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20화 (20/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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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 Oxogan The Little Mermaid

"자네는 볼 수 록 정말 재미있는 친구로군. 대성하면 산을 가르고 바다를 가르는 무공이 아니라 부지런히 익히면 대성할 수 있는 무공을 가르쳐달라니 내 평생 무공을 사사해달라는 많은 부탁을 받아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일세."

"아까 춘 어르신께서 용린은리 사저가 용린검가 역사상 가장 두드러진 성취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물론 용린은리 사저의 피나는 노력도 있었겠지만 재능을 무시할 수 는 없는 노릇이겠지요. 괜히 분수에 맞지 않은 무공을 익히겠다고 피곤해하지 말고 쉽게 쉽게 가렵니다."

"용린검가의 무공이 아니라면 내 직접 자네에게 사사해도 문제는 없을걸세. 허면 앞으로도 둘이 남아서 잔업을 하되 오늘처럼 새벽까지 하는 것이 아니라 자정이 되기 한 시간전에 끝내고  자정이 될 때까지 내 짬짬히 무공을 가르쳐주겠네. 혹여 내가 자네를 너무 부려먹게 되는게 아닌가 싶어 염려스럽구만."

"아닙니다. 가는것이 있으면 오는것도 있는것이지요. 부지런히 익히면 대성할 수 있는 무공이라는게 사실 말이 쉽지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춘 어르신은 공공의 이득을 저는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것일진데 제가 어찌 불평할 수 있겠습니까?"

"허허허 용린검가를 위한 삶이 노부를 위한 삶이 된지 오래라네. 또한 내 지나온 삶이 제법 길어 보아온 무공과 체술이 적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게. 노부의 식견을 십분 발휘하여 자네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주겠네. 그럼 자네 말대로 바다 바람이 점점 거세지니 어서 은린선으로 돌아가 몸을 좀 녹이세."

잔기침 한번 하지 않는 용린춘 장로였지만 내가 벌벌떠늣것이 안스러웠는지 실버 스케일 함선을 향해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이거 원 내 선실로 돌아가면 보온을 할 수 있는 술식이 있는지 백신 마켓을 검색해 봐야지. 얼티밋 언데드 폼의 육체가 감기에 걸릴 일이야 없겠지만 VOT 온라인을 할 때와는 달리 추위라는 감각이 마치 수십개의 작은 바늘로 온 몸을 찌르는것 처럼 느껴진다.

물론 옥사건으로서 한 평생 강렬술식과 변이술식만을 익혀온지라 간단한 화염술식이라도 익히는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처럼 매일같이 바다 바람을 맞으며 잔업을 하기 위해서는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정 안되면 보온술식이 걸린 옷이라도 사입던가 해야지. 물론 단순한 술식이라 해도 의복에 인챈트되면 가격이 만만치 않겠지만. 나는 싸이클롭스 킹 좀비를 아이언 메이든으로 역소환시키고 용린춘 장로의 뒤를 벌벌 떨며 뒤쫓았다.

그러고 보니 내 개인 선실로 돌아가는 길을 아직도 잘 모르는데 어떡하지? 용린춘 장로에게 물어보긴 좀 쪽팔리고 뭐 가다가 또 기내순찰용 옵티컬로이드랑 만나겠지.

*    *    *    *

실버 스케일의 격납고에 도착하자 나를 마중하러 나온 존재가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처음 이 수왕성에 도착했을때 임시로 나를 보좌하기 위해 내 VOT 단말기와 동기화했던 옵티컬로이드 스텔리온이였다. 이 새벽에 옵티컬로이드가 마중을 다 나온것을 보면 옵티컬로이드들 한테도 내가 길치라는 소문이 쫘악 퍼진 모양이다. 나는 용린춘 장로와 헤어져 옵티컬로이드 스텔리온을 따라 내 개인선실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옵티컬로이드 스텔리온이 말하길 이전에 VOT 단말기와 동기화를 끝냈기 때문에 선내에서 길을 찾을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자신을 호출할 수 있단다. 나는 내 개인선실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몸을 던져 이불을 뒤집어 썼다. 으으 푹신푹신하고 따듯한 이불 너무 좋아. 어느정도 몸을 녹이고 나서야 나는 스스로의 상태를 점검할겸 VOT 단말기에서 내 상태창을 불러왔다.

[옥사건의 상태창]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월등한 재생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그 어떤 독에 대해서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시체를 섭취함으로서 손상된 신체를 수복할 수 있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정신오염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어둠속성의 데미지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얼티밋 언데드 폼의 영향으로 강화 손톱을 통해 격투 계열 스킬에 보너스를 받습니다.

무력: A(0/512)

마력: A(0/512)

영력: C(13/128)

스텟포인트: 0

어라라 이게 뭐야. 내가 뭘 했다고 영력에 스텟 포인트가 투자된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한 일이라곤 상시로 이매망량들을 내 몸에 두르거나 싸이클롭스 킹 좀비의 언데드 회로망과 내 손의 신경망을 연결하기 위해 링크용으로 영력을 사용한 것 밖에 없다. 설마 이거 근육을 단련하듯이 영력을 단련해서 스텟 포인트가 투자된건가?

VOT 온라인을 할 때는 영력을 사용한다고 해도 1 스텟 포인트도 오르는 일이 없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단련을 통해 올랐다는 결론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잘만하면 영력의 랭크 하락이 초래한 전력손실을 어느정도 복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하루종일 작업한 피로감을 단숨에 씻겨내는 희열감에 휩싸였다. 다소 수동적으로 임했던 방벽 공사였지만 내일 아니 오늘 부터는 열정을 불살라 벽돌을 나를 것이다. 일반 싸이클롭스 좀비를 두 마리 운용해볼까? 생각해보니 아직 방벽의 높이가 낮아 굳이 싸이클롭스 킹 좀비를 쓸 필요는 없을것 같다.

영력 링크를 분할 해서 양손과 싸이클롭스 좀비 두마리를 링크시키면 건설 작업 속도도 배가되고 영력의 단련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집무실로 총알!(용린사저)

나는 영력 랭크를 상승시킬 활로를 찾자 배게를 얼싸않으며 침대위를 뒹굴었다. 헌데 그렇게 기뻐하는것도 잠시 VOT 단말기를 통해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가 전달 되었다. 시간은 벌써 새벽 3시를 넘어가고 있었지만 개인의 여유시간을 보장해달라고 하기엔 총.알.이라는 두 글자가 너무 압박적이다.

용린사저의 방은 바로 앞에 있었기 때문에 밍기적거렸다간 길을 잃었다는 변명따윈 통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허겁지겁 내 개인 선실을 빠져나가 용린은리 사저의 방문을 노크했다. 새벽이라 그런지 좍 깔린 목소리로 '그냥 들어와'라고 말하는게 오히려 무섭게 느껴졌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여전히 정갈한 방에 은은한 아카시아향이 퍼지고 있었다. 내가 흘렸던 핏방울들은 모두 말끔히 사라져있었고 피냄새를 지우기 위해 아카시아 향수를 뿌린 모양이다. 용린은리 사저는 집무실 책상이 아닌 침대에 걸터앉아 사색에 잠겨있었다.

"내 옆에 앉아봐."

"그래도 되요? 아무리 그래도 사저의 침대에 앉는건 예의에 어긋나는것 같은데."

"언제부터 그렇게 예의를 따졌다고 군말말고 앉아봐."

"옙."

"춘 할아범이랑 하루종일 작업하다가 방금 들어왔다면서?"

"워낙 열정적인 분이시라 저도 감화되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작업하다보니..."

"개소리 하지말고 그렇게 피를 흘리고 나서 지금까지 작업했는데 몸은 괜찮냐?"

"제 몸이야 워낙 튼튼하다보니 육체적인 피로감은 없지만 그런 저라도 긴 시간 집중해서 작업에 임하다보니 정신적으로 살짝 지치긴 하네요."

"얼마나 튼튼하길래 내가 내공을 실어서 주먹을 내리꽂는데 방어술식하나 제대로 펼치지 않은거야? 처음이야 기습적으로 때렸다고 해도 두 번째 주먹은 분명 예고하고 쳤을텐데."

"그...그게."

"사내새끼라면 어물쩡거리지 말고 똑바로 말해. 여자 가슴이나 보면서 헤벌레하지말고."

"방어술식같은걸 펼치면 한 대로 끝날거 두 대 세 대가 될까봐 그랬습니다."

"내가 그렇게 나쁜년으로 보이냐? 내가 무공을 익힌것도 아닌 술사를 내공을 실어 때리는데 방어술식을 펼쳤다고 괘씸죄를 적용할거라는 생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거야?"

"그게 옛날에 제가 군대에 있을때 선임한테 비슷한 일을 당해서 조금 편견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후우우 나는 네가 반사적으로 방어술식을 펼칠것까지 감안해서 그렇게 내공을 실어 진심으로 주먹을 내리꽂은거야. 네가 살점이 섞인 핏덩이를 토해냈을때 내가 얼마나 놀란줄 알아? 힘들게 들여온 술사를 내 손으로 송장만들었다는 생각에 은린선의 공금을 횡령해서 엘릭서를 사와야하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젠장할 그러니까 이렇게 윽박지르려고 부른게 아니라 사과를 하려고 부른건데. 딱히 네 잘못이라는건 아니고 나도 남에게 사과하는게 익숙하지 않다보니까 변명거리나 찾게되는군.

어쨌든 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사과를 말로하는 것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내 입으로 말한걸 내가 어긴다면 꼴사나운 일이니 지금부터 사과의 의미로 딱 일 분 동안만 내 가슴 만져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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