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군. 권묘결 일축을 사용할때는 위력이 4배가 되어도 크게 티가 나지 않았지만 권묘결 연축의 경우 원체 일격필살의 위력을 지닌 마샬아츠 더 비타이다 보니 4배라고 하는 증감수치가 연자가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발현된거겠지.
결국 적을 일격에 해치웠으니 잘된 일이긴 하지만 다소 화력이 과했다는 느낌은 지울 수 가 없군."
"그렇군요. 일단 위로 올라가서 뒷처리나 마저 해야겠습니다. 블라아주 그 영감탱이가 비빌언덕이 사라진걸 알면 얼마나 까무러칠지 벌써부터 기대되네."
나는 이매망량을 계단삼아 륭사부와 함께 크레이터를 빠져나갔다. 올라가는것만도 한참 걸리다 보니 권묘결 연축의 위력이 얼마나 터무늬없는 것인지 새삼 다시 실감한다. 위에 도착하니 그새 변신을 푼 시스트린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제가 모르는 사이에 주인님의 영혼이 바뀐건 아니죠? 도대체 무슨 주먹질이 쉐도우 브레스랑 비슷한 위력을 낸담."
"영혼이 바뀌다니 세상에 나같은 망나니 변태가 또 있을리가 없잖아."
"하긴 그건 그렇네요."
"바로 수긍하니까 그건 그거대로 기분나쁘네. 이리와서 이 영감탱이가 있는 유리시험관이나 박살내봐. 팔타로스가 있던 유리시험관보다는 덜 튼튼해 보이니까 륭사부랑 힘을 합치면 충분히 부실 수 있을거야. 나는 당분간 절름발이 신세니까 네가 고생좀 해."
"가운데 다리만 튼실하면 왼발이야 아무래도 좋은거 아니겠어요? 이봐요 신입 나랑 같이 이거 좀 부셔요."
"신입이라니 나를 호칭하는것인가. 묘한 느낌이 드는 호칭이로군. 알았다, 한손 거들도록 하지."
시스트린은 등뒤에 돋아난 4개의 갑갑류 다리로 륭사부는 주먹으로 블루아주 영감탱이가 잠들어 있는 유리시험관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굉장한 타격음이 났기 때문에 일어납법도 한데 블루아주 영감탱이는 세상모르게 잠들어 있다.
겉표면에 일어난 실금이 점점 확장되더니 거미줄처럼 퍼져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시스트린과 륭사부의 일격이 교차되었을때 과자부스러기 만한 유리조각이 깨져나갔다. 그리고 그 틈을 기점으로 겁잡을 수 없이 유리시험관이 박살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움찔거리며 정신이 돌아온 블루아주 영감탱이가 주변 돌아가는 상황을 인식하고 몹시 당황하기 시작했다. 설마하니 자신이 모시는 분인 독룡 팔타로스가 당할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한 모양이다.
손발을 부르르 떨며 현실을 부정하려는듯한 모습에 나는 가까이 다가가 멱살을 잡아올렸다.
"이...이럴 수 는 없어. ㅍ... 팔타로스님은 도대체 어디 계신거냐?"
"8분 45초전에 하늘나라로 가셨다. 지금부터 내가 댁을 심문할텐데 내가 그렇게 인내심이 많은편이 아니거든? 제대로 답하지 않으면 얄짤없이 불알을 뜯어버릴 줄 알아. 그러니까 기회는 단 두번뿐이라는걸 알아둬. 왜냐면 불알 두짝이 다 뜯기고 난 후에는 네놈의 머리통을 뜯어버릴테니까. 상황파악 못하고 이등병처럼 어리버리까면 제명에 못죽을줄 알아."
"도대체 네놈은 누구냐? 율리시안은 아닌것 같은데 어디서 튀어나온 놈이냐?"
"나? 민간군사기업 레이쓰소속의 키메라 워리어 준위다. 댁을 생태계 교란종 방사혐의로 체포하러 왔지. 이제부터 네놈이 질문할 권한따위는 없으니 대답만 하도록. 자 첫번째 질문들어간다. 해독제 어디 있어?"
"해독제라니 무슨 소리ㄹ.... 으아아아아아아아악!"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블루아주의 고간에 붙어 있는 구슬주머니를 완력으로 뜯어버렸다. 권묘결을 전수받은 이후에도 LPTM(Liquid Physical Training Machine)의 중수속에서 팔굽혀펴기를 쉬지않았던 나였던지라 악력이 물이 올랐던 것이다.
마샬아츠 더 핑거플릭 또한 내 악력증강에 상당부분 일조하고 있었다. 블루아주 영감탱이도 일단 수컷이였던지라 상상초월한 고통에 사경을 헤메고 있었다. 이대로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이매망량을 동원해 출혈부위를 강하게 압박했다.
"내가 겁줄려고 농담이라도 하는줄 알았어? 똑같은 질문을 두번하는건 이게 마지막이야. 한번더 영양가 없는 소리를 늘어놓으면... 말안해도 알겠지? 자 해독제는 어디있어?"
"아흐아흐. 말할게, 말한다고! ㅇ... 이방을 지나서 가면 내 개인 연구실이 있다. 그곳의 대형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어. 왼쪽에 있는게 해독제 원액이고 오른쪽에 있는건 원액을 희석해서 가려움 증세를 일시적으로 완화시킨다. 상속자들에게 보냈던건 오른쪽에 있는거고 왼쪽에 있는 해독제 원액을 마시면 블랙플라워 바이러스는 완치된다."
"좋아, 좋아. 아주 잘하고 있어. 자 두번째 질문 들어간다. 어떻게 VOTO내의 존재인 독룡 팔타로스를 지구로 불어낼 수 있었던거지?"
"ㄷ... 대답하기전에 부탁이 있어. 제발 내 개인연구실에 있는 진통제랑 조혈제좀 갖다줘. 이대로는 쇼크사한다고. 키메라 워리어 준위 당신도 내가 이대로 죽는걸 원하는건 아니잖아?"
"좋아. 해독제의 진위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으니 그렇게 하지."
나는 블루아주 영감을 이매망량으로 집어들고 다음 에어리어로 향했다. 시스트린과 륭사부가 한쪽발을 절고 있는 내 페이스 맞쳐 따라온다. 사실상 실직적인 전투는 모두 종료되긴 했지만 혹시나 불상사가 생길까봐 문을 여는것 조차 이매망량을 이용했다.
블루아주의 연구실은 별의별 보안장치가 겹겹히 지키고 있어 입장하기가 여간 성가신게 아니였다. 블루아주의 고간을 이매망량으로 지혈하면서 지문과 홍채인식까지 돕고 나서야 처음보는 실험기기로 무장한 블루아주의 개인연구실을 구경할 수 있었다.
헌데 연구실에 입장하자마자 입구가 철문으로 닫히고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연구실 환풍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연녹색 안개는 다름아닌 델타포스 요원들을 망가트린 주범이였다.
동시에 미친듯이 웃어재끼기 시작하는 블루아주가 삼류영화의 악당처럼 떠벌리기 시작했다.
"멍청한 놈들. 예의 보안장치는 내 혈압까지 분석해서 내 생명활동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떨어지면 연구실을 폐쇄하고 데스플라워 바이러스를 살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나는 중요한 해독제를 뻔하게 냉장고 따위에 보관하는 얼간이가 아니란 말이다. 너희들이 나를 죽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너희들 또한 자기 자신의 혈관을 긁어내며 고통스럽게 최후를 맞이하게 될것이다!
이제라도 잘못했다고 빌어보는것이 어떻겠느냐? 또 모르지 내가 마음이 바껴 자비심을 발휘할ㅈ... 으아아아아아악!"
"나머지 하나도 뜯었으니 이제 얼추 균형이 맞겠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