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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 Oxogan The Little Mermaid
"킁 춘이 네놈이 그리 말하니 다른 사람이 보면 내가 인내심 없는 드워프처럼 보이지 않겠느냐? 혼자서 교양떨지 말고 네 놈도 솔직히 말해봐. 지금 아주 배고파 죽겠지?"
"저라고 해서 어찌 고된 노동후의 새참을 먹고싶지 않겠습니까? 허나 병사들은 간부들과는 달리 은린선 밖에서 독립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은리 아가씨께서 혹시나 일어날지 모를 불미스러운 사고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서 아이스바운드 마을로 병사들이 진입하는 것을 철저히 막고 있지요.
사실 저희가 이번 기회에 해산물 구이를 먹지 못한다고해도 마음먹으면 언제든지 마을을 출입해서 얻어먹을 수 도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 일단 매일 텁텁한 군용식량에 입맛이 없는 병사들부터 배불리 먹이도록 하지요."
"아이고 그래 우리 춘이는 병사들을 끔찍히도 아끼는 좋은 간부지만 나는 아주 욕심많고 참을 성 없는 드워프로구만 그래. 춘이랑 똑같이 벽돌 반죽을 2개씩 한 나는 뭐라 할말이 없으니 거기 벽돌 반죽을 한번에 4개나 한 술사양반이 뭐라고 말 좀 해보시오."
"음 제가 모행성에서 군대에 있었을때 가끔씩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무슨 일을 할때건 일단 줄을 세우고보는 간부들이 조금 성가시달까요? 조금이라도 줄이 삐뚤어지면 언성을 높이는 간부들을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헌데 이렇게 민간인인 인어분들 옆에서 병사들이 자로잰듯 줄을 서면서 질저정연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니 왜 그렇게 간부들이 병사들한테 질서를 강조했는지 알거 같습니다.
군인이야말로 그 누구보다 모범적이고 신뢰를 받아야만하는 집단이여야하기 때문에 그랬던 거겠죠. 물론 지금 다시 군대를 가라고하면 아마 다시는 못갈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끔찍한 기억만 가득한 장소니까요. 조금 두서없이 떠들었는데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병사들을 배불리 먹이는것에는 찬성합니다. 고된 노동으로 지친 상태에서도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며 인어족분들과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 모습이 기특해서라도 말이죠.
저는 딱히 저 병사들의 상관인것도 아니고 간부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니 너무 귀담아 들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최종 결정자는 건설 감독자이자 최고참이신 티베타르 원사님이시니까요."
티베타르 원사가 넋을 잃은 표정으로 나와 용린춘 장로를 한 번씩 일견했다. 그 후 처연한 뒷모습을 우리에게 보이며 원목 판틀에 앉아 한탄했다.
"내 편이 하나도 없구만. 하나도 없어. 아주 같은 용린검가 사람이라고 나만 따돌리는거지? 에휴."
"허허 티베타르 원사님 인어족분들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수영을 조금 할줄 압니다. 그러니 해산물이 모자라게 된다면 제가 직접 바다에 뛰어들어 맛좋은 놈들로 잡아와 안주로 삼고 술한잔대접할테니 너무 그렇게 염려하지는 마십쇼."
"춘이 네놈 한입으로 두말하기 없으렸다! 그래서 무슨 술을 준비했느냐?"
"저번 휴가때 사령성에 있는 용린검가 본가에 다녀왔습니다. 그때 본가의 숙수가 곡식으로 담근 탁주를 몇 병을 챙겨줬습니다. 실버 스케일 함선에 돌아오자마자 진공 보관해두고 밤마다 한 두잔씩 걸쳤는데 맛이 고소하면서도 걸쭉한게 나쁘지 않습니다."
"아니 춘이 네놈이 나는 구경도 시켜주지 않고 그걸 매일 혼자 먹었다는 말이냐!"
"그래서 이번 기회에 대접해 드릴려는게 아니겠습니까? 모름지기 좋은 안주가 있어야 술맛도 살아나는 법이지요."
"흠흠 맞는 말이다. 퍽퍽한 군용식량을 안주삼아 먹으면 아무리 명주라해도 영 목넘김이 좋지 않단 말이지. 흐흐흐 싱싱한 해산물에 탁주 한잔 걸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위장이 요동을 치는구나."
"일과시간이 끝나고 병사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그럼 당연하지 그 아까운 탁주를 나눠먹을 수 야 없는 노릇 아니겠느냐?"
용린춘 장로가 쓴웃음을 지으며 아이처럼 술자리를 고대하는 티베타르 원사를 바라본다. 이 둘의 만담 콤비를 보고 있노라니 배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최소한 지루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나는 싸이클롭스 좀비 두 마리를 운용하는 동안 영력의 스텟 포인트가 얼마나 올랐는지 궁금해져 상태창을 개방했다.
[옥사건의 상태창]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월등한 재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그 어떤 독에 대해서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시체를 섭취하므로서 손상된 신체를 수복할 수 있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정신오염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어둠속성의 데미지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강화 손톱을 통해 격투 계열 스킬에 보너스를 받습니다.
무력: A(0/512)
마력: A(0/512)
영력: C(28/128)
스텟포인트: 0
저번에 13포인트였으니 반나절의 작업만으로 15포인트나 오른셈이였다. 확실히 두 마리의 싸이클롭스 좀비를 운용하는게 영력의 단련에 더 큰 도움을 준다는 소리였다. 오후에는 큰 마음 먹고 9마리를 운용해 원목판틀 하나를 통채로 빌려서 한번에 벽돌을 9개씩 만들어 내는 것도 고려해볼만한 일이다.
9마리의 싸이클롭스가 각각 다른 행동을 하는게 아니라 강철노를 두손으로 잡고 맷돌처럼 돌리는 유사한 행위를 하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은 분명 어느정도 존재했다.
그리고 어느새 병사들의 배식이 끝나고 간부들의 차례가 돌아왔다. 배식을 받는 병사들의 지휘를 맡았던 연단철 대위가 어서 오라며 우리쪽으로 손을 흔든다. 불판위에는 간부 몇명이 먹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해산물이 남아 있었다. 배식 첫날이였으므로 이솔다 공주도 병사들이 어느정도 먹을지 어림짐작으로도 몰랐을것이다. 그래서 모자라는 일만은 없도록 엄청나게 넉넉하게 준비한 모양이였다. 그 덕분에 보병 1중대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에도 불구하고 해산물이 남았던 것이다.
아이처럼 기뻐하며 우리 셋중 가장먼저 배식대로 달려든 티베타르 원사가 노릇노릇하게 구어져 속이 밖으로 삐져나온 소라를 집어들려 할때 이솔다 공주가 있는쪽에서 소란스러움이 전해졌다.
"허억 후욱 후욱 이솔다 공주님 알트렙이... 알트렙이 어디에 갔는지 보이질 않아요."
"알트렙이 보이지 않는다니 그 말은 알트렙이 행방불명이 됬다는 소리입니까? 전후사정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분명 점심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오전에 바다쪽으로 나가서는 소식이 없어요. 해안쪽에서 경계를 서시는 자경대원분들에게 여쭤봤는데 해안가에서 창을 들고 바다로 입수하는것까지는 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보지 못했다하시고..."
"경계수역에 있는 자경대원에게는 별말 없었습니까?"
"제가 직접 헤엄쳐가서 경계수역에 있는 자경대원분에게도 여쭤봤지만 알트렙을 보진 못했답니다. 오늘 방벽 건설작업쪽으로 자경대원분들이 많이 빠졌기 때문에 경계인원이 느슨해져서 그 사이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있다고 하셨지만 흐으윽 크흑 죄송합니다. 이솔다 공주님 죄송합니다. 경계수역밖으로 나가서는 안된다고 제가 분명 더 따끔하게 교육시켰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누구의 잘잘못이냐를 따지고 있을때가 아닙니다. 그렇게 따지면 방벽 건설쪽으로 자경대원 인력을 돌린 제 잘못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닙니다. 그게 누가 됬던 아이스바운드의 인어들이라면 보장받아야할 안전을 알트렙군은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지요.
지금 담장 자경대원 전원을 출격시켜 경계수역을 샅샅이 수색하도록 하세요."
지옥의 벽돌 반죽의 여파로배식을 받을 생각도 못하고 널부러져 쉬고 있던 자경대원들이 이솔다 공주의 한 마디에 벌떡 일어나 해안으로 향했다. 이제 막 소라의 속을 꺼집어내 입안으로 밀어넣으려던 티베타르 원사도 침중한 표정으로 소라가 담긴 접시를 내려놓았다.
가급적이면 별일 아닌 해프닝으로 끝났으면 좋겠지만 인어족들과 동맹관계에 있는 실버 스케일의 입장에서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였다.
하지만 알트렙이라는 인어 소년의 실종지점으로 유력한 장소는 바다위였으므로 함부로 보병 1중대가 수색에 나서기도 애매한 상황이였다. 차라리 실버 스케일에서 운용하고 있는 옵티컬로이드 스텔리온을 통해서 바다쪽을 정찰하는 방법이 더 나아보였다. 그리고 실제로 육지의 경계는 실버 스케일이 바다의 경계는 인어족들이 맡기로 했지만 옵티컬로이드 중 몇 기는 바다쪽을 선회하기도 하니 어쩌면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VOT 단말기로 부터 발두인 함장의 긴급 소집명령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