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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 Oxogan The Rise Of Venom Dragon
"이건... 무슨 약이죠?"
"종합비타민제랄까. 입술 트고 머리 끝이 갈라질때 즉효약이지. 호텔에서 고급 스테이크만 먹느라 과일이나 야채 섭취를 제대로 못한거 아니야?"
"모... 몸이 갑자기 우웁!"
아야사는 갑자기 쓰러지듯 침대쪽으로 엎드리더니 새하얀 시트위에 점성이 높아보이는 검은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몸을 들썩이면서까지 마지막 찌꺼기를 토해내고 나자 아야사의 숨소리가 눈에 띄게 안정적으로 들린다. 아야사가 이쪽을 돌아보며 개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얼굴에 피어올랐던 검은꽃도 가라앉았다.
나는 어차피 세탁해야할 침대시트의 깨끗한 부분을 이용해 아야사의 입술에 묻은 검은피를 말끔히 닦아냈다.
"가려움이 멈췄습니다. 흐으으... 감사합니다, 사건님. 정말 감사합니다. 흑흑끅."
"내가 부하로 삼은건 울먹거리기나 하는 징징이 아야사가 아니였을텐데? 몸을 완전하게 회복한 지금이야말로 지금까지 겪은 고통을 사채금리이자까지 쳐서 적들에게 되갚아줄 악바리 아야사야말로 내가 모든걸 내팽겨치고 구하러온 여자지. 지금부터라도 도엔버가 됐던 블루아주가 됐던 다 끌어내서 불지옥으로 밀어넣을 계획을 세워. 모자란 힘은 내가 보탠다.
그렇게 네가 크로스데일의 왕좌에 오르면 너는 영원한 내 노예가 되는거다. 네 부도, 권력도 그리고 몸도 다 내꺼야. 거부권 따위는 없어.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투자한만큼 회수할 생각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러면 일단 제 정보망을 총동원해서 민간군사기업 고스트가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그 전에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이 구속복을 벗을 수 있게 도와주시겠습니까? 입고있는 사람이 벗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닌지라."
"아니 잠깐만 기다려봐."
나는 검은피가 흥건하게 고여있는 침대시트를 둘둘싸서 옆으로 치운뒤 매트릭스 위에 덮는 이불을 깔았다. 과연 고급호텔의 침구류답게 덮는 이불의 감촉이 여간 부드러운게 아니다. 이런걸 극세사 원단이라고 하던가? 나는 다리힘이 풀려 침대곁에 주저앉은 아야사를 공주님 안기로 끌어안은뒤 덮는 이불위에 눕혔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첫 합궁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오랜만에 아야사와 단둘이 있게 됬는데, 그냥 지나칠 수 있을리가 없었다. 시스트린이 농염한 홍시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면 아야사는 풋사과같은 매력이 있었다. 머리끝이나 입술이 조금 건조하긴 했지만 그 싱그러운 매력이 어디 가겠는가?
"우리 아이고양이 옥단예 차파오 복장도 좋았지만 구속복을 입은 모습도 뭔가 매니악해서 좋은걸."
"자... 잠시만요, 사건님. 거짓말이 아니라 오늘 흘린 땀을 모우면 족히 양동이는 될겁니다. 혹여 정사를 즐기시다 불쾌하실 수 있으니 샤워할 기회를 주십쇼. 10분내로 샤워를 마치고 구속복도 다시 입겠습니다."
"내가 예전에 말했잖아. 우리 아기고양이 앞에서 나는 땀냄새 패티쉬라고."
"하지만 그곳에서 냄새가 나면 저한테 정나미가 떨어지실지도 모릅니다. 맞다! 사워를 같이 하시는건 어떻습니까? 예전부터 그런것도 해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지 않으셨습니까?"
"흠~ 확실히 그것도 땡기네. 어떻게 할까나. 에이 역시 손이 묶여서 저항할 수 없는 아기고양이를 괴롭히는게 더 재미있을것 같아. 나 지금까지 많이 참았다. 오늘밤 동이트기 전까지는 재우지 않을거니까 각오 단단히 해두는게 좋을걸."
"알겠습니다. 구명의 은혜를 입은 시점에서 더 이상 왈가왈부하는것도 우습군요. 하지만 그전에 질문 한가지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나는 겉으로는 베갯머리 송사에 휘둘려 뭐든지 말해줄것처럼 나사빠진 표정을 했지만 속으로는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아야사가 지구내에서는 그나마 측근이라고 해도 내가 지닌 카드를 전부 공개하는것은 명을 단축하는 길이다. 어디까지나 1%의 진실을 섞은 그럴듯한 거짓말로 아야사의 궁금증을 풀어야 했다. 우리가 탄산음료를 마신 그 순간에는 갈증이 풀린것처럼 느끼듯이 말이다.
"처음 화랑대에서 사건님을 주목했을때 저는 케루빔에 기재한 논문을 보고 사건님이 VOTO에서 술사계열로 천외천에 오른 유저라고 확신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학사생이 그 나이대에 그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게 말이 안됬으니까요. 하지만 크로스데일 한국 지점 지하 연구소에서 사건님이 보여주신 전투는 무투계열 천외천 유저의 솜씨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는 것이였습니다.
거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오늘 사건님은 미국 굴지의 대학병원에서 실마리조차 잡지 못한 독의 해독제를 제개 주셨죠. 만약 그 해독제가 사건님의 작품이라고 가정하면 사건님은 술사, 무투 그리고 장인계열 모두에서 천외천 유저만큼의 두각을 나타난 셈이 됩니다. 물론 해독제를 다른 장인계열 천외천 유저에게 받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사건님의 성격에 다른 천외천 유저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셨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실을 알려주실 순 없겠습니까? 물론 강제는 아닙니다. 강제할 수 도 없지만 처음에는 게임 폐인인 대학동기라고 생각했던 사건님이 점점 멀어지는것 같아서..."
"키메라 워리어 그게 내 천외천의 일원이 되면서 받은 이명이지. 자신의 육체를 술식을 기반으로 개조하긴하지만 실제전투 자체는 무투술을 기반으로 해. 해독제의 경우 다른 천외천 유저에게서 받은게 맞아. 그녀의 이명은 레드 위도우. 독의 대가지만 해독제에도 일가견이 있지. 나중에 기회가되면 소개시켜줄게.
현실에서 네가 본 그대로 나는 VOTO에서도 고집불통의 외골수였고 파티따위는 약골들이나 하는거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혼자서는 네임드 보스몬스터 사냥에 한계가 있단 말이지. 그래서 서로 이해타산이 맞는 파트너 한명을 구했는데 그게 레드 위도우다. VOTO에 잠재된 이능때문에 시국이 불안하다는걸 그녀도 알고 있었고 그나마 마음이 맞는 유저였던 내게 얼마전 의탁해왔다.
즉 네가 먹었던 해독제는 그녀가 만들었다는 소리지. 이거면 충분해?"
나는 내 수하인 시스트린을 한순간에 천외천 유저인 레드위도우(Redwidow)로 둔갑시켰다. 뿐만 아니라 내가 지금까지 보여준 이능과 부합하는 가상의 존재인 키메라 워리어(Kimera Warrior)를 내세워 내 진짜 이명인 아크리퍼(Arcreaper)를 숨겼다. 아무리 블루아주와 아야사가 잠재적 적대관계라고는 하나 진실을 아는 사람이 늘어나서 좋을게 없었다. 괜히 발없는 말이 천리간다는 옛말이 있는게 아니다.
매드 알케미스트(Mad Alchemist) 블루아주에게 정보가 세면 생각만해도 골치아픈 일이 생길것이다.
"엔지 민슨이 발표한 천외천 리스트에는 없는 이명이군요."
"당연한거 아니야? 같은 천외천이라도 급이 있는거야. 엔지 민슨따위야 내가 활동하는 사냥터 초입에 등장하는 몬스터 한 마리랑 붙어도 게임오버 당할걸? 물론 내가 있는 사냥터에 찾아온다고 해도 그 스토커스러운 취재는 받아줄 생각이 없지만."
"아무튼 알겠습니다. 사건님과 버금가는 천외천 동료가 한명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너무 마음이 편해지는군요. 말씀하신대로 한명과 두명은 천지차이지요. SSS에서 최소 두명의 파트너가 같이 다니게 하는것도 그런 이유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일전에 못다한 일을 계속하시겠습니까? 설마하니 이런차림으로 하게될줄은 몰랐지만 사건님의... 아기씨앗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있습니다."
"나야 진즉에 준비완료 상태였지."
나는 얼굴을 붉히며 아기씨앗이라는 단어를 내뱉는 아야사때문에 양물이 한층 더 부풀어오르는걸 느끼며 바지를 벗어 던졌다. 그리고 아야사의 하의를 단숨에 벗어던지니 과연 병마와 싸우느라 흘린 땀때문에 검정 레이쓰 팬티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오히려 그 점이 나를 흥분시켜 나는 검정 레이쓰 팬티에 코를 박고 냄새를 흡입했다. 아야사가 걱정한것처럼 역한 냄새가나 정나미가 떨어질 일은 없었다.
물론 아주 약간 시큼한 냄새가 코를 톡 찌르긴했지만 달콤한 바디워시 향기 사이에 끼어든 불청객이 오히려 풍미를 더해 나는 접시물에 코박고 죽을 기세로 아야사의 검정 레이쓰 팬티에 얼굴을 문댄다. 동시에 이미 땀때문에 축축한 검정 레이쓰 팬티를 강아지처럼 혀로 햝는다. 이대로 죽어도 좋다! 헌역 여대생의 팬티를 이렇게 마음껏 맛볼 수 있다니 브라보 마이 라이프다.
"흐응!"
아야사의 속삭이는듯한 신음소리가 내게는 천둥벼락소리처럼 들린다. 나는 너만 즐기지 말고 나도 재미 좀 보자고 보채는 내 주니어때문에 검정 레이쓰 팬티에서 고개를 땔 수 밖에 없었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메인디쉬를 먹고나서 전채요리를 먹는다 한들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지 않겠는가? 나는 엄마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열어보는 유치원생 시절로 돌아가 양손 검지로 검정 레이쓰 팬트를 벗기기 시작했다.
조금씩 그 절경을 드러내는 아야사의 방초는 머리색과 똑같은 푸른 바다빛이다. 나는 숨쉬는것조차 잊은채 제철에 익어가는 살구같은 둔덕을 구경했다. 손으로 피가나도록 긁는걸 방지하기위해 구속복을 착용했던 아야사는 훤히 드러난 옥문을 가리지도 못한채 그저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힐 뿐이였다. 이성이 아니라 태초에 유전자에 새겨진 종족번식의 본능에 따라 내 양물이 아야사의 옥궁속으로 딸려들어갔다.
"꺄앗!"
수호령인 오르시나야 처녀막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었으나 아야사는 개방적인 서양에서 태어나 용케도 처녀를 유지하고 있었다. 내심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임을 알기에 다짜고짜 양물을 밀어넣었던 나는 극세사 원단을 적시는 선혈을 보고 아야사에게 미안해졌다. 하지만 미안함이라는 감정 이면서에는 아야사를 정복한 유일한 남자가 됐다는 고양감에 취해있었다.
본격적으로 아야사와 함께 으쌰으쌰 방아를 찍어보려하는데 방문밖으로 절제있는 노크소리가 들려온다.
"아야사 아가씨 담소 나누시는 도중에 죄송합니다만 도엔버 도련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이제 막 인천공항에서 체크인하셨다고 합니다. 주제넘은 참견일 수 도 있지만 아가씨의 병세와 관련해서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니 받아보심이 어떻겠습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금방 나가겠습니다."
"그냥 무시해. 내가 해독제도 줬잖아? 굳이 잘나가는 장손이랑 연락해서 아쉬운 소리 늘어놓을 필요없지 않겠어?"
"사건님이 저한테 악바리 아야사가 돼라고 하셨죠. 이런 공교로운 타이밍에 도엔버가 전화를 한것을 보면 민간군사기업 고스트를 사주한건 도엔버가 100% 확실합니다. 물론 저는 사건님이 주신 해독제 덕분에 도엔버에게 휘둘릴 필요가 없죠.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지금이야말로 도엔버를 엿먹일 가장 좋은 타이밍입니다.
도엔버 그 너구리같은 녀석이 굴밖으로 뛰쳐나오는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닙니다. 역으로 덮쳐서 받아낼건 받아내고 이 기회에 제거하는게 어떻겠습니까? 사실 도엔버만 아니면 저는 상속자 리그에서 제법 유력한 우승 후보입니다. 물론 블루아주 회장이 얌전히 자기 자리를 내놓진 않겠지만 그래도 강력한 정적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때는 아예 시작조차 안했지만 지금은 시동이 걸려서 시운전까지 마친 상태라고. 중간에 멈출 수 있을리가... 잠깐 생각해보니 도엔버 그 녀석은 B플랫 엔터테이먼튼지 뭔지 하는 기획사도 구슬려서 나를 건들였지. 아야사 네 말대로 기회가 있을때 삭초제근하는게 좋겠다. 얼굴도 본적없는 상대를 향해 이렇게 투지가 끓어오르는건 처음이군."
나는 아야사의 옷장에서 뽀송뽀송한 분홍색 레이쓰 팬티를 꺼내 손수 입혀주고 난 후에야 구속복을 풀어줬다. 처음부터 구속복을 풀어줄 수 도 있었지만 한번쯤은 여대생에게 팬티를 직접 입혀주고 싶었다. 그 후 재빨리 캐주얼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아야사는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운전기사겸 집사에게서 전화를 넘겨받았다.
동시에 손 제스쳐로 집사에게 밖에 있는 SSS소속 요원둘을 불러달라고 요청한 아야사는 옆에 있는 내가 들어도 아파보이는 목소리를 연기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