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37화 (3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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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 Oxogan The Little Mermaid

도올분광도 비기(祕技) 선풍발도(旋風拔刀) 파천흉검기 탄자결 발(拔)

도올명이 거인족의 어깨에 올라왔을때부터 사령안으로 그의 영혼의 속삭임을 주시하고 있던 나는 도올명의 당혹감과 분노가 '찌른다'라고 하는 생각으로 바뀐 순간 재빨리 이매망량으로 급소를 방비하려 했다. 허나 내 수족과 같은 이매망량들을 불러들이려는 순간 이미 내 심장에는 도올명의 도가 박혀 있었다.

"술사놈들은 무사들이 1초라는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지 모르지. 저 덜떨어진 시체들을 앞세우고 자신은 안전하다고 착각한 네녀석의 패배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네 놈도 도철광처럼 자신의 힘을 과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촤아아악!

도올명이 도를 금고열쇠마냥 돌리자 내 심장에 보관되었던 녹색 피가 흘러나와 도올명의 도를 적시기 시작했다. 좋아 조금만 더 흘러라 내 피야.

"녹색 피라니 네 녀석 트롤의 혼혈이라도 되는거냐? 허나 제 아무리 트롤이라고 해도 심장이 터져나가면 재생할 수 가 없지. 교내 서열 11위인 도철광을 쓰러트린건 꽤 휼륭했다만 교내 서열 10위인 나와 그 녀석의 사이에는 1이라고 하는 숫자로는 표현하기 힘든 거대한 벽이 존재한다."

파천흉검기 폭자결 발(拔)

내 심장에 도를 꽂은채로 도올명이 파천흉검기라는걸 폭발시켰다. 심장이 조각나면서 도올명의 도 손잡이는 물론 손잡이를 쥐고 있는 손까지 녹색 피가 튀었다. 이정도면 충분하겠군.

"흉검기는 사흉신교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내력 발현법이지만 파천흉검기에 비하면 애들 장난에 불과하지. 즉 파천흉검기를 익히지 못한 자는 절대 교내 서열 10위 안에 든 자들을 칭하는 흉마십존(凶魔十尊)에 들 수 없는 것이다."

"친절한 설명 고마워. 그런데 아무리 말석이라고 해도 흉마십존의 일원이 이 정도라면 흉마십존도 별거 아니네."

"헛소리 흉마십존중에서도 한 자리 수 서열 분들은 나와 비교도 안되게 강한... 아니 네녀석 심장을 박살냈는데 어떻게 멀쩡히 말할 수 있는거지?"

"혹시 적혈구라던가 헤모글로빈이라던가 같은거 알아? 모르면 설명해줘도 모를걸. 무사놈들은 말이야 술사들이 얼마나 기상천외한 일을 벌일 수 있는지 모르지. 아무튼 네녀석이 죽고나면 이번 임무는 완전 적자겠네? 사비로 아바타 구입비용을 변상하겠다고 했었지. 아바타를 네명분이나 살려면 가격이 만만치 않을텐데 어디 사채업자라도 좀 알아보지그래?"

"이이익 심장을 박살내도 죽지 않는다면 아예 몸 전체를 가루로 만들어 버리겠다!"

도올명이 끙끙거리며 도를 움직이려 하고 있었지만 이미 내 녹색 피에 변이 에너지를 주입해서 말도 안되게 끈끈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도올명이 끙끙거리는 사이에 내 손톱, 블랙탈론을 도올명의 심장에 찔러 넣었다.

챙!

하지만 파천흉검기로 이루어진 도올명의 호신강기는 아무리 단단하고 날카로운 금속인 언옥타늄으로도 뚫기 힘들어 보였다. 심볼무장인 베히모스의 손톱으로 방어력이 일부 차감된 상태에서 이정도라니 확실히 파천흉검기라는게 굉장한 기술이긴 한 모양이다.

그러면 어쩔 수 없지 나는 변이에너지를 사용해서 블랙탈론을 길게 쭉 뻗어서 도올명의 몸을 칭칭감기 시작했다. 온몸을 속박당한 도올명이 비분강개하며 나를 눈빛으로 죽이려 들려하고 있었지만 나는 아랑곳않고 오랜만에 브레스를 내뿜기 위해 목을 풀기 시작했다.

마룡 새도우 스틸(Shadow Steel)의 호흡기관에 착안하여 만든 얼티밋 언데드 폼의 필살기, 새도우 브레스(Shadow breath)는 마룡 새도우 스틸의 심장을 쪼개 만든 도데카 코어의 인공마력기관의 마력을 밀집시켜서 입으로 내뿜는 아주 심플한 원리를 지니고 있었지만 그 위력은 태산을 소멸 시킬 정도였다.

파천흉검기인지 뭐시긴지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한들 이걸 맞고 도올명이 멀쩡하진 못할 것이다.

"무슨 짓을 하려는거냐 이 자식!"

도올명 또한 내 목 부근에 밀집되고 있는 마력의 파동을 느꼈는지 목소리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블랙 탈론으로 속박되지 않은 얼굴 부분의 호신강기에 파천흉검기를 집중시켜 나름 발버둥치려고 했지만 어차피 계란이 단단해져 봤자 바위로 내려치면 깨질 수 밖에 없다.

목구멍이 말도 못할정도로 뜨거워 지면서 나는 고밀도로 응축된 마력을 토해내고 싶다는 충동이 밀려왔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그 충동을 도올명의 얼굴을 향한채 해방시키자 항거할 수 없는 거대한 마력파가 도올명의 호신강기를 유리처럼 산산조각 내는것은 물론 도올명의 얼굴 한가운데에 구멍을 뚫어 버렸다. 새도우 브레스는 그 기세를 잃지않고 계속해서 뻗어나가더니 어느새 혼돈결계의 보라빛 원진과 맞붙기 시작했다. 허나 혼돈결계는 새도우 브레스의 거대한 힘에 정면에 맞서는게 아니라 그대로 통과시켜 버렸다.

당연히 박살날줄 알았는데 어이없게 새도우 브레스가 홀로그램을 통과하듯 지나쳐 버린것이다. 나는 완전히 숨통이 끊어져 호신강기도 사라진 도올명의 육체를 머리와 몸통으로 분리해 인벤토리와 아이언 메이든에 각각 담았다. 박살난 심장은 어느샌가 재생된지 오래였다. 애시당초 더미 용으로 만들어둔 심장이라 없어도 그만이지만.

그러면 이제 궁기련과 혼돈술사놈한테 가볼까.

*    *    *    *

도올명의 아바타를 쓰러트리는 것으로 사실상 싸움은 끝이 났다. 도올명이 내쪽으로 붙으면서 대대급 병력의 언데드들의 어그로를 혼자서 끌게된 궁기련은 화살이 바닥난건 말할것도 없고 언데드 병사들을 상대로 도망치는 신세였던 것이다. 보라색 로브를 입은 혼돈술사의 목덜미를 잡은채로 언데드 병사들을 피해 이리저리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모습은 애처롭기 가지 했다.

나는 언데드 병사들에게 [정지] 명령을 내리고 궁기련 앞에서 도올명의 구멍난 머리를 촐싹맞게 흔들었다.

"항복할래? 아니면 더 싸울래? 저기 언데드에 박혀있는 화살 몇개 주워다 줄까?"

"닥쳐 개자식아! 명이랑 1:1로 붙었으면 아무것도 못했을 자식이!"

"1:1로 붙은거 맞는데? 언데드들이랑 노느라 도올명이랑 내가 싸우는 모습 못봤구나. 아무튼 귀찮게 굴지 말고 빨리 항복할지 싸우다 뒈질지 결정해라."

"이이이이익 그냥 죽여. 어차피 본체는 교에 있는데 내가 항복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어!"

"그쪽의 혼돈술사씨는 어떻게 할거야? 아니 애시당초 말은 할 수 있는거야?"

보라색 로브를 입은채로 묵묵부답 상태로 있던 혼돈술사의 신형이 갑자기 허물어졌다. 보라색 로브는 땅아래로 널부러지고 보라색 원령이 튀어나와 완전히 난개발 지역이 된 야자수 숲으로 도망간다. 잠깐 거기로 계속가면 이솔다 공주가 무방비 상태로 자고 있는데. 나는 블랙탈론을 쭈욱 뻗어 보라색 원령을 제지하려 했지만 마치 홀로그램처럼 관통해 버리고 말았다.

아 맞다 저거 스펙트럴 띵(Spectral Thing)이지. 나 강령술사 맞아? 보라색 로브안에서 저런게 튀어나올줄은 몰랐기 때문에 실수한 나는 이번에는 이매망량들을 부려 보라색 원령을 포박했다. 보라색 원령이 이매망량들의 품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원래 다구리엔 장사 없는 법이다.

그대로 쭈욱 당겨져서 포박된 상태로 내 앞에 당도한 보라색 원령을 나는 인벤토리에서 최하급 소울스톤을 꺼내서 강령술계열의 십번대 네임드 스킬인 소울캡쳐로 봉인시켰다. 원혼을 소울스톤안에 구속시켜서 음에너지 핵과 결합시키는 일이 언데드 동력원 제작의 핵심이 였다.

강령술사라면 누구나 네임드 몬스터를 쓰러트리고 밥먹듯이 하는 일인지라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보라색 원령을 소울스톤에 봉인시킨 것이다.

"련이야 이 보라색 원령은 도대체 정체가 뭐야?"

"친한듯이 부르지마 이 개자식아! 아바타라고 해도 명이를 죽인 자식한테 내가 협조할것 같아? 그냥 날 죽여."

"흠 련이가 아직 자기가 처한 상황을 잘 모르는구나. 너도 알겠지만 저기 실버 스케일에 용린은리라고 무서운 언니 한명 있거든? 그 언니 한테 너 좀 손봐달라고 할까 아니면 그냥 내 물음에 순순히 답해줄래?"

"ㅈ...자잠깐만 그 여자한테 가느니 차라리 자살할래! 흐읍!"

용린은리 사저 이야기를 꺼내자 갑자기 궁기련이 화살촉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자살하려 했다. 나는 이매망량을 부려 그것을 제지하고 다시는 자살할 수 없게 양손을 뒤로 묶어 포박해버렸다. 이매망량이 힘이 영력 랭크가 Ex에서 C로 하락한 이후 시원찮았지만 여자 궁사 한 명정도는 묶어둘 수 있었다.

"천하의 사흉신교 소속 무법자들도 용린은리 사저는 무섭나 보네? 어때 이제 좀 내 말에 순순히 답할 준비가 됬나?"

"혼돈자령이라는 거야. 사흉신교는 기본적으로 무법자 이전에 무인들의 집합이니까 각 조마다 술사 한명을 교에서 임의로 배치해준거지. 솔직히 그 보라색 귀신이 뭐하는 놈인지는 나같은 말단은 잘 몰라. 내가 아는건 단지 우리가 부탁하면 네가 보았듯이 혼돈결계같은 술식을 펼쳐준다는것뿐."

"흐음 말단이라서 아는게 없다고. 너 교내 서열이 몇 위인데?"

"77위"

"77위라고? 너 정말 공부 못했구나. 나는 고교 시절에 전교 1등을 단 한번도 놓친적이 없는데 말이야. 정말로 궁금해서 묻는건데 한 자리수도 아니고 두 자리수 등수를 받으면 기분이 어때?"

"그래 너 잘났다 이 개자식아! 나도 명이나 광이처럼 위로 올라가고 싶었다고 하지만 계속 노력해도 안되는걸 어떻게해? 서열 자체를 받는것도 나한테는 너무 힘들었단 말이야! 서열은 아무나 받는줄 알아? 서열 100위까지만 서열 몇위니 라고 말할 수 있는거지 그 이하는 그냥 일반교인에 불과해."

"용캐도 교내 서열 10위랑 11위랑 같이 붙어다녔구나. 10위면 무슨 흉마십존인가 뭐시긴가 그런거라며?"

"그러니까 우리 명이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어? 사흉신교내 태생이 아니라 고아 출신이 흉마십존에 오른건 우리 명이가 처음이라고!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됬는데도 소꿉친구 시절의 인연을 생각해서 내 무공을 매일 지도해주고 있어. 물론 도철광 그 자식도 가끔씩 이거먹고 빨리 가슴이나 키우라고 영약같은걸 던져줬지만.

명이랑 광이가 아니였으면 아마 나는 교내서열 100위 안에도 들지 못했겠지."

"그래서 이제와서 피해자 코스프레라도 할셈인가? 도철광놈이 하는 말 못들었어? 동해용궁의 보물을 강탈하는걸로 모자라서 이솔다 공주를 블랙마켓에 성노리개로 팔아치울려고 했다고! 분명 궁기련 너가 악질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행동으로 막지는 않았지. 도올명 녀석도 묵인했고 말이야. 혼돈술사는 알고 보니 인간자체가 아니였고.

즉 너희들은 자업자득이라는거야 불쌍한척하지마."

"명이나 광이도 처음부터 그런건 아니였어! 명이는 그저 책읽는걸 좋아하는 죠용한 아이였고 광이는 조금 짖굳은 장난을 좋아하긴 했지만 아이들이랑 잘 어울리는 골목대장이였다고. 검림성이 디파일러들한테 완전히 정복당했을때 집도 가족도 없는 우리를 거두어간게 사흉신교였던걸 어떡하라고!

사흉신교는 약육강식을 교리로 삼고 고아들을 경쟁시켰어. 살아남을려면 빵을 가진 다른 아이를 죽여야만 했다고! 그런 상황에서 명이랑 광이는 피묻은 빵을 가져와서 내게 나누어 주었단 말이야... 아무것도 못하고 숨어만 있었던 나한테. 흐윽 흐흑흑 끅끅

그러니까 욕할려면 차라리 나를 욕해! 그때 손을 더럽히지 않고 명이랑 광이가 쟁탈한 피묻은 빵을 반씩이나 얻어먹은 나를 욕하란 말이야!"

"진짜 더럽게 징징대네. 그러니까 요는 그 사흉신교라는게 없어지면 너랑 도올명 도철광은 마음 잡고 그동안의 죄를 뉘우치면서 착하게 살 수 있다 그거냐? 그러면 내 볼에 뽀뽀좀 해봐라.

그러면 내가 사흉신교의 수뇌부 녀석들을 이 세상에서 지워줄께."

"큭큭큭 시발 종족불문하고 남자새끼들 여자앞에서 허세는 아주 우주공통이구만."

"와 그 귀여운 얼굴로 욕도 할줄 아네. 왜 못할것 같아?"

"이런 말하긴 싫지만 명이는 흉마십존중에서도 최약체야. 단순히 서열 10위라서 약한게 아니라 그 힘의 궤도가 다르다고. 특히 흉마십존 중에서도 서열 4위안에 있는 네가 말한 수뇌부들은 이미 인간이 아니라 신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알려져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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